Myst, Might, Mayhem RAW novel - Chapter (484)
‘평천대성(平天大聖) 우마왕(牛魔王).’
힘만으로는 모든 육마(六魔)를 압도한다고 알려진 존재가 바로 저것이었다.
동력(瞳力)을 개방한 목경운의 눈에는 확연히 보였다.
시야가 닿는 보이는 일대 전체를 붉은 빛으로 아우르고 있는 대력왕의 상상을 초월하는 방대한 요력(妖力)이 말이다.
다른 두 육마 역시도 감히 범접하기 힘든 힘을 지녔지만 대력왕은 그들마저 능가하는 힘을 지녔다.
-콰아아아앙!
-화르르르륵!
대력왕이 한 발자국 발을 뗄 때마다 지열이 달아오르며 불길이 솟구쳤다.
그야말로 움직이는 초열지옥(焦熱地獄)이었다.
-꽉!
요검 악즉의 검병을 쥐고 있는 목경운의 손에 힘이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십만대산이 정적이라 생각들만큼 고요했다.
수를 헤아릴 수 없는 이매망량들에 한 나라를 멸망시킬 정도의 재해 급의 영수(靈獸)가 셋이다.
이 상황에서 절망을 느끼지 않는 것이 이상한 일이었다.
“상대할 수 없소. 이건……퇴각해야 하오.”
화산파의 장문인 구철자가 두려움에 찬 목소리로 운을 뗐다.
저 거대한 세 괴물들이 풍기는 기운은 이미 인력으로 어찌 해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판단한 그였다.
마지막에 나타난 저 뿔이 달린 마귀와도 같은 괴물이 손짓 한 번만 하면 흔적도 남기지 않고 짓뭉개질 것만 같았다.
“하나 여기서 어디로 퇴각한단 말이오? 저것들을 내버려두면……”
개방의 방주 홍원석은 앞으로 벌어질 끔찍한 결과가 머릿속에 그려졌다.
저것들이 날뛰게 되면 중원은 그야말로 멸망하게 될 것이다.
이미 이것은 천재지변(天災地變)이었다.
무림인들인 자신들조차 막지 못하는 저것들을 어떤 누가 막는단 말인가?
“싸워서 어찌 할 수 있다고 여기는 것이오?”
화산파의 장문인 구철자는 이미 모든 전의를 상실한 상태였다.
그러나 누구도 그를 나무라지 못했다.
이미 이곳에 있는 이들 중에 저 괴물들과 싸울 생각을 하고 있는 자들은 아무도 없었다.
모두가 당장에라도 도망가고 싶은 생각뿐이었다.
물론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었다.
절망 속에서도 갈등을 품고 있는 이들도 있었다.
그 중 하나가 목유천이었다.
‘정의(正義)와 협의(俠義)를 숭상하는 정파의 무인들마저 저들을 등지고 도망친다면 누가 저것들을 막는다는 거지?’
-파르르르르!
목유천이 떨리는 자신의 두 다리를 바라보았다.
그 역시도 저 압도적이기 그지없는 괴이들에 두려운 것은 마찬가지였다.
굳이 전력을 따지지 않아도 저들과 싸우게 된다면 처참한 전멸은 자명했다.
그러나 협의를 숭상하려는 정도인들이 두려움을 이기지 못하고 도망친다면 그것이야말로 진정으로 수치스러운 순간이 아닐까?
-꽉!
목유천이 자신의 손등을 이로 깨물었다.
피가 흘릴 정도로 세게 깨물었기 때문에 아팠다.
하지만 정신은 번쩍 들고 방금 전보다 떨림은 사라진다.
-팍!
목유천은 자리에서 일어나 결의가 담긴 눈빛으로 검을 뽑아들었다.
그런 그의 모습에 두려움으로 넋이 나가 있던 황보세가의 가주 황보성이 의아하게 바라보았다.
“소형제 뭘 하려는 건가?”
“…….싸울 겁니다.”
“뭐?”
저것들과 싸운다고?
당혹스러워하는 그에게 목유천이 검을 쥐고 있는 오른손을 천으로 둘둘 감았다.
죽어도 검을 놓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런 그의 모습에 주변에 있는 모두가 객기라 여겼다.
그러나 목유천은 이를 개의치 않았다.
“저는……제가 운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정도의 협객을 꿈꾸던 제가 천지회에 볼모로 잡혀와 살기위해 아등바등 거리던 모든 것이 제 의지와 무관했기에 하늘을 원망했습니다.”
“대체 무슨 말을 하려는……”
-꽉!
목유천이 천을 단단히 고정하고서 말을 이어갔다.
“하나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어리석었습니다. 정의라는 게 어디에 소속된다고 나오는 것도 아니고 협의라는 게 처지에 따라 정해진 게 아니었습니다.”
“자네……”
“설령 비참한 죽음이 되더라도, 그 가치를 누구도 알아주지 않더라도……제 마음이 올곧고 두려움 앞에서 물러나지 않는 용기를 가질 수 있다면 그게 협의이고 정의였습니다.”
‘!!!!!!!’
이런 목유천의 말에 주변에 있던 정의맹 각파의 수장들과 무사들의 눈빛이 흔들렸다.
맹이 만들어지고 집단의 권력과 타성에 젖어들며 어느새 그들은 잊고 지내왔었다.
자신들이 왜 정도를 걸어왔고 지향해왔는지를 말이다.
-저벅저벅!
앞으로 걸어가는 목유천의 등이 떨리고 있었다.
그는 두려워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두려움에 굴복하지 않고서 용기를 내고 있었다.
이런 그의 모습에,
-꽉!
개방의 방주 홍원석이 입술을 질끈 깨물다 이내 타구봉을 쥐고 있는 손에 천을 감으며 그의 옆으로 걸어갔다.
자신을 끝까지 의심하던 그가 옆에 서자 목유천이 이를 의아하게 바라보았다.
그러자 개방 방주 홍원석이 천을 묶으며 입을 열었다.
“소형제 말이 맞네. 협객이라는 게 누가 인정해서 협객이겠는가. 힘없는 백성들과 모두를 위해 맞설 수 있는 자. 그런 자가 협객일세.”
“…….부끄럽지만 나도 동감일세.”
그때 황보세가의 가주 황보성도 옆으로 걸어오며 거들었다.
그 역시도 마찬가지로 결의를 다지는 듯이 도병과 손을 천으로 감싸고 있었다.
그것은 그들만이 아니었다.
-저벅저벅!
주변에 있던 정의맹의 모든 무사들이 전부 천으로 자신이 쥐고 있는 병장기와 손을 묶으며 항전의 결의를 다지고 있었다.
그런 그들의 모습에 목유천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괴이들을 막기로 결심했지만 누군가에게 영향을 줄 거라고는 생각지 않았던 그였다.
그런데 자신의 작은 용기가 모두에게 파문을 일으켰다는 것을 알게 되자 그는 가슴이 쿵쾅거릴 수밖에 없었다.
‘나는…….나는 이 순간을 위해서 태어났구나.’
이제야 스스로에 대한 각성을 마친 목유천의 눈동자에는 망설임이 없었다.
그 눈빛은 그가 어릴 적 꿈꿔왔던 올곧기 그지없는 협객 그 자체였다.
목유천이 검을 들어올리며 소리를 내질렀다.
“끝까지 싸우자아아아아아아아!!!!!”
그런 그의 외침에 개방의 방주와 황보세가의 방주, 화산파의 장문인, 주변의 정의맹 무사들이 동시에 소리쳤다.
-끝까지 싸우자아아아아아!!!!
-와아아아아아아아!!!!
그들의 외침이 정적으로 물들어 있던 십만대산을 울렸다.
이런 그들의 모습에 근방에 있던 시혈곡주 이지염의 입 꼬리가 올라갔다.
눈앞에서 펼쳐지는 지옥과도 같은 절망 속에서 저 젊은 소형제가 정파인들에게 불을 지폈다.
그래. 이게 자신이 알고 있는 정파인들의 진짜 무서움이었다.
이런 영향은 정파인들에게만 퍼지는 것이 아니었다.
주군인 목경운이라는 구심점이 있음에도 울신간 절망으로 위축되어 있던 전 천지회의 무사들도 질 수 없다며 함성을 질러댔다.
-이곳은 우리들의 터전이다! 한 발자국도 물러나지 마라!
-싸우자아아아아아아!
그들의 뒤에는 천지회의 성이 있었고 그들의 가솔들이 전부 그곳에 있었다.
이곳을 끝까지 사수하지 못한다면 모든 것을 잃게 된다.
그렇기에 그들은 물러날 수 없었다.
“빌어먹을! 우리가 저것들에게 질 수 있느냐?”
이는 사련맹의 무사들도 마찬가지였다.
비록 수장인 일맹주 광악패제 항심을 잃었으나 사련맹의 무인들은 천성적으로 지는 것을 싫어했다.
그리고 전 천지회의 무사들과 정의맹 무사들의 외침 속에 담겨 있는 결의와 비장함은 그들에게 영향을 줄 수밖에 없었다.
이에 그들도 질 세라 함성을 질렀다.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
십만대산 전체로 퍼져나가는 함성들.
이는 절망과 두려움, 공포로 사로잡혀 있던 분위기를 급격히 쇄신시키고 있었다.
이런 그들의 모습에 멀리서 이를 지켜보고 있던 어둠 속의 죽립인이 비웃음을 흘렸다.
“헛된 희망을 품는 구나. 어리석은 것들.”
-슥!
죽립인이 적옥이 박혀 있는 지팡이를 위로 들어올렸다.
그러자 적옥이 붉은 광채를 내었고,
“진정한 절망을 느껴보거라.”
-고오오오오오오!
그 광채와 마찬가지로 세 육마(六魔)의 붉은 안광이 짙어짐과 동시에 그들이 동시에 입을 벌리며 요력이 담긴 포효를 내질렀다.
-크워어어어어어어어어!!!!
-쿠우우우우우우우우우!!!!
-크와아아아아아아아앙!!!!
그 순간 세 육마들이 서있는 중심부에서 포효의 요력들이 뒤섞여 회오리를 치더니 이내 그것이 십만대산을 향해 광풍이 되어 몰아쳤다.
몰아쳐오는 엄청난 광풍은 그대로 십만대산을 전부 무너뜨릴 기세였다.
방금 전까지만 하더라도 함성을 지르며 결의를 다지고 전의를 끌어올리던 모든 이들이 다가오는 광풍에 두려움으로 이를 악물었다.
그때 목경운이 광풍의 한가운데로 신형을 날리며 요검 악즉을 휘둘렀다.
-우우우우우우우우우웅!
그러자 거대한 무형검(無形劍)이 생겨나며 그것이 쇄도해오는 광풍과 부딪쳤다.
목경운은 이를 단번에 베어내려고 했지만 세 육마의 요력이 뒤섞이며 폭발적으로 상승한 풍압은 그야말로 압도적이기 그지없었다.
-콰콰콰콰콰콰콰콰콰쾅!
무형검이 광풍을 베지 못하고 대지를 부수며 조금씩 밀려나고 있었다.
이 광경을 모두가 숨을 죽이며 바라보았다.
‘안 돼.’
‘제발!’
여기서 그가 이것을 막아내지 못한다면 그대로 모든 것이 단 한 번에 무너져 내리기 때문이었다.
-크워어어어어어어어어!!!!
-쿠우우우우우우우우우!!!!
-크와아아아아아아아앙!!!!
그때 세 육마가 동시에 한 번 더 포효를 내질렀다.
그러자 광풍이 더욱 중첩되며 그 크기가 훨씬 더 커지면서 거대한 무형검이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완전히 밀려나려 했다.
이에 목경운의 눈빛이 검(劍)처럼 날카로워지며 요검 악즉의 검신이 검게 물들려 했다.
바로 그 순간이었다.
-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쾅!
그때 양대 힘이 부딪치고 있던 바로 서쪽 편에서 십여 개의 풍압의 회오리가 몰아치더니, 그것이 무너지려하는 무형검과 광풍의 사이를 파고들어 그것을 동쪽 편으로 밀어냈다.
그 덕분에 엄청난 여파로 밀려난 곳의 대지의 이백 여장이 한순간에 초토화가 되고 말았다.
“뭐야?”
“갑자기 방금 그건?”
모두의 시선이 일제히 회오리들이 일어난 방향으로 향했다.
그곳을 바라본 모두의 눈에 이채가 띠었다.
-슈우우우우우우우!
“저자들은 대체 뭐야?”
“무슨 몸들이 하나 같이?”
동쪽 편에 전신이 검게 물들어 수증기를 내뿜고 있는 거구에 엄청난 근육질의 사내들이 여덟 명이 서있었는데, 그들 하나하나가 범상치 않은 모습이었다.
그 중심에 우두머리처럼 서있는 누군가를 발견한 목경운의 입 꼬리가 올라갔다.
그는 바로 유가 일족의 유무진이었다.
-쾅쾅!
유무진이 자신의 두 주먹을 부딪치며 전의가 넘치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흩어져 지내던 모든 유가 일족들을 한 자리에 모이게 한 대가가 크다는 것을 알려주마!”
그들은 바로 유가 일족들이었다.
이런 그들의 등장에 적옥의 지팡이를 들고 있던 죽립인이 어처구니가 없어했다.
‘둘이 아니었다고?’
봉인을 지키고 있는 둘이 유가 일족의 전부였다고 여겼던 그였다.
그런데 저 괴물 일족이 여덟 명이나 더 있었을 줄이야.
기가 차다는 듯이 혀를 차던 죽립인이 이내 코웃음을 쳤다.
“상관없다. 그런다고 아무 것도 바뀌는 게……”
-쿠르르르르르르르!
그런데 북동쪽 편에서 진동이 느껴졌다.
이것은 말발굽 소리로 들렸는데, 십만대산의 한쪽 편에서 함성 소리가 터져 나왔다.
-와아아아아아아아아!!!!
함성을 내지르고 있는 이들은 다름 아닌 사련맹 측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북동쪽에서 만여 명 정도로 보이는 대규모의 전력이 말을 타고 다가오고 있었는데, 선두에 사련맹이라는 깃발이 펄럭이고 있었다.
그들은 이맹주 금체무적(金體無敵) 해역원이 이끄는 후발대였다.
‘왔군.’
선두에서 말을 타고 달리는 익숙한 얼굴들을 발견한 목경운이었다.
구혈교의 혈성 담백하와 육천호 진예린이었다.
진예린의 옆에서 나란히 말을 몰고 있던 담백하가 거대한 세 육마(六魔)와 수를 헤아리기 힘든 이매망량들에 혀를 내둘렀다.
“기어이 대재앙이 또 일어났군요.”
그녀는 유일하게 첫 번째 대재앙을 겪었던 구무림의 마지막 세대였다.
그렇기에 이 광경이 낯설지가 않았다.
“송구하네요. 함께 사지로 오게 해서.”
“아닙니다. 오히려 다행이지요. 목 공자와 달리 엇갈리지 않아서요.”
진예린의 명으로 위기를 알려주려 왔지만 목경운과 엇갈려 다시 사련맹으로 복귀하던 그녀였다.
그러다 남하하고 있는 진예린과 사련맹의 후발대와 마주쳐 합류한 것이었다.
-파칙! 파칙!
혈성 담백하가 두 손에 뇌전을 일으키며 말했다.
“이번엔 반드시 지킬 겁니다.”
다시는 과거와 같은 일을 만들지 않을 거라 다짐하는 그녀였다.
이렇게 몰려오는 사련맹의 후발대를 보며 죽립인, 아니 목간의 본체가 비웃음을 흘렸다.
그래. 전부 사지로 몰려오는 구나.
벌레들이 조금 더 늘어난다고 해서 달라질 건 조금도…….
-우우우우우우우웅!
‘!?’
바로 그때였다.
십만대산의 전방에서 오십여 장 떨어진 곳에서 연기들이 여기저기서 피어오르더니, 그것들이 둥글게 휘어 감기며 문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그 문의 공간이 일렁이더니 이내 그 너머에서 수많은 방사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입구마다 수백여 명에 이르는 방사들이 우르르 나오고 있었다.
그 수가 거의 팔백여 명에 달했다.
그 선두에는 해선각(諧仙閣)의 제자인 여수린이 황금빛 륜(輪)과 커다란 붓을 들고 서있었다.
‘방사 놈들이 아직 저리 남아 있었나?’
보이는 족족 전부 처리했다고 여겼는데…..
-흠칫!
-파아아아아앙!
그때 십만대산의 위를 뒤덮고 있는 먹구름 뚫고서 상체는 뿔이 달린 호랑이에 하체는 갈색 비늘로 뒤덮인 용(龍)의 형태를 하고 있는 거대한 이매망량이 모습을 드러냈다.
“뭐, 뭐야?”
“이건?”
갑작스럽게 나타난 이매망량은 십만대산에 있는 이들이 깜짝 놀랄 정도로 기괴한 모습이었다.
이런 이매망량의 등장에 목간의 본체가 인상을 찡그리며 입을 열었다.
“영수 타위?”
방술에 통달했고 존재하는 대부분의 고서를 전부 탐독한 그는 저 기괴한 형태의 이매망량을 단번에 알아보았다.
저것은 교산의 영수(靈獸) 타위였다.
타위의 등 위로 두 명의 방사 복장을 하고 있는 이들이 있었는데, 그 중 한 명은 죽은 줄 알았던 배신자 대법사 명률이었고, 또 다른 한 사람은,
“방신 안공연!”
대법사 명률과 마찬가지로 유일하게 영수를 식신으로 삼았다고 알려진 육방신(六方神) 중 하나인 송종각의 각주 안공연이었다.
‘네놈이 감히!’
대법사 명률이 자신을 배신했다는 것은 이미 인지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것도 모자라 육방신 중 하나를 끌어들여?
속속 나타나는 저들의 아군들에 목간이 입술을 실룩거리더니,
“크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핫!”
오히려 광소를 터뜨렸다.
그는 이 모든 것이 오히려 잘됐다고 여겼다.
애초부터 이들 모두 처리해야 할 대상들이었고 더 늘어났다고 해도 여전히 달라질 건 없었다.
육마(六魔) 하나만으로도 한 나라를 멸망시킬 수 있다.
그런데 이 자리에 육마가 셋이었고 그 중 최강이라 불리는 대력왕(大力王)마저 있었다.
벌레들이 더 모인다고 해서 결과는 달라지지 않는다.
그저 꿈틀거리는 수준에 불과하다.
이참에 거슬리는 것들을 한 번에…….
-흠칫!
그 순간 목간의 본체의 세 번째 눈동자가 흔들렸다.
이건 뭐지?
어디선가 불길하기 그지없는 거대한 요력(妖力)이 느껴지고 있었다.
그러는데 대력왕이 통제에서 벗어나 갑자기 멋대로 포효를 내지르는 것이 아닌가.
-크워어어어어어어어어!!!
그것은 마치 뭔가에 대한 강한 분노였다.
포효와 함께 엄청난 광풍이 휘몰아치며 그것이 십만대산을 향해 쇄도했다.
-콰콰콰콰콰콰콰콰쾅!
혼자만의 요력이 담긴 포효였지만 그 위력은 세 육마가 합친 것과 크게 차이가 없을 만큼 엄청난 기세를 보였다.
그런데 그 포효의 광풍이 앞으로 몰아치던 와중에 하늘에서 떨어지는 황금빛 빛줄기에 의해 갈라졌다.
-촤아아아아아아아아!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거지?
의아해하는데 황금빛 빛줄기가 내려친 하늘에서 누군가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 존재는 탐스러울 정도의 황금빛 머리카락과 아홉 개의 꼬리를 흩날리고 있는 절세미녀였다.
이를 본 목간의 본체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중얼거렸다.
“백면왕(百面王)?”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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