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st, Might, Mayhem RAW novel - Chapter (490)
‘만검홍련(萬劍紅蓮)!’
-촤촤촤촤촤촤촤촤촤촤촤촤촤촤촤촤!!!!
검게 물든 검강(劍罡)들이 만개하는 홍련의 꽃봉오리처럼 솟구치며 수십, 수백, 수천, 수만 갈래가 되어, 물결처럼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바닥에서 올라오는 검강들은 진격해오는 이매망량들을 관통하며 찢어나갔는데, 폭주한 그들이라 해도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형형색색(形形色色)의 피들로 얼룩져가는 대지에 삼대 세력의 무인들이 경악을 금치 못했다.
‘······정녕 저게 인간의 손에서 펼쳐질 수 있는 검인가?’
‘괴물. 진정한 괴물이다.’
‘대체 얼마나 강해지려고 하는 거지?’
적대 세력이든 아군이든 모두가 전율에 빠질 만큼 목경운의 강함은 이미 통상적인 범주를 넘어섰다.
-흠.
금색의 천왕 역시도 표정이 미묘하게 달라졌다.
방금 전만 하더라도 본인이 했던 말처럼 유희를 즐기는 듯한 얼굴을 하고 있었지만, 예상을 넘어서는 목경운의 힘에 심경에 변화가 생긴 듯했다.
이에 금색의 천왕이 손을 들어 올려 황금의 고리를 통제했다.
-우우우우우우웅!
고리에서 흘러나온 공명음에 육마(六魔) 대력왕의 전신의 근육이 흉측한 형태로 부풀어 올랐다.
고리의 빛에 그대로 노출되었기 때문이었다.
-놈을 짓밟아라.
금색의 천왕이 고리의 공명음을 통해 대력왕에게 명령을 내렸다.
그런데,
‘!?’
한계까지 요력이 치솟으며 폭주하려 하고 있던 대력왕이 그 상태로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았다.
아니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는 게 아니라 버티고 있었다.
그것은 대력왕의 이마에 박혀 있는 세 번째 눈인 목간이 강제로 폭주를 막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본 왕의 명을 거부해?’
금색의 천왕 한쪽 눈썹이 치켜 올라갔다.
하찮은 피조물 따위가 감히 자신의 명에 거부한다고?
자신이 탄생하게 된 목적과 그 사명을 어긴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 줄 모르는 것이냐?
네놈이 그렇게 버틴다고 해서 이를 이겨낼 수 있을 성싶으냐?
-우우우우우우우웅!
황금빛 고리가 더욱 강한 광채와 함께 공명음을 냈다.
당연히 이것에 굴복하리라 여겼는데,
-으득! 으득!
-절대······네놈의······뜻대로······움직이지······않는다.
대력왕과 하나가 된 목간은 이를 극한의 정신력으로 버티고 있었다.
-호오.
이런 그의 모습에 금색의 천왕 눈빛에 흥미가 생겨났다.
한낱 피조물 따위가 아무리 오랜 세월에 거쳐서 의념이 강해졌다고 해도 감히 자신의 명을 거부할 수 있을 정도의 강한 의사를 지니게 된 것이 의아해졌다.
창조주에 대한 두려움마저 잊을 정도로 초월적인 욕망을 가지게 된 것인가?
의아해하던 금색의 천왕이 이내 시선을 돌렸다.
놈이 더욱 날뛰게 만들 수 없으니 다른 육마를 움직이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뭐지?’
폭주하기 전에도 겨우 팽팽하게 맞서고 있던 이들이었다.
그렇기에 아덴의 링으로 한계까지 힘을 각성시킨다면 금방 상황이 역전될 거라 여겼는데, 치열하리만큼 버티고 있었다.
-착! 착! 착! 착!
수인을 맺고 있는 방사들.
그들이 수인을 맺자 바닥에서 술식의 진이 생겨나며,
-우우우웅! 촤르르르르르!
주력으로 만들어진 쇠사슬이 생겨나 그것이 날카로워진 깃털을 장대비처럼 날려대는 백붕마왕의 날개와 몸통을 묶었다.
물론 그런다고 해도 백붕마왕은 가볍게 날갯짓하는 것만으로,
“으악!”
“컥!”
주력의 쇠사슬을 펼치고 있는 방사들을 날려 보낼 정도로 강했다.
벌써 절반 가까이의 방사들이 백붕마왕에 버티지 못하고 머리가 터져나가거나 깃털에 관통당해 목숨을 잃었지만 남은 이들은 필사적으로 그를 묶으려 들었다.
“으으으으.”
이는 방사 여수린 역시 마찬가지였다.
눈, 코, 입, 귀에서 흘러내리는 핏물에 초췌해진 그녀의 얼굴만 봐도 얼마나 무리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하나 그녀는 굴복하지 않았다.
자신이 여기서 쓰러지는 순간 백붕마왕이 대법구 천환만역금륜(千環萬易金輪)의 백팔공역진(百八孔易陣)에서 풀려나 모두를 끔찍한 죽음으로 몰 것이다.
-쿠쿠쿠쿠쿠쿠쿠쿠쿠!
-솨아아아아아아아아아!
백붕마왕이 안개와 같은 한기를 내뿜으며 백팔 개의 륜을 다시 한번 얼려버리려 했다.
급격한 공격은 공간을 이어버리는 천환만역금륜에 의해 다시 자신에게로 돌아오는 것을 알게 된 백붕마왕은 방법을 바꾸었다.
느리게 륜 자체를 얼려서 공간이 이어지는 것을 막으려는 것이었다.
-쩌저저저저저적!
“륜이 얼고 있어!”
“저기서 풀려나게 되면······.”
더 이상 놈을 막을 수 없게 될 것이다.
방사들이 놈의 발을 묶어둔 덕분에 어떻게든 놈에게 타격을 입히기 위해 끊임없이 공격을 감행할 수 있었지만 제대로 된 치명타를 주지 못했다.
놈에게 물리적인 타격을 입힐 때마다 무림인들이 이화접목(梨花接木)의 수법을 펼치듯 놈도 그 힘을 흘려보냈기 때문이었다.
“외부에서의 타격은 의미가 없어.”
“그렇다고 포기할 건 아니잖아. 안 되면 어떻게든 되게 해라가 선조의 가르침인 것을 잊었나?”
“통하지 않는데 뭘 어떻게든 되게······아!”
“왜 좋은 방법이라도 떠올랐어?”
“······떠올랐다. 혹시 밖이 안 되면 안으로 해봐야지.”
“잠깐······. 유무진 너 설마?”
“혹시 나랑 같이 죽어줄 사람 있나?”
“이런 미친!”
유무진의 생각을 읽어낸 유가 일족들이 순간 어처구니가 없어 했다.
정말 자살이라도 하고 싶은 건가?
실패한다면 그대로 놈의 양분으로 녹아내릴지도 몰랐다.
그러나 당장에 그 이상의 방법을 떠올릴 수 없기에 유가 일족 중 2명이 유무진의 얼토당토않은 계책에 지원했다.
“그럼 가보자!”
-슈우우우우우우!
다시 몸에서 짙은 수증기를 내뿜을 만큼 혈액을 빠르게 순환시키던 유가 일족들이 일제히 날아올라 백붕마왕을 부위 별로 공격했다.
더 이상 공격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반증하듯 백붕마왕은 그들의 공격을 아무렇지 않게 받아냈고, 더욱 주변을 한기로 물들여갔다.
-솨아아아아아아아!
그런데 그때 유가 일족의 넷이 동시에 몸을 회전시키며 백붕마왕의 복부를 공격했다.
충격을 아무리 흘려보낼 수 있다고는 하나, 복부로 집약되는 힘에 백붕마왕은 자신도 모르게 입을 벌리고 말았다.
바로 그 순간이었다.
“지금이야!”
-팟! 슈슈슉!
유무진을 필두로 지원했던 두 유가 일족이 백붕마왕의 입으로 쏙하고 들어갔다.
목구멍을 타고 들어오는 유가 일족에 당황한 백붕마왕이 황급히 그들을 내뱉기 위해 한기의 안개를 내뿜던 것을 멈추고서 속에서부터 한기를 내뱉으려 했다.
그러나,
-쿵! 쿵! 쿵!
-쿠우우우우우우우우!
긴 목 부위로 연거푸 튀어나오는 주먹 자국들에 백붕마왕이 괴로운지 몸을 비틀었다.
‘고통을 느낀다!’
“이때다!”
그 모습에 기회를 엿보고 있던 다른 유가 일족들도 백붕마왕을 향해 전력을 다해 주먹질을 해댔다.
-퍼퍼퍼퍼퍼퍼퍼퍽!
내부와 외부에서 동시에 벌어지는 주먹질에 백붕마왕은 타격을 흘려보내지 못하고 눈이 뒤집혀서 고통의 포효를 내질렀다.
‘끄으으으으!’
이런 고통과 싸우는 것은 백붕마왕만이 아니었다.
체내로 진입하는 순간부터 몸을 타들어 가게 하는 위산을 비롯해 속에서부터 올라오는 극한의 한기와 부딪치며 유무진과 유가 일족들은 피부가 타들어 갔다가 얼어붙는 고통을 참아가며 주먹질을 해댔다.
-퍼퍼퍼퍼퍼퍼퍼퍽!
‘아버지!’
유무진은 아버지 유무적을 떠올리며 결사의 각오로 이를 악물었다.
이것은 누가 먼저 죽느냐의 싸움이었다.
이런 결의가 통하기라도 한 걸까?
점차 백붕마왕의 몸이 부풀어 오르며 피부에 조금씩 균열이 가고 있었다.
‘하?’
금색의 천왕의 시선이 사타왕에게로 향했다.
백붕마왕만이 아니었다.
사타왕 역시도 대법사 명률과 안공연, 두 육방신의 신묘한 술법에 붙잡혀 마음대로 질주하지 못하고서 진예린과 월악검 사마착, 그리고 사련맹의 고수들과 혈투를 벌이고 있었다.
-차차차차차착!
‘천마차력법(天馬借力法) 제화포석(梯火抱析)의 술(術)!’
-화르르르륵! 쿵! 쿵! 쿵! 쿵!
층층이 이어지는 불꽃의 기둥들이 위에서부터 쏟아져 내리며 폭주하며 날뛰던 사타왕의 경로를 막아 세웠다.
그 틈을 놓치지 않고서 진예린이 내려치는 번개를 검에 휘어 감고서 휘둘렀다.
-파치치치치치치칙!
‘뇌벽천둔(雷霹天遁) 신로 성명검법 비추형검(泌鰍形劍)!’
번개로 휘감긴 검에서 뇌력에 휩싸인 검세가 채찍처럼 날아가 사타왕의 오른쪽 앞발에 휘감겼다.
-파치치치치치치치!
-크와아아아아앙!
뇌전과 예기가 동시에 휘감기면서 사타왕이 고통의 포효를 내질렀다.
이때 월악검 사마착이 기다렸다는 듯이 높게 신형을 날려 사타왕의 등 위에서 크게 검결지를 휘둘렀다
-우우우우웅!
-촤아아아아악!
그러자 거대한 무형검(無形劍)이 생겨나, 그것이 보름달과 같은 원의 궤적을 그리며 사타왕의 등을 베어버리려 했다.
그런데 그 순간 사타왕의 전신의 털이 요력에 의해 성이 난 것처럼 잔뜩 서더니, 월악검이 휘두르는 무형검을 막아내고 말았다.
-채애애애애애앵!
‘이걸 이리 버티다니.’
폭주하여 요력이 치솟기 전만 하더라도 다소 힘들지라도 진예린과의 합공으로 충분히 제압이 가능하다고 여겼다.
그러나 지금은 그게 힘들지도 몰랐다.
검극(劍極)이라 불리며 그 위력에 있어서는 최고라 할 수 있는 무형검마저 막아낼 정도의 요력 경도라면 이를 투과하여 몸을 베어버릴 방법이 없다는 게 된다.
그때 사타왕이 몸을 갑자기 움츠렸다.
‘!?’
응축되다시피 하는 고조되는 요력.
뭔가 불길하다.
이에 경계심을 느낀 사마착이 소리치려 했다.
“모두 피······.”
바로 그때였다.
-파촤촤촤촤촤촤촤촤촤촤촤!
무형검을 막는다고 잔뜩 세워둔 털들이 수천, 수만의 화살이 되어 사방으로 뻗어나갔다.
-채채채채채채채챙!
가장 가까이에 있던 월악검 사마착은 이를 어떻게든 막아냈지만, 사련맹의 무인들은 전혀 그렇지 못했다.
그들은 최선을 다해 이를 막으려 했지만,
-푸푸푸푸푸푸푹!
“커커컥!”
“끄윽!”
사타왕의 요력이 담긴 털들에 버티지 못하고 몸이 관통되어 목숨들을 잃고 말았다.
-파차차차차차차차창!
진예린이 축아회검까지 펼치며 예기의 회오리로 이를 막아내고 사련맹의 우두머리 격인 맹주들과 최고수들이 이를 막아내려 안간힘을 썼지만 날아오는 털들의 숫자는 너무 많았다.
그들조차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못하고서 털들을 막아야 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그렇기에 희생은 불가피했다.
-푸푸푸푸푸푸푸푹!
끊임없이 비명이 터져 나오며 그들이 있는 대지가 피로 물들어갔다.
-꽉!
진예린이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이러다간 전부 당할 거야.’
끊임없이 쏟아져 내리는 사타왕의 요력이 담긴 털들은 계속 막는다고 될 문제가 아니었다.
누군가 나서지 않는다면 사타왕은 모두가 죽을 때까지 공격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이에 목숨의 결의를 다진 진예린이 신형을 날렸다.
-팟!
-채채채채채채챙!
사타왕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털들을 막아내고 있던 월악검 사마착이 당황한 눈으로 소리쳤다.
“안 돼!”
자살행위였다.
희생을 막기 위해서 놈의 공격을 막으려는 것은 이해하지만, 지금 이걸 무리해서 뚫고 들어간다면,
-채채채채채채챙!
-푸푹!
“흐읍.”
아니나 다를까 진예린의 어깨와 허벅지로 털이 박혔다.
아무리 그녀라고 해도 엄청난 요력에 한 발, 한 발이 검강과도 같은 위력을 지닌 저 털들을 전부 막아내는 것은 무리였다.
‘왜 네가 희생을 자초하는 것이냐? 희생이란 젊은이의 몫이 아니다!’
-팟!
사마착이 황급히 그녀를 구하기 위해 신형을 날렸다.
-차차차차차창!
무형검을 방패 삼아 날아드는 털들을 뚫으며 어떻게든 진예린에게 닿으려 했다.
그러나 이미 그녀는 성한 곳을 찾기 어려울 만큼 상처투성이가 되어 사타왕의 지척까지 도달해 있었다.
“하아······하아······.”
-파치치치치칙!
검을 들어 번개를 휘감은 그녀가 뇌벽천둔(雷霹天遁)에서 가장 패도적이면서 파괴적인 절초를 펼치려 했다.
그녀가 바라보는 시야가 많이 흐릿했다.
피를 너무 흘려서 정신이 혼미했지만 이 한 번에 모든 걸 건다.
진예린이 움츠리고 있는 사타왕의 머리를 향해 뇌벽천둔의 절초를 펼치려는 그 순간이었다.
-크와아아아아앙!
-팟!
그 순간 움츠리고 있던 사타왕이 전광석화처럼 고개를 쳐들며 그녀를 향해 앞발을 휘둘렀다.
그것은 너무도 빨랐기에 도저히 피할 틈이 없었다.
‘아!’
-팍!
바로 그때 누군가가 그녀를 옆으로 밀쳤다.
그녀의 눈동자로 흐릿한 형태의 무언가가 아른거렸는데, 그것이 자신을 향해 씁쓸하게 웃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촥!
그리고 그 흐릿한 무언가는 사타왕의 앞발에 의해 그대로 찢겨나가고 말았다.
흩어지는 잔재들 사이로 목소리가 울렸다.
-지켜드리지 못해 송구합니다.
울림과 함께 사라져가는 목소리에 진예린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왜 그런지는 알 수 없었지만, 가슴이 아팠다.
그러나 그녀는 눈물을 흘릴 수가 없었다.
흐릿한 무언가를 찢어버린 사타왕의 앞발이 연이어 그녀를 향해 날아들었기 때문이었다.
밀려나면서 틈이 생겨난 진예린은 뇌벽천둔을 감은 일검을 날렸다.
‘뇌벽천둔(雷霹天遁) 무천일강(務千一剛)!’
-파치치치치치치칙!
뇌전이 실린 패도적인 검세가 사타왕의 앞발과 부딪쳤다.
두 엄청난 힘에 사방으로 회오리가 몰아치며 엄청난 여파가 휘몰아쳤다.
‘너무······강해!’
검을 쥐고 있는 진예린의 손바닥이 찢겨나가며 두 팔이 심하게 흔들렸다.
날아드는 털들에 의해 몸이 성한 곳이 없었고 출혈로 어지러운 상태였는데, 무리해서 절초를 펼쳤기에 몸이 버티지 못하고 있었다.
‘눈이······.’
점점 시야가 흐려졌다.
힘이 완전히 빠지려 하자 이를 알아차리기라도 했는지 사타왕이 그녀를 집어삼키기 위해 입을 벌리며 몸을 날렸다.
-쩌어어어억!
그녀의 몸이 거의 사타왕의 입 속에 들어와졌다.
놈이 입을 다무는 순간 날카로운 이빨들에 그대로 으깨지고 만다.
‘앞이······보이지가······.’
-팍! 푹!
그때 절묘한 순간에 그녀의 앞으로 누군가 나타나 커다란 무형검으로 사타왕이 입을 다물려하는 것을 막아냈다.
“어르신?”
그는 바로 월악검 사마착이었다.
“잘 버텼다!”
그 말과 함께 무형검으로 사타왕이 입을 다물지 못하게 막은 사마착이 그대로 반대손으로 또 다른 무형검을 만들어내 사타왕의 입속에 박아넣으려 했다.
-우우우우웅!
바로 그 순간이었다,
-크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사타왕의 목구멍을 타고 터져 나오는 엄청난 포효.
그것은 말 그대로 사자후(獅子吼)였다.
“아악!”
“큭!”
목숨에 위기를 느끼고서 전력을 다한 사타왕의 요력이 담긴 포효에 일순간 사마착과 진예린은 고막이 찢겨나가고 귓속을 타고서 뇌까지 충격을 받게 되었다.
그로 인해 그들의 몸은 그대로 마비가 되고 말았다.
찰나에 모든 것이 갈리는 순간에 멈춘다는 것은 최악의 결과로 이어진다.
-콰드득!
사타왕이 무형검이 입천장과 턱을 뚫어버리는 고통을 참고서 입을 강제로 다물려 했다.
사마착의 두 동공이 미친 듯이 흔들렸다.
‘움직여. 움직여라.’
자신은 죽어도 좋지만 어떻게든 이 아이만이라도 입 밖으로 밀어내야 한다.
제발 제발 팔만이라도 움직여다오.
그의 강인한 의지에도 불구하고 몸은 말을 듣지 않았다.
이렇게 허무하게 끝나는 건가 하는 순간이었다.
-푸푸푸푸푸푸푸푸푹!
그때 푸른빛에 휩싸인 수많은 검이 날아와 사타왕의 입 속으로 파고들었다.
-크워어어어어어어!
갑작스러운 파고드는 검들에 사타왕이 괴성에 가까운 포효와 함께 뒤로 밀려나기 시작했다.
‘아니?’
대체 무슨 일인가 했더니 사마착의 두 눈동자로 푸른빛으로 이루어진 사람들의 형상이 수천 자루의 검을 쥐고서 사타왕을 향해 쇄도하고 있는 것이 아른거렸다.
마치 푸른빛의 유성우가 날아가는 것 같은 광경이었다.
-파파파파파파파파팍!
이건 설마?
사마착의 시선이 진예린에게로 향했다.
흐릿해져 있던 진예린의 두 눈동자로 금빛과 핏빛이 뒤섞여 광채가 흘러나왔고, 그녀의 품속에 있던 천둔의 비서가 언제 빠져나왔는지 활활 타오르며 누군가의 형상이 겹쳐 보였다.
‘너!’
그것은 오랜만에 보는 그리운 얼굴이었다.
끝
ⓒ 한중월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