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st, Might, Mayhem RAW novel - Chapter (498)
중원 무림의 존망이 걸렸던 십만대산의 대전쟁으로부터 한 달 후,
늦은 밤, 전 천지회 대회의장.
즉위식이 있기 이틀 전 급하게 안건이 올라와 마지막 표결에 들어가는 그들이었다.
그 안건이란 아주 사소한 것으로 시작되었다.
그러나 그것은 의외로 만장일치(滿場一致)로 결정되게 되었다.
가장 상석에 앉아 있는 제 일 장로 영검종의 종주 구천무가 안건이 통과되었음을 발표했다.
-탕탕!
“그럼 모든 표결이 만장일치로 찬성하였으니 이대로 진행하도록 하리다.”
“오호호호. 그러시지요.”
회의의 서기를 맡고 있는 제 칠 장로 환야선이 정리된 회의록을 덮었다.
그렇게 간부들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때 칠 장로 환야선의 곁으로 맞은 편에 앉아 있던 누군가 다가왔다.
그는 사 장로 파부종의 종주 호태강이었다.
“살다 살다 이런 안건으로 회의를 하다못해 표결까지 붙이게 될 줄은 몰랐군.”
“그만큼 모두가 새로운 이 단체에 진심이란 거겠지요. 앞으로 백 년, 천 년이 넘게 남을 이름이라면 응당 그래야지요.”
“뭐 그건 그렇지. 한데 자네도 심경의 변화가 있었나 보지?”
“심경의 변화요?”
“그래. 모든 무가와 문파들을 종파로 통일하기로 해서 굳이 바꾸지 않아도 되는데, 암종에서 자네의 독문 무공의 이름을 따서 비환귀종(飛換鬼宗)으로 바꾼 걸 보면 말이야.”
그런 그의 말에 환야선이 묘한 표정을 짓다가 이내 답했다.
“비록 간자들과 정보를 통솔하는 일을 맡았기에 암(暗)이라 칭했지만 이제 새로운 단체에서는 무가(武家)로서도 앞으로 나아가야 하지 않을까요?”
“무가로서 앞으로 나아간다라······. 포부인가? 나쁘지 않군.”
짧은 기간 동안 많은 것이 변했다.
교(敎)라는 형식을 취하게 되었지만, 이 새로운 단체는 정사에 얽매이지 않고 진정한 무(武)를 추구한다.
그가 진정으로 바랐던 단체가 된 것이었다.
그 모든 것이 주군이신 천마(天魔) 교주(敎主) 덕분이다.
“한데 답이 정해진 표결이라고 하나 주군께서는 어찌 회의장에 참석하지 않으신 건가?”
“아아. 비공식적인 비무가 있으시거든요.”
“비공식적인 비무?”
사 장로 호태강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 * *
십만대산에서 멀지 않은 인적이 드문 평야.
그 일대가 초토화 되어 있었고 거대한 구덩이의 한복판에 탈진했는지 거친 호흡을 내뱉으며 대(大)자로 뻗어있는 금발에 아홉 꼬리가 달린 절세미녀가 있었다.
그녀는 육마(六魔)의 하나인 백면왕(百面王) 금모구미호였다.
거친 호흡을 내뱉던 금모구미호가 분하다는 듯이 소리를 질러댔다.
“아아아아아악! 망할 인간 왜 이렇게 세진 거야?”
불과 몇 달 전만 하더라도 애송이에 불과했는데, 이제는 자신이 전력을 다해도 어떻게 해볼 수 없는 괴물이 되었다.
그런 그녀의 앞으로 누군가 다가와 내려다보며 말했다.
“벌써 네 번째다. 적당히 해라.”
그 누군가는 바로 목경운, 아니 천마(天魔)였다.
이제는 완전히 자신을 천마로 칭하고 목경운이라는 이름을 버린 그였다.
금모구미호가 일어나지 못한 채 빽 하고 소리를 질렀다.
“누구 좋으라고!”
고집을 부리는 그녀의 태도에 천마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대전쟁이 끝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을 찾아와 운명으로 이어졌다며 평생을 함께하자고 우겼던 그녀였다.
물론 천마는 이를 단호히 거절했다.
화가 난 그녀는 그렇다면 천마에게 겨뤄서 지게 되면 자신의 뜻에 따르라고 했고 이런 상황에까지 이른 것이었다.
“그만 포기해라. 빚은 이 정도로 상대해줬으면 충분히 갚았다고······.”
“아니! 아니! 아니! 한참 모자라거든. 널 가질 때까진 절대 포기할 생각이 없으니까 각오하라고!”
“각오라······.”
이런 그녀의 외침에 천마가 피식하고 웃더니 어깨를 으쓱하며 이내 사라져버렸다.
아른거리는 천마의 희미한 잔상을 바라보며 그녀가 투덜거렸다.
“망할 천마. 못된 천마. 나쁜 천마.”
그래도 가지고 싶다.
보면 볼수록 더 애가 탈 만큼.
* * *
정오가 가까워지는 시각.
태양이 하늘의 한가운데로 향하며 햇살이 대지를 따스하게 비추었다.
전 천지회의 내성이 개방되며 본관 건물 앞 광장이 수많은 인파로 발을 디딜 틈이 없을 만큼 북적거렸다.
외성과 내성을 비롯해 해선각을 비롯한 방사 집단과 유가 일족 몇몇, 사련맹 등의 외부 초청 손님들까지 몰려왔기에 광장에만 수만이 몰린 상태였다.
“아니. 무슨 불을 이렇게 피워놓은 거지?”
“사방이 불이네?”
-화르륵!
정오의 대낮이었지만 광장 곳곳에 화로가 놓여 있었다.
덕분에 열기로 후끈거릴 정도였다.
곳곳에 화로가 있는 것도 의아한데, 제단의 단상으로 보이는 곳에는 눈에 띌 만큼 거대한 화로가 있었다.
화로에는 성화대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아직인가?”
“언제 개파식이 시작되는 거지?”
모두가 본관의 입구를 쳐다보며 개파식을 기다렸다.
그러는데,
-둥! 둥! 둥!
내성 성벽 위에서 북을 치는 소리가 퍼져 나왔다.
“시작한다!”
“오오오!”
“저길 보게!”
내성 본관의 입구로부터 무사들이 나와 길게 붉은 비단을 펼쳐 놓았다.
이윽고 그 양옆으로는 개파식에서 요직을 맡을 수뇌부들이 좌우로 열을 맞춰서 천천히 걸어 나왔다.
제 일 장로 영검종의 구천무 – 현경(玄境)
제 이 장로 독마종의 백사하 – 화경(化境)
제 삼 장로 검종의 검마(劍魔) 지외 – 화경(化境)
제 사 장로 파부종의 호태강 – 화경(化境)
제 오 장로 영창종의 규종신 – 화경(化境)
제 육 장로 적염종의 이지염 – 화경(化境)
제 칠 장로 비환귀종의 환야선 – 초절정의 극(極)
제 팔 장로 명도종의 손윤 – 초절정의 극(極)
제 구 장로 몽환검종 몽무약 – 초절정의 극(極)
제 십 장로 광무도종 섭춘 – 초절정의 극(極)
제 십일 장로 마권종 고연백 – 초절정의 극(極)
제 십이 장로 음마종 항여량 – 초절정의 극(極)
“장로님들이다!”
“와아아아아아!!!!”
개파식이 있기 보름 전 새로운 관제가 발표되었고, 이 관제는 철저히 무(武)를 검증하여 자격을 부여하기로 했다.
지금 나오는 장로들은 교에서 가장 무위가 강한 무인들이었다.
전 천지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의 역대 최고의 전력이기도 했다.
새로운 단체를 이끌어갈 각 종파의 종주들이자 열두 장로들이 걸어 나와 붉은 비단길의 양옆에 자리하여 두 손을 모으고 경건한 자세를 갖췄다.
하나 같이 예복을 갖춰 입어서 그런지 분위기가 사뭇 엄숙하기 그지없었다.
그러는데,
-둥! 둥! 둥! 둥! 둥!
-뿌우우우우우우우!
다섯 번의 북소리, 그리고 긴 뿔피리가 울리며 이윽고 본관의 입구에서 누군가가 모습을 드러냈다.
황금빛 용(龍)이 새겨진 검고 붉은 문양의 용포를 입고서 위풍당당하게 걸어 나오는 존재.
그는 이번 개파식에서 초대 교주(조사)로 즉위를 치를 천하제일인(天下第一人)이자 현 무림의 정점인 일마(一魔) 천마(天魔)였다.
외모를 떠나서 좌중을 압도하는 위엄과 그 분위기에 모두가 절로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저벅저벅!
그의 뒤를 따라서,
대호법 합마독종의 구양소 – 화경(化境)
우호법 풍신종의 마라현 – 화경(化境)
좌호법 복마종의 자금정 – 무상대능력(無上大能力)
교주 직속 호위단 대단주 장능악(고찬) – 식신
등이 발을 맞춰 앞으로 걸어갔다.
그 엄숙함에 모두가 숨을 죽이며 지켜보았다.
교의 최고 간부들인 장로들이 양옆을 지키는 붉은 비단길을 지났다.
그간에 인연을 맺어왔던 장로들이 고개를 숙이며 미소와 함께 인사를 건넸고 천마도 가볍게 묵례로 응대했다.
‘크으! 역시 내 선택이 옳았어.’
젊은 나이에 장로 직에마저 오른 섭춘이 감격스러운 얼굴로 천마를 바라보았다.
내심 곁에 있을 수 있는 호법 직에 오르고 싶었으나, 무위에서 아직 저들과 비견되지 않았기에 후일을 기약했다.
만약 자신의 대에서 안 된다면 후인이라도 교주의 곁에 머물 수 있기를 바랐다.
-저벅저벅!
제단의 단상에 도착하자 호법들과 대단주는 그 자리에 멈춰 섰고 그 위로 천마가 걸어 올라갔다.
이런 그의 뒷모습을 보며 다시 장능악의 육신에 빙의할 수 있게 된 고찬은 코끝이 찡한지 흡족한 얼굴을 감추지 못했다.
“킁.”
천마의 손에 원혼이 될 때만 하더라도 이런 순간이 오리라 누가 여겼겠는가.
지금은 명실공히 천하제일인의 오른팔이라고 불린다.
일개 하급 살수에서 그야말로 인간 승리라고 할 수 있었다.
그때 내성 벽 위에서 다시 한번 북소리가 들리며 동시에 뿔피리 소리가 성내 전체로 울려 퍼졌다.
-둥! 둥! 둥!
-뿌우우우우우우!
본관 문으로 누군가 모습을 드러냈다.
새하얀 백련을 떠올리게 만드는 아름다운 예복을 입고서 걸어오는 절세미녀.
그녀는 바로 청령이었다.
전생에는 류소월이었으며, 현생은 위소연이나, 혼백(魂魄)이 하나가 되어 완전해진 지금은 스스로를 청령이라 칭했다.
너무도 아름다운 그녀가 경건하게 걸어 나오자, 모두가 넋을 놓고서 탄성을 흘렸다.
“신녀(神女)님이시다.”
“그야말로 월하가인이야.”
천천히 붉은 비단길을 따라 걸어간 그녀가 계단을 올랐다.
기다리고 있던 천마가 부드럽게 미소를 지으며 바라보았고, 그녀가 그의 가까운 곁에 섰다.
그런 그녀에게 성화령주가 다가와 횃불을 넘기며 조용히 속삭였다.
“신녀께서는 성화(聖火)를 준비해주십시오.”
-탁!
청령이 고개를 끄덕이고서 횃불을 받아 들었다.
그러자 성화령주가 큰 소리로 소리쳤다.
“대호법은 영패를 가져오시오.”
그녀의 외침에 대호법 구양소가 면류관과 천마령(天魔令)이라 적힌 영패가 올려진 받침대를 직접 들고서 단상 앞까지 올라왔다.
그렇게 영패가 도착하자 성화령주가 이를 들어 올리며 소리쳤다.
“지금부터 개파식과 교주 취임식을 거행하겠다.”
“와아아아아아아!!!”
이를 지켜보던 모든 이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뿌우우우우!
뿔피리 소리가 길게 울려 퍼지며 소리를 지르던 모든 이들이 다시 정숙을 지켰다.
그러자 성화령주가 앞으로 다가가 천마령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
“개파식에 있어서 신물이 있으니 이것이 성화의 파편을 녹여 만든 교주를 상징하는 천마령이오. 조사이자 제 일대 교주 천마는 천마령을 받으시오!”
천마가 앞으로 다가가 한 손으로 이를 받아 들었다.
그리고 제단의 가장 높은 단상으로 올라가 교주를 상징하는 신물이 될 천마령을 위로 높게 들어 올리며 모두에게 외쳤다.
“일대 교주 천마가 고하노라. 오늘 이 자리에서 천 년, 만 년의 신화를 이룰 천마신교(天魔神敎)의 개파(開派)를 선언한다!”
-차차차차차차차착!
이와 함께 내성 성벽의 위로 수많은 깃발이 올라왔다.
위풍당당하게 휘날리는 천마신교(天魔神敎)의 깃발들에 광장이 들끓었다.
그리고 그 열기는 이내 엄청난 함성으로 이어졌다.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드디어 새로운 무림의 단체가 탄생한 것이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제 일 장로 영검종의 종주 구천무가 모두가 들리도록 두 손을 들고서 소리쳤다.
-대 천마신교! 천세! 천세! 천천세!
그러자 모두가 다른 장로들도 이를 따라서 복창했다.
-대 천마신교! 천세! 천세! 천천세!
복창은 내성 전체로 퍼져나갔다.
-대 천마신교! 천세! 천세! 천천세!!!!
모두의 외침 속에서 성화령주가 횃불을 들고서 기다리고 있는 청령에게 성화대의 화로를 가리키며 말했다.
“불을 붙이소서.”
이에 그녀가 앞으로 다가가 성화대의 화로에 불을 놓았다.
-화르르르륵!
그러자 기이하게도 횃불의 붉은 불꽃과는 다르게 그 안에서 푸른 불꽃이 올라왔다.
“오오오오!”
“불꽃의 색이?”
그 광경에 모두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대체 어찌했기에 저런 신비로운 불꽃이 나온 걸까?
그것은 천마령을 만들고 남은 성화령의 파편을 성화대 만드는 데 썼기 때문이었다.
-탁!
성화령주가 푸른 불꽃의 앞에 서 있는 천마를 향해 양팔을 가슴에 모으고서 바닥에 두 무릎을 꿇고 암송했다.
“이 한 몸 성화 불에 불사르니 생과 사에 미련 없네. 선을 위해 악을 제거하고 광명을 밝히니, 기쁨과 슬픔은 모두 한낱 먼지로 남으리.”
그녀가 경문을 암송하기 시작하자 장로들을 막론하고 광장에 모여 있는 모든 이들도 따라서 두 팔을 가슴에 교차하듯이 모으며 경문을 복창했다.
“이 한 몸 성화 불에 불사르니 생과 사에 미련 없네!!! 선을 위해 악을 제거하고 광명을 밝히니, 기쁨과 슬픔은 모두 한낱 먼지로 남으리!!!”
그것은 원래 배화교, 즉 페르시아교에서부터 내려온 경문이었다.
페르시아 교도 배화교도 불을 숭상했고, 그 화신이 마(魔)의 왕(王)이었던 천마였기에 이것을 정식 천마신교의 경문으로 채택한 것이었다.
“근심 많은 중생 가련하도다.”
“근심 많은 중생 가련하도다!!!”
외부에서 초청되어 온 객들은 이런 경문을 암송하는 의식에 묘한 얼굴이 되었다.
경문의 내용만으로는 마도(魔道)가 아니라 협의를 숭상하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이로서 그들은 이 천마신교라는 단체가 종교적인 색채를 띠고 있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
그런 와중에 청령의 눈빛이 반짝였다.
‘그래. 그게 내가 바라왔던 모습이다.’
광장을 꽉 채운 좌중의 앞에 서 있는 천마의 늠름한 뒷모습.
만인을 아우르는 대종사.
그 꿈을 그를 통해 이룬 것 같다.
-둥! 둥! 둥!
그렇게 북소리와 함께 경문 암송을 끝낸 성화령주가 물러서며 즉위식과 개파식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는가 싶었다.
그런데,
-타타타타탁!
호위 대단주 고찬이 갑자기 단상 위로 뛰어오더니 천마와 청령을 바라보며 씨익하고 웃으며 큰 소리로 외쳤다.
“즉위식과 개파식에 이어서 가장 성대한 행사가 될 교주님과 신녀님의 혼례식이 이어지겠습니다!”
‘!?’
그저 개파식으로만 알고 있었던 청령이었다.
그런데 이런 고찬의 외침에 어안이 벙벙해지려 하는데, 그러기가 무섭게 기다렸다는 듯이 여시종들이 아름다운 붉은색과 금빛 문양이 섞인 신부복을 가지고 나타났다.
“아!”
그것은 전생에 자신이 입으려 했던 그것과 너무도 닮아 있었다.
[아름다웠다······. 너무 아름다워 한 송이 붉은 작약 같더구나.]이내 청령의 눈가가 촉촉해져 갔다.
그런 그녀에게 천마가 부드럽게 손을 내밀며 말했다.
“나의 신부가 되어다오.”
만인이 지켜보는 앞에서의 청혼(請婚).
전생부터 오랫동안 바라왔던 그 순간에 울먹이던 청령의 입술이 화사한 미소로 번져갔다.
* * *
그날 밤.
개파식과 교주 즉의식, 그리고 혼례식 등의 크나큰 행사로 늦게까지 떠들썩하게 잔치가 이어지는 천마신교(天魔神敎).
그러나 그 주역들이라 할 수 있는 교주 천마와 신녀 청령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들은 대체 어디에 있는 것일까?
십만대산의 한 산봉우리.
별빛으로 뒤덮인 까만 밤하늘의 한가운데로 만월이 떠 있다.
이런 만월의 달빛에 은은하게 빛나는 새하얀 꽃들 사이로 두 아름다운 남녀가 서 있었다.
꽃들 사이를 거닐던 차에 천마가 청령에게 물었다.
“혼례를 치렀으니 이제 부군 혹은 남편이라 불러야 하는데, 어째서 아직까지 중생이라고 하는 것이냐?”
“왜 그런지 모르겠어요?”
“응?”
“당신은 나한테 영원한 중생이니까요.”
이런 그녀의 말에 천마가 피식하고 웃으며 그녀의 손을 꼭 잡으며 말했다.
“그럼 나도 그대를 부인이라고 부르면 안 되겠군. 청령.”
이에 청령이 배시시 미소를 지으며 천마를 슬며시 올려다보았다.
그 사랑스러운 모습에 천마는 그녀의 등을 부드럽게 감싸 안으며 천천히 입술을 가져갔다.
그러자 청령이 두 눈을 살포시 감고서 까치발을 들어 올리며 이내 두 사람은 달빛 아래서 진한 입맞춤을 나누었다.
십만대산의 산봉우리에서 시작된 하나의 인연은 그렇게 백여 년 만에 그때의 그곳에서 반짝이는 꽃을 피웠다.
끝
작가의 말
2년동안 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