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ength Master RAW novel - Chapter 418
00418 68. 그날의 진실 =========================================================================
“흐음.”
공터로 들어 선 에칼림은 침음을 내뱉으며 계속해서 걸음을 옮겼고 명후가 있는 공터 중앙에 도착하고 나서야 걸음을 멈췄다.
푹
걸음을 멈춘 에칼림은 들고 있던 대검을 땅에 박았다. 그리고 그 옆에 주저 앉은 뒤 주변을 둘러보았다. 에칼림의 표정을 보며 명후는 생각했다.
‘누굴 기다리는건가?’
지금 에칼림의 표정과 분위기를 보니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 듯 했다. 그리고 얼마 뒤 명후는 자신의 생각이 맞았음을 알 수 있었다.
“왔군.”
자리에 앉아 주변을 둘러보던 에칼림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중얼거렸다. 그리고 그것을 기다렸다는 듯 에칼림이 나왔던 곳의 반대편에서 여러 명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어? 저 녀석들은..’
에칼림과 마찬가지로 공터에 새롭게 모습을 드러낸 자들은 명후가 익히 알고 있는 자들이었다.
‘에칼릭, 아탁샤, 히라고스, 엘가브..’
첫 번째 기둥을 지키던 에칼릭, 두 번째 기둥을 지키던 아탁샤, 세 번째 기둥을 지키던 히라고스, 네 번째 기둥을 지키던 엘가브. 공터에 나타난 것은 이 넷이었다.
“뭐야? 형이 와있다니! 난 형이 제일 늦을 거라 생각했는데.”
“와있을 줄 상상도 못했느뇨.”
“먼저 왔다는 것, 에칼림도 조금 긴장했다는 것.”
“에칼림! 나 왔어!”
공터에 나타난 넷은 에칼림에게 다가가며 차례대로 말했다. 넷의 말이 끝나고 에칼림이 히죽 웃었다.
스아악
그리고 그 순간 다시 주변이 어둡게 변했다. 명후는 갑작스런 상황에 의아해 할 수밖에 없었다.
[로딩까지 5초 남았습니다.]그러나 그것도 잠시 이내 나타난 메시지에 명후는 어두워진 것이 버그나 오류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스아악
5초 뒤, 처음과 마찬가지로 어두웠던 주변 광경이 변하기 시작했다.
‘여기는..’
주변 광경을 확인 한 명후는 이곳이 어디인지 알 수 있었다.
‘바르타슈의 성..’
저 멀리 바르타슈의 성이 보이고 있었다.
‘물이 없는 걸 보니 가라앉기 전인가.’
물이 보이지 않았다. 그것으로 보아 가라앉기 전이 분명했다.
‘그건 그렇고 진짜 많네..’
성 앞에는 정말 다양한 종족들이 모여 있었다. 오우거, 트롤, 오크, 괴물 문어, 스켈레톤 등 아주 다양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그들 사이사이에는 트윈 헤드 오우거, 발록, 크라켄 등 하나만 있어도 재앙이라 불릴 만한 존재들이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명후는 그들에게서 시선을 돌려 자신의 주변에 있는 이들을 보며 생각했다.
‘이녀석들 부하인건가.’
이곳에는 몬스터들만 있는 게 아니었다. 명후가 위치해 있는 가장 중요하다 할 수 있는 중앙 부분. 이곳에는 엘가브와 아탁샤 그리고 인간인 에칼림, 에칼릭, 히라고스가 있었다.
“드디어 녀석과의 승패를 결정 지을 수 있겠군!”
유일하게 자리에 앉아 성을 바라보고 있던 에칼림이 말했다.
“나도 녀석이랑 한 번 붙어 보고 싶은데 형이 원하니 양보할게! 큭큭.”
그리고 그 옆에 있던 에칼릭이 에칼림의 말에 답했다. 둘의 대화에서 나오는 녀석, 녀석은 누굴 말하는 것일까?
“호호호, 에칼릭 너 참 유머가 늘었구나?”
바로 그때 둘의 대화를 듣고 있던 엘가브가 말했다.
“…무슨 뜻이지?”
미소를 지은 채 에칼림과 이야기를 나누던 에칼릭은 엘가브의 말에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바르타슈는 주신이야 주신! 신들의 정점! 에칼림도 아니고 네가 이길 것처럼 말하니 정말 웃기잖아. 호호!”
엘가브는 미간을 찌푸린 에칼릭의 표정을 똑바로 쳐다보며 답하고는 다시 한 번 소리내어 웃었다. 그런 엘가브의 웃음소리에 에칼릭이 더욱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죽고 싶냐?”
“어머, 네가 나를?”
“그래.”
“나는 에칼림이 아니면 죽어 줄 생각이 없는데? 호호.”
둘의 분위기는 점점 험악해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원래 사이가 좋지 않았고 여태까지 이런 상황이 많이 일어났었다. 에칼림은 둘을 보며 고개를 가로저었고 아탁샤는 흥미진진한 눈빛으로 둘을 바라보았으며 바로 옆에 있던 히라고스가 둘의 사이로 파고들며 말했다.
“지금 중요한 시기. 우리끼리 싸울 때가 아니라는 것. 싸울 거면 끝나고 싸우라는 것.”
“…”
“…”
히라고스의 말에 엘가브와 에칼릭은 말없이 서로를 노려보았다. 그리고 약속이라도 한 듯 고개를 돌렸다.
스아악
그리고 바로 그때 바르타슈의 성에서 빛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그것을 본 에칼림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자자, 이제 시작인가 보다. 먼저 갈게. 다들 살아서 보자고.”
말을 마친 에칼림이 자리에서 사라졌다.
스아악
그리고 다시 주변이 어두워졌다. 두 번째라 그런 것일까? 주변이 어두워졌음에도 명후는 더 이상 당황하지 않았다.
[로딩까지 5초 남았습니다.]곧 메시지가 나타났고 명후는 메시지를 보며 생각했다.
‘이번에는 어디려나.’
처음에는 공터였고 두 번째는 전쟁 직전인 바르타슈의 성 근처였다. 이번에는 어디일지 참으로 기대가 됐다. 그렇게 명후가 생각을 하는 사이 5초가 지났다.
스아악
어두웠던 주변 광경이 새로운 광경으로 변했다. 그리고 명후는 굳건하게 자리를 잡고 있는 거대한 성벽을 볼 수 있었다.
‘성 바로 앞이구나.’
눈 앞에 보이는 거대한 성벽에 명후는 지금 있는 이곳이 성벽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스윽
명후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쿠어어어어엉!
쾅! 쾅!
-구에에에엑!
성 앞에서는 한창 전투가 벌어지고 있었다. 몬스터들은 성을 공격하기 위해 쉴 틈 없이 달려들고 있었고 성을 지키는 인간들은 성벽 위에서 몬스터들을 향해 사정없이 공격을 날리고 있었다.
‘에칼림 위주로 보는 것 같았는데 아니었나?’
인간과 몬스터들의 치열한 전쟁. 그러나 그 어디에도 에칼림은 보이지 않고 있었다. 앞서 두 번의 과거 관찰을 통해 명후는 에칼림 위주로 과거를 보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게 아닌 듯 했다.
스아악
얼마 뒤 다시 주변이 어두워졌다.
[로딩까지 5초 남았습니다.]스아악
메시지가 나타났고 5초 뒤 다시 새로운 광경이 나타났다. 이번에는 바르타슈의 성 내부였다.
-크아아앙!
“으악!”
“꺄아아악!”
성 내부는 혼란 그 자체였다. 성벽이 뚫렸는지 몬스터들이 대거 성 안으로 들어와 있었고 몬스터들은 닥치는 대로 건물을 부수며 인간들을 학살하고 있었다. 명후는 끊이지 않는 몬스터들의 포효와 인간들의 비명소리를 들으며 미간을 찌푸렸다. 같은 인간이 학살 당하는 모습을 보고 있어서 그런지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
바로 그때였다.
우웅. 우웅. 우웅.
명후가 미간을 찌푸리고 몬스터들이 포효와 함께 인간들을 학살하던 그 때. 바닥에 기묘한 문양이 생겨났다.
문양은 명후가 서 있는 곳에만 생겨난 것이 아니었다. 아무래도 저 멀리까지 보이는 것으로 보아 성 전체에 생겨난 것 같았다. 명후는 바닥에 가득 생겨난 문양을 보며 생각했다.
‘마법진?’
마법진이 분명했다. 그것도 성 전체를 아우르는 어마어마한 마법진이 확실했다.
스아악
이내 마법진에서 밝은 빛이 뿜어져 나왔고 성 내부는 밝은 빛으로 가득 찼다.
-쿠어어어어엉!
-크에에에에엑!
-구어어어억!
그리고 그 빛에 휩싸인 성 내부의 몬스터들은 고통스런 비명과 함께 타들어가며 소멸하기 시작했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뭐야 건물까지 복구해?’
몬스터들에 의해 부서졌던 건물들이 복구되고 있었다. 물론 모든 것이 예전으로 돌아 간 것은 아니었다.
‘죽은 인간들은 어쩔 수 없나..’
아쉽게도 건물과 달리 몬스터들에게 죽은 인간은 다시 살아나지 못했다.
스아악
그렇게 명후가 아쉬움을 느낄 때 다시 주변이 어두워졌다. 명후는 새로운 광경이 나타날 때까지 이번엔 어느 과거의 시간을 보게 될 까 생각하며 묵묵히 기다렸다.
스아악
얼마 뒤 어둠이 사라지고 새로운 광경이 나타났다. 이번 명후가 나타난 곳은 명후가 최근까지 있었던 중앙 신성의 기둥 앞이었다.
‘…어?’
중앙 신성의 기둥 앞에는 여러 사람들이 서 있었다. 그리고 명후는 그들 가장 앞에 서 있는 한 꼬마 아이의 얼굴을 보고 조금 놀랄 수밖에 없었다.
‘레퓨렘?’
레퓨렘, 가장 앞에 서 있는 꼬마 아이는 전에 보았던 레퓨렘이 분명했다. 레퓨렘은 아주 심각한 표정으로 기둥 앞에 서 있는 청년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니, 레퓨렘 뿐만 아니라 레퓨렘의 뒤에 서 있는 이들 역시 청년을 걱정 가득 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명후는 레퓨렘을 포함한 무리의 눈빛을 보고 청년을 보며 생각했다.
‘누구지? 특별한 놈 같은데..’
청년은 과연 누구인 것일까? 누구이기에 레퓨렘을 포함한 여러 사람들에게 저런 눈빛을 받고 있는 것일까? 그런 명후의 의문은 얼마가지 않아 레퓨렘에 의해 해결 되었다.
“바르타슈님, 피하셔야 됩니다.”
심각한 표정으로 청년을 바라보던 레퓨렘이 입을 열어 말했다.
‘바르타슈? 바르타슈였어?’
명후는 레퓨렘의 말을 듣고 청년이 이 성의 주인이자 2대 주신 바르타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디로 피한단 말이야?”
레퓨렘의 말에 바르타슈가 말했다.
“…”
바르타슈의 말에 레퓨렘은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그리고 그런 레퓨렘을 보며 바르타슈가 이어 말했다.
“내가 여기서 피한다 해도 녀석들은 끝까지 쫓아 올 거다. 그렇게 되면 세상은 더욱 더 망가지고 말겠지.”
피한다고 해서 끝나는 게 아니었다. 이곳에서 피한다 해도 자신을 쫓아 끝까지 따라 올 것이고 그렇게 되면 세상은 더욱 더 망가질 것이었다. 바르타슈는 그것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그냥 여기서 녀석과 끝을 봐야겠다.”
“하지만..”
끝을 본다는 바르타슈의 말에 레퓨렘이 입을 열었다. 그러나 바르타슈는 레퓨렘이 입을 열자마자 말을 끊으며 말했다.
“조용, 내 결정이야.”
“…그러면 곁을 보조하겠습니다.”
바르타슈의 확고한 반응에 레퓨렘이 잠시 머뭇거리다가 말했다. 그리고 레퓨렘의 말이 끝나자마자 뒤에 서 있던 이들도 말하기 시작했다.
“저희도 바르타슈님을 보조하겠습니다.”
“녀석들에게 응징을!”
“저 역시 바르타슈님과 함께 하고 싶습니다.”
레퓨렘과 뒤에 있던 이들의 말에 바르타슈는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말은 고맙지만..”
말끝을 흐리는 바르타슈.
“…?”
“…?”
그런 바르타슈의 말과 분위기에 레퓨렘과 무리들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바르타슈의 말이 이어졌다.
“너희들을 여기서 영면에 들게 할 수 없다. 미안하다.”
이곳에 있으면 영면 즉, 소멸 하고 말 것이다.
“바르타슈님!”
바르타슈의 말 뜻을 이해 한 레퓨렘이 바르타슈를 불렀다.
“레퓨렘, 너를 포함해 지금 이곳에 모인 이들이 전부 영면에 든다면.. 세상은 철저히 망가지고 말거야. 녀석들이 신이 된다고 해도 말이지. 나는 그것을 원하지 않아.”
말을 마친 바르타슈가 고개를 돌려 동쪽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긴장, 흥분 등 여러 감정이 담긴 눈빛으로 입을 열어 중얼거렸다.
“왔군.”
스아악
중얼거림을 끝으로 다시 주변이 어두워졌다. 주변이 어두워지자 명후는 다음 과거를 기다리며 생각했다.
‘이래서 레퓨렘이 아탁샤의 크라켄들을 죽이라는 퀘스트를 준건가?’
크라켄을 죽여야 되는 레퓨렘의 퀘스트. 크라켄은 아탁샤의 자식이었다. 그런데 레퓨렘이 그런 퀘스트를 줬다는 것이 처음에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러나 과거를 본 지금은 레퓨렘이 그런 퀘스트를 준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스아악
그렇게 명후가 생각을 하는 사이 어둠이 사라지고 새로운 광경이 나타났다. 명후는 레퓨렘에 대한 생각을 접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마지막인가.’
그리고 주변을 확인 한 명후는 이번 과거가 마지막 인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오랜만이야 바르타슈!”
“흐음. 더욱 강해졌네. 에칼림.”
명후의 눈 앞. 두 청년이 있었다.
============================ 작품 후기 ============================
2015년이 되었습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고 즐겁고 마음이 따뜻한 한 해 보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