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ength Master RAW novel - Chapter 459
00459 76. 비밀 동맹 =========================================================================
“진짜 도망갔네..”
개미 한 마리 보이지 않는 교황의 방을 보며 명후는 중얼거렸다.
“교황이 도망을 갈 줄이야..”
혹시나 했는데 진짜로 도망을 갈 줄은 전혀 생각지 못했다. 교황이 대신전을 버리고 도망을 가다니?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이야기였다.
“신을 불러서 어떻게 할 줄 알았는데..”
명후는 교황이 도망을 치기보다 신을 강신하든 접신하든 신을 불러 상황을 해결 할 것이라 생각했다.
“에휴.”
상당히 아쉬운 표정으로 명후는 한숨을 내뱉었다. 그리고 원래 자리에서 약간 벗어난 의자에 다가가 앉았다.
“갱신하고 황궁으로 가봐야겠는데..”
교황의 방에 온 것은 교황을 만나려는 목적도 있었지만 가장 큰 목적은 지도를 갱신하기 위해서였다.
명후는 지도를 갱신 한 뒤 황궁에 가기로 결정했다. 교황을 만나지 못했으니 황제라도 만나야 겠다는 생각에서였다.
“황제는 도망치지 않겠지.”
물론 교황이 도망쳤기에 황제가 도망치지 않는다는 확신은 할 수 없었다.
[‘잊혀진 신의 신전 지도 2’ 갱신까지 6분 남았습니다.] [‘잊혀진 신의 신전 지도 2’ 갱신까지 5분 남았습니다.] [‘잊혀진 신의 신전 지도 2’ 갱신까지 4분 남았습니다.] ..
시간은 빠르게 흘렀고 이내 갱신에 필요한 7분이 지났다.
[‘잊혀진 신의 신전 지도 2’가 갱신되었습니다.] [‘잊혀진 신의 신전 지도 2’가 소멸되었습니다.] [‘잊혀진 신의 신전 지도 3’을 획득하셨습니다.]지도가 갱신 되었다는 메시지를 보자마자 명후는 인벤토리를 열어 ‘잊혀진 신의 신전 지도 3’의 정보를 확인했다.
‘똑같네.’
역시나 1, 2와 마찬가지로 아이템 정보는 같았다. 명후는 정보 창을 닫고 지도를 꺼내 펼쳤다. 다음 지도를 얻기 위해서는 어디로 가야 되나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오.”
다음 장소를 확인 한 명후는 짧게 탄성을 내뱉었다.
“좋네.”
그리고 미소를 지으며 중얼거렸다. 다음 장소가 참으로 마음에 들었다.
“안 그래도 가려 했는데.”
다음 장소는 바로 신성 제국의 황궁이었다. 정확히는 황궁 안에 있는 어느 건물이었다.
“황제의 방을 통해서 갈 수 있다라…”
한 가지 이상한 건 빨간점이 그려져 있는 건물에 가기 위해서는 황제가 살고 있는 황제의 방을 지나쳐야 된다는 것이었다.
물론 꼭 황제의 방을 지나칠 필요는 없다. 그 건물을 둘러싸고 있는 벽들을 파괴해도 갈 수는 있었다.
“가볼까.”
명후는 인벤토리에 지도를 넣었다. 그리고 밖으로 나가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나 걸음을 옮겼다.
바로 그때였다.
“오랜만이야!”
걸음을 옮기자마자 뒤쪽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주 맑디맑은 목소리였다. 그리고 명후는 이 목소리를 어디선가 들어 본 적 있었다.
멈칫!
익숙한 목소리에 명후는 걸음을 멈췄다. 그리고 의아한 표정으로 뒤를 돌아 목소리의 주인공을 확인했다.
“…!”
목소리의 주인공을 확인 한 명후는 놀랐다.
‘엘가브!’
엘가브, 맑디맑은 목소리의 주인공은 바로 엘가브였다.
“여기까지 올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어.”
명후의 시선에 엘가브는 활짝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리고 천천히 걸음을 옮겨 의자에 앉아 말없이 명후를 보았다.
“…”
“…”
그렇게 둘 사이에는 잠시동안 침묵이 이어졌다.
“어째서.”
먼저 침묵을 깬 것은 명후였다.
“그딴 신탁을 내린거야?”
신탁, 알칸에게 받은 편지에는 신탁이 내려왔다 쓰여 있었다. 그리고 그 신탁을 내린 것은 엘가브였다.
“어째서냐니?”
엘가브는 정말 모르느냐는 눈빛으로 명후를 보며 말했다.
“알아서는 안 될 것을 알아버렸으니까.”
알아서는 안 될 것, 그것을 명후가 알아버렸다. 엘가브가 신탁을 내린 이유는 단지 그 뿐이었다.
“…겨우 내가 그곳을 알았다는 것 때문에?”
“응.”
엘가브는 당연하다는 듯 활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신탁을 내린 목적은?”
이유는 알았다. 그렇다면 신탁을 내린 목적은?
“날 죽이기 위해서?”
명후는 신탁을 내린 목적이 궁금했다. 알아서는 안 될 것을 알게 된 자신을 죽이기 위해?
‘아탁샤도 죽인 날?’
죽이기 위해서는 아닐 것 같았다. 아탁샤도 죽인 명후였다. 명후를 죽이기 위해 인간을 이용한다?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다. 다른 목적이 있을 것이다. 그런 명후의 물음에 엘가브가 입을 열었다.
“고립.”
고립, 엘가브가 신탁을 내린 이유는 바로 명후를 고립시키기 위해서였다. 알아서는 안 될 치부라 할 수 있는 것을 명후가 알게 됐다. 명후가 그것을 사람들에게 퍼트린다면?
상당히 난감한 상황이 벌어질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상황에서는 명후가 무슨 말을 한다 해도 사람들은 믿지 않을 것이다.
그는 더 이상 헬리오카 제국의 귀족이 아니었다. 신성 제국의 공적이며 대륙을 파멸로 몰고 갈 파괴자였다.
“…앞으로는 어떻게 할 생각이야?”
엘가브의 답을 듣고 신탁을 내린 이유와 목적을 알게 된 명후는 엘가브에게 물었다.
“생각중이야.”
명후의 물음에 엘가브는 여전히 미소를 지은 채 답했다.
“물론 죽이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겠지?”
죽은 자는 말이 없다. 물론 명후의 경우 유저이기에 다시 살아나 해당 되지 않는 말이었지만 그걸 모르는 엘가브의 입장에서는 죽이는 것이 최고의 방법이었다.
“그래?”
엘가브의 말을 듣고 명후는 엘가브에게 다가가기 시작했다. 더 이상 대화를 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 죽이려고?”
지팡이를 든 채 다가오는 명후를 보며 엘가브가 물었다. 엘가브는 여전히 미소를 짓고 있었는데 상당히 여유로워 보였다. 그런 엘가브의 여유로운 모습에 명후는 한 가지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본체가 아니구나?”
“누구 앞이라고 내가 직접 오겠어?”
엘가브가 여유를 부린 것, 그것은 바로 본체가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날 죽인다며?”
명후가 말했다. 분명 엘가브는 죽이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 말했다. 그런데 모든 힘을 사용 할 수 없는 분신으로 왔다? 이해가 가지 않았다.
“지금 당장 죽인다고는 안했는데?”
“…그러네.”
엘가브는 가장 좋은 방법이 죽이는 것이라 했지 당장 죽인다고는 말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어진 엘가브의 말에 명후는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다.
“물론 이대로 그냥 보낼 생각은 없지만.”
“…?”
이대로 그냥 보낼 생각이 없다니?
[경고!]바로 그때였다.
[1분 뒤 교황의 건물이 폭발합니다.]명후가 의아해 하던 그때 메시지가 나타났다.
“…!”
메시지를 본 순간 명후는 멈칫 했다. 교황의 건물, 교황의 방이 있는. 지금 명후가 있는 이 건물을 가리키는 게 분명했다.
“왜 그래?”
갑자기 명후가 멈칫하자 엘가브가 물었다. 명후는 엘가브의 물음에 답하는 것 대신 메시지에서 시선을 돌려 엘가브에게 물었다.
“…무슨 짓을 한 거야?”
“무슨 짓이라니?”
엘가브는 명후의 말에 그게 무슨 소리냐는 듯 되물었다. 명후는 미간을 찌푸린 채 엘가브를 보았다.
교황의 건물이 폭발하는 것은 엘가브가 꾸민 일이 분명했다. 그런데도 모르는 척을 하다니 마음에 들지 않았다.
‘시간을 끄는건가?’
혹시나 도망을 갈 지 모른다는 생각에 시간을 끄는 것 같았다. 명후는 생각을 접고 다시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지팡이를 들었다.
“눈치를 챈 것 같은데.”
코앞까지 다가온 명후를 보며 엘가브가 말했다.
“도망을 안 가고 나한테 온 걸 보면 꽤 자신 있나봐?”
휘익
명후는 지팡이를 휘두르는 것으로 엘가브의 물음에 답했다.
퍽! 스아악
이내 지팡이가 작렬했고 엘가브는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했다. 서서히 사라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엘가브는 여전히 미소를 짓고 있었다. 이내 엘가브가 완전히 사라졌을 때 메시지가 나타났다.
[엘가브의 분신을 처치하였습니다.] [10일 간 엘가브의 능력이 10% 감소합니다.] [레벨 업!] [레벨 업!] [레벨 업!] ..
[레벨 업!] [레벨 업!] [레벨 업!]
“역시 분신이었구나.”
그렇지 않아도 본체가 아닌 분신 일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메시지로 확실해졌다.
스윽
만족스런 미소로 레벨 업 메시지를 보던 명후는 메시지에서 시선을 돌려 주변을 둘러보았다.
“이제 곧 폭발하겠지.”
폭발까지 남은 시간은 이제 1분 아니 30초도 채 남지 않았다. 이제 곧 이곳은 폭발 할 것이다. 폭발이 일어나는 것을 모르는 것도 아닌데 명후의 표정은 너무나도 평화로웠다.
“데미지가 얼마나 되려나.”
명후는 인벤토리를 열었다. 그리고 인벤토리 구석에 자리잡은 수백장의 부활 스크롤을 보며 중얼거렸다.
“이걸 쓰게 되려나?”
엘가브가 준비한 폭발이다. 보통 폭발은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명후가 평화로웠던 이유, 그것은 바로 부활 스크롤의 존재 때문이었다.
* * * *
교황의 건물 앞.
“어떻게 할 거야?”
“넌?”
웅성웅성
건물 앞에는 수많은 유저들이 모여 웅성이고 있었다.
“들어 가볼까?”
“들어갔다가 죽으면?”
“그래도 지금 아니면 저기에 언제 들어가보겠냐.”
“그건 그런데.. 혹시나 들어갔다가 저주 같은 거 걸릴 수도 있잖아.”
“아, 그건 그렇네..”
유저들은 건물 안으로 들어갈 지 말지 갈팡질팡하고 있었다.
“에이, 몰라! 난 들어가볼래!”
바로 그때 한 유저가 결심을 한 듯 교황의 건물로 성큼성큼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나도 간다!”
“뭐 별거 있겠어?”
“교황의 건물인데 저주를 걸어 놨을 리 없잖아?”
“저주 걸려도 풀면 되지!”
“풀기 힘든 저주면 캐삭하고 다시 키우면 되고!”
그리고 그 유저를 기점으로 고민하고 있던 수십의 유저들이 움직였다. 저주가 걸리면 풀면 된다. 만에 하나 풀기 힘든 저주라면 캐릭터를 삭제 후 다시 키우면 된다.
그렇게 유저들에게 용기를 불어 넣은 최초의 유저 엘리셔는 곧 교황의 건물 입구에 도착 할 수 있었다.
‘음?’
그리고 입구에 도착 한 엘리셔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스아악
멀리서 보았을 때는 보이지 않았는데 가까이서 보니 건물 안은 새하얀 빛으로 가득 차 있었다.
‘…뭔가 이상한데.’
이상했다. 말 그대로 건물 안은 빛으로 가득 차 있었다. 밝다는 게 아니라 말 그대로 빛 뿐이었다.
바로 그때였다.
쩌저적
교황이 머무는 곳이기에 그 어느 곳보다 튼튼히 지었을 건물 벽이 쩍쩍 갈라지기 시작했다.
‘…’
엘리셔는 빛으로 가득 찬 건물 내부와 쩍쩍 갈라지는 벽을 본 순간 이곳을 벗어나야 된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그러한 생각을 한 순간 엘리셔의 앞으로 메시지가 나타났다.
[교황의 건물이 폭발합니다.]메시지가 나타났음에도 엘리셔는 메시지에 시선을 줄 수 없었다.
스아아악!
벽이 터져나가며 안에 있던 빛이 밖으로 뿜어져 나왔다. 입구에 있던 엘리셔는 순식간에 빛에 휩싸였고 빛에 휩싸인 엘리셔의 앞으로 새로운 메시지가 나타났다.
[사망하셨습니다.]============================ 작품 후기 ============================
힘찬 월요일 보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