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ength Master RAW novel - Chapter 465
00465 77. 로케 =========================================================================
‘무슨 개소리야?’
명후는 미간을 찌푸렸다.
‘내가 몰래 따라가?’
몰래 따라간다니? 누가 누굴 따라간단 말인가?
“그게 무슨 말입니까?”
명후는 여전히 미간을 찌푸린 채 유저에게 물었다.
“하..”
유저는 명후의 말에 짜증이 가득 한 표정으로 고개를 가로저으며 한숨을 내뱉었다. 그리고는 다시 명후를 보며 이어 말했다.
“님 같은 사람 한, 둘이 아니에요.”
“…”
명후는 유저의 헛소리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묵묵히 유저의 헛소리가 끝나기를 기다렸다.
“돈은 내기 싫고 로케에는 가고 싶고. 그쵸?”
“…”
“좋아요. 몰래 따라오던 말 던 맘대로 하세요.”
“…”
“다만.”
유저는 짜증 가득했던 표정에서 짜증을 지우고 싸늘함을 가득 채운 뒤 이어 말했다.
“몬스터 어그로를 끈다거나 방해가 되면 우리가 죽일거에요.”
그렇게 유저의 헛소리는 정점을 찍으며 끝이났다.
“케르아!”
그리고 바로 그때였다.
“거기서 뭐해? 출발 시간이야!”
계속해서 헛소리를 내뱉던 유저 케르아의 뒤쪽에서 사제로 보이는 유저가 외쳤다. 사제 유저의 외침에 케르아는 한 번 더 명후를 쏘아 본 뒤 뒤로 돌아섰다. 그리고 사제 유저를 향해 다가가기 시작했다.
‘…허.’
명후는 그런 케르아의 뒷모습을 보며 피식 웃었다.
‘내가 그렇게 거지같아 보이나?’
너무 어이가 없어 웃음이 나왔다. 명후는 자신이 착용하고 있는 장비들을 보았다. 현재 명후가 착용하고 있는 아이템들은 전부 데미갓 등급의 아이템이었다. 가치도 어마어마했고 외관도 뛰어났다.
‘로케까지 버스 태울 정도면 어느 정도 수준이 된다는건데..’
케르아는 유저들을 로케까지 안전하게 이동 시켜주는 버스를 운행한다. 그렇다면 어느 정도 수준이 된다는 소리인데 자신의 장비를 보고도 방금 전 발언이 나왔다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말타리오 때문인가?’
문득 떠오른 생각에 명후는 다른 장비에 비해 크게 허름해 보이는 말타리오의 가죽 갑옷을 보았다. 설마 갑옷 때문에 그런 발언을 한 것일까?
‘아니야, 이게 허름해보여도 다른 장비들이 있는데.’
명후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무리 말타리오의 가죽 갑옷이 허름해 보인다고 하더라도 다른 장비들이 보완을 해준다.
이해 할 수 없는 케르아의 발언에 대해 생각하던 명후는 생각을 접고 장비에서 시선을 돌려 사제에게 도착 한 케르아를 보았다.
‘죽일 수도 없고.’
헛소리를 들으며 죽일까? 라는 생각도 했다. 그러나 케르아를 죽인다면 동료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물론 동료들이 덤빈다고 해도 위협이 되는 건 아니다.
동료들 역시 죽일 수 있다. 그러나 그렇게 되면 버스를 기다리고 있던 유저들이 반발 할 것이다. 여러모로 귀찮아 질 것이기에 명후는 케르아를 죽이지 않기로 결정했다.
‘별 일을 다 당하네.’
잠시 케르아를 보던 명후는 이내 고개를 가로저으며 다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쿠허허허헝!
“대지의 방패!”
“일격!”
“아이스 스피어!”
걸음을 옮기고 얼마 뒤 명후는 레드 오우거와 전투를 벌이고 있는 어느 한 집단을 발견 할 수 있었다.
‘저게 버스구나.’
레드 오우거를 사냥하기 위해 모인 집단이 아니었다. 버스가 분명했다. 명후가 버스라 확신하는 이유, 그것은 바로 유저들이 취하고 있는 태도 때문이었다.
‘진짜 구경만 하네.’
모여 있는 유저의 수는 20명 정도였다. 그러나 레드 오우거와 전투를 벌이고 있는 유저는 4명 뿐이었다. 나머지 유저들은 그저 뒤에서 멀뚱멀뚱 전투를 지켜볼 뿐이었다.
바로 그때였다.
-크허허허헝!
‘음?’
전투를 지켜보며 걸음을 옮기던 명후는 앞쪽에서 들려오는 포효에 고개를 돌려 앞을 보았다.
쿵! 쿵! 쿵!
레드 오우거 한 마리가 거대한 몽둥이를 들고 달려오고 있었다.
‘리젠 된건가?’
방금 전까지만 해도 보이지 않았던 레드 오우거였다. 갑자기 나타난 것으로 보아 바로 앞에서 리젠이 된 것 같았다.
“어? 어?”
“위험해요!”
전투가 끝나기를 기다리며 주변을 구경하던 몇몇 유저들이 명후와 명후에게 달려드는 레드 오우거를 보고 외쳤다.
-크허허허헝!
그 사이 레드 오우거는 명후의 앞에 도착했고 도착과 동시에 포효를 내뱉으며 들고 온 거대한 몽둥이를 휘둘렀다. 물론 레드 오우거의 몽둥이가 명후에게 닿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퍽!
명후의 지팡이가 한 발 더 빨리 레드 오우거의 복부에 작렬했다. 지팡이가 작렬 한 순간 레드 오우거가 휘둘렀던 몽둥이는 거짓말처럼 멈췄다.
아니, 몽둥이만 멈춘 게 아니었다. 레드 오우거는 행동 자체를 멈췄다. 마치 렉이라도 걸린 것 같았다.
“뭐, 뭐야?”
“뭐지?”
이해 할 수 없는 상황에 유저들은 당황스런 목소리로 저마다 물음을 내뱉었다. 물론 물음에 답해 주는 사람은 없었다.
-쿠허허헝..
이내 행동을 멈췄던 레드 오우거가 작은 비명과 함께 뒤로 서서히 쓰러지기 시작했다.
쿵!
레드 오우거가 바닥에 쓰러지고 명후는 고개를 돌려 유저들을 보았다.
“…”
“…”
유저들은 당황스런 표정으로 멍하니 명후와 레드 오우거의 시체를 바라보고 있었다.
-…
그것은 한창 유저들과 전투를 벌이고 있던 레드 오우거 역시 마찬가지였다.
-쿠헝?
레드 오우거는 명후 근처에 쓰러져 있는 자신의 동족을 보고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명후를 쳐다보았다.
-쿠허허허헝!
그리고 곧 동족을 죽인 게 명후라는 것을 파악 한 레드 오우거는 앞에서 어그로를 끌고 있던 탱커 유저를 무시한 채 명후를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 * * *
“어? 뭐야?”
열심히 어그로를 끌던 탱커는 갑자기 레드 오우거가 방향을 돌리자 당황스러운 목소리로 외쳤다.
“방패 날리기!”
물론 당황스런 목소리와 달리 탱커의 행동은 재빨랐다.
퍽!
탱커는 도발 스킬 중 하나인 방패 날리기를 사용했고 방패는 정확히 레드 오우거의 뒤통수에 작렬했다.
“…어?”
그러나 이어진 상황에 탱커는 진짜 당황 하고 말았다.
“왜 어글이..”
방패 날리기는 정확히 들어갔다. 그렇다면 어그로가 분명 자신에게 와야 된다. 그것이 정상이었다. 그러나 방패 날리기에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레드 오우거는 방향을 바꾸지 않았다. 즉, 어그로가 돌아오지 않았다.
탱커는 도발에도 어그로가 돌아오지 않자 당황스런 표정으로 레드 오우거가 향하는 곳에 무엇이 있는지 확인했다.
‘유저?’
그곳에는 한 유저가 난감 한 표정으로 서 있었다.
‘저 유저한테 어그로가 끌린건가?’
레드 오우거가 향하는 곳에는 난감한 표정을 짓고 있는 유저 외에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무슨 짓을 한거지?’
탱커는 궁금했다. 무슨 짓을 했기에 도발을 걸어도 어그로가 돌아오지 않는 것일까?
‘음?’
그렇게 유저를 보며 생각하던 탱커는 그 옆에 거대한 무언가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상황이 너무나 당황스러워 이제야 발견했다.
‘…’
그리고 그 거대한 무언가가 레드 오우거의 시체라는 것을 알게 된 순간 탱커는 아무런 생각도 할 수 없었다.
‘혼자서?’
분명 유저는 혼자였다. 그런데 옆에 있는 레드 오우거의 시체는 무엇이란 말인가?
-쿠허허헝!
이내 레드 오우거가 유저에게 도착했고 포효에 정신을 차린 탱커는 다시 유저와 레드 오우거를 주시했다.
‘어떻게 죽인거냐?’
탱커는 여전히 난감한 표정을 짓고 있는 유저를 보며 생각했다. 어떻게 혼자서 레드 오우거를 죽인 것일까? 탱커는 유저가 어떻게 레드 오우거를 상대 하는 지 눈을 부릅뜬 채 지켜보았다.
바로 그때였다.
-…
레드 오우거가 갑자기 행동을 멈췄다.
-쿠허헝..
그리고 이어 뒤로 서서히 쓰러지기 시작했다.
“…?”
뒤로 쓰러지는 레드 오우거를 보며 탱커는 의아해 할 수밖에 없었다.
쿵!
바닥에 쓰러진 레드 오우거는 다시 일어나지 않았다.
‘…뭐지?’
다시 일어나지 않는 다는 것은 죽었다는 것인데 탱커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갑자기 왜 죽는단 말인가?
스윽
탱커는 레드 오우거의 시체에서 시선을 돌려 유저를 보았다.
‘지팡이?’
유저는 지팡이를 뻗고 있었다.
‘지팡이로 찌른건가?’
아무래도 지팡이로 레드 오우거를 공격 한 것 같았다.
‘…그거에 죽었다고?’
아무리 자신들과 전투를 해 생명력이 깎인 상태라고 하지만 그간의 경험으로 보아 생명력은 절반 이상 남아 있었다. 그런데 그 절반 이상의 생명력이 지팡이 찌르기 한 방에 날아갔다?
‘말도 안 돼.’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그러나 말도 안 되는 일이 지금 눈 앞에 벌어졌다. 탱커는 경악 가득 한 눈빛으로 레드 오우거를 죽인 그것도 한 마리가 아니라 두 마리나 죽인 유저를 바라보았다.
스윽
그런 탱커의 눈빛이 부담되었던 것일까? 유저는 지팡이를 회수했다. 그리고는 무언가 중얼거리더니 곧바로 몸을 돌려 수풀 밖으로 사라졌다.
“…”
“…”
“…”
유저가 사라지고 정적이 감돌기 시작했다. 정적은 상당히 오랫동안 이어졌다.
============================ 작품 후기 ============================
즐거운 목요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