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ength Master RAW novel - Chapter 576
00576 94. 벌 =========================================================================
“음?”
바로 그때였다.
“그건..”
하피르의 손에 들린 보라색 보석을 보고 몽크 니른이 미간을 찌푸렸다.
“길가에 떨어져 있더군요.”
어떤 생각을 할 지 모르지만 혹시 모를 오해를 방지하기 위해 하피르는 재빨리 입을 열어 답했다.
“아, 그런 뜻이 아니라.”
하피르의 말에 니른은 찌푸린 미간을 풀고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저도 5분 전에 보았던 것이라..”
“5분 전이요?”
니른의 말에 하피르는 반문 할 수밖에 없었다. 보라색 구슬은 방금 전 발견 됐다. 니른이 앞장서 움직였던 것도 아니고 같이 다녔는데 5분전에 보았다니? 5분이라는 시간 동안 움직이지 않았으면 모를까 5분 동안 엄청난 거리를 움직인 상황이었다.
“네, 5분 정도 됐을 겁니다.”
“혹시 그것도 땅 위에 덩그러니 놓여져 있었습니까?”
“예, 그랬지요. 지금쯤이면..”
니른은 하피르의 물음에 답하며 고개를 돌려 뒤를 보았다.
“중간 정도겠군요.”
그리고 보라색 보석을 보았던 위치를 말해주었다. 니른이 보았던 보라색 보석의 위치는 징벌군의 현재 위치에서 중간 정도였다.
‘설마…’
니른의 말을 듣고 하피르는 미간을 찌푸렸다. 문득 떠오른 생각 때문이었다.
‘함정?’
돌멩이도 아니고 보석이 땅 위에 덩그러니 자리 잡고 있다. 한 개도 아니고 니른이 본 것까지 최소 두 개였다.
그렇다고 두 개가 한 곳에 있는 것도 아니고 띄엄띄엄 떨어져 있다, 확실한 건 아니지만 함정, 함정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헤디라님.”
하피르는 근처에서 호기심을 보이고 있던 아탁샤 신전의 선임 사제 헤디라를 불렀다.
“예, 하피르님.”
이미 보석에 호기심을 갖고 있던 헤디라는 곧장 답했고 하피르는 보석을 내밀며 말했다.
“여기에 혹시 저주 같은 것이 걸려 있는지 확인 가능하겠습니까?”
저주, 하피르가 생각한 함정의 정체는 바로 저주였다.
“저주요?”
생각지도 못한 하피르의 말에 헤디라는 반문했다. 그리고는 심각한 표정으로 보석을 받아 곧장 확인했다.
스아악
헤디라의 손에 새하얀 빛이 나타났가 사라졌다.
“어떻습니까?”
하피르는 헤디라에게 물었다.
“흐음.”
헤디라는 처음의 심각한 표정과 달리 의아한 표정으로 침음을 내뱉으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무 저주도 걸려 있지 않습니다.”
의아해 한 이유, 그것은 바로 보석에 아무런 저주도 걸려 있지 않기 때문이었다.
“마법 같은 것도 걸려있지 않고 단순히 보석 같은데요?”
저주 뿐만이 아니었다. 마법도 걸려 있지 않았다. 헤디르가 확인한 결과 단순한 보석일 뿐이었다.
“그런가요?”
‘괜한 걱정이었나.’
하피르는 헤디라의 말에 답하며 생각했다. 아무래도 괜한 걱정을 한 듯 했다. 그리고 바로 그때였다.
스아악
‘…음?’
위쪽에서 엄청난 마나가 느껴졌다. 헤디라를 보고 있던 하피르는 반사적으로 마나가 느껴지는 위를 보았다.
“…!”
그리고 하피르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마법진?’
하피르가 놀란 이유, 그것은 바로 하늘에 마법진이 생겨났기 때문이었다. 그것도 보통 마법진이 아니었다.
하늘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놀라운데 그 크기가 어마어마했다. 또한 한 개 가 아닌 다섯 개나 나타나 있었다.
“저게 무슨.”
“드래곤?”
놀란 것은 하피르 뿐만이 아니었다. 하피르 말고도 니른, 헤디르 등 모든 이들이 놀란 상태였다.
“무슨 마법이지?”
“어떻게 할까요?”
하피르는 주변 이들의 중얼거림과 부관 라미스의 물음에 생각했다.
‘무슨 마법이지?’
가장 중요한 것, 그것은 바로 마법진의 마법이 무엇이냐는 것이었다. 어떤 마법인지 알아야 어떻게 행동 할 지 정하지 않겠는가? 그러나 하피르의 생각은 그리 오래 이어지지 않았다.
“어?”
“헉!”
바로 마법진이 활성화 됐기 때문이었다.
‘메테오?’
메테오, 마법진의 마법은 바로 메테오였다. 하늘에 떠있는 다섯 개의 마법진에서 거대한 운석이 모습을 드러내 낙하하기 시작했다.
‘이런 미친!’
빠르게 낙하하는 운석을 보며 하피르는 속으로 욕을 내뱉고 재빨리 입을 열어 외쳤다.
“모든 신력을 쏟아 부어 보호막을 만드세요!”
하피르의 외침에 웅성이던 사제와 몽크들이 기도를 외우기 시작했고 곧 사제와 몽크들의 몸에서 새하얀 빛이 뿜어져 나와 징벌군을 감싸는 거대한 보호막으로 변했다.
성기사들 역시 놀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성기사들 역시 제각기 신력을 발휘해 보호막에 방어력을 높였다.
‘다행이군.’
운석이 다섯 개나 되기는 하지만 보호막으로 충분히 막을 수 있다. 하피르는 안도의 표정으로 보호막에서 시선을 돌려 운석을 보았다.
‘드래곤인가?’
누가 이런 마법을 펼친 것일까? 드래곤일까?
‘그래, 명후 그자 드래곤과도 관련이 있다고 했지.’
이곳에 오기 전 정보를 받았다. 그리고 그 정보에는 명후가 여러 드래곤들과 친분이 있다고 했다. 이 마법진은 그 드래곤들이 만든게 분명했다.
‘과연 대륙을 멸망으로 인도할 자.’
드래곤들을 동원하다니 대단한 인맥이었다. 그렇게 하피르가 생각하는 사이 첫 번째 운석이 보호막에 작렬했다.
쾅!
굉음이 울려퍼지며 보호막이 크게 흔들렸다. 역시나 하피르의 예상대로 보호막은 깨지지 않았다.
“…?”
그러나 하피르는 당황 할 수밖에 없었다.
‘금?’
선명해야 할 보호막에 무수히 많은 금이 나타났기 때문이었다. 보호막에 금이 나타났다는 것은 보호막의 수명이 거의 다 했음을 의미했다.
‘…이제 한 개인데?’
문제는 운석을 전부 막아서 그런 게 아니라 것이었다. 단 한 개만을 막았을 뿐이다. 아직 4개의 운석이 남아 있었다.
“…”
하피르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
“…”
그것은 다른 이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하피르를 포함한 징벌군은 그저 말없이 금이 간 보호막과 그 위로 떨어지는 두 번째 운석을 볼 뿐이었다.
쾅! 쩌저정!
이내 두 번째 운석이 작렬했고 보호막은 파괴되어 사라졌다. 한 방에 금이 쩍쩍 나타났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다시 보호막을…”
아직 운석 3개가 남아 있었다. 보호막을 다시 만들어야 된다. 그러나 하피르는 입을 열자마자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보호막을 만들기 위해서는 사제와 몽크, 성기사들의 신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사제와 몽크, 성기사들은 현재 탈진 상태였다. 방금 전 보호막을 만드는데 모든 신력을 쏟아 부은 것이다.
‘아탁샤시어..’
하피르는 끝났음을 직감했다.
쾅!
그리고 이내 세 번째 운석이 작렬했다.
* * * *
레퓨렘은 원하고 있다. 신성 제국에서 온 몽크, 사제 등 병력들이 전부 죽기를. 레퓨렘의 부탁대로 신성 제국의 병력을 섬멸하라.
[사제 : 5980 / ????]
[몽크 : 2990 / ????]
[성기사 : 4985 / ????]
[기사 : 4995 / ????]
[병사 : 20000 / ????]
퀘스트 난이도 : S
퀘스트 보상 : ???
“와.”
퀘스트를 확인 한 명후는 감탄을 내뱉었다.
“엄청 많아보이긴 했는데..”
신성 제국에서는 정말 많은 병력들을 보냈다. 얼만지 가늠하기가 힘들 정도로 그 수가 어마어마했다.
“다 합쳐서 얼마야?”
명후는 방금 전 운석으로 잡은 신성 제국의 병력이 얼마인지 셈 했다.
“3만 9천 정도네.”
셈을 끝낸 명후는 고개를 절래절래 가로저었다. 운석에 사망한 신성 제국의 병력은 무려 4만에 가까웠다.
“근데 이걸로 끝인가?”
명후는 퀘스트 창을 닫으며 생각했다. 이걸로 신성 제국의 병력은 끝이 난 것일까?
“더 있어도 상관은 없지만.”
물론 더 있다고 해도 상관은 없었다. 쿨타임을 기다렸다가 운석을 한 번 더 날려주면 되기 때문이었다.
“근데 확실히 운석이 사기긴 사기야..”
명후는 방금 전 신성 제국의 병력이 있던 곳, 그러니까 운석이 작렬한 곳을 보았다. 모든 것이 사라져 있는 광경을 보니 절로 운석의 위엄을 느낄 수 있었다.
잠시동안 운석이 만들어 낸 광경을 지켜보던 명후는 인벤토리를 열었다. 그리고 왕궁 워프 스크롤을 꺼냈다.
이곳에 온 목적은 신성 제국의 병력을 섬멸하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그 목적을 달성 한 지금 이곳에 남아 있을 이유가 없었다. 워프 스크롤을 꺼낸 명후는 일말의 망설임 없이 스크롤을 사용했다.
* * * *
“그게 무슨 소리야?”
하들 후작이 물었다. 후작의 표정에는 당황함이 가득 차 있었다.
“신성 제국의 병력이 사라져?”
당황함이 가득 찬 이유, 그것은 바로 신성 제국의 병력들이 사라졌기 때문이었다. 문제는 그냥 사라진 게 아니라는 것이었다.
“예, 남아 있던 인원을 제외 모든 인원이 사망했습니다.”
출정한 병력이 사라졌다는 것, 그것이 의미하는 것은 죽음이었다.
“아니, 어떻게 그 많은 인원이…”
하들 후작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분명 4만에 가까운 인원이 출정했다. 그런데 어떻게 그 많은 인원이 죽었단 말인가?“출발 한 지 얼마나 됐다고!”
출정한지 오랜 시간이 지났더라면 충분히 이해 할 수 있다. 그러나 출정한지 오랜 시간이 지난 것도 아니다. 하루도 지나지 않았다. 즉, 하루도 지나지 않아 4만의 병력이 전부 죽음을 맞이한 것이다.
“…메테오 마법이라고 합니다.”
하들 후작의 성난 목소리에 보고를 하고 있던 칼투라 성의 성주 페온은 조심스레 입을 열어 말했다.
“메테오?”
“예, 신성 제국의 병력들이 죽은 건 다섯 번의 메테오 마법 때문이라고 합니다.”
“…”
페온의 말에 하들 후작은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메테오가 다섯 번이나?’
메테오는 쉽게 사용 할 수 있는 마법이 아니다. 누구나 사용이 가능 한 마법이라면 진즉 대륙은 멸망했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 엄청난 마법이 다섯 번이나 사용됐다니?
신성 제국의 병력들이 사라진 건 이해가 갔다. 메테오가 그것도 다섯 번이나 시전 됐으면 살아 남을 수 있는 인간은 없다.
‘도대체 누가 개입을 한거지?’
메테오를 시전 한 존재가 궁금했다. 인간은 아니다. 메테오를 다섯 번이나 시전 할 정도의 마법사가 있다는 소리는 듣지 못했다.
‘드래곤? 아니, 드래곤이라고 해도..’
드래곤이 떠올랐지만 메테오는 드래곤이라고 해도 마나가 어마어마하게 들기에 쉽게 사용 할 수 있는 마법이 아니었다.
‘그래, 그러고보니.’
예전에 보았던 정보가 떠올랐다.
‘힘 왕국의 수호룡들!’
힘 왕국을 수호하는 수호룡들이 한 짓이 분명했다.
‘수가 다섯이라고했지.’
수호룡들의 수는 총 다섯이었다. 그리고 이번에 떨어진 운석도 총 다섯이었다. 다섯 수호룡과 다섯 운석. 수호룡들이 한 짓이 확실했다.
“…어떻게 할까요? 출정을 보류 할까요?”
생각에 잠겨 있던 하들 후작은 페온의 말에 생각을 끝내고 입을 열었다.
“일단 출정은 보류하도록 하지. 보고는.. 내가 알아서 하겠네.”
“예, 후작님. 그럼 전 이만.”
페온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인사와 함께 집무실 밖으로 나갔다. 그렇게 페온이 나가고 하들 후작은 서랍을 열어 수정구를 꺼냈다.
“후우..”
어떻게 보고를 해야 될까? 하들 후작은 수정구를 보며 깊은 한숨을 내뱉었다.
============================ 작품 후기 ============================
불금이네요.
기분 좋은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