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ength Master RAW novel - Chapter 578
00578 94. 벌 =========================================================================
“날 부른 이유는?”
얼마 뒤, 파타는 귓가에 들려오는 목소리에 재빨리 뒤로 돌아섰다. 그리고 파타는 볼 수 있었다. 호리호리한 체형을 가지고 있는 20대 초반의 남성을.
“키페리누스님이십니까?”
파타는 남성에게 물었다. 그리고 파타의 물음에 키페리누스는 말 대신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답을 대신했다. 키페리누스가 고개를 끄덕이자 파타는 이어 말했다.
“현재 알리온 왕국을 이끌고 있는 파타 알리온 이라고 합니다. 제가 키페리누스님에게 연락드린 이유는 한 가지 부탁을 드리기 위해서입니다. 현재 저희 알리온 왕국은 근처에 있는 힘 왕국이라는 국가와…”
그러나 파타는 말을 끝까지 할 수 없었다.
스윽
키페리누스가 손을 들어 말을 끊었기 때문이었다.
“…?”
파타는 의아한 표정으로 키페리누스를 보았다. 그리고 파타의 말을 끊은 키페리누스가 손을 내리며 입을 열었다.
“용건만.”
“…아.”
어째서 키페리누스가 말을 끊은 것인지 알게 된 파타는 탄성을 내뱉었다. 그리고는 이어 본론으로 들어갔다.
“힘 왕국의 수호룡…”
그러나 이번에도 역시 파타는 말을 끝까지 하지 않았다. 키페리누스가 말을 끊어서 그런 것은 아니었다. 이번에는 파타 본인이 말을 끊었다.
‘잠깐.’
문득 떠오른 생각 때문이었다.
‘굳이 수호룡만 처리해 달라 할 필요가 있나?’
수호룡을 처리하기 위해 키페리누스를 부른 것이다. 그러나 굳이 수호룡만 처리해 달라고 할 이유가 있을까?
‘30년에 한 번인데.’
이번에 부탁을 하면 앞으로 30년 간 부탁을 할 수 없다.
‘그래.’
생각을 마친 파타는 다시 입을 열었다.
“힘 왕국을 멸망시켜 주실 수 있으신가요?”
수호룡을 죽인다고 해서 지금 문제가 해결 되는 것은 아니었다. 문제가 해결되기 위해서는 힘 왕국 자체가 멸망해야 된다.
그리고 키페리누스에게 할 수 있는 부탁은 단 한 번이었고 수호룡을 처리해 달라는 것보다 힘 왕국의 멸망을 부탁하는 것이 더욱 효율적이었다. 힘 왕국의 멸망에는 수호룡의 처리 역시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었다.
* * * *
여관 ‘나그네들의 바람’.
“하암.”
카운터에 앉아 있던 여관 주인은 하품을 내뱉었다.
“빨리 축제가 시작되어야 할텐데.”
하품을 내뱉은 여관 주인은 여관 내부를 둘러보며 중얼거렸다. 현재 여관에는 단 한명의 손님도 없었다.
텅텅 비어 있었다. 하루하루 파리만 날리고 있을 뿐이다. 그럼에도 여관을 접지 못하는 이유, 그것은 바로 하피르 축제 때문이었다.
하피르 축제, 1년에 한 번 열리는 대축제였다. 이 축제 기간 동안에는 수많은 이들이 여관을 찾는다. 지금은 텅텅 비어 있지만 축제 기간이 되면 방이 모자라 증축을 고민해야 될 정도로 많은 이들이 찾아온다.
끼이익
바로 그때였다. 축제 기간에 얼마나 많은 손님들이 올까 행복한 상상을 하던 여관 주인은 문 열리는 소리에 고개를 돌려 입구를 보았다. 그리고 문을 열고 들어온 40대 중년의 남성을 볼 수 있었다.
‘손님!’
아는 이가 아니었다. 낯선 이었다. 낯선 이라는 것은 손님이라는 것을 의미했고 여관 주인은 재빨리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나 자리에서 일어난 여관 주인은 자리에서 일어나자마자 미간을 찌푸릴 수밖에 없었다.
스아악
목에 걸려 있던 목걸이에서 초록빛이 뿜어져 나왔기 때문이었다. 초록빛, 이것이 의미하는 것을 여관 주인은 아주 잘 알고 있었다.
“하아.”
여관 주인은 깊게 한숨을 내뱉었다. 그리고 이어 여관으로 들어와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중년의 남성에게 말했다.
“영업 안합니다.”
“…뭐야? 영업을 안해?”
중년 남성은 여관 주인의 말에 인상을 쓰며 반문했다.
“네.”
여관 주인은 중년 남성의 반문에 재차 말했다.
“오늘부로 폐업입니다.”
그리고 이어 여관 주인은 손을 들어 중년 남성에게 손을 내저었다.
“뭐, 이딴!”
중년 남성은 여관 주인 아니, 알리온 왕국의 수호자 키페리누스의 축객령에 성난 목소리로 외치며 그대로 뒤로 돌아 나갔다.
“70년 만인가.”
키페리누스는 중년 남성이 나가 다시 텅텅 비게 된 여관 내부를 둘러보며 중얼거렸다. 그리고는 이어 약속의 장소로 워프했다.
스아악
‘저 놈인가?’
약속의 장소에 도착함과 동시에 키페리누스는 중앙에서 얼쩡거리고 있는 한 사내를 볼 수 있었다.
‘저 놈이군.’
키페리누스는 자신이 수호자로 있는 알리온 왕국의 왕가에 피의 각인을 했다. 즉, 알리온 왕국의 왕족인지 아닌지 알 수 있고 현재 사내에게서는 그 각인이 느껴지고 있었다.
“날 부른 이유는?”
왕족인 것 까지 확인을 했으니 키페리누스는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쓸 때 없이 이야기가 길어지는 것은 원치 않았기에 무엇을 해야 되는지만 간단히 들었다.
“왕국의 멸망이라..”
역시나 간단한 부탁은 아니었다. 한 왕국의 멸망을 원하고 있었다.
“힘 왕국이라고 했나?”
키페리누스는 사내에게 물었다.
“예.”
“나는 수호자다. 왕국을 지켜주는 존재이지 전쟁에 쓰이는 존재가 아니야.”
수호자는 말 그대로 왕국을 지켜주는 존재였다. 다른 국가를 침략하는데 쓰이는 존재가 아니었다.
“…”
사내는 키페리누스의 말에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그런 사내를 보며 키페리누스는 이어 말했다.
“물론 그 국가가 왕국에 해가 된다면 문제없지.”
“그 말씀은!”
키페리누스의 말에 사내가 놀란 듯 외쳤다.
“앞으로 30년이다.”
사내의 외침에 키페리누스는 미소를 지은 채 답하고 다시 워프했다. 워프 목적지는 알리온 왕국의 대표 정보 길드 ‘알바온의 그림자’의 길드 마스터인 하리프의 방이었다.
힘 왕국을 멸망 시켜달라는 부탁을 받았지만 키페리누스는 힘 왕국에 대한 정보를 단 하나도 알지 못한다. 이곳에 온 이유는 힘 왕국의 정보를 얻기 위함이었다.
툭툭
키페리누스는 발을 들어 침대에 골아 떨어져 있는 하리프를 건드렸다.
“아이씨, 누구…”
곤히 잠을 자고 있던 하리프는 자의가 아닌 타의에 잠에서 깨자 인상을 찌푸린 채 자신을 깨운이가 누구인지 확인했다.
“헉!”
그리고 키페리누스를 본 하리프는 매우 놀란 표정으로 재빨리 침대에서 일어났다. 침대에서 일어난 하리프는 재빨리 몸을 낮춰 엎드리며 키페리누스에게 인사했다.
“알바온님을 뵙습니다!”
키페리누스는 알바온이라는 호칭에 과거를 회상했다. 참으로 재미있던 시절이었다. 잠시 동안 회상을 한 키페리누스는 하리프에게 말했다.
“힘 왕국의 정보를 가져와.”
“힘 왕국의 정보를요?”
“그래, 그리고 두 번 말하게 하지마.”
“…옙!”
하리프는 키페리누스의 말에 답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잠시만 기다려 주시면 모든 정보를 가지고 오겠습니다.”
자리에서 일어난 하리프는 방에서 나갔다. 그렇게 하리프가 나가고 키페리누스는 하리프가 정보를 가지고 돌아올 때까지 의자에 앉아 기다렸다.
끼이익
얼마 뒤, 하리프가 돌아왔다. 하리프의 두 손에는 정보가 적혀 있는 서류들이 가득 들려 있었다. 방으로 들어온 하리프는 키페리누스 앞에 서류들을 내려놓았다. 그리고 키페리누스가 정보를 확인 할 수 있게 한걸음 뒤로 물러섰다.
“…”
키페리누스는 앞에 놓인 서류를 들었다. 그리고 천천히 서류를 읽어 내려가며 힘 왕국의 정보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서류는 많았다. 인간이라면 정말 오랜 시간이 걸릴 정도의 양이었다. 그러나 키페리누스는 인간이 아니었다. 정보를 확인하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이것 밖에 없나?’
오히려 적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실제로 적었다. 서류의 양은 많았지만 중요한 정보라 할 수 있는 고급 정보들이 많이 없었다.
“이게 다야?”
키페리누스는 마지막 서류를 내려놓고 하리프에게 물었다. 그럴 리는 없겠지만 혹시나 가져오지 않은 누락 된 정보가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예.”
하리프는 키페리누스의 눈치를 살피며 조심스런 목소리로 답했다.
“힘 왕국의 녀석들이 만만치가 않아 저희 정보원들 역시 많은 피해를 입은 상황입니다. 아무래도 고급 정보를 얻는데에는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습니다.”
변명이었다.
“흐음.”
키페리누스는 하리프의 변명에 침음을 내뱉었다. 그 침음에 하리프는 침을 꼴깍 삼키며 긴장한 표정으로 키페리누스의 눈치를 살폈다.
스윽
하리프가 눈치를 살피든 말든 관심 없던 키페리누스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다음에는 그런 변명을 듣지 않았으면 좋겠군.”
키페리누스가 ‘알바온의 그림자’를 이끌 당시 변명이란 것은 존재하지 않았다. 어떤 수를 쓰더라도 임무를 수행했고 정보를 구했다.
“…예, 명심하겠습니다.”
하리프는 키페리누스의 말에 두려움 가득 한 표정으로 답했다. 그렇게 하리프의 답을 들은 키페리누스는 다시 워프를 시전했다.
“이곳인가.”
워프 목적지는 방금 전 서류에서 보았던 힘 왕국의 마을 중 하나인 ‘힘스물셋’이라는 곳의 근처였다.
“다섯이라고 했지.”
방금 전 하리프에게 받은 정보에는 힘 왕국의 수호자가 다섯이 있다는 정보도 있었다. 물론 자세한 정보는 아니었다. 그들이 용이라는 것만 쓰여 있을 뿐이었다. 어떤 능력을 가지고 있는 지 이름은 무엇인지 그 어느 것 하나 알려진 게 없었다.
“오랜만에 힘 좀 쓰겠어.”
물론 상관 없었다. 용이란 것 그 정보로도 모자람이 없었다. 비록 수가 다섯이긴 했지만 키페리누스는 자신 있었다.
“불러야겠군.”
키페리누스가 하려는 일, 그것은 바로 가장 귀찮은 존재라 할 수 있는 수호룡들을 처치하는 것이었다.
스윽
힘 왕국의 수호자인 용들을 부르기로 결정 한 키페리누스는 손을 들었다. 그리고 마나를 응축해 터트렸다.
스아아악!
거대한 마나의 파장이 퍼져나갔다. 키페리누스가 마나를 응축해 터트린 이유, 그것은 바로 용들을 부르기 위함이었다.
키페리누스는 용들이 어디에 있는 지 알 지 못한다. 즉, 키페리누스가 용들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용들을 불러야 했고 그 방법으로는 지금처럼 거대한 마나의 파장으로 호기심을 자극 하는 것이 최고였다.
오지 않을 가능성은 0에 가까웠다. 그도 그럴 것이 수호하는 국가의 영토에서 일어난 파장인데 오지 않을 리 없었다.
“지금쯤이면 와야 정상인데.”
그러나 키페리누스는 자신의 생각이 틀린 것인가? 라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다. 충분한 시간이 흘렀는데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설마 수준이 낮은건가?”
혹시나 방금 전 마나의 파장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수준이 낮은 것일까?
“그정도 수준이라면 굳이 먼저 처리 할 필요도 없겠는데.”
만약 그런 것이라면 굳이 먼저 잡을 필요가 없었다.
스아악
바로 그때였다.
“왔군.”
주변에서 느껴지는 마나에 키페리누스는 기다리던 이들이 도착했음을 알 수 있었다.
“…여섯?”
그리고 곧 시야에 들어 온 이들을 보고 키페리누스는 미간을 찌푸렸다. 그도 그럴 것이 힘 왕국의 수호룡들은 총 다섯이었다. 그런데 지금 나타난 이들은 여섯이었다.
“하나가 더 있던 건가?”
혹시나 알려지지 않은 수호자가 하나 더 있던 것일까? 그렇게 키페리누스가 의아해 하던 그 때 나타난 여섯 중 하나가 입을 열었다.
“야, 너도 신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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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빼로 데이네요.
흐핳…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