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ength Master RAW novel - Chapter 602
00602 98. 신들의 무덤 =========================================================================
‘죽어?’
문득 떠올랐지만 아닐 것이라 생각했다. 일어 날 수 없는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신이?’
신이 누구인가? 같은 유저여도 격이 다른 존재들인 랭커, 그런 랭커들이 힘을 합쳐 달려들어도 손짓 한 방에 날려 보내는 존재가 바로 신이다.
그런 신이 죽었다. 그것도 같은 신에게 죽은 것이라면 문제가 없었겠지만 같은 신에게 죽은 것도 아니었다.
‘그것도 유저한테?’
유저, 신이 아닌 유저에게 죽었다.
‘혼자서?’
김도현은 남은 채팅을 확인했다.
-윤석현 : 뭐? 신이 죽어?
-양지수 : 거짓말!
-차기원 : 재미있는 농담이었다.
-김창석 : 아니, 진짜라니까요? 진짜 신 죽었어요!
-윤석현 : 야, 미친놈아. 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 랭커들이 수백 달려들어도 손짓 한, 두방이면 끝나는데. 무슨 수로 유저가 그것도 혼자서 신을 죽이냐?
-김창석 : 아놔, 진짜야! 내기 할래?
-윤석현 : 그래, 새꺄! 1만 골드 빵이다. 콜?
-김창석 : 콜! 기원이형, 지수누나 둘이 증인이에요!
-차기원 : 그래
-윤석현 : 1만골드 준비해. 저번처럼 안 봐주고 꼭 받는다!
-양지수 : 석현아.
-윤석현 : 네, 누나.
-양지수 : 지금 공식홈페이지 들어가봐.
-윤석현 : 공홈이요?
-윤석현 : 창석아.
-김창석 : 우편으로 보내라.
-윤석현 : 미안..
-김창석 : 아냐, 내가 더 미안하지. 1만 골드면 얼마야.. 이거 저희 조만간 회식 한 번 해야 되겠는데요?
-차기원 : 오, 창석이 쏘는 거냐?
-김창석 : 당연히 쏴야죠! 꽁돈인데!!
-양지수 : 창석아! 꽁돈 생겼는데 스킬북 선물 콜?
-김창석 : 콜입니다. 누님, 뭐 필요하신 스킬북 있으세요?
-윤석현 : 아, 형누님들!
.
.
.
채팅을 마저 읽은 김도현은 핸드폰을 내려놓았다. 그리고 바로 컴퓨터 앞으로 다가가 브라우저를 켰다.
‘벌써 실시간 검색어까지?’
김도현은 브라우저의 기본 사이트를 인터넷 검색 포탈 1위인 영원으로 해놓았고 실시간 검색어를 확인 할 수 있었다.
10개의 실시간 검색어는 어제 스캔들이 터진 두 연예인의 이름을 제외하고는 전부 ‘전설’과 연관되어 있었다.
실시간 검색어를 확인 한 김도현은 바로 ‘전설’의 공식 홈페이지로 들어갔다. 엄청난 접속량 때문일까? 홈페이지 로딩 속도가 평소보다 느렸다.
김도현은 홈페이지가 로딩되자마자 바로 게시판을 확인했다. 이번 발렌과 신성 제국의 전쟁 때문에 신설 된 전쟁 게시판이었다.
제목 : 뭐냐? 신이 뒤짐? 진짜?
제목 : 와, 시발 신이 뒤졌어?
제목 : 대박이다. 신이ㅋㅋㅋㅋㅋㅋㅋㅋ
제목 : 신을 누가 죽인거야? 진짜 유저가 죽인거냐?
제목 : 진짜냐? 진짜 뒤진거야? 신이?
제목 : 발렌에서 신을 잡아? 이제 신성제국 망테크냐?
제목 : 야, 혼자서 신 잡았다며? 어떻게 잡은거야? 본 사람 없냐?
제목 : 얼마나 했으면 신을 잡는거야! 대박이다.
제목 : 실은 내가 죽였다. 신 잡는 공략 알려준다!
제목 : 오늘부터 수련 들어간다. 신을 혼자 잡을 수 있을 때까지!
.
.
게시판은 역시나 난리가 난 상태였다. 올라오는 모든 글들이 신의 죽음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새로고침을 누를때마다 수십개의 글이 올라올 정도로 유저들의 관심은 어마어마했다.
“…”
김도현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반복적으로 새로고침을 누르며 올라오는 글들을 확인 할 뿐이었다.
“왜..”
글을 확인하던 김도현이 이내 입을 열었다.
“아무도 의문을 갖지 않는거지?”
신이 죽었다. 그것도 유저에게 죽었다. 여럿에게 죽은 것도 아니고 단 한명, 한명에 의해 신이 죽었다.
그런데도 의문을 갖는 유저는 없었다. 전부 신이 죽었다는 것, 유저에게 죽었다는 것, 어떻게 죽인 것인지에 대해서만 이야기하고 있었다.
“…”
김도현은 다시 입을 다물었다.
“쩔어.”
그리고 활짝 미소를 지으며 중얼거렸다.
“미친! 신을 잡을 수 있다니!”
신을 사냥하는 것, 상상 속에서만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했다. 아니, 실제로 일어난다고 해도 엄청난 시간이 흘러야 될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 그 일이 일어나 버렸다.
“그 유저는 도대체 누구지?”
도대체 누구일까? 신을 홀로 사냥한 유저의 정체가 김도현은 너무나도 궁금했다. 자신보다 나은 유저, 보통의 경우라면 질투를 했겠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질투를 하기에는 너무나도 차이가 컸다. 압도적인 차이, 그 차이가 질투 대신 존경을 불러왔다.
“와, 진짜 한없이 강해질 수 있는거구나.”
김도현은 온몸을 채우는 흥분에 쾌감을 느끼며 계속해서 게시판들을 돌아다녔다. 그리고 곧 하나의 정보를 발견 할 수 있었다.
“이 사람이라고?”
현재 가장 핫한 유저, 신을 죽인 유저의 캐릭터명이었다.
“잠깐. 이 사람은.”
김도현 역시 알고 있는 캐릭터명이었다. 모를 수가 없었다. 신을 죽인 유저 유저가 나타나기 전 가장 유명세를 떨친 유저인데 모르려야 모를 수 없었다.
“힘 왕국의 왕이잖아! 동일인물이라고?”
신을 죽인 유저가 나타나기 전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힘 왕국의 왕. 그런데 신을 죽인 유저가 힘 왕국의 왕이었다.
“카더라긴 하지만.”
물론 확실한 정보는 아니었다. 흔히 보이는 카더라 통신이었다.
“나라를 세울 정도라면 가능성이 상당하지.”
하지만 가능성이 꽤나 있는 카더라 통신이었다.
* * * *
‘시발, 쩐다!’
발렌 소속으로 전쟁에 참여한 카튜는 엎드린 채 전방을 주시하고 있었다. 전방에서는 전투가 벌어지고 있었다. 아니, 전투가 아니었다.
퍽!
‘와, 피의 궁수를 저렇게 쉽게 죽이다니.’
일방적 학살이었다.
‘랭커인가?’
랭커가 분명했다. 랭커가 아니고서야 지금의 상황은 일어 날 수 없는 일이었다.
‘다음은?’
카튜는 궁금했다. 랭커에게 죽음을 맞이할 다음 존재가 누구인지.
[산과 풍요의 신 코르다니스가 현신하였습니다.]
[신성 제국 소속 유저들은 피해를 10% 덜 받습니다.]
그리고 궁금함을 느끼던 그때 메시지가 나타났다.
‘어?’
메시지를 본 카튜는 당황했다.
‘시, 신?’
신이 등장했다. 당황해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도망치기에는 늦은 것 같은데.’
목책성까지의 거리는 너무나도 멀었다. 지금 도망친다고 해도 성에 도착하기 전 신에게 죽고 말 것이다.
‘로그아웃?’
도망을 칠 수 없다면 사라지는 방법이 있었다. 바로 로그아웃, 로그아웃을 한다면 신에게 죽지 않아도 된다.
‘아니야, 이런 곳에서 로그아웃 하는 건.’
로그아웃은 좋은 방법이 아니었다. 죽음을 잠시 미루는 것 뿐이다. 지금 있는 곳은 전장의 중심, 다시 로그인을 하면 죽고 말 것이다.
‘응?’
어떻게 해야 되나 고민을 하던 카튜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분명 도망을 치려했던 신성제국의 유저 하나가 랭커에게 달려들었기 때문이었다.
‘신이 나타나서 그런가?’
신이 나타난 지금 랭커 역시 별 수 없이 퇴각을 해야 된다. 그것을 노리고 달려 든 것이 분명했다.
‘아니다, 시간을 끄는거야!’
거기다 단순히 랭커를 노린 게 아니었다. 신성 제국의 유저는 랭커를 직접 쓰러트릴 생각이 없었다. 시간, 시간을 끌 생각이었다. 신이 랭커를 죽일 시간을.
‘어?’
하지만 그 순간 카튜는 다시 한 번 고개를 갸웃거렸다.
‘뭐야? 블링크?’
적당히 벌어져 있던 거리. 그 거리를 랭커가 단숨에 좁혔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신이 도착 할 때까지 시간을 벌려 했던 유저는 그대로 랭커에게 죽음을 맞았다.
‘하지만.’
유저를 죽이긴 했지만 좋은 선택이 아니었다. 방금 전 유저를 죽이기 위해 랭커는 앞으로 이동했기 때문이었다.
‘어차피 죽을 생각이었나?’
아무래도 랭커는 죽을 생각이 분명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앞으로 이동해 신에게 가까워 질 이유가 없었다.
‘저 랭커라면..’
카튜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느정도 버틸 가능성도 있어!’
혹시나 도망 갈 시간을 벌어 줄 수도 있다. 카튜는 도망을 치기 위해 랭커에서 시선을 돌려 뒤로 돌아섰다.
‘…어?’
그러나 뒤로 돌아 선 카튜는 움직일 수 없었다.
‘방금..’
분명 랭커 앞에 무언가 나타났다. 그리고 그 무언가는 유저가 아니었다. 머리 위에 아무런 마크도 떠 있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신!’
신, 랭커 앞에 나타난 무언가는 신이 분명했다.
쾅!
그리고 이어 굉음이 들려왔다.
‘역시 랭커라도 안 되는건가.’
도망 갈 시간을 벌어주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러나 아무리 랭커라고 해도 신에게 버티는 것은 불가능했다. 신은 신이었다.
‘이렇게 된 김에.’
어차피 죽는다. 카튜는 신이라도 구경하기 위해 다시 뒤로 돌아섰다.
“…어?”
그러나 뒤로 돌아 선 카튜는 당황 할 수밖에 없었다.
‘시, 신이?’
신, 랭커 앞에는 역시나 신이 있었다. 그리고 그 앞에는 랭커가 있었다.
‘쓰러졌어?’
문제는 쓰러진 것이 신이라는 점이었다. 신은 쓰러져 있었고 랭커는 당당히 서 신에게 지팡이를 휘두르고 있었다.
‘신이 아닌가?’
말이 되지 않는 상황이었다. 신이 유저에게 맞고 있다니? 혹시나 지금 유저에게 맞고 있는 존재는 신이 아닌 것일까?
‘하지만..’
그러나 머리 위에 아무런 마크가 없는 것, 그것은 쓰러진 존재가 분명 산과 풍요의 신 코르나디스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었다.
‘이게..’
카튜의 머릿속이 새하얗게 변하기 시작했다.
‘도대체 뭐야?’
새하얗게 변한 카튜의 머릿속에는 단 하나의 생각만이 맴돌고 있었다.
‘저 유저는.’
* * * *
[산과 풍요의 신 코르나디스가 소멸합니다.] [명성 1억이 상승합니다.] [현재 누적 명성 등급 : D] [신들이 코르나디스의 소멸을 알게 되었습니다.] [몇몇 신들이 크게 분노합니다.] [공헌도가 1억 상승하였습니다.] [레벨 업!] [레벨 업!] [레벨 업!] ..
무수히 나타나는 메시지를 보며 명후는 생각했다.
‘공헌도도 1억이나 주는구나.’
앞서 죽인 신들이 있었기에 명성은 이미 예상했다. 그러나 공헌도가 1억이나 오를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았었다. 명후는 퀘스트 창을 열어 공헌도를 확인했다. 말도 안 되게 상승한 공헌도를 보니 절로 웃음이 나왔다.
“수집.”
공헌도를 확인 한 명후는 퀘스트 창을 닫았다. 그리고 이어 수집을 시전하여 코르나디스가 드랍 한 아이템들을 습득했다.
[코르나디스의 신발을 습득하셨습니다.] .
.
코르나디스가 드랍 한 아이템들을 습득 한 명후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끙.’
주변에는 몇몇 유저들이 당황스런 표정으로 명후를 바라보고 있었다. 명후는 그런 유저들의 시선을 느끼며 생각했다.
‘다음 지역으로 가야 되나?’
유저들은 현재 당황해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아주 잠깐 일 것이다. 이제 곧 유저들은 정신을 차릴 것이다.
그리고 생각을 행동으로 보일 것이다. 그 행동에는 명후가 꺼려하던 귀찮음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았다.
‘어차피 신도 잡았고.’
1지역에 나타나는 신은 코르나디스 하나가 아니었다. 하지만 코르나디스가 죽은 지금 다른 신들이 나타날 리 없었다.
‘그래, 다음 지역으로 가자.’
명후는 정신을 차린 유저들 중 몇몇이 귀찮게 하기 전 다음 지역으로 넘어가기로 결정 내렸다.
그리고 바로 그때였다.
[폭풍의 신 카릿이 현신하였습니다.] [신성 제국 소속 유저들은 이동속도가 10% 증가합니다.] -인간 녀석! 감히 나의 코르나디스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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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금요일 보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