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ength Master RAW novel - Chapter 605
00605 98. 신들의 무덤 =========================================================================
헤론은 그 자신감을 무참히 부수고 후회하게 만들어 줄 생각이었다.
“후우.”
미친듯이 달리던 헤론이 이내 목적지에 도착하고 걸음을 멈췄다. 그리고 전방에 있는 문을 보며 헤론은 거칠어진 숨을 고르기 시작했다.
저벅저벅
숨을 고른 헤론은 문 앞으로 다가갔다.
똑똑
“베알님, 헤론입니다.”
그리고 노크와 함께 방안에 있는 가린 왕국의 수호자 베알을 불렀다.
끼이익
안에서는 아무런 말도 들려오지 않았다. 대신 방에 있던 가린 왕국의 수호자 베알이 직접 문을 열었다.
베알은 참으로 창백한 피부를 가지고 있었다. 처음 보는 이라면 분명 베알이 어딘가 병에 걸린게 아닐까 생각을 할 정도로 창백했다.
그러나 베알의 눈빛은 전혀 병든 이의 눈빛이 아니었다. 강렬 아니, 강렬하다는 말로 부족 할 정도로 사납고 억셌다.
“무슨 일이지?”
“그게..”
베알의 물음에 헤론은 말끝을 흐리며 뒤쪽을 힐끔 거렸다. 그런 헤론의 반응을 보며 베알이 말했다.
“일단 들어와.”
그리고 옆으로 비켜섰다.
“가, 감사합니다!”
베알이 비켜서자 헤론은 감사의 인사와 함께 재빨리 방으로 들어갔다. 헤론이 방으로 들어왔음에도 베알은 문을 닫지 않았다. 그렇다고 헤론을 보고 있는 것도 아니었다. 베알은 헤론이 지나쳐 왔던 통로를 응시하고 있었다.
“누구한테 쫓기고 있는건가?”
통로를 응시하던 베알이 이내 문을 닫고 헤론에게 물었다.
“…예.”
베알의 물음에 헤론은 고개를 끄덕이며 답하기 시작했다.
“현재 힘 왕국의 왕자 … 부탁드립니다.”
“흐음.”
헤론의 말이 끝났고 베알은 침음을 내뱉었다.
“그 나이의 그런 강함이라 흥미로운 인간이군.”
참으로 흥미를 돋우는 인간이었다.
“좋아, 그 부탁 들어주지.”
베알은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가, 감사합니다!”
헤론은 베알의 답에 엎드려 절하며 감사를 표했다.
“일어나.”
베알은 헤론에게 말했다.
“녀석인지 아닌지 확인을 해줘야겠어.”
그리고 이어 문을 바라보며 말했다.
“…?”
헤론은 그런 베알의 말에 의아한 표정을 지었고 베알이 손을 휘저었다.
끼이익
그러자 문이 열렸고 헤론이 지나왔던 통로가 보였다.
“…헉!”
자신이 지나온 통로를 본 헤론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헤론이 놀란 이유, 그것은 바로 누군가 다가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저 녀석이야?”
베알이 물었다.
“…네, 저 아이가 바로 힘 왕국의 왕자 입니다!”
헤론은 재빨리 자리에서 일어났다.
“여기에서 기다리고 있어.”
베알은 헤론에게 말하며 방에서 나갔다. 그리고 문을 닫은 뒤 베알은 다가오는 힘 왕국 왕자에게 말했다.
“꼬마야, 잠깐.”
저벅!
다행이도 힘 왕국의 왕자는 베알의 말에 걸음을 멈췄다. 힘 왕국의 왕자가 걸음을 멈추자 베알은 이어 물었다.
“네 이름이 라피드니?”
“네, 당신은 누구신가요?”
걸음을 멈춘 채 베알을 응시하던 라피드는 베알의 물음에 답하며 물었다.
“나?”
“네.”
“이 왕국의 수호자.”
답을 마친 베알은 씨익 미소를 지어 주었다.
‘강하군.’
대화를 나누며 베알은 라피드를 탐색 해보았다. 탐색 결과 베알은 한 가지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라피드가 정말 강하다는 것을 쉽게 볼 상대가 아니라는 것을.
“그 말을 믿을 수는 없네요.”
“…?”
베알은 라피드의 말에 미간을 찌푸릴 수밖에 없었다.
“수호자라고 하기에는…”
라피드가 불신 가득 한 표정으로 전신을 훑어보았기 때문이었다.
‘저 자식이!’
베알은 라피드의 눈빛에 담긴 의미를 알고 있었다.
‘날 얕봐?’
라피드는 베알을 가린 왕국의 수호자로 보지 않고 있었다. 같잖음. 라피드의 눈빛에 담긴 것은 같잖음이었다.
“아무래도 계획을 좀 바꿔야겠어.”
베알은 싸늘한 눈빛으로 라피드를 응시하며 말했다.
“제압을 해달라고 했지만.”
헤론은 라피드를 제압해달라고 했다.
“너무 강하니까. 어쩔 수 없이 죽어줘야겠어.”
베알 역시 처음에는 제압 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생각이 바뀌었다. 베알은 라피드를 제압하지 않고 죽이기로 결정했다.
“그렇군요.”
하지만 너무나도 순수하게 고개를 끄덕이는 라피드를 보고 베알은 다시 한 번 미간을 찌푸렸다.
“음…”
라피드가 침음을 내뱉었다.
‘무슨 생각을 하는거지?’
베알은 침음을 내뱉으며 생각에 잠긴 듯 한 라피드를 보며 생각했다.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까?
‘상관없어.’
궁금했지만 베알은 호기심을 지웠다. 이대로 시간을 끌면 끌수록 짜증이 솟구치기 때문이었다.
스윽
베알은 손에 마나를 모으기 시작했다.
“아!”
그리고 바로 그때였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라피드 역시 마나를 느낀 것인지 탄성을 내뱉으며 말했다.
“아버지라면 어떻게 하실 지 생각하고 있거든요.”
‘아버지?’
베알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힘 왕국의 왕?’
라피드는 왕자였다. 왕자의 아버지라면 힘 왕국의 왕을 의미한다. 그런데 지금 그런 생각을 왜 하는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시간을 끌려는 건가?’
혹시나 시간을 끌려고 하는 것일까?
‘됐다.’
라피드가 잠시 멈춰 달라고 했지만 베알은 마나 모으기를 멈추지 않았었다. 어차피 죽일 인간이었다. 말을 들어줄 필요가 없었다. 그리고 충분히 마나가 모이자 생각에 잠겨 있던 베알은 생각을 멈췄다.
스악
생각을 멈춘 베알은 곧장 움직였다. 엄청난 속도로 라피드의 앞에 도착 한 베알은 마나가 가득 모인 손을 라피드에게 뻗었다.
휙!
“…!”
그러나 라피드의 목덜미를 노렸던 베알의 손은 허공을 갈랐다. 공격이 실패 할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던 베알이었다. 놀란 베알은 엄청난 속도로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갔다.
“에이, 잠시 기다려 달라고 말씀드렸는데.”
베알이 물러나자 고개를 살짝 트는 것으로 공격을 피했던 라피드가 고개를 세우며 입을 열었다.
“뭐 저도 생각이 끝났으니.”
그리고 라피드는 웃으며 손을 들었다. 라피드가 손을 들자 베알은 경계의 눈빛으로 라피드를 바라보며 주변의 마나를 확인했다.
“…어?”
그러나 주변의 마나를 확인한 베알은 당황 할 수밖에 없었다.
“마, 말도 안 돼.”
베알은 당황스런 표정으로 고개를 내려 자신의 가슴을 보았다. 뾰족한 검은 가시가 가슴을 뚫고 나와 있었다.
‘언제?’
낌새도 차리지 못했다. 언제 공격을 한 것일까? 그러나 지금 중요한 것은 언제 공격했는지가 아니었다. 서서히 고통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말씀하셨던대로 왕국의 수호자인지 아닌지는.”
그런 베알을 보며 라피드가 말했다.
“안에 있는 그 자에게 물어보도록 하죠.”
어차피 라피드가 쫓던 것은 안에 있는 헤론이었다. 라피드는 주먹을 쥐었다. 그리고 그 순간 베알의 몸 주위로 수많은 마법진이 나타났고 이내 검은 가시들이 튀어나와 베알의 몸을 관통했다.
“…”
그것으로 끝이었다. 베알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말도 안 된다는 이럴 수는 없다는 눈빛을 짓고 있던 베알의 두 눈이 서서히 감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눈이 완전히 감긴 순간 베알의 고개가 떨어졌다.
라피드는 걸음을 옮겨 베알을 지나쳤다. 그리고 문 앞에 섰다. 다행이도 헤론은 어딘가로 도망을 가지 않았다. 아니, 도망을 갈 곳이 없는 것일까?
끼이익
라피드는 바로 문을 열었다. 그리고 라피드는 놀란 표정을 짓고 있는 헤론을 발견 할 수 있었다.
“이제 이야기를 나눠 볼까요?”
헤론을 보며 라피드는 미소를 지었다.
* * * *
“레퓨렘!”
“…?”
레퓨렘은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뒤로 돌아 목소리의 주인공을 확인했다.
“에게레스? 여긴 어쩐일이야?”
목소리의 주인공은 용기와 지혜의 신 에게레스였다.
“그녀석 뭐야?”
에게레스는 레퓨렘의 물음에 답하지 않았다. 답 대신 오히려 레퓨렘에게 물었다.
“누구?”
레퓨렘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다짜고짜 찾아와 그녀석이 누구냐니? 에게레스의 물음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녀석! 네가 보낸!”
“아.”
이어진 에게레스의 말에 레퓨렘은 탄성을 내뱉었다. 에게레스가 말한 그녀석이 누굴 뜻하는 지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명후를 말하는거구나?”
에게레스가 말한 ‘그녀석’, 그녀석은 명후를 가리키는 것이 분명했다.
“그래! 그녀석 도대체 뭐야? 무슨 수를 쓴거야?”
“뭘?”
그녀석이 명후를 뜻하는 건 알았다. 그러나 그걸 알았다고 해서 에게레스의 물음을 이해 한 것은 아니었다.
“뭐가 궁금한건지 정확히 말해.”
레퓨렘은 에게레스에게 말했다. 현재 에게레스는 흥분해 있었다. 정확히 무엇을 궁금해 하는 것인지 말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
에게레스는 레퓨렘의 말에 잠시 말을 멈췄다. 그리고 흥분을 가라앉힌 뒤 생각을 하고 다시 입을 열어 말을 이어 나갔다.
“코르나디스, 카릿이 소멸당했어.”
산과 풍요의 신 코르나디스, 폭풍의 신 카릿이 죽었다.
“그녀석한테.”
그것도 같은 신에게 죽은 게 아니었다. 레퓨렘이 보낸 인간, 명후에게 최후를 맞이했다.
“그건 알지.”
레퓨렘은 고개를 끄덕였다. 레퓨렘 역시 코르나디스와 카릿이 죽은 것은 알고 있었다.
“나도 느꼈으니까.”
에게레스와 마찬가지로 둘의 소멸을 느꼈는데 모를 리 없었다.
“그런데 어떻게 그런 반응이야?”
레퓨렘의 반응에 에게레스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인간이라고, 인간!”
아무리 죽은 코르나디스와 카릿이 적이라고 하지만 인간에게 신이 소멸했다.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
“어, 그렇지. 인간이지.”
에게레스의 반응을 레퓨렘은 이해했다. 아니, 오히려 에게레스의 반응이 정상적인 반응이라 할 수 있었다. 인간임에도 홀로 신을 소멸시키고 있으니 당연한 반응이었다.
“근데 말이야.”
레퓨렘은 에게레스에게 말했다.
“에칼림도 인간이었어.”
에칼림 역시 인간 시절 수많은 신들을 소멸시켰다.
“…”
그것으로 답은 충분했다. 에게레스는 레퓨렘의 말에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그래서 더 문제 아니야?”
에게레스가 말했다.
“…?”
레퓨렘은 에게레스의 말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래서 더욱 문제라니? 무엇이 문제란 말인가?
“인간이잖아. 인간이 그런 힘을 가지고 있으면 에칼림처럼…”
에게레스는 말끝을 흐렸다. 하지만 그것으로 레퓨렘은 에게레스의 말 뜻을 이해 할 수 있었다.
“아아, 그건.”
레퓨렘은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걱정 하지마.”
에게레스의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는 걱정이었다.
“바르타슈님의 뜻대로 흘러갈테니까.”
레퓨렘은 바르타슈에게 들었다. 계획대로 일이 수월하게 흘러간다면 어떻게 되는지 모두 들었다.
그렇게 대화를 나누고 있던 바로 그때.
“…!”
“…!”
레퓨렘과 에게레스의 표정이 변했다.
“이건 말도 안 돼.”
먼저 입을 연 것은 에게레스였다.
“라일리가 소멸 했다고?”
레퓨렘과 에게레스의 표정이 변한 이유, 그것은 바로 전투의 신 라일리가 소멸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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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