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ength Master RAW novel - Chapter 637
00637 100. 최후의 전투 =========================================================================
[결재하시겠습니까?]
메시지가 나타났다.
[결재하셨습니다.]
명후는 확인을 눌렀고 결재가 됐다는 메시지를 볼 수 있었다.
“하…”
서류를 결재하던 명후는 깊게 한숨을 내뱉었다. 그리고 결재한 서류를 왼쪽에 내려놓고 오른쪽에 쌓여 있는 서류들을 보았다.
미친 듯이 결재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아 있는 서류가 더욱 많았다. 언제쯤 이 서류들을 전부 결재 할 수 있을 지 착잡한 마음만이 들었다.
‘전쟁만 아니었어도.’
서류를 바라보던 명후는 이를 악물었다. 전쟁만 아니었어도 서류가 이렇게 많지는 않았을 것이다. 명후는 결재를 위해 서류로 다시 손을 뻗었다. 그리고 서류를 읽으며 생각했다.
‘피드한테 왕위를 물려줄까?’
지금 이렇게 서류를 결재해야 되는 이유는 왕이기 때문이었다. 왕위를 물려준다면 서류를 결재하지 않아도 된다.
‘에휴, 물려줘도 지금 상황에서 물려 줄 수는 없겠지.’
물론 물려준다고 해도 지금 상황에서 물려 줄 수는 없다. 지금의 상황을 해결하고 나서야 물려 줄 수 있을 것이다.
[결재하시겠습니까?]
[결재하셨습니다.]
.
.
명후는 기계처럼 서류를 결재하기 시작했다.
똑똑
반복적으로 서류를 결재하던 그때.
“폐하, 로겐입니다.”
로겐이 노크했다.
“들어오세요.”
명후는 서류를 내려놓으며 말했다.
끼이익
문이 열렸고 로겐이 들어왔다. 로겐을 본 순간 명후는 내려놓았던 서류를 들어 읽기 시작했다.
“여기…”
로겐은 명후의 앞에 도착 후 손에 들고 있던 것을 책상에 내려놓았다.
“결재하실 서류들입니다.”
책상에 내려놓은 것, 그것들의 정체는 바로 서류들이었다.
“왼쪽에 있는게 결재가 끝난 것들입니다.”
명후는 서류를 읽으며 로겐에게 말했다. 로겐은 그런 명후의 목소리에서 힘겨움을 느꼈는지 난감한 미소로 결재가 끝난 서류를 들고 인사한 뒤 나갔다.
“하아.”
로겐이 나가자마자 명후는 한숨을 내뱉었다.
“어떻게 줄지를 않냐.”
오른쪽에 쌓여 있는 서류를 보니 절로 한숨이 나왔다. 결재를 해 줄여놨더니 그만큼 서류가 늘어났다.
“이거 내가 결재 한 만큼 가져 오는거 아니야?”
혹시나 서류가 결재 된 만큼 가져오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였다. 물론 말도 안 되는 이야기였기에 결재를 하지 않으면 점점 늘어날 것이기에 명후는 서류 결재를 멈추지 않았다. 그렇게 계속해서 명후는 서류를 결재했다.
* * * *
“흐음…”
“음…”
“오호.”
최윤석은 침음과 감탄을 번갈아 내뱉으며 게임 내 상황을 감시하고 있었다.
“어떻게 되가냐?”
잠시 휴식을 취하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나 최윤석의 자리로 다가온 장무열은 최윤석에게 물었다.
“전쟁 상황이요?”
최윤석은 장무열의 물음에 반문했다.
“응.”
“바르타슈 연합이 우세한 것 같아요. 아주 미세하게. 51:49 정도?”
“그래?”
장무열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이번에는 고개를 끄덕이는 장무열에게 최윤석이 물었다.
“장팀장님은 어떻게 될 것 같으세요?”
“전쟁?”
“네.”
“아무래도 이번 전쟁에선 바르타슈 연합이 이기겠지.”
확실한 건 아니다. 하지만 확률은 100에 가까웠다. 이대로 가면 분명 바르타슈 연합이 이길 것이다.
“힘 왕국이란 괴물이 있으니.”
장무열이 바르타슈 연합의 승리를 점친 것은 전부 힘 왕국 때문이었다. 힘 왕국의 존재로 바르타슈 연합은 너무나도 강력해졌다.
힘 왕국과 일대일로 붙을만한 국가는 헬리오카 제국 하나 뿐인데 헬리오카 제국 역시 바르타슈 연합이지 않은가?
“장팀장님 생각은 그렇군요.”
최윤석은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근데 이거 전쟁 끝나면 반발이 심하지 않을까요?”
고개를 끄덕이던 최윤석이 재차 물었다.
“반발?”
장무열은 최윤석의 물음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반발이라니?
“이번 메인 에피소드가 연합 전쟁이긴 하지만 한쪽 연합이 승리한다고 에피소드가 끝나는 게 아니잖아요.”
세 번째 메인에피소드인 ‘연합 전쟁’. 연합 전쟁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지만 한쪽 연합이 승리한다고 해도 에피소드가 끝나는 건 아니었다. 메인 에피소드의 완료 조건은 한쪽 연합의 승리가 아니기 때문이었다.
“하긴 연합 전쟁인데 왜 전쟁이 끝나도 에피소드가 끝나지 않냐고 말하는 유저들도 있겠지.”
최윤석의 말대로 항의 하는 유저들이 있을 수 있다.
“근데 그게 그렇게 중요한 건 아니잖아?”
하지만 그리 중요한 건 아니다.
“어차피 이어지는 상황이면 유저들도 납득 할 걸?”
이어지는 상황. 전쟁이 끝나고 아니, 전쟁 중이라도 특정 조건을 성립하면 일어나는 마지막 챕터. 마지막 챕터가 밝혀지면 유저들 역시 납득 할 것이다.
“바르타슈와 에칼림의 싸움이요?”
최윤석이 반문했다. 마지막 챕터는 바로 바르타슈와 에칼림의 싸움이었다. 바르타슈와 에칼림의 싸움이 끝나야 메인 에피소드인 ‘연합 전쟁’이 완료 된다.
“그래.”
장무열은 고개를 끄덕였다.
“바르타슈랑 에칼림 누가 이길까요?”
최윤석은 고개를 끄덕이는 장무열에게 또 물었다. 최윤석은 궁금했다. 운영자이며 상황을 감시하지만 모든 것을 알 수 있는 건 아니다. 바르타슈와 에칼림이 싸울 경우 누가 승리 할 지 너무나 궁금했다.
“그건 나도 잘 모르겠다.”
하지만 장무열 역시 확답을 줄 수 없었다.
“바르타슈에게 명후라는 괴물이 있지만.”
에칼림은 혼자다. 그러나 바르타슈는 혼자가 아니다. 바르타슈는 팀을 이루어 에칼림과 싸움을 한다. 그리고 그 바르타슈에게는 비장의 무기가 있었다.
혼자 신을 잡는 등 말도 안 되는 플레이를 보여 줄 수 있고 버그라고 해도 납득이 갈 정도로 강한 유저, 명후가 바로 바르타슈의 비장의 무기였다.
“에칼림은 진짜 말도 안 되는 괴물이니까.”
그러나 그 괴물 같은 명후가 있다고 해도 에칼림과의 전투는 확신 할 수 없다. 에칼림 역시 괴물이었기에 아니 괴물의 끝판왕이었기 때문이었다. 아무리 명후라고 해도 에칼림을 잡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아니, 쉽지 않아야 된다.
“가다가 막힐 일은 없겠죠?”
최윤석이 말했다. 에칼림과의 전투는 최후의 전투다. 즉, 에칼림과 바로 전투를 시작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수많은 관문을 통과해야만 에칼림과의 전투가 가능하다.
“그렇겠지.”
장무열은 최윤석의 말에 답했다.
“명후가 없어도 관문을 뚫어낼 텐데 명후까지 있으니까.”
바르타슈의 팀은 명후가 없다고 해도 관문을 뚫고 최후의 전투를 할 수 있다. 그런데 명후가 있으니 관문은 더욱 더 쉽게 뚫릴 것이다. 하이패스라고 봐도 무방했다. 즉, 도중에 막힐 일은 없다.
“만약 바르타슈가 이기면 어떻게 하죠?”
세번째 메인에피소드는 에칼림과 바르타슈의 싸움이 끝나는 순간 끝난다. 그리고 새로운 에피소드가 시작된다.
문제는 승자가 누구냐에 따라 시작 될 에피소드가 달라진다는 것이었다. 에칼림이 이길 경우 ‘연합 전쟁’의 다음 에피소드인 ‘주신의 분노’가 시작된다.
“큰일이지.”
하지만 바르타슈가 이길 경우 여섯번째 에피소드인 ‘풍요의 시대’가 시작된다. 즉, 바르타슈가 이길 경우 네번째와 다섯번째 에피소드가 시작되지도 못하고 끝나버리는 것이다.
“저희는 에칼림이 이기길 바라야겠네요?”
회사 입장에서는 에칼림이 이겨야 된다. 바르타슈가 이기는 것은 좋지 않다. 열심히 준비했던 네번째 에피소드와 다섯번째 에피소드가 통으로 날아가 버리기 때문이다.
“그래, 에칼림이 이기길 바라고 또 바라야지.”
전쟁은 바르타슈 연합이 유리하다. 아마도 전쟁은 바르타슈 연합이 이길 것이다. 그리고 전쟁에서 바르타슈 연합이 이겨도 상관없다. 중요한 건 에칼림과의 전투다. 최후의 전투에서만 에칼림이 이기면 된다.
“근데 에칼림이 이겨버리면 장팀장님 입장에서는 안 좋은 일 아닙니까?”
“응? 그게 무슨 소리야?”
장무열은 최윤석의 말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에칼림이 이기는건 회사 입장에서 바람직한 일이었다. 그런데 어째서 그것이 자신의 입장에 좋지 않은 일이라는 것인지 장무열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주신의 분노 시작되면 다섯번째 에피소드까지는 정신 없을텐데 그러면 유저 결투 대회 또 미뤄지는거 아닙니까?”
“아.”
이어진 최윤석의 말에 장무열은 짧게 탄성을 내뱉었다. 최윤석의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했기 때문이었다.
에칼림이 이길 경우 네번째 메인 에피소드 ‘주신의 분노’가 시작 된다. 주신의 분노는 정말 긴박하게 이어지는 에피소드였다.
할 것이 너무나도 많았다. 그리고 주신의 분노에 이은 다섯번째 메인 에피소드 ‘역습’ 역시 긴박했다. 즉, 특별한 이벤트를 열어도 큰 관심을 얻지 못할 것이다.
문제는 장무열이 특별한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것도 상당히 오랜 기간 준비를 해왔다.
그 특별한 이벤트의 이름은 ‘유저 결투 대회’.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유저들의 참여가 필요한 이벤트였다.
“그러네…”
그러나 에칼림이 이긴다면 네번째 메인 에피소드 ‘주신의 분노’가 시작 될 것이고 장무열이 준비한 유저 결투 대회는 다시 미뤄질 것이었다.
“하, 원래 진즉 했어야 되는 이벤트였는데.”
원래 유저 결투 대회는 진즉 진행 됐어야 할 이벤트였다. 그러나 한 유저가 모든 것을 바꿔버렸다.
“명후만 아니었어도.”
바로 그 유저는 명후였다. 명후로 인해 메인 에피소드의 진행이 너무나도 빨라졌고 그로 인해 유저 결투 대회는 계속해서 미뤄져 지금까지도 진행을 못하고 있었다.
“미치겠네.”
에칼림이 이길 경우 유저 결투 대회는 또 미뤄진다. 그러나 에칼림이 질 경우 유저 결투 대회는 곧장 진행 할 수 있다. 여섯번째 메인 에피소드인 ‘풍요의 시대’는 그리 긴박하지 않은 에피소드기 때문이었다.
“회사를 생각하면 에칼림의 승리인데…”
도대체 누구를 응원해야 될 지 장무열은 난감했다. 회사를 생각하면 에칼림을 응원해야 되지만 본인을 위해서는 바르타슈를 응원해야 된다.
“하…”
장무열은 깊게 한숨을 내뱉으며 생각했다.
‘근데 내가 응원한다고 달라지는 건 아니잖아?’
생각해보니 응원을 한다고 결과가 바뀌는 건 아니었다. 장무열의 응원은 아무런 영향도 끼치지 못한다.
최윤석은 장무열의 깊은 한숨을 듣고 생각했다.
‘괜히 말씀 드렸나?’
괜한 이야기를 꺼낸 것 같았다. 혹시나 불똥이 튀지 않을까 최윤석은 조심스럽게 장무열에서 시선을 돌려 모니터를 보았다.
“…어?”
그리고 바로 그때였다.
“티, 팀장님!”
모니터를 본 최윤석은 놀란 목소리로 장무열을 불렀다.
“…왜?”
한숨을 내뱉으며 생각에 잠겨 있던 장무열은 최윤석의 놀란 목소리에 불안한 표정으로 답했다. 그리고 이어진 최윤석의 말에 장무열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조건! 조건이 달성 됐습니다!”
“…!”
최윤석이 말한 조건이 의미하는 것은 현 상황에서 단 하나 뿐이었다.
“바르타슈가 팀을 소집하기 시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