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bscriber of the Gods RAW novel - Chapter (12)
신들의 구독자 12화
12화. 찾았다
슈들렌은 쓰러지듯 잠든 에단을 밤새 지켰다.
이쪽 영역은 고블린 라이더들의 영역.
때문에 한 번 도망간 놈들은 불을 피워도 다시 오지 않았다.
“도련님이 아니었다면, 정말 죽었겠지.”
엄청난 위용을 눈으로 본 슈들렌은 잠든 에단을 보며 한차례 몸을 떨었다.
사실 살 수 있을 거란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았다.
딱 한 번의 공격으로 고블린 라이더 킹을 베다니.
자신이 아는 백작가의 기사들도 감히 그렇게는 못 할 것이다.
“내가 잴 수 있는 분이 아니야. 이미 더 넓은 곳을 향해 있어.”
이 휘커스 백작령과 그 근처 지방이 아닌 중앙, 아니 그보다 더 넓은 대륙 전체로 넓혀 에단의 강함을 판단해야 할 터.
생각이 거기까지 이르자 슈들렌은 웃음이 났다.
이러한 대단한 사람을 모시게 되다니.
“그나저나 도대체 누구를 만나러 오신 걸까.”
“궁금한가?”
“일어나셨습니까! 몸은 괜찮으신지요!”
슈들렌이 다급하게 에단에게 다가갔다.
항상 안색이 좋지 않았기에 지금 상태가 어떤지 제대로 알 수가 없었다.
“시체는?”
“예?”
“고블린 라이더 킹의 시체 말이야.”
에단의 말에 슈들렌이 다급하게 일어섰다.
“당장 손질하고 오겠습니다!”
* * *
-업적을 달성하셨습니다!
-어둠의 숲, 영역의 지배자 고블린 라이더 킹을 사냥하셨습니다!
-업적 달성으로 좋아요를 ‘3’만큼 얻었습니다!
기절했다 일어난 에단을 가장 먼저 반긴 건 이러한 알림이었다.
고블린 라이더 킹은 일종의 네임드 몬스터.
네임드 몬스터를 사냥하는 건 당연하게도 업적이 있었다.
그 보상은 무려 좋아요 3.
많은 양이었지만, 죽을 뻔한 에단 입장에서는 투덜거릴 수밖에 없었다.
‘조금 더 줘도 됐을 텐데. 엄청나게 강했다고.’
거기에 이어 하나 더 얻은 것이 있었다.
‘스킬 숙련도가 크게 올랐다. 무려 10퍼센트나.’
고블린 라이더 킹을 사냥할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스킬인 영웅의 호흡 숙련도가 크게 올라 있었다.
‘이제야 좀 이해한 것 같은 기분이야.’
영웅의 호흡은 단순히 신체를 강화해 주는 스킬이 아니었다.
신체 강화는 그저 덤. 진짜는 근력의 강화였다.
힘. 솟구치는 힘의 강화!
‘그 힘을 뒷받침하기 위해서 신체가 강화된다.’
헤라클레스는 그야말로 기본이 되는 것을 전수해 준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 타고난 힘을 호흡으로 변환하여 그 누구라도 헤라클레스의 힘을 사용할 수 있게 말이다.
힘에 확신을 가지면 고블린 라이더 킹을 죽였을 때처럼 엄청난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이래서 구독자 수가 높을 수밖에 없었던 거군.’
그런 구독 후기가 있는데도 높은 구독자 수에 좋아요까지 보유하고 있었다.
어쩌면 헤라클레스가 이 [신세계]의 순위권에 들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신들도 이 정도라면. 기초부터 탄탄히 하나씩 모아가는 게 좋겠어.’
무작정 이 신, 저 신 구독하는 것은 좋지 않을 듯했다.
헤라클레스도 그렇지만 기본적으로 신들은 이해하기 어려운 힘을 사용하기 때문.
그 힘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면 스킬을 배워도 제대로 활용할 수가 없다.
‘영웅의 호흡도 마찬가지였어. 이전까지는 그냥 평범한 스킬 같았다고.’
죽음에 한껏 가까워져서야 영웅의 호흡을 제대로 사용할 수 있었으니 신중할 필요가 있었다.
‘아직 영웅의 호흡이 완전한 게 아니야.’
에단은 몸을 이리저리 움직여보았다.
온몸이 비명을 질러 댔다. 그만한 힘을 쏟아 냈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차분히 심호흡한 후 곧바로 허류 침술을 사용했다. 동시에 아공간 주머니를 뒤져 약초를 꺼냈다.
“탕약을 만드는 것도 점점 익숙해지고 있어. 하지만 이것만으론 모자라지.”
에단은 이 탕약 만들기를 한층 더 업그레이드시킬 생각이었다.
탕약은 기본적으로 이 메판에 있던 요소가 아니었기 때문에 포션과 비슷한 매커니즘을 가지고 있었다.
그 말인즉슨 포션을 만드는 스킬을 배운다면 허준의 탕약 수준을 한층 더 끌어 올릴 수 있다는 소리였다.
‘하나씩 하나씩. 목숨 줄을 늘려가 보자.’
“도련님!”
그 사이에 고블린 라이더 킹의 시체를 손질한 슈들렌이 해맑은 표정으로 손을 흔들었다.
“보십시오! 알려 주신 대로 완벽히 했습니다! 그리고 이놈. 마정석이 굉장히 큽니다!”
가까이 가서 확인한 에단이 씩 웃었다.
역시 슈들렌은 꽤 유능한 기사였다.
자신이 생각한 호위들의 수준이 너무 높을 뿐이지, 충분히 자신의 편으로 만들어 놓을 만한 가치가 있는 인물이었다.
“돌아가면 셈 계산을 제대로 해 보자고. 받을 건 받아가야지. 안 그래? 슈들렌.”
“상을 내려 주신다면야. 감사히 받겠습니다!”
* * *
고블린 라이더 영역에서 꼬박 이틀을 쉰 에단은 곧바로 다음 영역으로 움직였다.
‘아마도 가장 중심이 되는 곳에 있을 거야.’
에단이 찾는 헤카테의 손녀는 현재 이 어둠의 숲에서 숨어 지내는 중이었다. 그녀가 숨어지내는 이유는 간단했다.
‘헤카테가 가진 모든 마법의 원천인 마법서가 그 손녀에게 이어졌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지.’
때문에 그녀는 수많은 적들과 싸워야 했다.
달콤한 말로 도와주겠다고 하며 마법서를 훔치려는 자들과 강력한 힘으로 그녀를 죽여 마법서를 훔치려는 자들.
누가 적인지 누가 아군인지조차 알지 못하며 그녀는 계속해서 도망치고 도망쳤다.
그렇게 해서 도달한 곳이 바로 이 어둠의 숲이었다.
‘마법서가 있는 건 확실해. 하지만 그 마법서의 실체는 이미 없다.’
헤카테의 진본 마법서는 이미 불태워졌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사라진 건 아니었다.
마법서는 분명 존재한다.
‘손녀의 머릿속에 말이지.’
비범한 재능은 딸에게 이어졌고 그 딸의 딸에게까지 진하게 이어졌다.
보는 것만으로 모든 걸 이해하는 그녀의 머릿속에는 헤카테가 대마법사라 불리게 해 준 마법이 전부 다 들어 있었다.
‘지금 사용할 수는 없고 말이야.’
그녀에게는 금제가 걸려 있다. 저주이며 초인력으로 걸어 놓은 제약이었다.
에단은 그 금제를 풀어 주고 그녀를 얻을 생각이었다.
머릿속에 수천 가지의 마법이 있는 대마법사 호위라니 상상만 해도 웃음이 나왔다.
‘병만 아니라면 죽을 일은 없겠지.’
게다가 그녀의 재능 중 지금 에단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따로 있었다.
에단은 그녀를 중심으로 살 길을 확실하게 모색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예리카는 얻기가 어려워.’
예리카는 초반에 얻을 수 있는 캐릭터였지만, 그렇다고 해서 쉽게 얻을 수 있진 않았다.
지금까지 수많은 이들에게 속아 이용만 당했던 그녀가 쉽게 마음을 열겠는가?
‘그렇다고 후반에 얻으려고 한다?’
꽤 강해져 그녀의 의심을 풀 수 있을 때는 이미 그녀는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 없는 존재가 되어 있다.
그렇게 되면 닫힌 마음을 절대 열 수 없다. 아군 캐릭터가 절대 될 수 없다는 소리였다.
‘하지만 나라면 가능해.’
지금의 그녀를 자신의 호위로 만드는 것이.
그리고 에단은 그녀를 단순히 호위로만 쓸 생각이 아니었다.
“도련님. 그 찾으시는 분을 찾는 이유를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일단은 호위로 쓸 생각이다.”
“호위요? 호위라면 굳이 이렇게 위험한 곳에 들어와 찾을 필요가 없지 않습니까? 가문에 기사들도 많은데.”
“꽤 다재다능한 호위거든. 할 수 있는 일이 굉장히 많아. 가문의 기사들은 할 수 없는 일들 말이지.”
단순히 호위를 넘어 할 수 있는 일이 굉장히 많았다.
그녀가 있다면 머릿속으로 구상하고 있는 여러 가지 것들을 그대로 실현해 낼 수 있다.
‘그녀를 영입하면 지금 내가 할 수 없는 것들이 가능해져. 단순한 호위를 넘어서 인챈트나 사업도 가능해지지. 여러 인물을 쉽게 영입하는 것보다 힘들지만 예리카 한 명 영입하는 게 더 이득이야.’
“슈들렌.”
“예.”
“잠시 쉬어 간다. 이 다음 영역에 내가 찾는 사람이 있어. 하지만 아주 위험할 거야. 일전의 고블린 라이더 킹보다 훨씬 더 위험할 수도 있다.”
에단은 쉬는 동안 탕약을 제조했다.
아공간 주머니에서 일전에 샀던 재료들과 은잔화를 섞었다.
기본적으로 치료제를 만드는 일은 약초의 조합으로 이루어진다.
‘조금 더 쉬웠지.’
그저 배합만 하면 그대로 뚝딱 치료제가 만들어졌으니.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치료제를 만들기 위해선 배합 이후에도 작업이 필요하다.
‘웬만한 병만 아니었어도 내 몸을 치료할 수 있는 치료제도 만들 수 있었을 텐데.’
아쉬운 일이나 방법을 알고 있으니 됐다.
지금 중요한 것은 예리카의 금제를 풀 수 있는 치료제였다.
“그런 것들도 책에서 배우신 겁니까?”
“책을 멀리하면 안 돼. 슈들렌. 책에는 수많은 지식들이 있다. 모든 것을 경험할 수는 없지만, 지식으로 알 수 있는 많은 것들이 적혀 있지.”
“돌아가면 바로 책부터 읽겠습니다.”
탕약을 만드는 일은 꽤 오래 이어졌다.
“후우.”
다행히 성공적으로 치료제를 만들 수 있었다.
그녀에게 걸린 금제는 이 탕약을 통해 충분히 풀 수 있을 터.
‘조합 방법이 어렵고 은잔화의 비율이 맞추기 어려울 뿐. 만드는 것 자체의 난이도는 어렵지 않아.’
그렇기에 이런 상태의 에단도 만들 수 있었다.
탕약을 만든 후 에단은 곧바로 다음 영역으로 이동했다.
이제부터는 예리카를 찾아야 했다.
“정말 넓습니다. 도련님. 이런 넓은 숲에서 도련님께서 찾으시는 분을 찾을 수 있을까요? 아니, 그전에 이런 곳에 사람이 살 수는 있는 겁니까?”
슈들렌이 혀를 내둘렀다.
확실히 이 어둠의 숲은 태양이 뜨는 것도 아주 잠깐이고, 나머지 시간은 어둠이 내려앉는 그런 곳이었다.
도망치기엔 적격이었지만 살기엔 영 아닌 곳이기에 사람이 살고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몬스터들이 득실거리는 데다가 밤이 되면 더 위험해지지 않습니까.”
“하지만 사람이 오지 않아. 숨어야 하는 사람이라면 이런 곳이 적격이지.”
“확실히 몬스터를 감당할 수 있다면 그게 옳습니다만.”
그래도 이런 숲에서 산다는 건 무척이나 위험할 듯했다.
그렇게 얼마나 더 들어갔을까.
오히려 앞선 영역에선 피하지 못했던 몬스터를 이쪽에선 피할 수 있었다.
“몬스터 수가 적으니까. 한 마리 한 마리는 강하지만 피하는 건 더 쉬워지지.”
에단의 지식 덕분이었다.
그렇게 조금 더 들어가다 보니 시끄러운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몬스터들끼리 싸우고 있나 봅니다.”
“아니야. 뭔가 달라. 여기 몬스터들은 서로 싸울 리가 없거든. 서로 간 특출 난 냄새가 있으니까. 적인 줄 알고 싸울 이유가 없단 말이지.”
쿠궁-! 쿠궁-!
대지를 뒤흔드는 소리와 함께 저 너머에서 황소들이 뛰쳐나왔다. 이곳 영역의 몬스터들인 미노르스들이었다.
뿔 세 개 달린 황소들이 에단과 슈들렌이 있는 쪽으로 돌진해 왔다.
“도련님!”
“아니야. 우리한테 오는 게 아니야. 잘 보라고. 겁에 질려 있어. 지금 저놈들은 도망치고 있다.”
“도망이요? 누구한테 말입니까?”
“그거야 나도 모르지. 따라와.”
에단이 당연하다는 표정으로 슈들렌에게 업혔다.
“따라오라고 하신 것 아닙니까?”
“네 발이 훨씬 빠르잖아.”
어처구니가 없었지만, 틀린 말은 아니었다.
탈 것이 된 슈들렌이 단숨에 앞으로 달렸다.
* * *
“드디어 찾았다. 이런 곳에 처박혀 있으니 찾을 수가 없지!”
어둠의 숲 깊숙한 곳.
그곳에 한 사내가 서 있었다. 사내의 앞에는 한껏 인상을 쓴 소녀가 있었는데 새빨간 머리칼처럼 어깨 부분 또한 피가 흐르고 있었다.
하지만 고통스러워하기는커녕 오히려 적의를 불태우고 있었다.
“그렇게 해 봐야 내가 마법서를 토해 내는 일은 없을 거야.”
“알고 있다. 원본이 없다는 건. 네 어미가 다 태웠다는 건 이미 들어서 안다. 아마 너를 쫓는 모든 이들이 알고 있는 사실일 거야. 몇 번이나 물을 먹은 덕분에 다들 알게 된 거지.”
그가 경쾌하게 웃었다.
웃을 때마다 마나가 주변으로 퍼져 나갔는데 어둠의 숲의 몬스터들이 그런 그의 아우라에 하나둘씩 도망치기 시작했다.
소녀는 이를 악물었다.
‘정말 죽을지도 모르겠어.’
그렇게 된다면 최후의 방법을 써야 할지도 몰랐다.
그 방법을 사용한다면 몸에 걸린 금제를 푸는 데 시간이 훨씬 더 많이 걸리겠지만 어쩔 수 없다.
목숨부터 부지하는 수밖에.
‘절대로 이런 곳에서 죽을 수 없어.’
그녀의 목표는 복수였다.
어머니에 대한 복수. 그리고 자신의 할아버지의 모든 걸 망쳐 놓은 놈들에 대한 복수!
“그렇다면 소용없다는 것도 알겠네? 당장 꺼지라고!”
“그거야 네 생각이지. 네 머릿속에 든 마법서를 꺼낼 방법이야 얼마든지 있다. 마법에 미친 마법사들은 매번 그 예상을 깨뜨리거든.”
그가 품에서 뭔가를 꺼냈다.
“네 기억을 직접 뽑아주마. 이 이매진 리얼리터로.”
그가 그대로 강하게 땅을 밟아 돌진했다.
예리카는 두 팔을 교차하며 무영창으로 마법을 사용했다.
그러자 순식간에 땅으로부터 흙벽이 솟아났다. 솟아난 흙벽에는 나무줄기가 얽혀 그 강도를 더해 줬다.
“무용.”
그러나 그의 주먹질 한 번에 그대로 박살이 나고 말았다.
“네 머릿속에 있는 마법을 네가 펼치지 못한다는 건 알고 있다. 이런 조잡한 방어 마법밖에 사용하지 못하다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지. 대마법사 헤카테의 마법을 이런 식으로 썩히는 건 네 조부에 대한 모욕이다. 그러니 뱉어라. 내가 요긴하게 써 주마!”
“헛소리 집어치워. 너 같은 쓰레기들 때문에 우리 할아버지가 온갖 오명을 뒤집어쓰고 돌아가신 거야!”
“말년에 노망이 난 거겠지.”
그가 껄껄 웃으며 그대로 예리카의 복부에 주먹을 꽂아 넣었다.
“커헉.”
“죽이진 않는다. 걱정 마라.”
그러고는 아티팩트를 꺼내 들어 그녀의 입에 넣으려 들었다.
“얌전히 먹도록.”
그때 소리가 들렸다.
팍- 팍- 팍-.
살짝 질퍽해진 땅을 밟는 소리였다.
그는 흘깃 그쪽을 바라보았다.
“찾았다.”
기묘한 조합이었다.
건장한 남자 등에 또 다른 남자가 타고 있었는데 묘하게 병약해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눈동자는 형형히 빛나고 있었다.
“드디어 찾았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