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bscriber of the Gods RAW novel - Chapter (129)
***********************************************
****************************************************
신들의 구독자 129화
129화. 새로운 무기 (1)
학생과 교사, 모두가 심혈을 기울인 중간고사가 끝이 났다.
학생들은 한시름 덜었다는 표정으로 방학을 기대했다. 교사들 또한 채점만 하면 끝이었기에 방학 땐 뭘 할지 벌써부터 계획을 짜고 있었다.
“이번 학과 교류전, 너무 기대된다.”
“클라우디 선생님이 대표가 아닌 건 아쉽지만, 에단 선생님도 장난 아니니까 말이야.”
“난 참관 수업 못 봐서 이야기만 들었는데, 학생들만 완전히 돋보였대. 학부모들도 엄청 칭찬했다고 하던데?”
“이야기를 들어 보니까 주인공이 된 기분이었다 하더라고. 아카데미 와서 그런 건 처음이래.”
“에단 선생님이 수업 열 개 정도만 열어 주셨으면 좋겠다. 우리 다 듣게.”
“그 얘기, 에단 선생님이 들으면 널 죽이려고 할걸.”
학생들 모두가 홀가분한 기분으로 학기의 마무리인 학과 교류전을 기대하고 있었다.
그러나 아직까지 론과 메이슨을 인정하지 못하는 이들이 있었으니.
“이번 학과 교류전은 안 가려고. 성적도 안 되는 애들이 무슨 대표를…….”
그들은 이번 학과 교류전을 소소하게 보이콧하려는 생각까지 하고 있었다.
“어? 성적 벌써 나왔어?”
“검로의 이해 수업 1등이 누구야?”
“어……?”
“메이슨이 1위? 론이 2위라고?”
“미쳤다.”
두 학생은 나란히 1위와 2위에 자리 잡고 있었다.
그리고 그 아래 5위에 유나 가넷이 있었다.
“와…… 이러면 성적 가지고 뭐라 했던 놈들도 찍소리 못하겠네.”
“이 정도면 이번 학기 한정으로는 대표라 해도 되겠는데?”
“대단하다. 메이슨은 에단 선생님 수업 말고 다른 수업까지도 상위권이네? 도대체 에단 선생님은 어떻게 하신 거야?”
이제 학과 교류전에서 그 성과를 확실하게 낸다면 메이슨과 론을 대표로 세운 것에 대한 반발은 더 이상 찾기 어려워질 것이다.
* * *
교장실.
“로안나가 나올 수가 없어?”
“죄송합니다, 교장 선생님. 로안나의 몸 상태가 굉장히 나쁜 터라, 억지로 나오게 했다가 잘못되는 것보다는 휴식을 취하도록 하는 게 옳다고 생각했습니다.”
“흐으음, 아쉽게 된 일이군. 그래서, 나머지 둘의 건강은 괜찮은가?”
“예, 괜찮습니다. 그리고 로안나의 대타로 제가 눈여겨보고 있던 실력 있는 학생을 합류시켰습니다.”
“그렇다면야. 따로 에단 선생에게도 말해 주게나. 에단 선생이 허락해야 이번 학과 교류전이 진행될 수 있을 테니.”
“네, 알겠습니다.”
그렇게 말하면서 듀티는 속으로 이를 갈았다.
에단 선생은 당연히 허락할 것이다.
아마 춤을 출지도 모르는 일이다. 가장 강력한 전력이라고 볼 수 있는 로안나가 학과 교류전에 나오지 못하게 됐는데, 거절할 이유가 어디에 있겠는가.
‘젠장, 창천의 마검사님이 오면 로안나의 평가가 더더욱 높아질 텐데.’
그렇게 되면 학과 교류전의 승리는 이쪽이 완벽하게 가져올 수 있을 터였다.
‘그래도 괜찮아. 아직 끝난 건 아니야. 로안나가 없어도 황금 세대 중 둘이 건재하니까.’
로안나만큼은 아니어도 그 둘 또한 황금 세대라 불릴 만큼 실력이 우수했다.
“무조건 이긴다.”
차라리 잘 됐다. 뒤에서 수군거리는 교사들이 있다는 건 알고 있었다.
게다가 학생들 사이에 로안나의 재능이 뛰어날 뿐, 듀티 선생님은 거기에 그냥 올라타고 있다는 소문까지 돌고 있었다.
그 교사들과 학생들에게 증명할 좋은 기회였다. 로안나 없이도 학과 교류전에서 이길 수 있다고.
마법과를 1위로 만든 일등 공신은 바로 이 듀티라고.
* * *
“훌륭하군. 역시 이베카는 수준이 높아.”
에단은 마지막 양피지를 끝으로 이번 중간고사 문제 채점을 끝냈다.
확실히 이베카의 학생들은 기본 능력이 뛰어나고, 향상심도 충만했다.
‘이름을 처음 보는 학생들도 각자 나름대로의 고민을 가지고 시험을 봤어. 그리고 성장을 이뤄 냈다.’
답안지를 보고 있자면 이들에게 필요한 건 그저 조금 더 많은 관심과 가르침, 그리고 기회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메이슨과 론은 이제 검술과의 대표로 나가도 별말이 없을 테지.”
두 학생은 검로의 이해 수업뿐만이 아니라 다른 수업의 시험도 꽤 잘 봤다. 에단이 시험을 망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기대하라고 으름장을 놨기 때문이었다.
“기대가 별로 안 됐나 보군.”
에단은 피식 웃으며 양피지를 정리했다.
‘학과 교류전이 끝나면 여름 방학의 시작이다. 그때부턴 내가 잘 아는 일들이 벌어질 거야.’
여름 방학.
사실상 에단이 알고 있는 이벤트들이 일어나는 시점으로, 그야말로 이벤트의 피크라 할 만한 시기였다.
‘물론 아직 메판의 시작 시기는 아니야.’
메판의 시작 시기는 이 이베카 아카데미가 몰락한 이후다. 시기로 따지자면 내년이라고 볼 수 있었다.
이번 겨울에 몰락이 시작되니 말이다.
‘지금까지는 과거의 일이라 적극적으로 움직이기가 조금 힘들었지.’
정보가 정확하지 않은 불확실한 일들이 혼재하다 보니 가능한 한 확정적인 과거의 일만 찾아서 소극적으로 행동해 왔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이제부턴 내가 아는 일들이 벌어질 거야. 그럼 그 일들에 적극적으로 올라탈 수 있다.’
신성 제국과 마도 제국의 전쟁. 그리고 그 사이에서 움직이는 달의 추종자들.
‘여름 방학의 가장 큰 이벤트는 이단심문국과 달의 추종자 놈들이 싸우는 거지.’
에단은 창천의 마검사가 단순히 교장의 부탁으로 심사를 보러 온 게 아니라고 생각했다.
‘계속 지고 있거든. 달의 추종자 놈들이 워낙 강하다 보니까 말이지.’
아마 이단심문국 쪽에서 쓸 만한 인재를 스카우트해서 데리고 갈 요량인 듯했다.
“대비해야겠군.”
두 번째 직업까지 얻어 이제 공방의 밸런스를 맞췄지만, 아직 에단 휘커스로 살아남기는 진행 중이었다.
* * *
[신세계]여러 신들이 순위표를 보며 인상을 썼다.
겨우 구독 후기 하나로 구독자들의 선택이 갈리고 있으니, 많은 신들이 한 명의 구독자에게 매달리는 형국이었다.
“흐으으음.”
“걱정 마세요.
상위의 신들은 이 사태를 두고 딱히 걱정하지 않았다.
걱정하는 건 최상위 신들이 아닌 중위권의 신들이었다.
“허준.”
아무도 모르던 동양의 신이 이제는 신세계의 구독자들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얼마 없는 유명한 신이 되었다.
그 이름값에 따라 허준은 급속도로 그 영향력이 강해지고 있었다.
어중간한 위치에 있던 몇몇 신들도 탄탄한 구독자와 좋아요를 가지게 되었다.
꽤 오랜 시간 변화가 없어 굳어진 줄 알았던 순위표가 구독자 한 명 때문에 흔들리는 것이다.
“오래가진 않을 겁니다. 보십시오. 이미 그 구독자 [제대로 된 신만 구독함]을 따라하는 다른 구독자들도 생겼습니다.”
신의 말처럼 [제대로 된 신만 구독함]이 구독 후기로 유명해지자 다른 구독자들 또한 그 구독 후기를 따라 하고 있었다.
“결국 다시 돌아오게 될 겁니다. 확실히 대단한 구독 후기긴 합니다만, 이걸로는 오래갈 수가 없죠. 구독자들도 그렇고 신들도 그렇고, 바보가 아닙니다.”
구독 후기의 효과는 더 이상 강해지지 않을 것이다.
신들은 각자 나름대로 구독 후기의 효과를 확인했을 테니, 그와 비슷하게 구독자들을 모아 그 구독자들로 하여금 쓸 만한 구독 후기를 만들어 낼 것이다.
결국 그 구독자의 영향력은 약해지게 될 터.
“물론 그 덕분에 신세계가 재밌게 된 건 사실이긴 합니다. 아래 깔려 있던 대단한 신들이 새롭게 발굴되고 있으니 말입니다.”
“구독자들 입장에서야 좋겠지. 하지만 우리 입장에선 그리 좋은 일이 아니야.”
중위권 순위의 변경.
그건 중위권의 신들이 하위권으로 내려갈 수도 있다는 뜻이었다.
* * *
“역발산의 수련 방식이 까다롭지만, 이렇게 하면 여러모로 역발산을 제대로 써먹을 수가 있어. 맨땅에 헤딩하는 것보단 이런 방식을 사용해서 올리는 편이 더 효율이 좋아.”
에단은 이번에 크게 사용한 좋아요를 보충하기 위해 신세계 커뮤니티 게시판을 찾았다.
질문 게시판에서 항우와 관련된 질문을 찾아 답변을 달고 얻는 내공을 좋아요로 바꿀 생각이었다.
‘궁신 후드를 구독하는 바람에 좋아요가 꽤 많이 소모 됐으니 말이야.’
그러던 도중 에단은 커뮤니티에서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구독자들을 보았다.
-[제대로 된 신만 구독함]을 따라 하는 구독자들이 많이 생겨난 것 같습니다.
-덕분에 양질의 구독 후기가 늘어난 것 같아서 더 좋아요. 새로운 신도 많이 알게 됐습니다.
-이러면 굳이 [제대로 된 신만 구독함]의 구독 후기가 아니어도 될 것 같습니다.
-다른 분들도 구독 후기 나름 잘 쓰는 듯하니, 그걸 지표로 삼으면 돼요!
‘분위기가 조금 달라졌군.’
한때는 모두가 에단을 찾았다.
에단의 구독 후기만 잘 따라가면 꽝 없이 훌륭한 신들을 구독할 수 있었으니 말이다.
거기에 더해 기존에 구독했던 신들이 가지고 있는 장점들 또한 알짜를 쏙쏙 뽑아 배울 수도 있었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여러 명의 구독자들이 퀄리티 좋은 구독 후기를 쓰기 시작했다.
하나같이 에단의 구독 후기를 벤치마킹해서 꽤 좋은 구독 후기를 쓰니, 이제 구독자들은 굳이 에단의 구독 후기에만 집착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
그리고 그건 신들에게도 마찬가지였다.
‘그게 기본이 된 거지.’
사실 생각해 보면 에단은 그리 대단한 구독 후기를 쓴 게 아니었다. 그랬기에 여러 번 확인해 가며 자신의 구독 후기가 가진 위력을 확인해 봤었다.
‘난 그냥 적당히 열심히 했다고. 이렇게 뜬 게 더 놀라울 정도야.’
항상 반짝이던 에단의 메일함도 언제부턴가 잠잠해진 상태였다.
에단은 사실 처음부터 이렇게 될 거라고 생각을 했었다.
‘대단할 게 없었거든.’
그래서 이 상황을 타개할 방법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 방법이라면 신들과 협상하는 데 있어 기존의 구독 후기보다 우위에 설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딱 타이밍이 좋군.’
에단은 이번 궁신 후드의 구독 후기 영상을 만드는 데 꽤 힘을 쏟았다.
지금까지 구독 후기를 쓰면서 영상을 만들었던 경험이 그대로 에단의 재산이 되었다.
발전된 영상 제작 능력으로 양질의 영상을 뽑아낸 것이다.
‘조금 다른 방식으로 말이지.’
기존엔 말 그대로 구독한 신의 능력을 종합한 구독 후기를 작성했었다.
하지만 이제 그 정도는 다른 구독자들도 얼마든지 따라 할 수 있다.
그렇기에 에단은 아예 영상에 편집을 더했다.
‘이젠 단순히 구독 후기를 잘 쓰느냐의 문제가 아니야. 구독 후기로 구독자들의 구독을 이끌어 냈으면 영상으로 구독자들을 꽉 잡아야지.’
다들 이제 막 구독 후기만을 신경 쓰고 있을 때.
에단은 처음부터 한걸음 더 앞을 생각했다. 그게 바로 영상 편집이었다.
‘신들의 영상은 형편없다. 궁신 후드의 영상도 꽤 좋은 내용이었지만, 영상적인 측면에서 봤을 땐 그저 그런 수준이었어.’
에단이 구독한 신들 중 제대로 된 영상을 만든 신은 단 하나도 존재하지 않았다.
대부분 자신의 능력을 그대로 보여 주기만 한다.
자세한 설명은 있지만 길고 늘어지는 게 대부분이라 이해하기가 힘들다.
에단의 구독 후기가 잘 먹힌 건 그러한 신들의 영상 내용을 종합해서 짧게 설명해 줬기 때문이었다.
‘편집하지 않고 생으로 영상을 올리니까.’
대부분의 신들이 영상을 날것으로 올린다. 그 과정에서 편집은 전혀 들어가지 않는다. 때문에 에단도 돈이 생기자마자 스킵 기능부터 구매했지 않았는가.
요컨대 에단의 구독 후기는 편집된 영상이나 다름없는 것이었다.
‘이 편집된 영상을 구독 후기가 아니라 그냥 영상으로 올린다면?’
구독 후기용 영상을 여러 개 만들면서 에단은 편집에 대한 감을 잡았고, 어떻게 하면 신들에게 더 큰 영향을 끼칠 수 있을지에 대해서 생각했다.
‘구독자들이 원하는 건 간단해. 내가 구독자니까 더 잘 알 수 있지.’
그 요소만을 꽉 잡아 영상을 만든다면?
‘입소문이 다시 퍼질 거야. [제대로 된 신만 구독함]이 직접 편집한 영상이 신들의 채널에 올라왔다고. 그 영상만 보면 다 알 수 있게 된다고 말이야.’
에단이 씩 웃었다.
“한 번 시험해 봐야겠지. 새로운 무기가 얼마나 날카로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