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bscriber of the Gods RAW novel - Chapter (136)
신들의 구독자 136화
136화. 마법 협회 (1)
예리카의 복수 대상은 너무나 크고 강대했다.
십이성에 속한 세 가문.
그 세 가문이 고용한 암살자들.
그리고 헤카테를 광인으로 몰고 간 마법 협회였다.
“놈들은 크고 강대해. 그 가문들이야말로 이 신성 제국의 중심이니까.”
때문에 함부로 건드릴 수 없다.
정면 대결을 해 봐야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형국이 될 테니.
그러니 에단은 계란에서 벗어나 바위가 될 생각이었다.
“그러니 이쪽도 덩치를 불려야지.”
“하지만 마법 협회는 악랄한 놈들이에요. 마법을 그냥 등록하게 놔두지 않을 거예요. 온갖 이유를 들어서 빼앗으려고 들겠죠.”
“바로 그거야.”
에단이 말했다.
“명분은 알아서 그쪽이 만들어 준다. 우리는 가넷 상단을 끼고 협회에 갈 거지만, 분명 가넷 상단도 아래로 보고 덤벼들 마법사가 있을 테니까.”
에단에게는 마탑의 마법사들에 관한 정보가 많았다.
그놈들 중에는 가넷 상단을 껴도 장난질을 할 놈이 있었다.
‘그 빌어먹을 놈들한테는 나도 몇 번이고 당해 왔으니까.’
기억하지 않으려 해도 기억이 날 수밖에 없었다.
“……그럼 처음부터 계속 제 복수를 생각해 주셨던 거군요.”
예리카의 눈이 새빨개졌다. 톡 건드리면 당장이라도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
“아카데미 일과 달의 여신님의 일로 그렇게 바쁘셨을 텐데…….”
“예리카, 넌 내 사람이다. 난 그냥 내 사람에게 해야 할 일을 하는 것뿐이야.”
‘내 생존 확률을 위해서.’
예단이 예리카를 토닥이자, 그녀는 참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렸다.
“그 망할 마법 협회에게 꼭 복수할 거예요. 일단 곧장 클린 마법부터 정리해서 스크롤로 만들 수 있게 하겠습니다.”
* * *
학기의 마지막 날.
에단은 1학기 검로의 이해 마지막 수업에 들어왔다.
드르륵.
문이 열리자 빼곡하게 앉아 있는 75명의 학생이 보였다.
한 학기 동안 단 한 명도 이탈하지 않고 모두 성실하게 수업을 들어 주었다.
에단이 학생들을 향해 미소 지었다.
“다들 고생했다. 상위 성적의 학생들에겐 따로 이번 중간고사 성적에 대한 보상을 일러 줄 테니 수업이 끝난 후에 찾아오도록.”
“네!”
에단은 1위인 메이슨과 2위인 론을 제외한 상위권의 학생들에게 다음 수업을 언제 여는지 이야기해 주었다.
또한 새롭게 열 수업에 대해서도 특혜를 주었다.
불평불만이 나올 수도 있었지만 모두가 다 그런 걸 할 때가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다.
“다음 수업은 미리 말했던 대로 딱 50명만 들을 수 있다. 이 중에서 25명은 듣지 못하게 되겠지. 하지만 걱정 말도록. 수업을 하나 더 열 생각이니까.”
꿀꺽.
누군가 마른침을 삼켰다.
학생들은 검로의 이해 수업 마지막에 이르러 특수 골렘을 경험했다.
에단의 교육과 자세 교정에 더해 특수 골렘으로 그 자리에서 직접 검술까지 펼칠 수 있다면?
훨씬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 그리고 부족한 부분은 에단이 교정해 줄 테니, 사실상 급성장의 기회라고 볼 수 있었다.
직접 특수 골렘을 경험해 본 학생들이었기에, 이들은 더더욱 실전학개론 수업을 꼭 듣겠노라고 다짐했다.
“다들 다음에도 만나기를 기대하마.”
에단의 말에 학생들이 격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들도 꼭 다시 한번 에단을 만나 수업을 듣고 싶었다.
“한 학기 동안 감사했습니다!”
“감사했습니다, 선생님!”
학생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허리를 숙였다. 진심이 가득 담긴 모습. 일사불란한 그 움직임에 에단은 흐뭇하게 그들을 지켜보았다.
띠링-!
-학과 수업을 마쳤습니다.
-모든 학생들이 학과 수업을 끝까지 들었습니다!
-업적을 달성하셨습니다!
-[모두 다 함께] 업적 달성에 따라 좋아요를 획득했습니다.
-좋아요를 ‘5’만큼 얻었습니다!
-업적을 달성하셨습니다!
-[캡틴, 오 마이 캡틴] 업적 달성에 따라 좋아요를 획득했습니다.
-좋아요를 ‘5’만큼 얻었습니다!
-명성이 상승합니다!
에단은 처음 수업을 맡을 때 목표로 삼았던 업적을 달성했다.
‘두 번째 업적은 모든 학생들의 성적이 일정 이상을 넘어야 달성할 수 있는 거야.’
완벽하게 두 업적을 달성해 10이라는 많은 좋아요를 얻을 수 있었다.
‘거기다 명성도 꽤 많이 올랐다.’
이 명성은 학생의 숫자에 따라 오르는 게 달랐다.
75명의 학생을 끝까지 이끌고 나갔으니, 오르는 명성 또한 꽤 만족스러웠다.
“고생들 많았다.”
에단은 그들을 뒤로하고 포션 제조학 수업을 찾았다.
포션 제조학 수업도 마찬가지로 50명의 정원을 한 명도 빼놓지 않고 이끌고 갔다.
중간에 로안나 때문에 한 명을 제외할 수도 있었지만 좋은 게 좋은 거라고, 결국 이 수업 또한 50명을 데리고 끝까지 왔다.
“표정들을 보아하니 누가 성적이 좋은지 바로 알겠군.”
에단이 그란델 토프를 보며 말했다.
그란델은 다른 학생들보다 명확하게 표정이 좋았다.
“하하핫-! 티가 났나요, 선생님! 맞습니다! 제가 이번 포션 제조학 수업 1등입니다!”
그란델 토프가 자랑스럽게 말했다.
다음으로 에단과 눈을 마주친 건 일전 로안나가 변신했던 학생, 우드레였다.
‘순위권에 들었군.’
로안나의 말처럼 우드레는 에단의 수업에 몰두하고 있었고, 그 결과 높은 성적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나머지 학생들은 그리 표정이 좋지 않았다.
에단은 그들을 향해 입을 열었다.
“다들 시험 성적들이 참 좋더구나. 열심히 공부를 했다는 게 느껴졌다.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번 너희들을 가르치고 싶을 정도였지. 그래서 교장 선생님께 말씀을 드릴 예정이다. 마법 학부 쪽 수업을 계속해서 맡고 싶다고. 마법학부의 학부장님께도 따로 말씀드릴 생각이고.”
에단의 말에 학생들이 환한 표정을 지었다.
그 말인즉슨 자신들의 열정에 감화되어 수업을 이어 나가겠다는 것 아닌가!
“선생님, 그러면 다음에도 저희 마법학부 수업…… 맡으시는 건가요?”
다들 궁금해하던 걸 그란델 토프가 대표로 물었다.
“그래, 너희들이 열심히 들어 준 덕분에 그럴 마음이 생겼다. 다음에도 포션 제조학 수업을 이어서 할 예정이다. 커리큘럼과 이름을 바꿔서 말이지. 그만큼 너희들의 성적은 우수했다. 그러니 표정들을 풀도록.”
“선생님…….”
물론 에단은 단순하게 이 포션 제조학 수업을 이어 나갈 생각이 없었다.
‘애초부터 내가 노리던 건 전공 수업이니까.’
검로의 이해 수업과 마찬가지로 포션 제조학 수업 또한 학생들의 평균 점수가 다른 수업들보다 월등하게 높았다.
학생들이 싹 다 상향 평준화가 됐다는 뜻이었다.
‘교장 선생님과 협상하면 이 포션 제조학 수업을 교양 수업이 아닌 전공 수업으로도 바꿀 수 있을 거야.’
전공 수업은 수업의 무게는 다르지만 얻을 수 있는 명성치가 훨씬 더 많았다.
‘마찬가지로 검로의 이해 수업도 조금 바꿔서 전공 수업으로 만들어 낸다.’
새롭게 만드는 실전학개론이야 교양으로 시작해야겠지만, 이 두 수업에서는 확실하게 성과를 냈으니 교장과 협상하기에 충분했다.
띠링-!
-업적을 달성하셨습니다!
-[도장 깨기] 업적 달성에 따라 좋아요를 획득했습니다.
-좋아요를 ‘3’만큼 얻었습니다!
-명성이 올랐습니다!
포션 제조학 수업 또한 끝까지 잘 마무리한 보람이 있었다.
“그럼 다들 기대하는 걸 줘야겠지. 상위권에 든 학생들은 앞으로 나오도록.”
에단은 미리 준비한 양피지를 그들에게 나눠 주었다.
“내가 정리한 브륄레의 활용법이다. 너희에게 알려 주겠다고 약속한 것이지.”
에단의 말에 나온 학생들이 잔뜩 흥분했다. 특히 그란델 토프는 이마에 땀까지 흘리고 있었다.
“읽고 태우도록. 만약 유출이 됐다는 걸 내가 알게 된다면…….”
“그럴 일은 없을 겁니다!”
그란델 토프가 그 자리에서 다 읽고 그대로 양피지를 불태워 버렸다.
“다 외웠으니까요.”
나머지 학생들 또한 일단 머릿속에 빠르게 내용을 쑤셔 넣고는 그 자리에서 양피지를 불태웠다.
에단은 그들을 보며 씨익 웃었다.
역시 이베카 학생들이라 다르긴 달랐다.
“다음에 또 보도록 하자.”
* * *
후드와 주몽의 채널에 에단이 편집한 영상이 올라왔다.
그리고 정확하게 하루 뒤.
인기 급상승 동영상 #8
“뭐지, 이게?”
“주몽! 도대체 이게 뭔가? 이게 뭔데?”
로빈 후드가 놀란 표정으로 주몽을 보았다.
주몽 또한 놀라기는 마찬가지였다.
두 신 다 궁술로 유명한 신이었기에 시력 하나만큼은 엄청났다.
그런데 시력으로 유명한 두 신이 정작 자기가 보고 있는 게 믿기지 않는지 눈을 가늘게 뜨고 문장을 읽고 있었다.
웃기는 상황이었지만 두 신의 표정은 한없이 진지했다.
“허.”
“주몽, 이게 뭔가? 내가 보고 있는 게 맞나? 인기 급상승 동영상? 우리 영상이 지금, 아니지, [제대로 된 신만 구독함] 구독자가 편집한 영상이 지금 인기 급상승 동영상 8위에 오른 게 맞는 건가?”
“우리가 잘못 보고 있는 거라면 궁술은 접어야지. 시력이 망가졌다는 건데.”
주몽이 크게 웃으며 말했다.
“이거 진짜로군. 판도가 바뀔 거라곤 했지만 단 하루 만에 이리 될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고.”
지금껏 단 한 번도 이런 적이 없었다.
인기 급상승 동영상? 그런 기능이 있다고는 들었지만 자신들의 영상이 거기 올라갈 일은 없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아니었다.
“후드.”
주몽이 조용히 로빈 후드를 불렀다.
“좋아요가 엄청 쌓였어. 이 동영상 하나로.”
인기 급상승 동영상에 올라가니 이 동영상 하나로 벌어들인 좋아요 수가 엄청났다.
“이 [제대로 된 신만 구독함] 구독자 말일세. 허준을 끌어올리고 홍길동이라는 신까지 구독했던데. 자네와 같은 곳에서 온 구독자가 아닐까 싶은데.”
후드가 말했다.
“자네의 후손일 수도 있는 거 아닌가?”
“크흠! 구독자들이 어디서 왔는지, 어떤 존재인지 그리 중요한가?”
정작 그렇게 말하지만 주몽의 표정은 무척이나 흐뭇해 보였다.
* * *
“오늘부로 이베카 아카데미의 방학이 시작되었음을 공식적으로 선포합니다!”
“방학이다!”
이베카 아카데미의 방학이 시작됐다.
방학 기간은 2개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기간으로, 학생과 교사를 가릴 것 없이 확실하게 재정비를 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특히 학생들에겐 1학기에 배운 것들을 완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에단의 수업을 들은 학생들은 이번 1학기 수업을 복기하느라 꽤 바쁠 것이다.
그리고 이후에 있을 수강 신청 지옥에 대비하기 위해 전략을 세울 터.
에단은 방학이 시작되자마자 예리카, 슈들렌과 함께 아카데미 밖으로 나왔다.
드리히 마탑.
목적지는 바로 이곳이었다.
“조금 긴장되는데요.”
드리히 마탑이 있는 곳은 레칸드라 백작이 다스리는 레칸드라 영지였다.
영지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에단을 환영하는 사람들이 나와 있었다.
“에단 휘커스 님이시죠? 저는 가넷 상단의 미르학이라고 합니다.”
가넷 상단에서 나온 상인이 에단에게 인사했다.
“유나 부상단주님께 이번 마법 등록에 관한 전반적인 권한을 받았습니다.”
유나는 현재 클린 마법 스크롤 사업 준비에 여념이 없는 상태였다.
“잘 부탁드립니다.”
에단이 살짝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세 사람은 미르학의 뒤를 따라 곧바로 마법 협회가 위치하는 마탑으로 향했다.
“음?”
“굉장히 시끄러운데요?”
“아, 걱정 마십시오. 항상 있는 일입니다. 그 아시다시피 마탑 놈들은 죄다 질이 나빠서 말입니다.”
미르학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말했다.
“그건, 그건 내 마법이에요!”
“네 마법? 이미 있는 마법을 등록하려 하니 허용이 안 된 것뿐이다.”
“당신들이 내 마법을 빼앗은 거잖아!”
짙은 푸른색 머리칼.
눈 밑까지 내려온 다크서클.
자그마한 몸집의 마법사가 울먹거리며 항의하고 있었다.
‘저건…….’
분명 에단이 잘 알고 있는 마법사 중 하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