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bscriber of the Gods RAW novel - Chapter (150)
신들의 구독자 150화
150화. 에단의 방식
이런 사람은 처음이었다.
분명 명문 아카데미 출신이라고 들었는데, 이 모습만 보면 전혀 명문 아카데미의 교사 같은 느낌이 없었다.
오히려 전선에서 10년 이상은 구른 베테랑과 같은 모습에 신입 심문관들은 바짝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적어도 경험에 있어선 자신들이 우위일 거라고 생각했건만.
“기초부터 심화까지 일주일. 딱 일주일 만에 완성시켜 주마. 그리고 너희들이 그토록 바라던 작전에 투입될 수 있게 해 주지.”
에단의 말에 신입 심문관들의 눈이 반짝였다.
이들이 바라는 게 바로 작전에 투입되는 것이었다.
“어디로 말입니까?”
“안개 숲.”
에단의 말에 알렝드르를 포함한 신입 심문관들의 표정이 변했다.
그들도 안개 숲에서의 작전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자신들이 거기에 간다면 분명 할 수 있는 일들이 여러 가지 있을 터.
“거기에 달의 추종자들이 농성 중이라고 들었다. 시간이 꽤 됐는데도 심문국에서 밀어붙이지 못하고 있지. 그 말이 무슨 뜻이겠나?”
“저희가 활약할 수 있다는 거군요.”
에단이 고개를 끄덕였다.
“신입인 너희들이 공을 세울 기회다. 나아가 너희들 각자가 가진 목표를 거기서 풀 수도 있겠지.”
들뜬 모습의 신입 심문관들.
에단은 그런 그들을 진정시켰다.
“하지만 방금 전에도 말했다시피 나는 너희에게 절대로 죽지 않는 방법을 알려 줄 것이다. 그게 너희들의 몸에 착 달라붙지 않으면 절대 작전을 나갈 수 없을 거다.”
에단은 거짓말이 아니라는 듯 그들을 빤히 쳐다보았다.
“영원히.”
* * *
에단의 교육은 단 한 번도 접해 본 적 없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집중해라.”
16명씩 동시에 움직임을 취하고 에단에게 교정을 받는다.
아카데미 내에서도 괴물 취급을 받던 에단의 눈은 이단심문국에서도 빛을 발했다.
처음엔 당연히 의심했다.
한 명씩 봐 주는 것도 그리 쉬운 게 아닌데 16명을 동시에 본다니?
신입 심문관들이 가장 먼저 버려야 할 것은 지금까지 몸에 밴 버릇이었다.
이들을 한 사람의 어엿한 이단심문관으로 만들기 위해선 철저하게 교본에 따라 학습시켜야 했다.
하지만 학습에 앞서 이전에 몸에 밴 버릇을 교정하는 건 일대일로 본다고 하더라도 오랜 시간을 들여야 할 만큼 힘든 일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동시에 16명씩 보겠다는 에단의 말을 들은 신입 심문관들은 속으로 코웃음을 쳤다.
에단이 대단한 교사라는 건 알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건 말도 안 되지 않는가.
“끄으!”
“집중해라.”
그런데 그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뻐억-!뻐억-!
에단은 목검을 사용해서 정확하게 고쳐야 할 곳을 찔렀다.
그리고 그 버릇을 크게 고쳐야 할 신입에게는 손을 직접 썼다.
물론 손을 쓴 것처럼 보이지만 그 끝엔 침이 있었다.
에단의 손짓 한 번에 순식간에 자세가 교정됐다.
자연스럽게 교본과 같은 자세를 취하게 된 신입 심문관들은 처음엔 에단의 교육 방식을 어색해했지만 금세 그 방식에 적응해 나갔다.
에단의 눈이 쉴 새 없이 움직였다.
눈을 계속해서 쓰는 탓에 피로할 만도 했지만 에단은 멈추지 않았다.
-호루스의 눈 숙련도가 상승합니다!
지금이 바로 숙련도를 쌓을 기회였다.
고통이야 얼마든지 감내할 수 있다. 이 정도 고통으로는 죽지 않는다는 걸 에단은 잘 알고 있었다.
‘이런 고통으론 절대 안 죽지. 많이 겪어 봐서 알아.’
자칭 죽음의 전문가 아니겠는가.
수많은 죽음의 위기를 느끼고 극복해 봤으니, 그 경계를 모를 수가 없었다.
-호루스의 눈 숙련도가 상승합니다!
호루스의 눈의 숙련도가 올라갈수록 보이는 것도 많아졌다.
푸욱-!
“헉!”
방금까지 보이지 않던 신입 심문관의 버릇들이 확실하게 보이니 정확한 교정이 가능했다.
‘기본적으로 다들 실력이 있다. 그러니 교정도 그리 어렵지 않아.’
물론 그건 에단의 기준에서 어렵지 않은 것이었지만 말이다.
-호루스의 눈 숙련도가 상승합니다!
-호루스의 눈이 일정 이상의 숙련도에 도달했습니다.
-굿즈가 완전히 몸에 적응합니다!
에단의 눈이 빛나더니 눈동자에 황금색 빛이 깃들었다.
호루스에게서 구매한 굿즈, 호루스의 눈에 완벽하게 적응했다는 증표였다.
본래의 눈과 비슷한 색이었지만 순간적으로 집중할 때에는 그 눈에 황금빛이 깃드니.
‘고통이 줄어들었다.’
눈에 가해지는 고통이 줄어드는 것과 동시에 보고자 하는 것이 훨씬 더 잘 보였다.
에단은 눈에 살짝 힘을 주었다.
‘이전보다 훨씬 더 멀리 보여.’
그리고 가까이에 있는 건 더 자세히 보였다.
-호루스의 눈의 특수 능력이 깃들었습니다.
-특수 기술 : 불릿 타임을 얻었습니다.
‘불릿 타임?’
에단은 눈에 한층 더 힘을 주었다.
‘이런 미친.’
불릿 타임의 효과는 욕이 절로 나올 정도로 탁월했다.
‘느려진다.’
눈앞의 신입 이단심문관들의 움직임이 느리게 보였다. 이들이 느리게 움직이고 있는 게 아니었다.
호루스의 눈에 그들의 움직임이 해체되어 느리게 보이는 것이다.
‘일종의 시간 가속 능력이다.’
“후우…….”
하지만 불릿 타임은 오래가지 않았다.
게다가 호루스의 눈을 쓸 때 받는 고통이 줄어든 만큼 이 불릿 타임을 사용할 때 더 강한 고통이 찾아왔다.
‘하지만 이걸 제대로만 사용하면…….’
그렇다면 이건 엄청난 힘이 될 수 있다.
공격적인 면과 더불어 방어 수단 역시 확보하려고 노력하는 에단에게 있어 이 능력은 적의 공격을 피해 낼 수 있는 최고의 능력이나 다름없었다.
“잠시 휴식한다.”
“허억…… 허억…….”
“흐으으으……!”
에단은 기진맥진한 신입 심문관들에게 휴식을 지시했다.
그 역시 장시간 호루스의 눈을 사용했기에 휴식이 필요했다. 게다가 호루스의 눈을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었다.
‘생각보다 괜찮은 능력을 얻었어.’
역시 신세계의 신들은 허튼 능력을 주는 일이 없다.
* * *
신입 심문관들이 한쪽에 비치된 물들을 단숨에 들이켰다. 짧지만 강도 높은 훈련에 다들 땀범벅이었다.
아마도 지금 몸무게를 잰다면 5킬로 정도는 빠졌을 것 같았다.
“젠장…….”
알렝드르는 사실 자신감이 넘쳤다.
다른 이단심문관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첫날에야 조금 당황스러웠지만 이들 중 전투 경험이 없는 이는 단 한 명도 없다.
분명 에단이 힘든 훈련을 하겠지만 얼마든지 버틸 수 있다고 생각했다.
거기다 이미 베이스가 충분하니 어떤 교육이든 확실히 소화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었다.
가장 젊고 의욕이 넘치는 알렝드르는 그 자신감이 과했다.
그러나 모든 예상이 빗나갔다.
에단의 교육은 이들이 예상한 것과 완전히 달랐다. 지금까지 들어본 적도, 겪어 본 적도 없는 교육이었다.
분명 어떤 교육이든 소화할 수 있다고 자신만만하던 신입 심문관들을 당황케 만들 정도였다.
알렝드르가 거친 숨을 몰아쉬며 다른 심문관에게 불평하듯 말했다.
“……이걸 이렇게도 할 수 있는 겁니까?”
32명을 두 팀으로 나눠 16명씩.
에단은 한 팀의 16명의 움직임을 동시에 보고 문제점을 교정해 주었다. 2팀 또한 마찬가지였다.
분명 동시에 볼 수 없는 게 당연한데, 에단은 그 말 도 안 되는 걸 아무렇지도 않게 해냈다.
자신에게는 이게 당연한 방식이라는 듯이 말이다.
“나도 이해할 수가 없다, 알렝드르. 솔직히 말하자면 보는 척만 하는 건 아닐까 생각했었다. 16명을 동시에 본다니, 말도 안 되잖나. 개개인의 움직임에 집중한다고 해도 완벽하게 보기 어려울 텐데.”
“맞아요. 한 명의 움직임만 집중해서 교정해 주는 것도 쉽지 않은데. 하, 이게 진짜 무슨 기예인지 모르겠습니다.”
신입 중에서 가장 전투 경험이 많은 심문관 또한 에단의 교육 방식에 당황했다.
그의 상식선에서 이런 교육은 불가능한 것이었으니까.
“하지만 이렇게 쉽게 배우게 된 것도 처음이다. 몸으로 직접 교정을 시켜 주니 어떤 부분이 잘못되었는지 바로 알 수가 있어. 마치 내 몸을 대신 움직여 주는 기분이다.”
“그냥 조종하는 거면 모르겠는데, 딱 각인시켜 주는 기분이라고.”
자세를 어떻게 잡아야 하는지, 메이스는 어떻게 써야 하는지, 대형은 어떻게 짜야 하는지를 한 번의 찌르기로 정확하게 주입시켜 준다.
생전 듣도 보도 못한 교육 방식을 직접 겪는 이들로서는 마치 유령에 홀린 듯한 기분이었다.
“허억…… 허억…….”
그렇게 다섯 시간.
내리 훈련을 지속한 32명은 완전히 지치고 말았다. 사실상 오늘의 훈련은 여기서 끝이라고 봐도 좋았다.
그때 에단이 씨익 웃었다.
“다들 고생했다.”
알렝드르는 당연히 오늘 훈련이 끝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에단이 짝, 하고 박수를 쳤다.
“다음 훈련을 바로 시작한다.”
“……예!?”
당황한 알렝드르가 이상한 소리를 내고 말았다.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알고 있다. 지쳐서 더 이상 훈련이 불가하다. 이 상태에서 훈련을 해 봤자 얻을 수 있는 게 없을 거라고 생각하는 거 아니냐?”
에단이 32명을 전부 일으켰다.
“그렇다는 건 회복되면 다시 할 수 있다는 뜻이지.”
에단이 씩 웃으며 말했다.
“휴식해야 회복할 수 있는 거 아닙니까?”
“휴식 없이도 회복할 수 있다.”
본래라면 이렇게 하루 종일 훈련을 시킬 수 없다.
사람에게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에단에게는 그 한계를 뚫게 만들 수 있는 힘이 있었다.
에단은 32명을 줄지어 세워 놓고 곧바로 허류 침술을 사용했다.
허류 침술은 순식간에 심문관들의 피로를 말끔하게 회복시켰다.
‘완벽히 회복이 되는 건 아니지만.’
“어……?”
“내 몸이 왜…….”
“왜 피로가 사라졌지?”
훈련 몇 번 정도는 반복해서 할 수 있을 정도의 피로는 없앨 수 있었다.
“자, 그럼 다시 시작한다.”
에단은 효율을 확 끌어 올릴 생각이었다.
일주일이라고 해서 급하게 훈련시킬 게 아니라, 그 시간을 꽉꽉 채워서 효율적으로 훈련시키는 게 목적이었다.
당황한 신입 심문관들이 다시 훈련을 시작했다.
분명 방금 전까지 더는 못할 정도로 피곤했는데, 그 피로가 말끔히 사라져 있었다.
“왜 멀쩡한 거야?”
“왜 할 수 있냐고.”
분명 방금 전까진 몸 이곳저곳이 뻐근한 게 더 이상 움직이면 근육이 다칠 정도로 피곤한 상태였건만.
에단의 말대로 몸이 멀쩡해졌으니 다시 훈련을 할 수 밖에 없었다.
* * *
그렇게 일주일.
사실상 신입 심문관을 훈련시키기엔 아주 짧은 시간이라, 교본의 커리큘럼대로 따지고 들자면 이제 막 초입에 이를 시간이었다.
하지만 에단의 교육을 받은 신입 심문관들은 완전히 변화했다.
“누굽니까, 얘들은?”
“신입 심문관입니다. 이제는 초심자처럼 어설픈 부분이 많이 사라지긴 했습니다.”
“아니, 이건 사라진 정도가 아닌데…….”
마치 자그마했던 고향 집의 강아지가 몇 개월 뒤 다시 보니 무시무시한 성견이 되어 반기는 걸 보는 기분이었다.
분명 이단심문국 국장 입장으로는 굉장히 좋은 일이지만, 이 결과를 보고는 얼떨떨할 수밖에 없었다.
“국장님을 뵙습니다!”
그들이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외쳤다.
“예의도 주입시키셨네…….”
제리드가 놀란 표정으로 에단을 보았다. 일주일. 정말 에단의 말대로 충분히 차고 넘치는 시간이었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