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bscriber of the Gods RAW novel - Chapter (154)
신들의 구독자 154화
154화. 사도
-퀘스트를 받았습니다.
-퀘스트를 클리어하셨습니다!
-달의 여신 문포스의 힘이 담긴 별의 파편을 얻었습니다.
-명성이 오릅니다!
-업적을 달성하셨습니다!
-[대도] 업적 달성에 따라 좋아요를 획득했습니다.
-좋아요를 ‘2’만큼 얻었습니다!
별의 파편을 훔친 에단은 퀘스트를 받음과 동시에 클리어하게 되었다.
거기다 업적까지. 완벽하게 목표물을 훔쳐야만 얻을 수 있는 업적을 얻게 될 줄은 몰랐다.
‘확실히 홍길동의 기술이 대단하긴 해. 대도적이라는 별명이 이렇게 잘 어울리는 기술이라니.’
에단은 별의 파편을 훔쳤을 때의 손맛을 떠올렸다.
“이거 습관이 될지도 모르겠는데. 신경 좀 써야겠어.”
훔치는 데 있어 완벽한 기술을 가진 데다가 그 손맛까지 봤으니, 자칫 잘못하면 팔자에도 없는 도벽이 생길지도 모를 일이었다.
에단은 퍼스트 오더에게서 훔친 별의 파편을 보았다.
새파란 달의 기운이 서린 이 광물은 분명 문포스의 마정석이었다.
“분명 숲의 일족이 말한 그 신전에서 꺼내 온 거겠지.”
문포스의 힘이 담긴 마정석이 있는 것을 보니 안개 숲의 신전은 분명 달의 여신 문포스의 신전일 터.
에단은 안개 숲의 초입에서 만난 장로의 말을 다시금 떠올렸다.
그들은 신전을 두고 숲을 관장하는 신을 모시는 곳이라 생각했지, 그 신이 달의 여신이라는 것까진 모르고 있었다.
‘문포스의 신자는 아니야. 그렇다는 건.’
얼마든지 이쪽으로 전향시킬 수 있다는 소리였다.
“귀한 물건을 얻었어.”
이 별의 파편은 일반적인 마정석과는 격이 다른 물건이었다.
마나가 깃든 일반적인 마정석과 달리 신의 힘이 깃들어 있고, 그 신의 힘을 고스란히 사용할 수 있다는 차이가 있었다.
‘문포스의 힘이 있으니 계속해서 이단심문관들에게 저항할 수 있었던 거겠지.’
하지만 이제 별의 파편은 에단의 손에 들어왔으니, 제리드를 포함한 이단심문관들을 이겨 낼 순 없을 것이다.
‘그리고 내가 교육시킨 신입 심문관들도 죽지는 않을 테지.’
에단은 곧장 별의 파편을 사용했다.
-달의 여신의 힘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조건을 충족했습니다.
콰득-!
별의 파편이 그대로 부서지더니 에단에게 흡수되기 시작했다.
“본래 달의 여신이 가진 힘이니까.”
문포스의 후예인 에단이 흡수할 수 있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문포스의 마정석을 흡수하는 건 처음이긴 한데.’
에단은 꽤 기대했다.
샤아아아악-!
에단의 몸으로 문포스의 힘이 스며들었다.
-새로운 기운이 몸에 깃들었습니다.
-달의 기운을 얻었습니다.
-강력한 저주로 인해 달의 기운이 침범을 당합니다!
“망할.”
에단의 몸속에서 뭔가가 꿈틀대기 시작했다.
-절반의 힘을 흡수했습니다.
“가지가지 하는군.”
달의 기운이 마나를 대체할 수 있는 힘이라 그런지 절멸증이 곧바로 작용한 것 같았다.
하지만 에단은 오히려 미소를 지었다.
“절반이라도 얻은 게 어디야? 마나는 아예 쌓지도 못하는데.”
달의 기운은 마나를 대체할 수 있는 힘.
‘신세계에서 배운 기술들을 더욱 적극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
무엇보다 서리천뢰검술을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달의 여신 문포스가 당신에게 축복을 내립니다.
샤아악-.
한 번 더 축복을 받은 에단은 곧바로 토굴 앞으로 향했다.
“이 안에 사도가 있군.”
토굴에서는 냉기가 뿜어져 나왔다. 에단이 아주 잘 아는 문포스의 신전 특유의 한기였다.
“문포스의 신전이 확실해.”
그렇다면 사도가 가지러 온 건 문포스의 힘이 담긴 유물들일 터.
아직까지 사도가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을 감안하면, 문포스의 유물들은 신전 안에 고스란히 잠들어 있을 것이다.
어쩌면 그 이상의 것들이 있을지도 모른다.
에단은 천천히 토굴 안으로 진입했다.
* * *
별의 파편을 잃은 달의 추종자들은 이단심문관들의 맹공에 처참하게 무너졌다.
제리드는 이번 싸움에서 한 명도 잃지 않겠다는 각오로 심문관들의 상태를 철두철미하게 확인해 가며 싸웠다.
‘놀랍군.’
교육과 실전은 다르다.
에단이 확실하게 교육시켜 뒀다고는 했지만, 실전에 들어가면 신입들은 배워 왔던 것들을 잊고 이전까지 해 왔던 대로 움직이기 마련이다.
‘훈련을 받은 지 일주일밖에 안 됐으니까.’
경험 있는 이들이 각자의 사정으로 들어오는 이단심문국의 특성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신입들의 본능에 새겨진 건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배워 왔던 것들이다.
고작 일주일의 교육은 이런 급박한 상황이 되면 머릿속에서 날아가 버릴 수밖에 없다.
제리드 역시 그 점을 감안해 싸우는 내내 신입 심문관들을 중점적으로 지켜봐야만 했다.
하지만 그 걱정은 곧 씻은 듯 사라졌다.
‘철저하게 3인 1조로. 위험을 감수해 가며 달의 추종자를 쓰러뜨리는 게 아니라 3인 1조에 영향이 가지 않을 정도로 안전하게.’
신입 심문관들은 대체로 침착하고 차분하게 행동했다.
흥분할 법도 하건만 차분히 싸움을 주도하고 있었다.
‘일주일 만에 이렇게 바뀔 수가 있나.’
제리드가 흐뭇하게 신입 심문관들을 보았다. 이제 더 이상 저들을 신입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신입들을 향한 걱정은 덜 수 있었지만 또 다른 걱정이 생겼다. 방금 전부터 에단이 보이지 않고 있었다.
‘사도는 여기에 없다.’
정면 대결을 꺼렸던 이유가 바로 사도였건만.
‘직접 싸우러 가신 건가.’
만약 그렇다면 이단심문국 입장에선 또 한 번 큰 빚을 지는 거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혼자서는 무리야.’
적어도 자신을 포함한 베테랑 심문관이 몇 명 더 가세해야 쓰러트릴 가능성을 높일 수가 있었다.
“확실하게 처리하고 전진한다!”
* * *
다른 문포스의 신전들과 달리 이곳엔 한기가 가득했다.
‘뭔가 이상하군.’
안으로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한기와 함께 다른 기운이 섞여서 나오고 있었기에, 점차 의구심이 커져 갔다.
“키이이익!”
별안간 에단의 앞에 몬스터 하나가 튀어나왔다.
[lv 66]‘확실하군. 뭔가가 신전에 기생하고 있다.’
문득 이전에 갔던 문포스의 신전에 있던 마법진이 떠올랐다.
아마 그 무언가를 기생시키는 건 사도가 틀림없었다.
에단은 서리검과 천뢰검의 손잡이를 쥐었다.
“몬스터 잡는 데는 쌍수검이 효율적이지.”
서리천뢰검술.
발도.
순식간에 뽑혀 나온 두 자루의 검이 십자를 그리며 몬스터를 갈랐다.
콰득-!
번개와 서리가 몬스터를 순식간에 찢어발겼다.
‘달의 기운이 더해졌다.’
별의 파편에서 흡수한 달의 기운이 서리천뢰검술에 더해져 더욱 강력한 위력을 냈다.
“달의 파편이 생각보다 위력을 크게 끌어올려 주는데.”
에단은 계속해서 전진했다.
안으로 얼마나 더 들어갔을까.
“키이이익!”
“캬으으으으극!”
몬스터들의 울음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사, 살려 주세요, 제발.”
“그만 멈춰야 합니다! 더 진행했다가는 정말 돌이킬 수 없게 됩니다!”
“신의 분노가 내린단 말입니다!”
“신?”
숲의 일족의 목소리와 함께 긁는 듯한 목소리가 들렸다.
“한번 들어나 볼까? 나는 듣는 자거든. 우리의 어머니, 문 마더께서 하시는 말씀을 들을 수가 있어. 음음, 그래. 오호, 신의 분노 같은 건 안 내린다고 하시는군?”
“그게 무슨……!”
“이젠 이름조차 남지 않은 고대의 신. 힘은 모두 잃었고 남은 건 그 잔해뿐이지. 신의 분노는커녕 그 비슷한 것도 내리지 않는다고 하시는구나, 숲의 쓰레기들아.”
“제기랄…….”
굴욕적인 말에도 숲의 일족은 항변하지 못했다.
‘묶여 있군.’
사도로 보이는 자는 등을 돌린 상태였다.
에단은 대도적의 극의를 사용했다.
놈은 이쪽을 눈치채지 못했다. 그렇다면 조심스럽게 습격해 단숨에 끝내야 한다.
‘단번에 죽일 수 있는 기술이 있으니까.’
오래 싸우는 건 불리하다.
에단이 천천히 움직여 안쪽으로 들어섰다.
그리고 그때.
-대도적의 극의가 파훼되었습니다!
“……!”
순간 당황한 에단이 인상을 썼다.
사도의 등에서 새파란 불꽃이 일렁였다. 등을 보이고 있던 사도가 순간 고개를 돌려 에단을 바라보았다.
-초인력으로 인해 대도적의 극의가 파훼되었습니다.
-초인력이 당신을 옥죄어 옵니다!
오래전 야수왕이 가지고 있던 힘이 바로 초인력 중 하나였다.
에단은 사도를 확인하자마자 인상을 썼다.
12사도 루나 스피릿.
여러 가지 초인력과 거대한 몸집을 가진 사도로, 커다란 두 주먹이 내뿜는 압도적인 힘으로 모든 걸 짓뭉개는 사도였다.
‘설마 초인력에 대도적의 극의가 파훼될 줄은.’
“이렇게 가까이 있으면서도 내 감각을 피해? 이단심문관 중에 그런 놈은 없을 텐데. 전특 심문관은 지금 여기에 올 수 없을 테고.”
사도가 에단을 보며 물었다.
“넌 누구냐.”
순간 사도의 모습이 사라졌다.
찌릿-!
에단의 본능이 꿈틀거렸다.
-생존 확률이 일시적으로 하락합니다!
-생존 확률이 일시적으로 하락합니다!
생존 확률이 하락한다는 메시지가 계속 떴다. 그와 동시에 에단의 눈에 극심한 통증이 몰려왔다.
불릿 타임의 영향으로 사도의 움직임이 확연히 보여야 할 텐데.
느려진 시간 속에서도 12사도 루나 스피릿의 속도는 압도적이었다.
그의 주먹이 일직선으로 에단에게 쇄도했다.
콰아아아아앙-!
본능적으로 천뢰검을 뽑아 발도한 에단이 루나 스피릿의 주먹을 막아 냈다. 하지만 여파가 굉장히 컸다.
“……!”
에단이 인상을 썼다. 분명 검과 주먹이 맞부딪쳤건만.
-달빛 방어가 시전되었습니다.
-피해를 흡수합니다.
-흡수한 피해가 한계를 넘었습니다.
‘달빛 방어가 깨졌어. 동시에 만인지적도 한계치에 도달했고.’
“재밌는 기술이군.”
사도가 손목을 이리저리 돌리며 에단을 노려보았다.
“도망치십시오!”
“그, 그자는 사도입니다! 달의 추종자 놈들 중에 가장 강력하다고 일컬어지는 열두 명 중…….”
“조용.”
사도가 엘프를 향해 손을 휘두르자 엘프가 그대로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
“커헉…….”
“내 공격을 버틴 놈은 오랜만이군. 단숨에 죽일 생각으로 휘둘렀는데.”
에단은 인상을 썼다.
‘이 정도로 차이가 난다고?’
새삼 절멸증이 얼마나 강한 저주인지 실감이 되었다. 이렇게까지 쌓고 또 쌓았건만.
그러나 에단은 절망하지 않았다. 아직 에단에게는 꺼내지 않은 카드가 잔뜩 남아 있었으니까.
파지지직-.
달의 후계자와 번개 수호자, 공격과 방어에 있어 메판 최고라 할 만한 두 가지 힘.
게다가 신세계로 얻은 신들의 능력이 있으니, 격차가 있다 해도 그 간극을 뒤집기엔 충분한 힘이 있었다.
“그래, 그렇게 나와야지. 어쭙잖은 실력으로 여기까지 들어온 건 아닐 테고. 애초에 내가 있다는 걸 알고도 온 것 아닌가? 끝까지 덤벼 봐라. 너를 제물로 바치면 문 마더께서도 참 좋아하실 것 같군.”
12사도가 다시 주먹을 뻗었다.
눈이 욱신거렸지만 한 번 본 주먹의 움직임이 확실히 보였다.
‘피해 내고!’
그리고 움직여 곧장 반격을 하려 했다. 하지만 순간 뱀처럼 휘는 12사도의 주먹에 에단은 다시금 방어 태세를 취할 수밖에 없었다.
까아아앙-!
-체력이 10퍼센트 미만이 되었습니다.
-시들지 않는 꽃의 특성이 발동됩니다!
‘이런 미친!’
막아도 피해를 받는다면 막는 게 의미가 없지 않나.
“축전.”
에단은 곧바로 축전을 사용했다. 모든 걸 태워 버릴 것처럼 번쩍이는 번개가 에단의 몸을 휘감았다.
“얼음에 번개까지. 한 번도 겪어 보지 못한 조합이군.”
사도가 씨익 웃으며 자세를 낮췄다.
‘남은 건 축전 하나뿐이다.’
지금까지 쌓아 왔던 방어 기술들이 이렇게나 쉽게 파훼될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생존 확률이 일시적으로 하락합니다.
-생존 확률이 일시적으로 하락합니다.
‘큰 게 온다!’
피할 수 없다.
게다가 막아도 피해를 입는다.
에단이 혀를 찼다. 머릿속이 복잡했다. 아무리 생각하고 생각해도 이 위기를 벗어날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남은 방법은 딱 하나뿐.
풍운을 사용해 도망치는 것.
하지만 여기서 도망치는 건 아무런 의미가 없는 행동이었다.
-영웅의 호흡이 활성화됩니다.
-케이론의 가르침으로 인해 모든 정신 공격에 면역이 됩니다.
‘아.’
순간 에단의 머릿속이 맑아졌다.
긴장감에 격해졌던 호흡이 안정적으로 돌아오자 상황을 다시금 침착하게 볼 수 있게 되었다.
‘알고는 있었는데 말이야. 초인력이 확실히 무섭긴 무섭군.’
12사도가 가지고 있는 초인력 중 하나인 프레셔 때문에 제대로 된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던 것이었다.
물론 머리가 맑아졌다 해서 당장 상황이 달라지는 건 없었다.
쐐애애애애액-!
12사도의 강렬한 일격이 날아왔다. 아까의 주먹과 비슷해 보였지만 이번 건 한층 더 빠른 속도에 주먹 위로 오라까지 휘감겨 있었다.
이건 막아도 끝난다. 무조건 피해야 했다.
‘일단 어떻게든 피한다!’
에단이 온 힘을 다해 사도의 주먹을 피해 내려 했다.
하지만 순간 사도가 상체를 틀었다. 그러고는 마치 어깨를 빼듯 길게 팔을 뻗어 피할 가능성을 완전히 차단했다.
‘안 돼.’
에단이 이를 악물었다.
-시련이 부여됩니다.
-시련 : 12사도 루나 스피릿.
-영웅의 호흡이 이번 시련에 한해 강력한 힘을 발휘합니다.
‘시련?’
헤라클레스는 열두 번의 시련을 통해 영웅이 되었다.
그에게서 배운 영웅의 호흡엔 시련에 대항할 수 있는 숨겨진 힘이 있는 듯했다.
일순간 몸이 가벼워진 것을 느낀 에단이 아슬아슬하게 공격을 막음과 동시에 충격을 흘려 내며 뒤로 물러났다.
“그런 식으로 피할 줄이야! 아직도 숨겨 놓은 게 있었나.”
사도로 인한 생존 확률 감소는 에단의 시련으로 인정되었다.
“그래…… 지금까지 너무 쉽게 온 거지.”
에단이 크게 숨을 들이마셨다.
이건 시련이다. 극복해 낸다면 한걸음 나아갈 수 있는 시련.
에단은 호흡과 함께 단숨에 힘을 끌어 올리며 동시에 가지고 있는 다른 힘을 일깨웠다.
역발산, 그리고 기개세.
능히 산을 뽑을 만한 힘과 세상을 뒤덮을 만한 강력한 힘.
헤라클레스의 힘과 항우의 힘이 에단의 손에 깃들었다.
서리천뢰검술.
서리천뢰섬광검 – 문포스.
에단은 한 줄기 번개가 되었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