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bscriber of the Gods RAW novel - Chapter (194)
신들의 구독자 194화
194화. 신입 연수
각성.
메판에 있는 콘텐츠 중 하나였다. 각 캐릭터마다 존재하는 성장 한계를 깨 주는 시스템으로, 본래는 고레벨에 도달해야 진행할 수 있는 콘텐츠였다.
‘일종의 환골탈태 같은 느낌이지.’
각성을 하게 되면 신체 능력이 강화되고 스텟의 한계를 뚫어 더 높은 스텟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그게 지금 될 줄이야.’
그 효과가 대단한 만큼 각성을 하기 위해서는 여러 난관을 헤쳐 나가야 했다.
수많은 선행 퀘스트, 거기에 더해 한계까지 육체를 단련해야 했고, 최종적으로는 모아 온 스텟들의 일부를 포기해야만 했다.
‘가장 어려운 건 육체를 한계까지 단련하는 거지.’
요컨대 올릴 수 있는 스탯을 모두 한계치까지 올려야만 각성을 할 수 있다는 뜻이었다.
‘나는 절멸증 때문에 병약하니까. 애초에 이 육체의 한계점이 엄청 낮아.’
그 말인즉슨 이미 각성을 위한 필요조건은 충족되어 있었다는 소리였다.
‘거기에 생명의 비약을 먹은 게 유효했군. 아니, 잠깐만.’
-퀘스트 보상을 받았습니다!
-강화된 영웅급 보상을 받았습니다.
‘이거, 그냥 각성한 게 아니네.’
이건 보상이었다.
에단 휘커스로 살아남기 그 네 번째 퀘스트를 완벽하게 클리어한 보상.
‘설마하니 각성을 보상으로 줄 줄이야.’
확실히 절멸증에 대항해 살아남기 위해서는 이 각성만한 게 없다.
‘각성 후엔 신체 능력이 월등히 올라가니까. 절멸증도 여기엔 어쩔 수 없겠지.’
어찌 보자면 절멸증에 대항하기에 굉장히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볼 수 있었다.
‘물론 각성 자체가 어려운 거긴 하지만.’
그래도 절멸증에 대항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 꽤나 만족스러웠다.
“괜찮나!”
문득 들려오는 디트리니르의 목소리에 에단이 고개를 끄덕였다.
“열심히 널 길들인 보람이 있다.”
“……무슨 소리지? 설마 생명의 비약을 마시고 정신이 나간 건가?”
디트리니르가 인상을 썼다.
“인간에겐 과한 약이었을지도 모르겠군.”
에단은 이리저리 몸을 움직여 보았다.
스릉.
두 검을 꺼내 들자 순간 디트리니르가 움찔하고 놀랐다.
“걱정 마.”
“……겁먹은 게 아니다.”
쐐액-!
에단은 그 자리에서 에단 검술 1식과 2식을 연속으로 펼쳐 냈다.
‘확실히, 몸에 전과 다른 활력이 돈다.’
이전과 몸 상태 자체가 달랐다. 물론 드라마틱한 변화가 생긴 건 아니었지만 분명 느낄 수 있었다.
‘몸 상태가 조금 나아졌어.’
에단은 이어서 뤼카를 소환했다.
“뺘! 뺘앗!”
소환된 뤼카가 신이 났는지 이리저리 뛰기 시작했다. 그러다 거대한 흑룡 디트리니르를 보더니 경계하듯 울었다.
“고대 정령을 사역하다니. 도대체 넌…….”
디트리니르는 뤼카의 정체를 한눈에 알아보았다.
고대 정령이 얼마나 대단한 존재인지 잘 알기에, 에단과 뤼카를 번갈아 쳐다보는 디트리니르의 눈엔 의구심이 더 짙어져만 갔다.
“어떻게 인간이 까탈스러운 고대 정령과 계약을 맺을 수 있단 말이냐? 놈들은 절대 인간과 계약을 맺지 않으려고 할 텐데…….”
“컁!”
뤼카가 디트리니르를 보며 울부짖었다.
“너를 찾아온 유일한 존재란 말이냐? 허, 보아하니 선대의 유지를 이은 후대의 마나의 주인인 것 같은데. 그렇다면 너는…… 분명 정령 계단의 최상층에 있었을 텐데.”
디트리니르가 에단을 경악 어린 눈으로 다시 쳐다보았다.
“정령 계단의 최상층에 올랐단 말이냐?”
“힘들었지.”
가볍게 말하는 에단을 보며 디트리니르는 순간 자신의 상처 부위를 다시 만졌다.
이 인간은 괴물이었다.
“너에게 그 병이 없었더라면…….”
그렇게 말하고는 한껏 인상을 쓰며 그르렁거리는 소리를 냈다.
‘의미 없는 가정이다.’
에단은 디트리니르의 말을 대수롭지 않게 흘려들었다.
이미 벌어진 일은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중요한 건 언제나 앞으로 어떻게 할지 판단하는 것이다.
에단은 우선 뤼카의 마나를 전달받았다.
“뺫!”
샤아아아악-.
뤼카에게서 전달받은 마나의 양이 전보다 약간 늘어났다.
‘확실히 느껴진다. 약간이긴 하지만 전달받은 마나의 양이 확실히 늘어났어.’
뤼카도 그걸 느꼈는지 기뻐하며 에단의 곁을 빙글빙글 돌았다.
에단은 뤼카에게서 받은 마나를 실어 검을 휘둘러 보았다.
쐐액-!
콰르르르르릉-!
쏟아지는 번개와 서리.
에단의 검은 레어의 벽면에 커다란 균열을 만들어 버렸다.
-각성으로 인하여 생존 확률이 상승했습니다!
-현재 생존 확률 : 18퍼센트
-다음 메인 퀘스트는 생존 확률 20퍼센트 도달시 해금됩니다.
“크.”
에단이 미소 지었다.
각성의 효과는 확실했다.
당장 에단의 약점 중 하나인 육체 문제를 조금이나마 해결해 줬으니, 그것만으로도 에단은 만족스러웠다.
‘일단 에단 휘커스로 살아남기 퀘스트는 생존 확률을 더 높이기 전까진 신경 쓸 필요가 없고.’
각성을 통해 병으로 급사할 가능성은 확실히 막아 놓은 셈이었다.
하지만 에단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급사할 가능성은 사라졌지만 그렇다고 이 병약한 몸이 완전히 나아진 건 아냐.’
수많은 방어 기술에 이어 각성까지 했다고 해서 마음을 풀면 그 마음의 여유만큼 빈틈이 생겨난다.
‘절멸증은 그 빈틈을 파고드는 데 탁월한 병이야.’
그러니 긴장을 풀어서는 안 된다.
‘과한 대비를 해 둬야 과한 일이 생겼을 때 대처가 가능한 법이니까.’
필요한 걸 다 얻은 에단은 곧장 디트리니르의 레어에서 나왔다. 에단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나려 하자 오히려 디트리니르가 당황했다.
“그냥 가는 건가?”
“왜? 데리고 가 달라는 거냐? 어차피 테이밍은 끊어졌어. 너를 테이밍하는 건 지금 내 기술로는 안 돼.”
‘숙련도를 더 높이면 할 수 있겠지만.’
생명의 비약을 얻은 마당에 힘겹게 디트리니르를 테이밍할 필요는 없었다.
“그게 아니다.”
디트리니르가 자신을 무어라 보냐는 듯이 콧김을 내뿜었다.
“생명의 비약 하나만으론 셈이 안 맞는다. 내 오랜 병을 치료해 줬으니, 그에 대한 대가도 확실하게 치르마.”
디트리니르가 레어의 수많은 보물 중에서 자그마한 무언가를 꺼내 들었다.
“오.”
에단은 그 물건을 곧바로 알아보았다.
“소환석이군.”
“그렇다.”
소환석.
말 그대로 무언가를 소환할 수 있는 보석이었다.
“딱 두 번. 나를 소환할 수 있는 두 번의 기회를 주마. 언제든지 내 힘이 필요하다면 나를 소환해라. 어떠한 상황이든 네게 도움을 주도록 하마.”
에단으로서도 거절할 이유가 없는 보상이었다.
“이 정도면 셈이 맞지. 그래, 디트리니르. 나중에 보자.”
에단은 그렇게 대답하고 자리를 떴다.
그 뒷모습을 보며 디트리니르는 인상을 썼다.
“흥, 날 감히 테이밍하려 들다니, 100년은 이르다. 하지만 뭐…… 저 에단 휘커스라면 조금 다를 수도 있겠군.”
* * *
“음?”
명계의 왕 하데스.
그는 마수들과 함께 산책을 하던 도중 신세계의 댓글 알림을 받았다.
“누가 구독을 했나? 댓글도 잘 안 달리는 편인데.”
하데스의 채널은 사실상 하데스의 취미를 기록해 놓는 공간이었다. 오로지 하데스의 취미 영상만 업로드되니 달리 찾는 이들도 없는 상태였다.
요즘 하고 있는 건 굿즈 만들기였는데, 그 굿즈 또한 케르베로스나 다른 마수들을 모티브로 한 굿즈들이었다.
“오.”
댓글을 확인한 하데스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신세계에 관심을 두고 있진 않지만 들려오는 이야기에 귀를 닫고 있는 것까진 아니었다.
“[제대로 된 신만 구독함] 구독자가 나를 구독했단 말인가.”
그 유명한 구독자가 자신을 구독해 주다니. 하데스는 괜스레 기분이 좋아졌다.
“음, 그럼 우리 케르베로스도 봤겠군.”
기뻐하며 댓글을 읽던 하데스의 표정이 점차 진지해졌다.
그 유명한 구독자가 댓글을 달았으니, 구독 후기 혹은 영상을 만들어 준다는 댓글인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주 내용은 그게 아니었다.
“우리 케르베로스를 더 많은 구독자들에게……?”
에단의 제안은 하데스에게 심히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케르베로스가 얼마나 똑똑한지 보여 주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같지. 올바르게 마수를 키우는 방법도 공유해 주고 싶긴 한데.”
하데스는 문득 상상해 보았다.
수많은 구독자들이 케르베로스가 귀엽다며 댓글을 남기는 상상을.
“이건 할 수밖에 없겠는데!”
* * *
드래곤의 언덕 입구.
파수꾼은 팔짱을 낀 채 한껏 인상을 쓰고 있었다.
다리를 덜덜 떨며 손톱을 잘근잘근 깨물기를 수차례.
“설마 죽으신 건 아니겠지. 아니, 아무리 그래도 혼자서 용을 잡는 건 무린데.”
“왜 이리 부산스러워?”
옆에 있던 파수꾼이 시끄럽게 구는 파수꾼에게 핀잔을 주었다.
“자네는 못 믿을 일이야.”
“무슨 일인데 그래? 누가 드래곤 잡겠다고 혼자 숲에 들어가기라도 했나?”
“…….”
“뭔데? 거기서 입을 다물면 어떻게 하나? 진짠가? 진짜 혼자서 드래곤 잡겠다고 들어간 사람이 있어?”
“……있네.”
“허 참, 죽을 걸 뻔히 알면서 들여보낸 거야?”
“크흠…….”
파수꾼이 한숨을 내쉬었다. 그때 누군가 문을 두드렸다.
“응?”
소리가 들린 건 안쪽 문이었다. 이 문을 두드린다는 건 숲에 들어갔던 이가 바깥으로 나왔다는 뜻이었다.
파수꾼이 다급하게 뛰어가 문을 열었다.
“잘 다녀왔소. 그럼 이만.”
숲 밖으로 나온 에단이 곧장 떠나려 했다.
생각보다 멀쩡한 에단의 모습에 동료 파수꾼이 수군거렸다.
“그냥 돌아오신 거 아냐?
하지만 에단을 안내했던 파수꾼은 그가 그냥 밖으로 나왔을 거라 생각하지 않았다.
“저, 혹시 무례한 질문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만…… 원하시던 일은 하고 오셨습니까?”
에단은 파수꾼을 슬쩍 보고는 품에서 무언가를 꺼내 툭 던지고는 곧장 걸음을 옮겼다.
멍하니 에단이 준 물건을 받은 파수꾼이 그것을 보고는 손을 덜덜 떨었다.
“뭐야? 뭘 던진…… 허억!”
그의 손에 들린 것.
그건 흑룡 디트리니르의 비늘이었다.
“정말…… 디트리니르를 만나고 오신 건가……!”
두 파수꾼은 한동안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 * *
이베카 아카데미.
“오랜만이군.”
그리 길지 않은 여행이었지만 워낙 여러 가지 일을 하다 보니 긴 시간 떠났다 돌아온 것 같은 기분이었다.
“오! 에단 선생님!”
“에단 선생까지 도착했군.”
미리 도착한 선생님들이 줄을 서 있었다.
에단을 확인한 기사학부 학부장이 양피지에 체크를 했다.
에단이 제일 마지막으로 도착한 것 같았다. 본래 신입 교사가 가장 늦어서야 안 되는 일이었지만 누구 하나 에단을 지적하는 사람이 없었다.
“자, 이걸로 다 왔군. 곧바로 출발한다. 알다시피 이번 신입 연수지는 모두가 다 아는 분께서 총괄하시기로 했다.”
모두의 시선이 시론 램스데일을 향했다.
“검성 제드 램스데일 님께서 주도하는 교육을 받기 위해 램스데일령으로 간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