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bscriber of the Gods RAW novel - Chapter (237)
신들의 구독자 237화
237화. 그거 뭔가?
“엄청나게 거창한데.”
죽은 이마저 되살릴 수 있다니.
‘신화 속에선 정말로 되살릴 수 있었겠지.’
만일 죽은 이를 되살릴 수 없더라도 능력은 확실한 신일 가능성이 높았다.
알고리즘이 붙이는 거창한 별명들은 전승을 기반으로 하는 경우가 많았으니까.
게다가 신들은 워낙 자존심이 세다 보니 자신을 소개함에 있어 한 치의 거짓도 섞지 않았다.
‘정말 되살릴 수 있는 능력을 주지 않더라도 문제 될 건 없어. 그만큼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 있다면 구독할 가치가 충분하지.’
강화된 알고리즘이 추천한 신이다. 이 신의 능력이 현재 에단이 처한 상황을 타개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거란 소리였다.
에단은 망설임 없이 구독을 눌렀다.
-죽은 이마저 되살리는 의신 아스클레피오스를 구독합니다.
-필요한 좋아요 수는 ‘20개’입니다.
“아스클레피오스라.”
구독에 드는 좋아요 개수는 이전에 화타를 구독할 때와 똑같았다.
처음 들어보는 생소한 이름이었는데, 억양을 보아하니 그리스 로마 신화의 신인 것 같았다.
“오.”
아스클레피오스를 구독하자마자 보인 건 쇼츠였다.
“역시 쇼츠가 유행하고 있군.”
에단은 우선 아스클레피오스의 구독 후기를 확인했다.
-[제대로 된 신만 구독함] 님 덕분에 여러 신들이 쇼츠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쇼츠를 보고 구독을 결정하니 잘못 선택할 일이 없어서 좋네요.
-이 좋은 걸 왜 안 하고 있던 걸까요?
-쇼츠는 짧은 영상이라, 신들이 별 메리트를 느끼지 못한 모양입니다.
-크, 이번이 다섯 번째 구독인데 구독하는 신마다 딱 찾던 신이라 너무 좋습니다. 첫 번째와 두 번째로 구독했던 신은 제 예상과는 완전히 달라서 곤란했었는데요.
‘이게 쇼츠의 순기능이지.’
쇼츠의 맛을 본 구독자들은 이제 예전으로 돌아가지 못한다.
그러면 다른 신들도 자존심을 꺾고 쇼츠를 만들게 될 테고, 직관적인 쇼츠를 만드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게 될 터.
‘나도 쉽게 만드는 건 아니니까.’
그렇게 쇼츠가 퍼질수록 모두가 [제대로 된 신만 구독함]을 찾게 될 것이다.
이게 바로 에단이 노리는 것이었다.
‘명성을 드높이면 결국 좋은 점밖에 없거든.’
에단을 찾아 편지를 보내는 신들이 많아질 것이고, 에단은 당연하게도 그들의 프리미엄 구독자가 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합방을 통해 직접적인 교육을 받을 수도 있으니.
‘신세계든 대륙이든 명성은 아주 중요하게 작용한다.’
에단은 아스클레피오스의 영상들을 확인했다.
업로드되어 있는 영상은 10개 이상이었는데, 의술의 신이라는 이름답게 대부분이 치료 방법에 대한 영상들이었다.
“합방 영상이 있네?”
그리고 합방 영상이 이미 존재했다.
“이건 나도 들어 본 이름이야.”
아마 대다수의 사람들이 들어 봤을 그 이름, 히포크라테스였다.
[의학은 학문이며 기술이다 – 히포크라테스와 함께하는 영상]‘의과 쪽 대학을 졸업할 때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하니까 말이야.’
각종 영상 매체에도 많이 노출되는 이름이니, 히포크라테스를 모르는 이는 거의 없을 거라 봐도 무방했다.
에단은 우선 기본 영상과 더불어 합방 영상 두 개를 볼 생각이었다.
‘아스클레피오스의 능력을 얻은 다음에 협상을 하는 거지. 구독자 합방에 프리미엄 구독자까지 달라고.’
[의술의 첫걸음은 재료의 선정부터]에단은 우선 가장 기초적인 영상부터 보았다.
샤아악-.
-반갑군, 본인은 아스클레피오스라 하는 의사일세.
아스클레피오스는 지팡이를 들고 있었는데, 에단은 그 지팡이를 보자마자 익숙한 기시감을 느꼈다.
기다란 지팡이에 뱀이 휘감긴 형태.
‘많이 본 거야, 저건.’
저 지팡이는 의학의 상징으로 여러 마크에 쓰이곤 했었다.
특유의 뱀 지팡이를 든 아스클레피오스는 자신의 능력에 대해서 간단하게 설명했다.
-위생과 영약. 내 의술은 이 두 가지로 이루어져 있다고 봐도 무방하네. 상처 부위를 깔끔하게 소독해 병원체가 숨조차 쉬지 못하게 만드는 거지. 거기에 더해 강력한 효능을 지닌 약초로 영약을 만들어 먹이는 걸세.
‘병의 근원을 제압하는 느낌이군.’
그리고 그걸 영약으로 마무리한다.
-위생 치유술을 배웠습니다.
-스킬 추가 : 위생 치유술 (S)
-광휘 약초술을 배웠습니다.
-스킬 추가 : 광휘 약초술 (S)
-내 광휘의 의술은 평범한 약초에서 강한 효과를 추출해 낼 수 있지. 물론 무에서 유를 창조할 순 없다네. 그저 약초가 가진 잠재력을 완전하게 끌어내는 것일 뿐. 거기에 더해 약초와 약초를 합쳐 더 강력한 효과를 끌어낼 수도 있네.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게 있지. 모든 약초를 사용할 수 있다는 거야. 제아무리 다루기 까다로운 약초라도 이 광휘의 손길 앞에선 순한 양이 될 수밖에 없지.
에단에겐 수많은 약초들에 대한 지식이 있었다.
메판을 여러 번 클리어하는 동안 수많은 포션들을 직접 만들며 얻은 지식이었다. 그 지식은 허류 탕약술을 배우고 나서도 큰 도움이 되었다.
‘쓸 수 있는 약초들. 그중에서도 효과가 좋은 약초들 위주로 사용했었어.’
수많은 약초들 중엔 에단도 사용하지 못하는 약초들이 많았다.
효과가 좋음에도 다루기가 몹시 까다로워, 어쩔 수 없이 다른 약초를 대신 써야 할 때가 있었다.
‘광휘 약초술로 모든 약초를 다룰 수만 있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좋은 영약을 만들어 낼 수 있다.
‘허류 탕약술과 시너지가 날 거야. 확실하게.’
에단은 이어서 다음 영상을 보았다. 히포크라테스와의 합방 영상이었다.
아스클레피오스가 자기 지팡이와 비슷한 지팡이를 든 히포크라테스와 꽤나 어색하게 서 있었다.
-음, 이쪽은 내 오랜 후배일세. 히포크라테스, 인사하게나.
-반갑습니다, 구독자분들. 히포크라테스라고 합니다.
히포크라테스는 눈에 보일 정도로 긴장하고 있었다.
대선배인 아스클레피오스를 슬쩍슬쩍 보는 게, 자리가 굉장히 부담스러운 모양이었다.
‘신들도 크게 다를 게 없군.’
-히포크라테스는 인간의 치유력을 바탕으로 한 힘을 가지고 있네. 일종의 치유력 강화라고 보면 되지.
-아, 그러니까. 제 힘은…….
-아주 훌륭한 힘이지. 내가 자세히 설명해주겠네.
아스클레피오스는 합방 영상 내내 히포크라테스의 말을 끊었다. 게다가 그가 하려는 말까지 전부 빼앗아 하고 있었다.
딴에는 같은 그리스의 신이라 챙겨 주려 했나 본데, 정작 말을 빼앗길 때마다 히포크라테스의 입술이 부들거렸다.
‘화가 났군.’
하지만 아스클레피오스의 설명이 너무 훌륭했다.
분명 히포크라테스의 능력인데, 영상을 계속 보고 있자니 아스클레피오스의 능력에 대해 듣는 기분이었다.
-그러니까…….
-치유력을 강화하는 걸세!
-코스 치유술을 배웠습니다.
-스킬 추가 : 치유 강화 (S)
결국 아스클레피오스의 설명을 마지막으로 히포크라테스의 능력을 배우게 되었다.
히포크라테스는 영상 끝에 무어라 더 설명하려다 결국 입을 다물고 말았다.
아스클레피오스가 완벽하게 설명해 버렸으니 딱히 더할 말이 없었다.
-감사합니다.
그나마 히포크라테스가 온전히 꺼낸 한마디는 영상 마지막의 인사뿐이었다.
“알고리즘 강화권으로 추천받은 신다워. 이 정도면 시너지를 떠나서 필수적으로 구독해야 하는 신 중 하나인데.”
치료에 있어서 이만한 신은 더 없겠다 싶을 정도였다.
영상 두 개로 세 개의 능력을 얻은 에단은 아스클레피오스의 구독 후기란에 메시지를 남겼다.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는 메시지였다.
메시지를 남기자 5분도 채 되지 않아 아스클레피오스의 답신이 왔다.
-당장 이야기하지!
메시지에서 다급함이 느껴질 정도였다.
***
쿵-!
뱀 지팡이를 든 아스클레피오스가 천천히 모습을 드러냈다.
“[제대로 된 신만 구독함] 구독자여! 이렇게 보게 될 줄이야. 하하하! 이제 내 채널도 날아오를 일만 남았는가!”
아스클레피오스는 굉장히 기뻐 보이는 얼굴이었다.
“수많은 이들을 더 치료할 수 있게 되다니! 이렇게 기쁜 일은 없지!”
“안녕하십니까, 아스클레피오스 님.”
에단은 반갑게 아스클레피오스와 인사했다. 그리고 곧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쇼츠 영상과 확실한 구독 후기를 제공할 테니 그 대가로 프리미엄 구독자와 여러 혜택을 교환하자는 이야기였다.
“물론! 거절할 이유가 없지! 하하핫-!”
사실상 아스클레피오스는 에단의 간택을 받은 거나 다름없었다.
[제대로 된 신만 구독함]이 구독하여 쇼츠와 구독 후기를 남겨 둔 이들은 모두 다 떡상했으니, 기대를 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일단 선택만 받으면 그 영향력이 단박에 커지니, 그에게 선택받았다는 건 앞뒤 잴 것 없이 좋은 일이라는 뜻이었다.
“그리고 혹시, 제가 이런 병을 치료하려고 하는데 말입니다.”
에단은 에반젤린의 극냉쇠락증에 대해서 설명했다.
“음, 자네도 병을 가지고 있는데? 그걸 치료하려는 줄 알았거늘.”
“제 병을 치료하는 게 가능합니까?”
“가능하네!”
자신만만한 태도로 에단의 손목에 손을 가져다 댄 아스클레피오스.
하지만 금세 그 표정이 굳어졌다.
“……미안하네. 이건 치료할 수가 없겠군. 도대체 이런 병을 누가 자네에게 건 건가?”
“괜찮습니다. 아스클레피오스 님.”
어차피 기대도 하지 않았다. 애초에 이건 신세계를 통해 치료할 수 있는 게 아니었으니, 에단은 실망조차 하지 않았다.
“그럼 아까 말씀드린 그 병은 가능합니까?”
“흠!”
에단은 에반젤린의 증상이 어떤지, 어떤 식으로 치료를 진행하려고 하는지 아스클레피오스에게 설명했다.
“일단 내 기술들을 배웠겠지?”
“예, 위생 치유술과 광휘 약초술을 배웠습니다.”
“그럼 그것부터 확실하게 더 가르쳐 주도록 하지. 그런데 자네는 이미 의술을 익힌 것 같은데, 한번 보여 줄 수 있겠나?”
“예.”
에단은 우선 방금 배운 아스클레피오스의 두 가지 기술을 선보일 생각이었다.
“나를 상대로 해도 좋네.”
“예, 그러면 제가 익힌 기술들과 함께 보여 드리겠습니다.”
허류 침술과 화타개복치료술 그리고 아스클레피오스의 위생 치유술과 히포크라테스의 치유 강화.
샤아악-.
에단의 손에 어느새 기다란 장침이 생겨났다.
푸욱-!
아스클레피오스가 무어라 말도 하기 전에 에단은 그의 혈에 침을 찔러넣었다. 현재 에단이 만들 수 있는 침의 개수는 무려 열다섯 개였다.
많은 숫자의 침이었으나 진 허류 침술까지 실력을 끌어올린 에단은 눈 깜짝할 사이에 열다섯 개의 침을 놓을 수 있었다.
“이, 이게 뭔가?”
침을 맞은 아스클레피오스가 당황한 표정으로 에단에게 물었다.
“이걸 도대체 어디서 배운 건가?”
“허준 님께 배운 겁니다. 허류 침술이라고 합니다.”
아스클레피오스의 표정에 엄청난 고양감이 깃들었다.
“이거 엄청나군…… 침 하나로 이런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아스클레피오스는 눈을 감은 채 혼잣말을 하며 자신의 몸 상태를 계속해서 확인했다.
“이거…… 나도 알려 줄 수 있나?”
완전히 침술에 빠진 얼굴이었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