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bscriber of the Gods RAW novel - Chapter (241)
신들의 구독자 241화
241화. 황궁의 유명 인사
샤아아아악-.
에단에게서 냉기가 뿜어져 나왔다.
극냉기가 내뿜는 냉기를 그대로 에단이 흡수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 모습은 지켜보던 치료사들에겐 당황스러운 모습이었다.
특히 렌더링은 당황하는 것을 넘어, 놀라서 앞으로 튀어나갈 수밖에 없었다.
에반젤린 황녀의 치료를 한 번이라도 해 본 이들은 극냉쇠락증의 특징을 아주 잘 알고 있다.
냉기 분출.
황녀의 심장 부근에 자리 잡은 극냉기는 잘못 건드리면 그대로 몸 밖까지 냉기를 뿜어냈다.
그 냉기에 노출되면 순식간에 손가락부터 얼어붙으니, 냉기에 닿은 치료사는 그대로 부상의 위험에 노출된다.
냉기가 분출하는 것도, 그 냉기가 손을 타고 오르는 것도 순식간이다. 치료하는 데 조금이라도 방심하면 극냉기가 무시무시한 속도로 몸을 파고든다.
이 냉기는 그대로 체내에 침투해 내부 장기까지도 파괴해 버리기 때문에, 빠르게 대처하지 않으면 치료사도 한순간에 목숨을 잃을 수 있었다.
그리고 지금, 그 극냉기가 에단의 손끝을 얼리고 있었다.
에단은 에반젤린을 치료하기 위해서 여러모로 리스크를 감수하고 있는 상황이다.
모든 신경을 치료하는 데 쏟고 있으니 당장 극냉기에 대처할 여력이 없을 터.
렌더링은 자신이 대처해야 한다는 생각에 빠르게 앞으로 튀어 나가 에단을 도우려 들었다.
“렌더링!”
그러나 반데라스의 일갈이 그의 발을 붙잡았다.
“소, 소장님?”
“가만히 지켜보도록. 에단 휘커스 님의 치료다. 괜히 중간에 끼어들었다가 일을 그르칠 수도 있어. 우리는 에단 님의 치료 방식을 모른다.”
반데라스의 말에 렌더링은 움직임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혹시나 끼어들었다가 에단의 치료를 방해하기라도 했다간 걷잡을 수 없는 상황에 빠지게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렌더링은 불안함을 감출 수가 없었다. 그 역시도 극냉기에 크게 당했던 경험이 있어, 당장 에단이 처한 위험에서 눈을 돌릴 수가 없었다.
“……예.”
렌더링이 한 발 뒤로 물러났다. 다른 치료사들 또한 렌더링과 같은 마음이었다. 하지만 소장인 반데라스가 건드리지 말라 일축했으니 지켜보는 수밖에 없었다.
샤아아아악-.
에단의 몸에서 계속해서 냉기가 퍼졌다.
단순히 몸으로 퍼져 나가는 것만이 아니었다. 에단이 선 자리를 중심으로 냉기가 쫙 퍼지며 쩌저적 깨지는 소리까지 들려왔다.
냉기가 몸에 침투한 걸 넘어 바깥으로까지 분출되는 상황이었다. 저대로 놔두면 분명 에단은 죽는다.
그럼에도 그들은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치료소에서 소장의 명령은 그만큼 절대적이었다.
하지만 다들 걱정하고 있는 것과 달리 정작 에단은 꽤나 멀쩡한 상태였다.
오히려 속으로 미소까지 짓고 있었다.
극냉기에 손을 대자마자 터져 나온 냉기가 계속해서 온몸으로 흡수되고 있기 때문이었다.
‘오히려 상황이 좋아졌어.’
-문포스의 힘이 강해집니다!
극냉기를 흡수할수록 문포스의 힘이 강해졌다.
문포스의 힘이 강해진다는 건 곧 에단의 검술이 강해진다는 것을 뜻했다.
‘다른 사람들에겐 독이 될 극냉기가 나한테는 약이다.’
에단은 이 극냉기를 최대한 손실 없이 흡수할 생각이었다.
‘문포스의 힘을 전부 다 끌어올려서.’
에단은 문포스의 힘까지 이용해 가며 극냉기를 온몸으로 받아들였다.
극냉기를 흡수할수록 에단의 모습은 위험천만하게 변해 갔다. 피부부터 시퍼렇게 질린 게 딱 봐도 극냉기에 완전히 잠식당한 것처럼 보였다.
툭 쓰러지면 그대로 산산조각이 나지 않을까 싶을 정도였다.
-문포스의 힘이 강해집니다!
-문포스의 힘이 강해집니다!
위험천만해 보이는 겉모습과 반대로, 에단은 극냉기를 삼키며 쑥쑥 성장해 갔다.
그러자 극냉기가 한차례 꿈틀거렸다.
분명 외부에서 자극해 오는 것을 완전히 얼려 버릴 만큼 냉기를 내뿜었건만.
그 냉기를 에단이 계속 흡수하니 상황이 묘해진 것이다.
‘아쉽게 됐군. 더 흡수했으면 좋겠는데.’
하지만 극냉기도 이제 더 이상 냉기를 내뿜을 기운이 없는 것 같았다.
극냉기에서 최대한 기운을 흡수했으니 다음 단계에 나설 때였다. 에단은 꽁꽁 얼어붙은 몸을 움직였다.
쨍강-!
그제야 에단의 몸을 잠식하던 냉기가 사라졌다.
그와 동시에 에단이 강렬한 오라를 내뿜기 시작했다.
‘태양의 기운을 더욱 거세게!’
본래라면 극냉기가 태양의 기운마저 얼려 버렸을 것이다. 하지만 그 기운을 에단이 전부 다 흡수해 버렸으니.
태양의 기운이 극냉쇠락증을 이겨 내기 시작했다.
‘지금!’
에단은 손을 뻗었다. 정확히 심장 부근의 극냉기 덩어리를 그대로 집어 강하게 떼어 냈다.
콰득-!
-화타개복치료술의 숙련도가 크게 상승합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태양의 기운이 남아 있던 냉기를 완벽하게 지워 냈다. 에단은 남은 손을 이용해 침을 뽑기 시작했다.
그러자 에반젤린의 몸속에 남아 있던 냉기가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에단은 모든 냉기가 빠져 나가는 걸 확인하는 것과 동시에 열어 뒀던 화타개복치료술의 문을 닫았다.
꿈틀꿈틀.
에단의 손에 잡힌 극냉쇠락증의 근원인 극냉기가 세차게 움직였다. 에단은 그걸 그대로 강하게 쥐어 남은 기운까지 전부 다 흡수했다.
‘좋은 영약을 먹었군.’
에단이 속으로 쓱 미소 지었다.
이제 마무리 단계였다.
치료대에 누워 있던 에반젤린 황녀는 천천히 숨을 골랐다.
치료가 시작된 이후부터 고통으로 몇 차례 기절할 뻔했다. 하지만 극냉쇠락증의 근원이 사라진 지금, 그녀는 한 번도 느껴 보지 못했던 편안함을 느끼고 있었다.
껌뻑껌뻑.
이 상황이 잘 이해가 가지 않는지, 에반젤린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는 항상 어깨에 무거운 무언가를 짊어지고 다니는 것처럼 피로감을 느껴 왔다.
게다가 몸이 차가워 항상 복통을 달고 살았다.
그런데 지금은 복통도, 피로감도 느껴지질 않았다.
누워 있음에도 알 수 있었다.
“다, 다 끝난 건가요?”
그녀는 본능적으로 깨달았다.
에단의 치료 방식은 지금까지 그녀가 접해 온 치료 방식과는 완전히 궤를 달리하는 거라고.
“아니요, 이제 마무리만 남았습니다.”
오랜 기간 앓아 온 극냉쇠락증 탓에 심하게 수축된 마나 로드, 그리고 냉기에 의해 상해 버린 체내 장기를 회복시키는 단계가 남아 있었다.
에단은 세 번째 탕약을 건넸다.
에반젤린이 천천히 몸을 일으켜 에단의 탕약을 그대로 꿀꺽 삼켰다.
샤아아아악-.
몸 내부로 들어온 탕약이 천천히 에반젤린을 회복시켜 주었다. 지금껏 단 한 번도 느껴 보지 못한 편안함이었다.
에반젤린은 자신도 모르게 누워 스르르 잠들어 버렸다.
-치유가 불가능한 극악의 병을 치료했습니다!
-위대한 업적을 달성하셨습니다!
-[불치병 치료사] 업적 달성에 따라 좋아요를 획득했습니다.
-좋아요를 ‘20’만큼 얻었습니다!
-명성이 큰 폭으로 상승합니다!
‘와.’
에단도 깜짝 놀랄 정도의 커다란 보상이었다.
지금까지 받은 업적 보상 중 단일 보상으로는 가장 많은 좋아요 수였다.
‘좋아요 20개면 어지간한 신은 바로 구독할 수 있는 개수라고.’
이전에 얻었던 가장 많은 좋아요는 정령왕과 계약했을 때 얻었던 15개였었다.
그리고 그 전엔 사도 사냥으로 한번에 10개를 얻은 적도 있었다.
‘확실히 이 극냉쇠락증이 엄청난 병이긴 했어.’
난다 긴다 하는 치료사들이 모인 이 로얄 그윈에서도 완치시키지 못했던 병이니 말이다.
‘좋아요도 얻고 문포스의 힘도 강화했군.’
에반젤린 황녀의 병을 고치는 일은 에단의 예상보다 많은 이득을 가져다주었다.
‘명성 수치도 엄청나게 올랐어. 이 정도면 황궁에서 더 과감하게 움직여도 되겠는데?’
당장 에단은 지방의 귀족에 불과했다. 때문에 황궁의 고위직과 고위 귀족들의 무시를 감내할 각오까지 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일로 명성 수치가 크게 상승했으니, 황궁의 그 누구도 에단을 함부로 대할 수가 없을 터.
“후.”
큰 폭으로 오른 명성 수치까지 보고 나니 미소를 감출 수가 없었다.
잠든 에반젤린 황녀.
그리고 치료를 끝마친 에단.
치료사들은 어안이 벙벙한 얼굴로 눈앞의 광경이 현실인지 의심하고 있었다.
정말 에반젤린의 병을 완전히 치료한 것인가?
치료는 이걸로 완전히 끝난 것인가?
“에단 님.”
반데라스가 에단에게 다가왔다.
“어떻게 된 겁니까?”
“잘 치료됐습니다. 에반젤린 황녀님을 좀먹고 있던 극냉쇠락증은 완전히 치료했습니다.”
에단이 말했다.
“완치입니다.”
믿기 어려운 결과였다.
하지만 직접 눈으로 봤으니 분명하다고 인정할 만한 결과였다.
“와!”
치료사들 사이에서 환호와 감탄이 쏟아져 나왔다.
그 사이에서 반데라스와 렌더링이 에단에게 다가왔다.
“헌신과 희생에 감사드립니다.”
“……크흑, 제국과 황실을 위해 스스로를 희생하실 줄이야. 저희 로얄 그윈은 진정한 치료사이신 에단 님을 명예 로얄 그윈 치료사로 임명할 생각입니다. 이미 소장님과 이야기가 끝났습니다.”
“……네?”
희생에 감사한다니?
에단이 의아한 표정으로 묻자, 반데라스가 감격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였다.
“황녀님이 짊어지고 계셨던 그 냉기, 대신 짊어지신 것 아닙니까? 목숨이 위험한 일이었을 텐데, 그걸 해내시다니…… 한때 저도 그런 이상을 꿈꾸며 살아왔었습니다.”
반데라스는 눈을 빛내며 외쳤다.
“그야말로 신의이십니다!”
그 옆에 서 있던 렌더링은 거의 울먹거리고 있었다.
“저는 에단 님처럼 되겠습니다. 이제부터 제 롤 모델은 에단 님입니다!”
‘좀 착각하고 있는 것 같은데.’
에단은 속으로 뻘쭘했다.
애초에 목숨까지 걸 생각은 없었으니까.
극냉기를 흡수한 건 말 그대로 흡수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뭐, 굳이 바로잡아 줄 필요 있나.’
에단은 자신은 괜찮다는 표정으로 두 치료사에게 손을 건넸다.
“저는 알아주시는 걸로 족합니다.”
그 말에 로얄 그윈의 소장과 부소장은 참지 못하고 눈물을 쏟아 냈다.
* * *
에단의 이야기는 순식간에 황궁에 퍼졌다.
불치병에 걸렸던 에반젤린 황녀가 다 나았고, 그 병을 치료한 게 르기아의 손님인 에단 휘커스다.
이 이야기가 퍼지며 황궁에 소란이 일었고, 그 주인공인 에단은 순식간에 황궁의 유명 인사가 되었다.
그리고 그사이.
“다들 잠재력은 훌륭하군.”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예리카와 슈들렌은 그사이 르기아의 밑에서 벌써 몇 차례고 구른 상태였다.
르기아가 마음먹고 이들을 가르치고자 했기에, 두 사람은 짧은 시간임에도 여러 가지를 배울 수 있었다.
그리고 깨달았다. 에단이 왜 자신들을 르기아에게 맡겼는지를.
“에단 휘커스 선생이 결국…… 정말 놀랍구나. 설마하니 그런 능력까지 가지고 있을 줄이야.”
르기아 또한 황궁에 온 뒤로 단 하루 만에 유명 인사가 되어 버린 에단의 이야기를 들었다.
설마하니 에반젤린 황녀의 그 악독한 병을 완전히 치료할 줄이야.
르기아는 혀를 내둘렀다. 에단의 몸 안에 어떤 게 들어 있는지 잘 알았기에 더더욱 놀랄 수밖에 없었다.
“오히려 이렇게 되니 더더욱 이해가 안 가는군. 사실 말이다. 내가 에단 선생이었다면 더 좋은 호위를 뽑았을 것이다. 자네들의 잠재력은 훌륭하지만, 에단 휘커스 선생의 행보를 따라가기엔 부족한 게 사실이니까.”
“…….”
“…….”
그 말이 사실이었다. 르기아의 교육을 통해 대륙이 얼마나 넓은지 새삼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자신들의 실력이 얼마나 부족한지도 깨닫게 되었다.
특히 두 사람은 근래에 한계를 뚫고 이전보다 훨씬 더 높은 경지에 이르렀다 자부했기에 더더욱 큰 충격을 받았다.
자신들이 서 있던 곳은 그저 출발선에 불과했다.
“르기아 선생님.”
예리카가 손을 들고 질문했다.
“저희가 르기아 선생님께 교육을 받는다면 에단 님의 발목을 잡지 않을 정도로 성장할 수 있나요?”
“가능하지. 하지만 어지간한 노력으로는 부족할 거야. 내 교육을 받고도 에단 선생의 발목을 잡게 될 수도 있겠지.”
두 호위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하지만 걱정할 것 없어. 에단 선생이 새로운 호위를 뽑을 생각이라면 굳이 자네들을 내게 맡겼겠는가?”
르기아가 너털웃음을 지었다.
“아마 에단 선생은 자네 둘과 함께 걷고 싶은 모양이야. 그 목표가 어디까지 이어져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일세.”
* * *
치료를 마치고 기진맥진한 상태가 된 에단은 우선 숙소로 돌아와 잠을 청했다.
그렇게 잠에 든 지 얼마 지나지 않았건만, 누군가가 에단의 방문을 두드렸다.
“에단 휘커스 님! 안에 계십니까! 황제 폐하께서 당신을 찾으십니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