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bscriber of the Gods RAW novel - Chapter (250)
신들의 구독자 250화
250화. 예상 밖의 일
바닷길을 따라 광활한 바다에 도착한 에단 일행은 본격적으로 깊은 수심으로 들어갈 준비를 했다.
-총 세 단계에 걸쳐 들어가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수압 때문에 신체 능력이 떨어질 수 있고, 최악의 경우엔 죽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또 주의하셔야 할 건…….
“소용돌이군요.”
에단은 물의 흐름 속에서 느껴지는 기묘한 기류를 읽었다.
흐름을 역행하는 기운.
바다 소용돌이였다.
본래라면 이 소용돌이는 그리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어인들이 소용돌이의 흐름을 바꾸는 것으로 인간인 에단도 충분히 통과할 수 있었다.
하지만 현재는 소용돌이의 흐름을 바꾸는 게 불가능했다.
-예, 맞습니다. 워터피아로 가는 길목에 소규모 소용돌이가 있는데, 지금은 그게 대규모 소용돌이로 변한 상태입니다. 저희들도 간신히 빠져나왔습니다.
소용돌이 자체가 컨트롤하기 어려울 정도로 거세진 것이다.
-마치 칼날처럼…… 변해 버렸습니다.
-저희도 함부로 들어갔다간 잘게잘게 썰리고 말 겁니다.
어인들이 몸서리를 쳤다.
‘소용돌이라.’
몬스터들을 넘어 이번엔 소용돌이였다.
-그리고 그 소용돌이 너머에는…….
-지금까지 봐 온 몬스터들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위험한 놈이 있습니다.
-무척이나 거대하고…….
-감당이 안 되는 놈입니다. 본래 여기에 있을 놈이 아닌데.
에단은 일단 소용돌이가 어느 정도인지 확인해 보기로 했다.
“일단 가 보시죠.”
어인들과 함께 안쪽으로 들어가니 해류가 점차 강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지금까지의 해류는 가만히 있으면 조금씩 움직이는 정도라 얼마든지 의지대로 움직일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계속해서 몸을 움직여야 물의 흐름 속에서 버틸 수 있었다.
‘떠내려간다.’
아니, 정확히는 특정한 곳으로 끌려가고 있었다.
에단은 곧장 뤼카를 소환했다.
소환된 뤼카는 물속이라는 걸 알고는 깜짝 놀라더니 에단에게 마나를 주입해 주고 빠르게 사라졌다.
뤼카의 마나를 전달받은 에단은 아티팩트에 마나를 더 주입하고는 곧장 소용돌이 쪽으로 이동했다.
쐐애애애애액-!
“이런…….”
이윽고 에단은 어인들이 말한 그 소용돌이와 마주하게 되었다.
아주 거대한 소용돌이였다. 근처에 있는 것들을 빨아들여 갈기갈기 찢어발기는 모습은 멀리서 보는 것만으로도 식은땀이 흐를 정도였다.
그 거대한 소용돌이가 바닷길을 제대로 막고 있으니, 흐름을 통제하기는커녕 가까이 가는 것조차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러분이 빠져나온 게 더 신기하군요.”
오히려 저 미친 소용돌이를 뚫고 나온 어인들의 수영 실력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심지어 저 너머에 감당하기 어려운 몬스터가 하나 더 있단 말이지?’
몬스터야 직접 가서 확인하면 될 일이지만 당장 저 소용돌이를 통과하는 게 문제였다. 저 소용돌이는 압도적인 수영 실력이 없으면 통과할 수 없다.
아티팩트의 힘으로 여기까지 오는 데는 문제가 없었지만 저 소용돌이를 돌파할 만큼의 수영 실력은 없었다.
‘물속에서는 신체 능력에 제약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거지. 그럼 어쩔 수 없다.’
지금 이대로는 워터피아로 가기는커녕 소용돌이를 돌파하는 것조차 불가능하다.
“위로 잠시만 올라가겠습니다.”
하이드로스케일이 고개를 끄덕였다.
제아무리 에단이라고 해도 어쩔 수 없다. 인간이 저 대규모 소용돌이를 통과하려면 마법의 힘을 빌려야 한다.
수중에서 완벽하게 마법을 다룰 수 있는 마법사들이 소용돌이를 막고, 그사이에 안쪽으로 들어가는 수밖에 없다.
-에단 휘커스 님, 일단 육지로 돌아가 지원군을 꾸려서 오시죠. 저희도 폐하께 받은 이 서한이 있습니다. 신성 제국의 황제께 이 서한을 보여 드린다면 바로 지원군을 꾸려 주실 거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지원 요청을 위해 육지로 파견된 어인 부대는 모두 신성 제국 황제에게 전달할 서한을 가지고 있었다.
어째선지 그 서한을 교황한테 전달한 부대가 있는 듯하지만, 내용은 모두 신성 제국 황제를 대상으로 한 서한이었다.
교황이 앞서 워터피아에 간 상태에서 황제의 지원군까지 더해진다면 워터피아에 닥친 위기를 충분히 이겨 낼 수 있을 터.
에단과 함께 수면 위로 솟아오른 어인들은 살짝 뒤를 돌아보았다. 다시 육지로 돌아가려면 시간이 꽤 걸릴 테지만 죽는 것보단 나은 선택지였다.
샤악-!
에단은 아공간 주머니에서 배를 꺼냈다. 호수에서 용병들이 꺼낸 돛단배보다 훨씬 더 큰 배였다.
푸슉-.
어인들이 갑자기 에단이 꺼낸 배를 보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다시 호수로 돌아가려는 마당에 굳이 배를 꺼낼 이유가 없을 텐데?
“잠시 생각 좀 해 보겠습니다.”
물론 생각을 위해서가 아니라 신세계에서 정보를 얻기 위함이었다.
에단은 곧장 신세계를 열고는 키워드를 입력했다.
[바다]심플한 키워드였다. 알고리즘 강화권을 쓰지 않아도 현 상황에 걸맞는 신은 얼마든지 추천받을 수 있었다.
-키워드를 검색합니다.
-알고리즘이 현재 당신의 상황에 걸맞은 신을 추천합니다.
띠링-.
-바다를 지배하는 삼지창 [난이도 : 상]
바다, 그리고 삼지창.
에단은 이 두 단어만으로 알고리즘이 추천한 신의 정체를 알 수 있었다.
“포세이돈이네.”
-구독에 필요한 좋아요 개수는 32개입니다.
확실히 그리스 로마의 신들은 구독에 필요한 좋아요 개수가 꽤나 높았다.
‘포세이돈은 꽤 메이저한 신이니까.’
바다의 신이라 하면 포세이돈이 연상될 정도로 유명한 신이었다.
‘황궁에서 좋아요를 꽤 쌓은 덕분에 여유가 있어.’
에단은 곧장 포세이돈을 구독했다.
-바다를 지배하는 삼지창 포세이돈을 구독하셨습니다!
포세이돈의 구독자 수는 일전에 구독했던 하데스보다 월등하게 높았다.
‘영상도 많군.’
전형적인 상위권의 신이었다. 적당한 수의 영상, 높은 구독자와 좋아요 수까지.
‘영상 제목들도 확실하고.’
거기에 들어 근래 업로드한 듯한 쇼츠 영상들도 눈에 띄었다.
‘변화에도 발 빠르게 움직인다.’
올라온 쇼츠 영상들을 보며 에단은 흐뭇하게 웃었다.
포세이돈 정도의 상위권 신들도 에단의 쇼츠에 영향을 받아 벤치마킹하는 모습을 보니 자신의 영향력을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에단은 포세이돈의 영상 중 가장 좋아요가 많은 영상을 눌렀다. 이 영상은 포세이돈을 구독하면 볼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영상이었다.
-[바다의 모든 것 : 바다를 정복하는 방법]
‘그리스 로마 신화의 3대 신이라고 하면 제우스, 포세이돈, 하데스라고 할 정도니까.’
바다를 정복하는 방법이라는 제목이 정말 잘 어울렸다.
에단은 곧장 영상을 재생했다.
그러자 곱슬곱슬한 머리칼을 등까지 늘어뜨린 근육질의 미남이 나타났다.
-구독자여, 본인은 바다와 물, 폭풍을 수호하는 신 포세이돈이라고 한다.
포세이돈은 스스로를 소개하고는 곧장 자신의 힘에 대해서 설명했다.
-나를 구독한 데는 확실한 이유가 있겠지. 세상의 절반은 육지지만 그 절반은 바다니 말이다. 육지를 정복했다고 해서 바다까지 정복할 순 없는 일이지. 바다는 날뛰는 말이다. 스스로가 폭군이 되지 않으면 절대 정복할 수가 없지.
그 말과 함께 포세이돈이 손가락 세 개를 들어 보였다.
-가장 기본적으로 바닷속에서 숨을 쉴 수 있는 힘이 필요하겠지. 거기에 더해 바닷속에서도 육지처럼 움직일 수 있는 힘이 필요할 테고. 안 그런가? 만약 자네가 수중에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구독자라면 이 영상이 아니라 다른 영상을 보게나. 그대들을 위한 영상도 따로 만들어 놓았으니.
포세이돈은 구독자를 두 부류로 나누고 그에 맞는 영상들을 따로 만들어 놓은 듯했다.
하나는 육지에서 주로 활동하는 구독자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이미 수중에서 원활하게 움직일 수 있는 구독자들이었다.
신세계엔 각기 다른 상황에 처한 수많은 구독자들이 존재하니, 포세이돈은 그에 맞춰서 영상을 준비해 둔 것이다.
‘훌륭한 판단이야.’
포세이돈은 이어 설명했다.
-바다를 정복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우선 호흡이 필요하겠지. 평범한 인간이라면 물속에서 숨을 쉴 수 없을 테니까. 우선 수중에서 호흡하는 법부터 알려 주지.
-수중 호흡 스킬을 배웠습니다.
-스킬 추가 : 수중 호흡 (A)
-그 다음으로 필요한 건 수중에서도 자유롭게 움직이는 법이겠지. 단순히 호흡만 한다고 바다를 지배할 순 없을 테니 말이다.
포세이돈은 자신을 구독하는 이들이 원하는 것과 그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다.
‘구독자가 높은 이유가 있어.’
-지금부터가 핵심이다. 이 능력을 배우면 자네는 가진 힘을 수중에서도 오롯이 쓸 수 있게 된다. 말 그대로 작은 포세이돈이 되는 것이다.
포세이돈이 그렇게 말하며 웃었다.
어느새 그의 손에는 삼지창이 들려 있었다. 길고 날카로운 삼지창에는 강한 힘이 서려 있었다.
-나의 힘이 고스란히 담긴 능력이다. 이 힘의 근원은 바다다. 바다의 힘을 그대로 흡수해 온전히 몸 안에 집어넣는 그런 힘이지. 그리 하면 바다는 더 이상 자네를 거부하지 않을 게야. 자네는 바닷속에서도 본신의 힘을 온전히 사용할 수 있게 될 테고 말이지.
쐐애애액-!
포세이돈이 그 삼지창을 강하게 찔러 넣었다.
-바다를 느껴라! 그리고 발아래에 두라!
-해신력을 배웠습니다!
-스킬 추가 : 해신력 (S)
해신력.
‘바다의 힘을 흡수해서 육지에서처럼 움직일 수 있게 해 주는 기술이라.’
역시 포세이돈이었다. 바다의 신이라는 이명은 허명이 아니었다.
‘물의 흐름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게 될 테니, 말 그대로 바다를 지배하는 능력이네. 이거면 수중 전용 아티팩트가 더 이상 필요 없겠는데?’
끝으로 포세이돈은 자신의 삼지창을 강하게 휘둘렀다.
-내 트레이드 무기인 삼지창도 굿즈로 판매하고 있으니 그걸 사도 좋다! 비싸지만 제값은 할 거다!
영상을 다 본 에단은 다른 영상들을 마저 확인했다.
우선 이 수중 호흡과 해신력만으로도 바닷속에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 육지에서의 신체 능력이 수영 실력으로 그대로 변환된다는 소리니까.
하지만 뭔가 만족스럽지 않았다.
여기서 하나 더.
비상 상황에 대비해 더 강한 힘을 더할 필요가 있었다.
‘시간이 그리 많지는 않아.’
에단은 일단 포세이돈에게 댓글을 남겨 두었다. 포세이돈이 확인한다면 합방을 통해 그에게서 해신력을 활용할 수 있는 심화 방법을 들을 생각이었다.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봐선 신에게 직접 배우는 게 제일 확실해.’
합방을 통해 배우는 것만큼 확실하게 다가오는 게 없었다.
띠링-!
메시지를 보낸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곧바로 답장이 왔다.
“내 입으로 말하긴 좀 그렇지만, 거절하는 신은 없지.”
상위권의 신은 최상위권으로 도약하기 위해.
중위권의 신은 정체기를 뚫기 위해.
하위권의 신은 뚫리지 않는 중위권의 벽을 뚫기 위해.
저마다의 이유로 [제대로 된 신만 구독함]이 필요했으니 말이다.
에단은 곧장 포세이돈이 보내 준 합방권을 사용했다.
* * *
포세이돈은 정말 좋은 타이밍이라고 생각했다.
설마하니 이 타이밍에 그 유명한 [제대로 된 신만 구독함]이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연락해 올 줄이야.
샤아아악-.
합방권을 보낸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제대로 된 신만 구독함] 구독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음! 흐음! 이것 참 내가 생각한 대로 훌륭해 보이는 구독자시군.”
포세이돈이 말했다.
“우선 나를 구독해 줘서 정말로 고맙네. 댓글은 잘 봤네. 나를 도와줄 수 있을 것 같다고? 그럼 바로 말하지. 사실 내가 오래토록 설득해 간신히 데리고 온 신이 있네. 신세계에는 별로 관심이 없는 신이라, 데리고 오는 게 아주 힘들었어. 그 신과 이번에 합방 영상을 찍었는데, 어떤가? 혹시 봐 줄 수 있나? 그리고 쇼츠를 만들어 준다면 고맙겠네.”
“예, 봐 드리지요.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 대신 확실한 보상이 필요합니다.”
에단은 평소처럼 포세이돈과 인사를 하며 조건을 내밀었다.
“프리미엄 구독자야 어려운 일은 아니지! 굿즈도 당연히 주겠네! 그럼 잘 부탁하네!”
“영상부터 확인해야겠군요. 혹시 어떤 신과 합방을 하신 겁니까?”
에단의 말에 포세이돈이 뿌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자네가 알까 모르겠는데, 충무공이라 불리는 신일세.”
순간 에단의 얼굴이 그대로 굳었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