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bscriber of the Gods RAW novel - Chapter (261)
신들의 구독자 261화
261화. 내가 너무
묵직했다.
‘확실히 하위 사도와는 차원이 달라.’
샤아아악-.
그러나 수준이 올라간 건 사도뿐만이 아니다.
에단 역시 이 자리까지 오며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성장했다. 이 정도 공격이야 얼마든지 받아 낼 수 있다.
곧장 반격해 오는 에단의 검을 그대로 받아 낸 5사도가 저릿한 주먹을 털었다.
티는 내지 않았지만 상정한 수준을 훌쩍 뛰어넘은 에단의 힘에 크게 놀라고 있었다.
“설마.”
에단이 발하는 오라를 살펴본 5사도가 인상을 썼다.
방금 그 반격도 충분히 놀라웠다. 하지만 당장 에단에게서 느껴지는 오라는 도무지 믿기지 않는 것이었다.
워터피아의 성유물에 깃들어 있던 신의 힘을 추출해 갔으니 그 편린이 느껴지는 것은 당연했다.
하지만 동시에 느껴지는 또 하나의 오라는 이 자리에 있어선 안 되는 것이었다.
“에단 휘커스, 타르타로스의 성유물을 얻었나? 아니, 아니야. 뭔가 달라. 네놈이 어떻게.”
5사도가 놀란 표정으로 에단을 보았다.
놈은 성유물의 힘을 추출하기만 한 게 아니다. 추출할 때 남는 흔적만으로는 이 정도의 오라를 뿜어내진 못한다.
“어떻게 그걸 흡수했나?”
성유물에 깃든 것은 신의 힘.
새벽회가 노리는 이 신의 힘은 신의 재림에 반드시 필요한 것이었다.
새벽회는 이 힘을 얻기 위해 다방면으로 힘을 쓰고 있었다.
하지만 단순히 얻는 걸로 끝내는 건 아니었다.
새벽회는 장차 계획의 실현을 위해 그 힘을 다방면으로 활용하길 원했다.
가장 먼저 생각한 건 성유물에 깃든 신의 힘을 직접 흡수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신의 힘은 인간이 감히 품을 수 없는 강대한 힘.
그 힘을 다루기 위해 여러 시도를 해 왔으나 단 한 번도 성공한 적이 없었다.
주입된 힘을 견디지 못해 몸 내부가 무너져 내리거나 마나를 전부 잃는 등의 부작용이 거듭되었다.
어떻게든 신의 힘을 활용해 보려고 수단을 강구하고 노력해 봤으나 모든 실험이 실패하고 말았다.
결국 신의 힘을 흡수해 다방면으로 활용하는 안은 폐기되었고, 지금에 이르러선 온전히 신을 재림시키는 데만 사용하려고 하고 있었다.
그런데 눈앞의 저 남자는 그 신의 힘을 흡수하고도 멀쩡하다. 오히려 그 힘을 완벽하게 사용하고 있으니.
“말도 안 되는 일이다.”
5사도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새벽회가 수없이 실패했던 걸 일개 아카데미 교사가 해낸 것이다.
물론 일개 아카데미 교사라고 하기엔 뛰어난 능력을 여럿 쥐고 있다. 하지만 그는 새벽회와 달리 혼자였다.
혼자서 두 가지 신의 힘을 흡수하다니.
그 신의 힘을 품고도 저렇게 멀쩡히 움직일 수 있다니.
도대체 정체가 뭐냐, 그 말이 턱 끝까지 올라 왔으나 5사도는 한숨을 내뱉으며 간신히 마음을 다스렸다.
“……흡수한 건 확실하군.”
에단은 대답하는 대신 미소만 지어 보일 뿐이었다.
5사도가 어이없다는 듯이 에단을 보았다.
도대체 어떻게 한 것인가?
신의 힘을 흡수했음에도 멀쩡한 것도 그렇고 사사건건 새벽회의 일을 방해하는 것도 그렇고, 납득할 만한 요소가 단 하나도 존재하지 않았다.
“미래시라도 가지고 있는 건가.”
그게 아니고서야 납득할 수가 없는 일이었다.
애초에 타르타로스의 성유물부터 쉽게 얻을 수가 없는 것이었다.
저렇게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었으면 당장 워터피아로 오기 전에 자신의 손에 들어왔어야 할 힘이다.
시그마 로드해머로 완벽하게 의태했음에도 얻지 못했던 것이건만.
“가지고 있다.”
에단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이제 너는 말도 안 된다는 말을 내뱉게 될 거야. 아, 이미 뱉었군.”
그러고는 냉기를 흩뿌리기 시작했다.
신의 힘으로 강화된 문포스의 힘은 에단을 중심으로 넓은 범위를 얼리기 시작했다. 문포스의 후예 직업을 얻은 이후로 지금만큼 냉기가 강했던 적은 없었다.
샤아아악-.
서리검이 냉기에 공명했다.
“그다음은 어떻게, 라고 말할 거고.”
에단이 자세를 잡았다.
“그다음엔 욕을 내뱉을 거다.”
“재밌는 헛소리를 지껄이는군. 됐다, 널 죽이는 건 취소다. 대신 네 머리를 해부해서 들여다봐야겠군. 산 채로 우리 새벽회를 위해 일하라.”
가볍게 통, 하고 튀어 오른 5사도가 순식간에 에단의 지근거리까지 들이닥쳤다.
꽈아악-.
5사도가 강하게 주먹을 뻗는다.
“개벽 – 파괴권.”
아주 단순한 기술이었다. 하지만 그 위력은 예사롭지 않았다.
이 기술은 주먹에 마나를 모아 단숨에 폭발적으로 터뜨리는 기술인데, 새벽회의 사도들 특유의 끈적한 마나가 더해져 그 위력이 엄청났다.
에단 검술 제 2식
문포스
에단 검술 2식과 파괴권이 그대로 맞부딪쳤다.
콰아아아아아앙-!
두 사람을 중심으로 엄청난 파동이 퍼져 나갔다. 꽤 가까이에 있던 워터피아의 왕이 그 파동의 여파에 뒤로 크게 밀려날 정도였다.
교황이 빠르게 움직였다.
“버텨 주게.”
바로 에단에게 가세하는 것도 좋지만 워터피아의 어인들이 이 정도 규모의 싸움에 휘말리면 크게 다칠 수도 있었다.
그렇다면 이들이 다치지 않게 보호해야 했다.
“얼른 오셔야 합니다.”
에단의 말에 교황이 고개를 끄덕였다.
“안 그러면 저 혼자 다 끝내 버릴 수도 있으니까요.”
에단이 곧장 검을 휘둘러 5사도의 주먹을 밀어 냈다. 5사도가 휘청거리며 뒤로 크게 물러났다.
한 번 더 에단과 충돌한 5사도의 눈썹 한쪽이 꿈틀거렸다.
척 보기에도 심기가 상당히 불편해 보였다.
에단은 그 모습을 보고는 서리검을 한 차례 털었다.
그러고는 강하게 손잡이를 쥐고는 힘을 불어넣었다.
샤아아아악-.
에단의 검에 평소보다 더욱더 맹렬하게 퍼져 나오는 서리가 휘감겼다.
영원서리.
그 이름처럼 영원히 녹지 않을 서리가 검에 서리더니 이내 강력한 냉기를 내뿜었다.
그 냉기에 5사도가 자세를 고쳐 잡았다. 날카로운 기세, 그리고 자세를 본 에단은 5사도가 진심으로 덤벼들려고 한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대충 했다간 다음은 없을 거야.”
에단의 말이 기폭제가 되었는지 5사도가 곧바로 움직였다.
앞으로 고꾸라지듯 몸을 숙이는가 싶더니 순간 앞으로 뛰쳐나왔다.
흡사 포문에서 발사되는 포탄과 같은 모양새로, 이전에 보여 줬던 속도는 그저 맛보기에 불과했다고 어필하는 듯한 엄청난 속도였다.
콰앙-!
그저 앞으로 돌진한 것뿐인데도 굉음이 일었다.
“개벽 – 금강파천난무.”
그의 주먹이 순간 수십 개로 늘어났다. 그 모든 주먹이 정확하게 에단의 급소를 노리며 날아들었다.
에단은 그 주먹을 향해 서리검과 천뢰검을 겨누었다.
그러고는 춤추듯 에단 검술을 펼쳤다.
1식부터 4식까지.
영원서리를 휘감은 에단의 검이 파란빛을 내뿜었다.
까앙-!
검과 주먹이 맞부딪쳤다. 엄청난 속도로 움직이는 5사도의 속도는 빛줄기 같았다. 지켜보고 있던 워터피아의 왕은 순간 자신도 모르게 몸을 떨었다.
가짜 시그마의 모습은 아예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건 비교적 젊은 청년인 에단이 그 압도적인 속도에 따라가고 있다는 점이었다.
“눈으로 쫓을 수 없는 속도에 대응할 수 있다니……!”
도대체 에단 휘커스는 얼마나 강하단 말인가?
까앙-!
빠가각-!
그때 뭔가가 부러지는 소리가 들렸다. 둘이 싸우기 시작한 후로 채 10초도 지나지 않아서였다.
“설마!”
순간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에단이 저 가짜 시그마의 속도에 따라간다고는 하지만 가짜 시그마는 홀로 드워프 정예 전사들과 워터피아의 최정예 기사단을 쓰러뜨린 자다.
교황은 아직 어인들을 대피시키고 있다.
워터피아의 왕이 허리춤에서 봉을 꺼내 들었다. 그리고 그 봉을 손에 쥐자 순식간에 삼지창으로 변했다.
“내가 나설 수밖에.”
하지만 왕이 나설 일은 없었다.
찰나라 할 만한 시간 동안 수십 합의 공방을 이어 가던 두 사람의 모습이 보였다. 그 모습엔 왕조차 놀랄 수밖에 없었다.
“끄윽.”
뭔가가 부러지는 그 소리는 에단이 아니라 가짜 시그마에게서 난 것이었다.
“……!”
왕이 놀란 얼굴로 두 사람을 보았다. 에단은 여전히 강맹한 냉기를 뿜고 있었으나 5사도는 한쪽 무릎을 꿇은 채 어깨를 붙잡고 있었다.
그의 어깨는 완벽하게 얼어붙은 상태였다.
뿐만 아니라 그 냉기가 계속해서 몸 전체로 퍼지려는지, 5사도는 호흡을 통해 냉기를 제압하려 하고 있었다.
“후우우우우…….”
5사도가 입김을 내뱉으며 다시금 몸을 일으켰다. 그 모습에 에단은 살짝 인상을 썼다.
‘이상한데.’
아까와는 달리 이번엔 제대로 한 번 부딪쳤다.
그럼에도 에단은 상당한 여유가 있었다.
‘약한 기술을 썼을 리는 없고.’
에단이 보기에 5사도는 확실히 강했다.
좀 전에도 드워프 전사들을 눈 깜빡할 사이에 쓰러뜨렸고 워터피아의 정예인 피아 기사단 역시 가지고 놀듯이 상대했다.
만약 에단이 막지 않았더라면 워터피아의 왕도 저 주먹에 쓰러졌을 가능성이 높았다.
물론 교황이 옆에 있었으니 대신 막아 줬을 테지만, 적어도 교황을 제외하면 워터피아의 누구도 5사도를 감당할 수 없었다.
그 말인즉슨 5사도 홀로 이 워터피아를 멸망시킬 수 있다는 뜻이기도 했다.
압도적인 신체 능력을 기반으로 하는 저 힘.
그가 가진 초인력이 완벽 의태가 아니라 더 공격적인 힘이었다면 얼마나 대단했을지 쉬이 예상할 수 없었다.
하지만 정작 에단은 5사도의 진심이 담긴 공격에도 꽤나 여유로운 모습이니.
그런 에단을 보며 5사도는 퉤, 하고 피 섞인 침을 내뱉었다.
“어떻게…….”
자신도 모르게 말을 내뱉은 5사도는 급히 자신의 입을 막았다. 에단이 예상한 그대로였다.
“내가 그랬지? 그 말을 내뱉을 거라고.”
에단이 그 모습을 보며 비릿하게 웃었다.
“빌어먹을!”
“역시.”
5사도가 욕지거리를 내뱉으며 얼어붙은 한쪽 팔을 강하게 털었다. 그러나 얼어붙은 팔은 원래대로 돌아올 기미를 보이질 않았다.
‘효과가 엄청나군. 놀랄 정도야.’
영원서리의 효과는 에단도 놀랄 정도로 훌륭했다.
이전의 냉기였다면 저런 식으로 계속 얼려 놓을 수 없었을 것이다.
“칫.”
혀를 찬 5사도는 어쩔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한쪽 팔에 에너지를 모았다.
그와 동시에 에단의 뒤로 누군가가 다가왔다.
“에단 군.”
어인들을 완벽하게 대피시킨 교황이 합류했다.
“상황을 보니 내가 굳이 가세할 필요가 없겠습니다. 대피를 시키면서 봤습니다. 에단 군, 정말 강하더군요.”
그 빠른 공방을 교황은 똑똑히 보았다.
“압도적이었습니다.”
대등하게 싸운 것처럼 보였으나 실상은 에단의 압승이었다. 5사도가 뿌린 금강파천난무는 모조리 에단에게 막혔고, 후속타 역시 시도조차 못하고 완벽히 차단당했다.
에단 또한 교황의 말에 동의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잘 보셨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꽤 긴장했다.
무려 새벽회의 5사도다. 이런 소국 정도는 홀로 멸망시킬 수 있을 정도로 압도적인 힘을 가진 자.
그랬기에 지금의 결과엔 내심 당황했다.
‘금강파천난무는 매서운 공격이었어.’
그런데 에단은 능숙하게 대처할 수 있었다.
‘나는 지금까지 절멸증 때문에 방어를 중심으로 성장해 왔지.’
신중하게, 상대를 완전히 파악하면서 움직여 왔다.
하지만 이걸로 확신할 수 있었다.
‘5사도가 약한 게 아니야. 내가 너무 강해졌다.’
스스로 놀랄 정도로 말이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