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bscriber of the Gods RAW novel - Chapter (267)
신들의 구독자 267화
267화. 대박
“양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 사건의 흉수인 5사도는 워터피아 어인들의 목숨을 볼모로 삼은 것도 모자라 바닷속에 있던 워터피아를 수면 위의 섬으로 만들어 버렸다.
거기에 더해 타르타로스는 놈의 술수에 휘말려 지도자인 위대한 망치를 잃을 뻔했으니.
자칫 잘못했으면 워터피아와 타르타로스가 전쟁까지 벌일 뻔했다.
상황이 그러니 두 종족은 5사도의 처벌을 자신들이 맡고 싶어 했다.
하지만 이번 사태를 해결한 에단이 강력히 원했기에 5사도의 신병을 그에게 내주었다.
“아니오, 오히려 너무나 감사한 마음뿐이오. 정말 우리 타르타로스가 빌어먹을 인간, 미안하오, 그 쓰레기 같은 작자에게 이용당할 뻔한 걸 막아 주셨으니. 그 작자의 처리는 에단 휘커스 군이 하는 게 당연하지.”
치료를 받은 위대한 망치, 진짜 시그마 로드해머가 껄껄 웃으며 말했다.
“거기다 타르타로스 쪽에서 이야기를 들었는데. 듣자 하니 맥주 사업을 하신다고?”
에단이 말없이 시그마에게 맥주를 건넸다. 직전에 만들고 남은 맥주였다.
꿀꺽 꿀꺽-.
“크으- 굳이 맥주 때문은 아닌데. 우리 타르타로스는 에단 휘커스 군을 영원한 친구로 여길 것이오. 언제든지 찾아오시오. 내 이번 일에 대한 은혜를 제대로 갚을 테니.”
시그마가 맥주를 시원하게 들이켰다. 교황에게 직접 치료를 받았기에 후유증 없이 빠르게 회복할 수 있었다.
물론 드워프 특유의 어마어마한 치유력도 한몫했다.
“우리도 마찬가지일세. 꼭 잊지 말고 우리 워터피아를 다시 찾아 주게나.”
워터피아의 왕이 말했다. 물방울 보석으로 보답은 했지만, 그걸로 만족이 되지 않는 듯한 얼굴이었다.
하지만 워터피아엔 도시를 원래 위치로 되돌려야 한다는 큰 숙제가 남아 있었다.
그 숙제가 언제 어떻게 해결될지는 모르겠으나, 그건 온전히 워터피아의 몫이다.
“꼭 잊지 않고 찾아오겠습니다. 가능하면 제 이름을 따서 오늘을 기념일로 만드셔도 됩니다.”
여러모로 심란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에단의 농담에 워터피아의 왕이 크게 웃어 보였다.
“내 꼭 그리 하지.”
그리고 마지막은 교황이었다.
교황은 한동안 워터피아에 남아 재건에 손을 더하겠다고 이야기했다.
본래 교황이 해결했어야 할 일을 에단이 대신 해결해 주었으니 그만큼 워터피아를 돕겠다고 나선 것이다.
떠나려는 에단에게 교황이 말했다.
“고맙습니다, 에단 군. 에단 군이 어디에 있든 저는 매일 기도할 겁니다. 에단 군이 계획한 모든 일이 이루어지기를. 스스로 구원을 찾아 헤매는 자녀를 여신께서 도우시기를.”
* * *
‘성녀의 위치는 확실하게 파악했고.’
교황에게 생각지도 못한 치료까지 받았다.
‘교황과 좋은 관계도 맺었으니, 홀리라이트 교단의 확실한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될 거야.’
“휘커스 영지에 홀리라이트 교단의 지부를 세워야겠어.”
물론 에단은 홀리라이트를 믿지 않지만 그런 건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다.
“그렇게 되면 휘커스를 건드리고 싶어도 건드릴 수가 없겠지.”
제국 황실에 교황의 비호까지 받게 된 에단이다. 신성 제국의 양대 산맥을 뒤에 업고 있는 휘커스 가문에 누가 트집을 잡을 수 있을까.
“일단 세워 두는 게 낫지.”
아마 여신 문포스도 이해해 줄 것이다.
“음, 일단 황궁으로 돌아가기 전에.”
에단은 물방울 보석을 손에 쥐었다.
“꽤 크기가 커.”
잘만 다룬다면 두세 개 정도는 장비를 만들어 낼 수 있을 듯했다.
5사도를 처리한 이후로 타르타로스와 연결된 워터피아의 균열이 하나둘씩 닫히고 있었다.
하지만 당장 모든 균열이 닫힌 게 아니었다.
“기왕 왔으니, 균열이 닫히기 전에 의뢰까지 끝마치고 가는 게 좋겠군.”
겸사겸사 황궁에서 고생하고 있을 예리카와 슈들렌에게 줄 선물을 가지고 가면 좋을 듯했다.
‘스펙업을 했으니 그에 걸맞은 장비가 있으면 좋겠지.’
둘에게 필요한 장비 목록은 이미 머릿속에 있었다.
* * *
“이렇게나 빨리 다시 만나게 될 줄이야.”
“이리 빨리 찾아온 걸 보니 좋은 재료를 얻은 것 같군?”
“자네에게서 냄새가 난다네.”
에단이 물방울 보석을 꺼내자 세 장로가 크게 감탄했다.
타르타로스의 장로라 그런지 좋은 재료를 알아보는 눈들이 매서웠다.
“그걸 어디서 얻었지?”
“평범한 보석이 아니군? 크기며 냄새에 풍기는 오라까지.”
“훔친 건 아니겠지?”
“워터피아의 왕께서 선물로 주셨습니다.”
“음!”
세 장로는 위대한 망치 시그마 로드해머를 통해 이번 일의 전말에 대해서 모두 들었다고 했다.
때문에 맥주가 아니더라도 에단을 보는 시선이 한층 더 좋아진 상태였다.
“물방울 보석이라고 하셨습니다.”
“물방울 보석? 아! 그거, 그거로군!”
“설마 그 왕이 이걸 자네에게 선물로 줄 줄이야.”
“이게 뭔지 아십니까?”
“새트라타이트. 천년석이라 부르는 바다의 보물일세. 바다의 힘을 머금는 보석인데, 색깔을 보아하니 그 이름에 걸맞은 세월 동안 해력을 흡수한 걸로 보이는군.”
세 드워프가 침을 삼켰다. 좋은 재료가 눈앞에 있다. 군침을 흘리지 않고는 못 배길 터.
“그걸 우리에게 맡기려는 거 맞겠지?”
“원하는 게 뭔가!”
“뭐든 만들어 주지!”
세 장로가 흥분하는 걸 보니 이 새트라타이트가 확실히 대단한 보석인 건 확실한 듯했다.
‘정말 귀한 걸 내줬군.’
“이 정도면 장비 세 개 정도는 만들 수 있을까요?”
“만들고도 남지. 뭘 원하는가?”
“하나는 검을, 그리고 하나는 지팡이로 만들어 주십시오.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에단은 갑옷 하나를 꺼내 드워프들에게 보여 주었다.
“이건…….”
세 장로가 놀란 표정을 지었다.
“도대체 이런 물건을 어디서 얻은 건가?”
“제가 믿는 신의 힘이 깃든 갑옷입니다.”
샤아아악-.
에단이 보여 준 문포스의 갑옷에서 흘러나오는 냉기에 세 장로는 압도당한 듯 굳은 표정이 되었다.
하지만 이내 드워프 특유의 야성미 넘치는 표정으로 변했다.
“여기에 박아 주십시오.”
“……흥미로운 재료를 가지고 오더니 의뢰도 상당히 흥미롭군. 아니, 까다롭다고 해야 할까.”
“어려워.”
장로들이 흥미진진한 눈으로 갑옷을 살펴보며 말을 주고받았다.
“그래서 더 흥미가 가는구만. 자네가 믿는 신의 힘이 깃든 갑옷이라고 했지? 이 새트라타이트가 가진 해력을 여기에 담으면 이 특유의 냉기가 확실하게 강화될 거야. 방어력 면에선 지금보다 훨씬 더 강화된다고 볼 수 있겠지.”
“하지만 이 갑옷은 지금도 대단한 방어력을 가지고 있는데, 방어력이 더 필요한 건가?”
드워프 장로의 물음에 에단이 고개를 끄덕였다.
“방어에 과한 게 어디 있겠습니까?”
“그렇지. 하하하핫-. 그래, 기다려 보게나. 검, 지팡이, 그리고 갑옷. 의뢰는 확실히 받았다네.”
에단은 새트라타이트와 문포스의 갑옷을 드워프 장로들에게 건넸다.
“잘 부탁드립니다.”
* * *
신세계.
충무공 이순신과 포세이돈의 합방 영상이 올라왔다.
물론 바로 공개는 아니었다.
최초 공개 시스템을 이용해서 30분 뒤에 영상이 공개될 예정이었다.
-누구지? 충무공?
-들어 본 적이 없는데.
-영상 제목 내용이 상당히 공격적인데. 포세이돈 님이 이렇게까지 써 놓은 걸 보면 단순히 어그로는 아닌 것 같고.
신세계의 구독자들은 커뮤니티를 통해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포세이돈은 본래도 꽤 훌륭한 신이라, 바다와 관련된 능력이 필요한 구독자들 사이에선 자주 언급되는 신이었다.
-이러면 볼 수밖에 없지.
-근데 좀 비싼 게 흠이군요. 포세이돈 님이 평범한 신과 합방을 했을 리는 없긴 합니다만.
그때 영상이 하나 더 올라왔다.
-어?
-이거 쇼츠, 누가 만든 거지?
-[제대로 신만 구독함] 구독자님이시네!
에단이 직접 만든 쇼츠가 올라왔다는 소식에 구독자들이 흥분하기 시작했다.
-야, 이러면 안 볼 수가 없지.
-일단 쇼츠부터 봅니다.
포세이돈과 이순신의 합방 영상이 아직 공개가 안 되었으니, 다들 쇼츠를 먼저 보고 결정할 요량인 듯했다.
에단이 만든 쇼츠 영상을 확인한 이들이 빠르게 글을 올렸다.
-역대급이다.
-이거 뭔가요? 해전을 이렇게 쉽게 할 수 있는 거였나요?
-그냥 측면을 박아 버리는군요. 크기 차이가 이렇게 나는데도 말이죠.
-와…….
쇼츠를 본 신세계 구독자들이 감탄했다.
에단은 5사도의 함대와 벌였던 해전의 결과를 이용해서 이 쇼츠 영상을 만들었는데, 구독자들은 에단이 거북선을 통해 보인 압도적인 결과에 크게 놀랐다.
-저 거북 형태의 함선을 쓸 수 있는 겁니까?
-크…… 미쳤다.
-근데 이것만으론 부족한데. 저 정도 신이야 어디든 있는 거 아닙니까?
-이건 쇼츠니까요. 아마 맛보기만 나온 거겠죠. [제대로 된 신만 구독함] 구독자가 추천한 신들이 하나같이 괜찮았으니, 전 이번에도 속아 보렵니다.
-저도 그렇게 속아 보겠다는 생각으로 구독했다가 놀란 게 한두 번이 아닙니다. 속기는커녕 다 괜찮았거든요.
많은 이야기가 나오는 가운데 포세이돈과 충무공의 합방 영상이 드디어 공개되었다.
-꽤 비싸군요.
합방 영상을 보는 데 요구되는 좋아요 개수가 굉장히 많았다. 무려 스물다섯 개. 영상 하나를 보는 것치고는 굉장히 많은 개수였다.
-아…….
고민하던 도중 합방 영상의 조회수가 오르기 시작했다.
하나, 둘, 곧이어 수십씩 조회수가 올라가자 구독자들은 망설임 없이 영상을 보기 시작했다.
무서운 기세로 올라가는 조회수.
포세이돈은 조회수가 얼마나 올라갈지 가슴 졸이면서도 아무렇지 않은 척 충무공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흠흠.”
“많이 긴장되시나 보군.”
“아닐세, 긴장은 무슨.”
포세이돈이 여유로운 척 말을 이었다.
“충무공, 자네 같은 대단한 신과 합방한 영상이니. 당연히 조회수는 보장되어 있지.”
말은 그리 했지만 사실은 확신할 수 없었다. 포세이돈은 일전에도 다른 신들과 합방을 했었지만 그리 좋은 결과를 내지 못했다.
오히려 기존의 구독자가 이탈하는 경우까지 있었으니.
“어?”
그러나 이번엔 달라도 한참 달랐다.
“조, 조회수가 왜 이러지?”
“나를 아는 자는 그리 많지 않을 테니, 낮아도 어쩔 수 없는 일이오.”
충무공은 당연히 조회수가 낮을 거라고 예상했다.
아는 자들이야 자신에 대해서 잘 알고 있겠지만, 모르는 자들은 자신이 누군지 아예 모를 테니 말이다.
“아, 아니야!”
그러나 포세이돈의 표정에는 경악과 당황이 가득했다.
“조회수가 폭등했단 말일세!”
당장 엄청난 조회수가 찍혀 있었다. 심지어 실시간으로 조회수가 미친 듯이 상승하고 있었으니.
지금껏 합방 영상을 올리면서 단 한 번도 겪지 못한 일이었다.
합방 영상은 기본적으로 함께하는 신이 아주 중요했다. 그 신의 유명세와 인지도에 따라서 조회수가 확 갈린다.
포세이돈 역시 합방 영상을 올리기 전 어느 정도 결과를 상정하고 있었다. 지금껏 여러 신들과 합방을 하며 얻은 결과에서 비롯된 예상치였다.
분명 충무공이 대단한 신이긴 했으나 그의 말마따나 아는 이들만 아는 신이기에 내심 걱정이 많았다.
“다른 합방과 다를 게 없었어. 하나 빼고.”
이전 합방과 다른 건 [제대로 된 신만 구독함] 구독자가 이번 영상을 도왔다는 점이었다.
“충무공!”
포세이돈이 함박웃음을 지었다. 단 하나의 차이가 엄청난 결과를 만들어 내고 있었다.
“대박일세!”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