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bscriber of the Gods RAW novel - Chapter (282)
신들의 구독자 282화
282화. 독기 광산
에단이 받은 영지는 리무 영지라는 곳이었다.
“리무 영지를 다스리고 있는 건 헨단 남작 가문이에요.”
헤라가 설명을 시작했다.
헨단 남작 가문은 꽤 오랜 세월 드렌 후작가를 위해 일해 온 가문이었다.
전대 가주부터 현 가주까지 워낙 확실하게 영지를 운영하다 보니 후작에게도 영지민들에게도 큰 신뢰를 받고 있었다.
때문에 이 리무 영지에선 드렌 후작가보다 헨단 남작가의 영향력이 상당히 컸다.
“그리고 단순히 땅을 받는다고 해서 그 땅이 휘커스 영지에 편입되는 건 아니에요.”
헤라가 말했다.
“헨단 남작 가문은 리무 영지의 운영을 꽤 잘했어요. 그러니 아버지의 신임을 얻은 거겠죠. 아버지는 후작가를 위해 열심히 일한다고 한들 조금이라도 실수가 있으면 내쳐 버리는 분이셨거든요.”
때문에 드렌 후작가의 영지를 관리하는 귀족들은 물갈이가 되는 일이 굉장히 빨랐다.
하지만 리무 영지는 달랐다.
“하지만 헨단 남작은 전대 가주부터 지금의 가주에 이르기까지 줄곧 리무 영지를 다스렸죠. 그만큼 능력 있는 인물이라는 뜻이에요. 영지민들의 민심도 상당히 좋은 편이고요.”
그자를 쳐 내고 에단 쪽 인사를 앉힌다고 해서 영지가 제대로 돌아갈 리가 만무하다.
“영지민들의 민심을 얻어야 하는데, 그건 쉬운 일이 아닐 거예요. 혹시 이번 일을 마무리 짓는데 얼마나 생각하고 계신 거죠? 제가 보기엔 넉넉잡아 1년은 잡아야겠는데요.”
리무 영지를 완전히 휘커스 영지에 편입시키기 위해서는 넉넉잡아 그 정도 시간이 걸릴 터였다.
“1년?”
하지만 에단이 무슨 소리를 하냐는 듯 헤라를 빤히 쳐다보았다.
“이번 일, 일주일 안에 마무리 지을 겁니다.”
“이, 일주일이요? 그건 불가능해요! 헨단 남작이야 힘으로 물러나게 할 수 있다고 해도 영지민들이 그걸 절대로 받아들이지 않을 거예요. 거기다 지하 광산의 독기 문제도 있고요. 영지의 상태가 정상이 아닌 마당에 기존 영주와 영지민들을 강하게 압박하면…….”
에단이 고개를 젓자 헤라가 말을 멈추었다.
“헤라, 당신이 기대하는 건 이 독기 가득한 영지를 빠르게 안정화시키고 완전히 휘커스 영지로 편입시키는 것 아닙니까?”
“네, 맞아요. 하지만 그 과정이…… 쉽지는 않을 거예요.”
“헤라, 당신은 당신이 해야 할 일을 하십시오.”
에단이 단언했다.
“이쪽은 신경 안 써도 되니까.”
* * *
리무 영지.
“영주님.”
“하, 이게 무슨 상황이란 말이냐. 광산의 독기가 이젠 주변 영지까지 퍼져 나가는 마당인데, 아예 영지를 넘겨줬다고? 이제 더 이상 후작령이 아니니 도울 수가 없다고?”
편지를 든 헨단 남작은 분노에 차 있었다.
자신과 상의도 없이 이 리무 영지를 휘커스 백작령에 편입시키게 되었다는 하이트 드렌의 편지였다.
후작이 죽었으니 드렌 후작령이 흔들리게 되리라고는 예상하고 있었다. 하지만 멍청하게 땅을 넘겨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하이트 드렌, 이 멍청한 놈! 도대체 왜, 도대체 왜 땅을 넘겨준 거란 말이냐.”
듣기로는 현재 후작가 내부가 상당히 곤란한 상황이라고 했다. 아마도 내부의 문제를 먼저 처리하기 위해 광산이 있는 이 리무를 넘겨준 모양이었다.
“젠장.”
이대로 그냥 빼앗길 순 없다.
이 땅이 어떤 땅이란 말인가.
“어떻게 할까요, 영주님…….”
리무 영지의 총관이 초조한 얼굴로 헨단 남작을 보았다.
“충성의 결과가 이 따위라니. 휘커스에게 이 땅을 줬다는 건, 결국 나보고 이 자리에서 내려오라는 건가?”
헨단 남작이 이를 갈았다.
대를 이어 충성해 온 결과가 이따위라니. 분노가 좀처럼 가시질 않았다.
“걱정 마십시오. 에단 휘커스 백작이 저희를 쉽사리 내칠 순 없을 겁니다. 이 영지를 다스리려면 영지민들의 민심을 얻어야 할 텐데, 영지민들은 오래토록 헨단 가문이 다스려 온 리무 영지에 다른 귀족이 오는 걸 반기지 않을 겁니다.”
영지민들은 헨단 남작의 영지 운영에 굉장히 만족하고 있다. 그러니 헨단 남작이 아닌 다른 새로운 영주를 쉽게 받아들이진 않을 터.
물론 헨단 남작도 쉽게 영지를 내줄 생각은 없었다.
“절대 내 영지를 내줄 순 없지. 아버지께서 평생을 일구어 오신 땅이다. 수십 년, 아니, 백 년 이상 이어 가기 위해서 준비해 온 땅이다.”
헨단 남작은 총관과 함께 이 사태를 어떻게 대비해야 할 지 계속해서 이야기를 나눴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부하가 들어왔다.
“영주님! 에단 휘커스 백작님께서 오셨습니다!”
“우선은…… 환영 준비를 해라.”
리무 영지는 이제 정식으로 휘커스 백작령에 편입됐다. 이런 상황에서 억지로 그를 내쫓을 수도, 홀대할 수도 없다.
“어떻게든 그를 설득해서 내 자리를 고수하는 수밖에 없다.”
* * *
“……예?”
“영지는 헨단 남작께서 그대로 운영하시오. 여러 가지 사정에 의해 상황이 이렇게 되었지만, 휘커스 백작령에 합류한 걸 환영하오.”
리무 영주성 응접실.
상황이 상황인지라 화려하게 에단 일행을 맞이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헨단 남작은 에단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 줄 요량으로 최대한 친절하게 그를 맞이했다.
하이트 드렌 때문에 화가 났지만 자신의 선에서 어찌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리고 풍문에 따르면 에단 휘커스라는 사람은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대단한 사람이라고 했다.
이름조차 모르고 있던 휘커스 영지가 지금의 규모로 성장할 수 있었던 건 에단 휘커스가 있기 때문이라고 했던가.
헨단 남작 또한 휘커스 영지가 규모를 키워 드렌 후작가의 근방까지 확장한 이후로 그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접했었다.
많은 이야기가 있었지만 특히 사업적인 면모가 엄청나다고 들었다.
당장 헨단 남작 또한 부하를 통해 경량화 공방에서 경량 마법을 경험해 봤다. 염색 마법을 사용하여 의복의 색을 바꾼 부하들 역시 꽤 보았었다.
그 점은 남작에게 큰 불안 요소였다. 사업가적인 성향이 다분하다면 이 영지 또한 사업적인 시선으로 접근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자신을 내치고 에단의 인사를 영주로 앉혀 놓을 가능성이 높아지니 말이다.
하지만 에단이 자리에 앉자마자 꺼낸 말은 충격적이었다.
“제, 제가 지금 정신이 하나도 없어서 말입니다. 죄송한 말씀이지만 방금 해 주신 이야기를 한번 더 해 주실 수는 없겠습니까?”
“놀라셨나 보군. 리무 영지에 대해선 나름대로 조사를 했소. 아주 훌륭하게 운영을 하셨더군. 돌아가신 선대 헨단 영주께서 지켜 오신 걸 잘 이어받아 운영하고 있다고 들었소.”
순간 헨단 남작이 울컥한 표정을 지었다.
“그런 땅에 새로운 영주를 세울 필요가 없지. 이 리무 영지는 휘커스 백작령에 편입됐을 뿐. 나는 영지에 대해서 크게 손을 대지 않을 거요, 헨단 남작.”
손을 대지 않겠다니. 설마 오자마자 그 이야기를 할 줄은 몰랐다.
즉 지금 이대로 자신의 권한을 인정해 주겠다는 말 아닌가.
“놀랐소?”
“아, 아닙니다…… 그게 아니라…….”
에단이 그런 헨단 남작을 보며 미소 지었다.
헨단 남작의 가슴속에 여러 감정이 휘몰아쳤다.
머릿속에 에단에게 할 말이 가득했는데, 정작 그가 자신을 인정해 주니 할 말이 사라진 것이다.
만약 에단이 새로운 영주를 선임할 것이니 떠나 달라고 이야기하면 어떤 식으로 반박할지 전부 생각해 둔 참이었다.
그런데 에단이 계속해서 영지 운영을 맡기겠다고 하니, 헨단 남작의 고민이 무색한 상황이 되어 버리고 말았다.
계속해서 영지를 운영해 달라니.
심지어 아버지 세대부터 일궈 온 영지 운영을 칭찬하기까지 할 줄이야. 그런 말을 이런 젊은 백작에게 듣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헨단 남작은 감격스런 얼굴로 에단을 보았다.
옆에 서 있던 총관도 생각했던 것과 달리 상황이 너무나도 좋게 돌아가자 눈을 껌뻑거리며 에단의 얼굴만 볼 수밖에 없었다.
“그보다 고민이 있을 텐데? 광산 문제가 심각하다고 들었소.”
“……아, 예. 아시다시피 지금 영지민의 절반이 광산의 독기 때문에 대피 중인 상황입니다. 독기가 지상까지 올라오더니 이젠 영지 경계를 넘어 바깥으로 나가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걸 해결해 주러 왔소.”
“……예?”
“이젠 여기 우리 휘커스 백작령이니까. 영지의 문제는 당연히 해결해 줘야겠지.”
“해, 해결해 주신단 말입니까?”
이 말도 당연히 예상 밖이었다.
영지의 문제는 결국 헨단 남작이 책임져야 할 일.
이 영지는 휘커스 백작령에 편입됐다고는 하나 현재 영주는 헨단 남작이니 그가 책임지고 해결해야 할 일이다.
헨단 남작이 예상하기를, 만약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이를 빌미로 삼아 자리에서 물러나라며 협박할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 어떤 것도 예상에 맞는 게 없었다.
에단은 자리를 보전해 주는 것은 물론이고 이번 일까지 해결해 준다 말하고 있었다.
“필요 없나? 하긴, 당신 정도 되는 베테랑이면 이미 준비를 끝냈을 수도 있겠군.”
“아, 아닙니다! 정말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도와주신다니 정말 감사드립니다, 에단 백작님!”
이미 그에 대한 적대감은 사라져 있었다.
“도와주십시오! 감사히 도움을 받겠습니다!”
오히려 강력한 충성심이 헨단 남작 안에 쌓이고 있었다.
“상황에 대해서 자세히 이야기해 주시오.”
* * *
“가장 시급한 건 독기가 더 퍼지기 전에 영지민들을 대피시키는 일이겠군.”
상황을 들은 에단은 병력을 펼쳐 독기부터 막기로 결정했다.
“지금 상황이 이리되어 다른 영지의 대주교님께서 이쪽으로 오고 계십니다. 대주교님이 오시면 당장 지상까지 퍼진 독기를 컨트롤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언제 올지 모르지 않소? 독기는 계속해서 퍼지고 있고. 음, 여기서도 보이는군. 저 정도 속도면 며칠 안 지나서 영주성까지 독기가 퍼지겠는데.”
영주성의 거대한 창문 너머로 독기가 스멀스멀 넘어오는 게 보였다.
검붉은 색의 독기는 땅을 타고 마치 살아 있는 생명체처럼 꿈틀거리며 전진했다. 흡사 뱀 같은 모양새였다.
임시방편으로 방어선을 구축해 두었으나 독기를 막기엔 역부족으로 보였다.
사이사이 틈으로 독기가 퍼져 나와 땅을 물들이고 건물을 부식시켜 버렸으니.
“……에단 백작님, 혹시 드렌 후작가는 이번 일을 진중하게 생각하고 있습니까? 이건 정말 심각한 일입니다.”
계속해서 독기가 퍼지는 모습에 헨단 남작이 눈을 감았다.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지. 그러니 내게 이 땅을 넘긴 거고.”
“……예?”
“독기를 빌미로 다시 빼앗아 가려는 모양이오. 헨단 남작도 그렇고, 나도 이 독기를 막지 못할 거라 생각하는 모양이던데.”
“그렇다는 건…… 피해가 더 커질 때까지 지켜보고만 있겠다는 거군요. 우리를 이용해서…….”
“나와의 거래에서 최대한의 이득을 보겠다는 거요. 영지민들의 목숨이나 이 영지의 여러 건물들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는 거지. 손해로도 생각하지 않을 테니.”
“사람의 목숨을…….”
헨단 남작이 부들부들 손을 떨었다.
놈들은 온실 속에서 자란 주제에 사람 목숨에 제각각 다른 값어치가 있다고 믿는 것이다.
영지민 몇 명이 죽어도 그걸로 에단에게 한 방 먹일 수 있으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엄청난 괴리감이었다.
자신과는 생각하는 기준 자체가 다른 것처럼 느껴졌다.
헨단 남작은 완전히 후작가에 대한 충성심을 버렸다.
적어도 드렌 후작이었다면 이런 태도를 보이진 않았을 것이다. 비록 드렌 후작이 선인까지는 아니었으나 나름의 선이 있는 사람이었으니.
경험에 따른 합리적인 선택을 추구했던 후작과 달리, 지금 그의 후계자라고 있는 자들은 전부 다 이해할 수가 없었다.
“후계자가 아직까지 정해지지 않았다는 건, 다른 후보들도 이번 일을 거부하지 않았다는 거 아닙니까?”
에단은 굳이 대답하지 않았다.
“빌어먹을…… 빌어먹을!”
헨단 남작이 후, 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고는 에단에게 꾸벅 고개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못난 꼴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확실히 마음을 정했습니다.”
“그 마음은 이번 일이 끝나고 듣겠소, 헨단 남작.”
헨단 남작이 무어라 이야기하기 전에 에단이 말을 끊었다.
“굳이 강요는 하지 않겠소. 보고 평가하시오.”
에단은 휘커스 백작령에 소속된 영지라면 그 어떤 영지든 살기 좋은 영지로 만들 생각이었다.
영지민들의 민심을 잡는 것.
‘영지의 힘을 극대화시키는 게 바로 그거니까.’
* * *
“으흑흑, 엄마!”
“빨리! 빨리 이리 와!”
“하지만 집에…… 집에 동생이…….”
“빨리 대피하십시오!”
“기사님, 지금 우리 집에 막내가……!”
“우선은 대피하십시오! 저희가 구출할 테니 어서!”
아수라장이었다. 독기가 계속해서 퍼져 나가니 영지민들은 당장 가진 것을 다 버리고 대피하기에 급급했다.
하지만 그마저도 모두가 다 대피하지 못한 상태였다.
독기가 퍼지는 속도가 워낙 빨랐다.
지하 광산에서 땅 위까지 타고 올라오는 줄도 모르고 생업에 종사하던 영지민들은 당장 몸을 피하기에 급급했고, 그 과정에서 자기 가족을 챙기지 못하는 상황까지 나왔다.
그런 경우엔 기사들의 힘이 필요했으나 그들의 몸은 여러 개가 아닌지라 한계가 있었다.
“독기가 너무…… 거세.”
“젠장. 다 구할 수가 없어.”
당장 피난을 돕기도 급한데 계속해서 퍼지는 독기까지.
그때 기사들 뒤로 누군가 다가왔다.
“슈들렌.”
“예!”
슈들렌의 모습이 순간 사라졌다. 그러고는 순식간에 독기로 가득한 곳에 들어가 아이를 구해 나오는데, 그 속도가 어찌나 빠른지 독기의 영향을 조금도 받지 않은 듯한 모습이었다.
“이거…… 생각보다 더 강하네요. 정신이 아찔합니다.”
순식간에 아이를 구출해 온 슈들렌의 모습에 기사들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저 독기가 얼마나 강한지 잘 아는 기사들이었다. 그랬기에 슈들렌이 멀쩡히 버틴다는 게 얼마나 대단한 건지 잘 알았다.
“으흑,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걱정 마시오. 우리가 이 문제를 해결하러 왔으니.”
“호, 혹시 누구신지…….”
“우리 리무 영지의 새로운 주인이시다.”
헨단 남작이 지원 병력과 함께 나타났다.
“영주님!”
“새, 새로운 주인이시라니요?”
“우리 리무 영지는 오늘부로 드렌 후작령이 아닌 휘커스 백작령에 속하게 되었다. 다들 혼란스럽겠지만 자세한 설명은 이번 일이 끝난 이후에 하도록 하마.”
헨단 남작이 말했다.
“지금부터 지하 광산 문제는 이곳에 계신 에단 휘커스 백작님께서 해결하실 것이다! 다들 걱정은 뒤로하고 대피하라!”
에단이 헨단 남작을 보았다.
“금방 끝내고 올 테니 독기가 더 퍼지지 않도록 최대한 부탁하오.”
“예, 백작님.”
헨단 남작이 신뢰가 가득한 눈빛으로 에단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 * *
“독기가 엄청난데요? 도대체 이 독기의 정체가 뭔가요?”
“백작님, 업히십시오. 이런 독기를 직접 밟으시게 할 순 없습니다. 제가 업고 지하 광산까지 뛰겠습니다!”
예리카와 슈들렌은 꽤 의욕이 넘치는 상태였다.
특히 슈들렌은 아까 아이를 구하고 난 이후부터 꽤나 고양된 듯한 모습이었다.
“악령이 있다더군.”
“악령이요?”
“…….”
순간 슈들렌의 표정이 굳었다.
“슈들렌 님, 악령을 무서워하시나요?”
“하나 묻겠습니다, 예리카 님. 악령을 무서워하지 않는 사람도 있습니까?”
그 말에 예리카가 자신을 가리켰다.
“나요.”
그리고 에단을 가리켰다.
“그리고 에단 님도 그러실걸요?”
“아니, 나도 악령은 무섭다. 악령들은 정신 공격을 해 대거든. 그럼 너희 둘이 악령에게 홀릴 텐데.
“그럼 무서우실 만한 이유가 없는 거 같은데…….”
예리카가 어깨를 으쓱였다.
“그럼 제가 앞장을 서야겠군요.”
자연스럽게 예리카가 앞에 서고 슈들렌이 그 뒤에 섰다. 그리고 에단은 슈들렌의 뒤에 서게 되었다.
‘악령이라.’
악령은 그 수준에 따라 퇴치 난이도가 달라진다.
‘이 정도 독기면 수준이 상당히 높은 악령이라고 봐야겠어.’
독기가 퍼지는 속도.
그리고 홀리라이트 교단의 주교를 단숨에 삼켜 버린 그 힘까지.
‘확실한 퇴치 방법이 필요하겠어.’
에단은 곧장 신세계를 켰다.
오랜만에 켠 신세계여서 그런지 메시지도 잔뜩 쌓여 있었고 새로운 알림들 또한 많았다.
하지만 에단은 일단 키워드부터 검색했다.
-[악령 퇴치]
아주 심플한 키워드였다.
“오.”
키워드를 검색하자 곧장 알고리즘이 신 하나를 추천해 주었다.
-꼬리 아홉 개 달린 여우 신령 [난이도 : 중]
설명만 봐도 딱 알 수 있는 신.
“구미호.”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