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bscriber of the Gods RAW novel - Chapter (298)
신들의 구독자 298화
298화. 2학기 수강 신청
“무슨 일이십니까, 교장 선생님?”
“이번 2학기 수업 말이야. 어떤 수업을 할 예정인가?”
교장실.
에단을 부른 교장은 에단에게 가장 중요한 질문을 건넸다.
이번 학기는 올 한 해를 결정짓는 중요한 시기로, 에단은 이베카 아카데미의 희망이자 비장의 한 수였다.
클라우디 하이드에 이어 에단 휘커스라는 강한 펀치를 한 번 더 날릴 수 있게 되었으니, 교장 입장에선 이번 2학기가 무척이나 중요했다.
그가 어떤 수업으로 학생들을 가르쳐 실력을 갈고닦게 해 줄지 신경 쓸 필요가 있었다.
또한 그의 평판도 2학기 내내 잘 유지되어야 했다.
“에단 선생, 하고 싶은 수업이 있다면 최대한 지원해 주겠네. 학생 수도 원하는 대로 맞춰 주지. 그리고…….”
교장이 웃으며 말했다.
“휘커스 가문이 새롭게 십이성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하던데. 축하하네.”
“감사합니다, 교장 선생님.”
에단이 웃으며 고개를 숙였다.
“이번 수업은 학부를 가리지 않고 모두가 들을 수 있는 수업으로 할 예정입니다.”
“오호라, 학부를 가리지 않는 수업이라.”
“일단 1학기 때 했던 기존 수업은 잠시 접어 두려 합니다. 이번에 제가 가르칠 건 실전입니다.”
포션 제조학 수업만큼은 이어 가려고 했으나 상황이 달라졌다. 굳이 포션 제조학 수업을 이어 갈 필요성이 사라진 것이다.
대신 가르치고 싶은 것이 생겼다.
실전.
이전에 한 번 시도해 봤던 것이지만, 이번엔 조금 더 깊게 파 볼 예정이었다.
교장의 반응도 흥미로워 보였다.
“이전에도 골렘을 이용해서 실전 수업을 했었지? 학생들의 평가도 아주 좋았고. 그런 느낌인가?”
에단의 수업이 각광을 받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다.
수업에서 배운 내용을 실전에 고스란히 녹여 낼 수 있는 데다가 상당히 효율이 좋았기 때문이다.
특히 1학기 때 특수 골렘을 이용한 수업은 모두가 다 좋아해 그야말로 폭발적인 반응과 우수한 평가를 받았었다.
“2학기가 시작되면 알려주려고 했던 건데. 자네의 수업에 학부모들이 만족스럽다는 이야기를 상당히 많이 했다네. 덕분에 아카데미에 후원도 많이 들어왔지. 놀랄 정도로 말이야.”
“이번에도 그런 느낌입니다. 하지만 조금 더 실전답게 할 겁니다. 그 과정에서 몇몇 학생이 다칠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다치는 걸 두려워해서는 안 됩니다.”
“다칠 수도 있다? 에단 선생이 통제하지 못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는 뜻인가?”
“더 확실한 경험을 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베카는 지금껏 온실 속 화초들만 만들어 왔지 않습니까.”
“…….”
교장은 에단을 보았다.
이건 오히려 신입 교사이기에 가질 수 있는 생각이었다. 조금만 교사 생활을 하면 알게 된다. 지금 내뱉고 있는 저 말들이 철저한 이상론이라는 것을.
그러나 에단에게는 이상을 현실로 바꿀 수 있는 힘이 충분했다.
“이미 학부모님들께서는 제 교육 방침을 마음에 들어 하시는 상태니까요. 학생들만 동의한다면 문제없이 실전 교육을 진행할 수 있을 테고, 학부모님들께서도 오히려 좋아하실 겁니다.”
“모든 학부모를 만족시킬 순 없을 걸세.”
“민원이 들어오면 곧바로 제게 보내 주십시오.”
에단이 웃으며 말했다.
“제가 만족시켜 드릴 테니까요.”
***
본격적인 수강 신청이 시작되었다.
강당에 모인 학생들은 상당히 긴장한 얼굴이었다.
이번 2학기의 수업 중엔 이베카의 모든 학생들이 주시하고 있는 수업이 하나 있었다.
바로 에단 휘커스의 수업이었다.
기사학부, 마법학부를 가리지 않고, 심지어 학년마저 가리지 않고 모두가 에단의 수업을 듣기를 원했다.
“우린 마지막 기회야. 졸업반이라고. 이번에 못 들으면 평생 못 들어!”
“아니, 선배님들은 마법과잖아요. 에단 선생님은 본래 검술과 선생님인데요?”
“에단 선생님은 마법사야. 검술을 잘하시는 것뿐이지.”
“마법을 잘하시는 검사이신데요.”
“어딜 하늘 같은 선배한테!”
“뭐, 밥이라도 한 끼 사 주셨답니까?”
경쟁의 한가운데에서 마음 편히 있는 이들도 있었다.
에단의 애제자들과 이전 수업에서 좋은 성적을 받은 이들이었다.
“나는 우리 학교 학생들이 이렇게 공부를 열심히 하고 싶어 하는 줄 몰랐어.”
유나는 대기하고 있는 이베카의 전교생들을 보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
“선생님의 수업을 들어 본 사람은 들어 본 사람대로 듣고 싶을 테고, 들어보지 않은 사람은 너무 궁금하니까 들을 수밖에 없는 거지.”
론의 말에 유나가 고개를 끄덕였다.
“유나 가넷, 혹시 알고 있나? 이번 에단 선생님의 과목이 뭔지.”
“아직 나도 들은 게 없는데. 근데 수업 때 한 번 이야기하셨잖아. 다음 수업은 실전학개론이 될 거라고. 수강 총원도 줄이겠다고 하셨지.”
“그건 기억이 나는군. 그렇다면 검로의 이해 수업을 들었던 사람들은 다 알겠어. 나머지 다른 학생들은 선생님의 2학기 수업 내용을 모를 텐데, 그런데도 저리 기다리는 걸 보면 참 재밌는 일이야.”
여기 모인 학생들은 에단의 수업이 무엇이든 들을 준비가 되어 있는 이들이었다.
“삼시 세끼 맛있게 잘 먹는 방법으로 수업을 하셔도 아마 다 듣겠지. 에단 선생님께서 가르치시는 거라면 뭐든 상관 없이 듣고 싶은 거야.”
“시작된다.”
론이 눈을 빛냈다. 이번 수강 신청은 말 그대로 실력 그 자체를 내세워 겨루는 생존 대결이었다.
행정실 쪽에서 소리가 들리자 모두 집중하기 시작했다.
수강 신청은 기본적으로 선착순이었다.
아카데미에는 수업을 담당하는 교사만 있는 게 아니다.
아카데미의 운영이 잘 될 수 있도록 행정 업무를 보는 교사들도 있었는데, 이 행정 교사들이 아카데미의 수강 신청 업무를 담당했다.
문이 열리면 그 즉시 행정 교사들에게 가서 수강 신청을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전교생이 눈치 싸움을 하고 있었다.
끼이익-.
문 열리는 소리와 함께 수강 신청이 시작되었다.
모여 있던 학생들이 일시에 땅을 박차고 앞으로 뛰었다.
쿠궁-!
얼마나 다들 진심이었는지 땅이 흔들릴 정도였다.
“이거 일 나겠는데.”
전교생 중에서도 특히 쟁쟁한 이들이 이 자리에 죄다 모여 있었으니. 조금이라도 일이 잘못되는 순간에는 다치는 사람이 생겨날 수도 있다.
“학칙이 있으니까 걱정할 일은 없겠지. 누군가를 다치게 하면 그 즉시 수강 신청 최하위가 되니까. 아마 다치는 사람은 안 나올 거야.”
“그러면 오히려 더 까다롭겠네.”
달가닥-.
그때 문이 그대로 열렸다.
“자, 수강 신청 시작…… 앗!? 뭐, 뭐야? 뭐가 이렇게 많…….”
문이 열림과 동시에 행정 교사가 2학기 수강 신청 시작을 알렸다.
그리고 동시에 모두의 수강 신청이 정지되었다.
샤아아악-.
모두의 움직임이 그대로 멈춰 버렸기 때문이었다.
“끄으으으.”
“모, 몸이 안 움직여…….”
“젠장. 뭐, 뭐야……!”
공중에 학생 하나가 떠 있었다. 그 학생은 가벼운 몸놀림으로 손을 휘젓더니 유유히 앞으로 이동했다.
“로안나 프로체슈트!”
마법과의 천재, 로안나가 빙글 고개를 돌려 학생들을 보고는 살포시 웃었다.
“걱정 마세요. 저 먼저 신청하고 남은 자리는 여러분끼리 나누시면 되니까요.”
압도적인 퍼포먼스였다. 설마하니 이 자리에 있는 모두의 움직임을 묶어 놓을 줄이야.
“저 괴물 같은…….”
“말이…… 되냐고! 여기 몇 명이 있는데!”
“아니, 말도 안 되잖아. 마나가 제약된다고…… 쓸 수 있는 건 거의 한 줌밖에 없는데, 어떻게 한 줌으로…… 여기에 있는 사람을 다 막는 건데……!”
검술과 3학년 수석 맥스 주로드 또한 굴욕감 어린 표정으로 어이없다는 듯이 로안나의 뒷모습을 보았다.
정말 압도적인 마법 실력이었다. 억울해하는 학생의 말대로 이베카 아카데미 안에선 마나의 사용이 크게 제약된다.
거의 금지라고 봐도 무방할 만큼 제약을 받으니, 실상 사용할 수 있는 마나는 한 줌도 채 되지 않는다.
로안나는 그 한 줌의 마나로 완벽하게 마법을 펼쳐 낸 것이다. 특히 같은 마법사인 마법과의 학생들은 굴욕감을 넘어 경이로운 표정으로 로안나를 보았다.
아카데미 내에서 내로라하는 모든 학생들을 묶어 놓은 로안나는 행정실 안으로 들어가 수강 신청을 마치고는 유유히 떠났다.
“그럼 안녕히.”
“…….”
“저거 진짜 미쳤는데?”
유나, 메이슨, 론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학과 교류전에 나왔으면…… 그냥 끝이었겠군.”
그 고고한 자존심의 메이슨 또한 저 광경을 보고 질릴 수밖에 없었다.
로안나가 떠나자마자 마비가 풀린 학생들이 다급히 앞으로 뛰쳐나갔다.
가장 선두는 역시나 최상위권 학생들 중에서도 독보적인 맥스 주로드였다.
맥스 또한 방학 동안 꽤 강해졌는지 이전보다 훨씬 더 발놀림이 가벼웠다.
“맥스.”
그 모습에 메이슨이 투지를 불태웠다.
아카데미 교류제는 이베카 아카데미 전체가 나가는 것이니 클라우디의 제자인 맥스 주로드 또한 참여하게 될 것이다.
같은 팀으로 교류제에 나가겠지만 그럼에도 메이슨은 맥스에게 밀리고 싶지 않았다.
“크헉!”
그러나 그 맥스도 이 엄청난 인파엔 버티지 못하고 밀리기 시작했다.
“어떤 놈이.”
그가 뒤를 돌자 마법과의 학생들이 보였다. 안면이 있는 마법과 학생들이 주도하여 맥스를 막고 있는 상태였다.
“로안나가 좋은 걸 보여 줬어.”
“에단 선생님 수업은 공평하게 우리 마법과가 가져간다!”
“일발 장전! 한 줌의 마나로도 마법을 펼칠 수 있는 게 마법과의 학생들이다!”
어느새 태세 전환을 한 마법과 학생들이 기사학부의 학생들을 가로막기 시작했다.
“이렇게 나온다 이거지?”
“다 같이 뭉쳐! 이번 학기 에단 선생님 수업은 우리 기사학부가 전부 다 독점하자고!”
수강 신청 전쟁이 거세지기 시작했다.
절대로 상대를 다치게 해서는 안 되니 밀어내거나 묶어 두거나 길을 막는 형태로, 거칠지만 다치는 이 하나 없는 싸움이 계속해서 벌어졌다.
사람이 많아 분명 다칠 법도 했는데 비명 소리가 전혀 없었다.
그저 거친 숨소리만 가득할 뿐.
그렇게 전쟁이 한창인 가운데, 그 옆으로 교사 하나가 종종걸음으로 지나갔다.
“뭐야, 이게 다?”
시론 램스데일이었다.
“시론 선생님! 저거 말려야 하지 않을까요. 저러다가 다칠 것 같습니다.”
지켜보던 행정 교사가 아연실색한 표정으로 말했다.
“에단 선생님 수업 수강 신청을 하려고 모인 학생들이에요!”
“저 학생들이 전부 다 말입니까?”
“네!”
“으으으음, 저건 말리기 힘들겠는데요. 저도 들어갔다간 휘말릴 것 같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시론이 은근슬쩍 기대하는 표정으로 말했다.
“제 수업은 어제부터 수강 신청을 받고 있었던 거 같은데, 혹시 몇 명입니까?”
“아아앗……! 저러다 다치겠다!”
행정 교사가 못 들은 척 행정실 쪽으로 뛰어갔다.
“설마…… 아니지?”
시론이 불안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고는 본래 목적지였던 친목회의 아지트, 에단의 사무실로 빠르게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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