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bscriber of the Gods RAW novel - Chapter (3)
신들의 구독자 3화
3화. 업적을 쌓으면
허류 침술의 기본은 정확함이었다. 조금이라도 다른 곳에 꽂는 순간 효능은커녕 건강을 더 해치게 만들 수 있었다.
‘컨트롤이 중요해.’
에단은 정신을 집중하고는 허류 침술을 시전했다. 스킬이 발동되자 아무것도 없던 에단의 손에 침 하나가 만들어졌다.
마나로 만들어진 침.
‘온몸에 침을 놨어.’
에단은 허준의 영상을 계속 되돌려보며 혈의 위치를 확인했다. 어디에 침을 놓아야 효과가 있는지를 머릿속으로 계속 집어넣었다.
기억력이 나쁜 편은 아니라 금세 기억할 수 있었다.
‘양쪽 허벅지, 어깨, 명치, 이마.’
그리고 그 외에도 여러 혈이 있었다. 이 혈은 마나가 다니는 길이었다.
‘마나 로드가 너무 좁아서 효과를 보기가 어려운데.’
그렇다고 해서 포기할 순 없는 법.
에단은 그날 하루 종일 침술을 반복하고 또 반복했다.
-허류 침술을 이해했습니다. 숙련도가 0.3퍼센트만큼 오릅니다.
“오, 생각보다 숙련도가 잘 오르네.”
0.3퍼센트.
작은 수치가 아니었다. 이 정도 속도라면 허류 침술을 빠르게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을 듯했다.
“그리고…….”
본래 에단은 오늘 밤 약초를 배합해서 약으로 만든 경단을 먹을 생각이었다. 포션과는 또 다른 제조 방법이었는데 또 다른 방법이 하나 생각났다.
‘분명 허준의 영상 중에 탕약 만들기가 있었어.’
아까는 급해서 허류 침술만 배웠지만 탕약을 만드는 것도 분명 배울 수 있을 터.
숨겨 두었던 약초들을 배합할 시간이었다.
그날 늦은 밤.
에단은 마법연구실로 향했다.
이 마법연구실은 본래 나단 휘커스를 위한 공간이었다. 하지만 나단 휘커스가 아카데미에 가 있었기에 텅 비어 있었다.
엄청난 재료나 도구들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약초를 배합하는 데 필요한 도구들은 얼추 갖춰져 있었다.
‘휘커스 백작가는 그렇게 대단한 가문은 아니야.’
이 근방에서 쟁쟁한 가문이라고 하면 같은 백작 가문임에도 엄청난 부를 가지고 있는 유라한 백작 가문이나 대륙의 열두 강자인 십이성의 일원이 가주로 있는 드렌 후작가문을 꼽을 수 있었다.
‘십이성 위에는 삼신이 존재하긴 하지만.’
십이성 위에는 절대적 강자라 꼽히는 3명의 강자가 있었다. 신성제국의 황제인 성황과 마도제국의 황제인 마황 그리고 두 제국의 사이에 존재하는 검탑의 주인인 검탑주였다.
‘아무튼 이 근방에 십이성의 강자도 있으니 별 특색 없는 휘커스 백작 가문이 힘을 쓸 수가 없지.’
그렇기에 나단 휘커스가 없었더라면 이 마법연구실은 애초에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이었다.
마법연구실에 도착한 에단은 챙겨온 약초들을 종류별로 펼쳐 두었다.
그러곤 [신세계]를 열었다.
-허준의 탕약 만들기 영상을 보시겠습니까?
침술편과 탕약편은 무료로 개방된 상태였다. 에단은 곧바로 영상을 재생시켰다.
침술편을 봤을 때와 마찬가지로 눈앞에 영상이 생생하게 펼쳐지기 시작했다.
-탕약을 만들기 위해서는 가장 중요한 것이 있네. 바로 불 조절이지. 불을 제대로 조절하지 않으면 탕약이 아니라 그냥 쓴 무언가가 될 뿐이야.
허준이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독은 약이 될 수 있지. 반대로 약이 독이 될 수도 있어. 그러니 독이든 약이든 그 경계를 정해 놓지 말게.
에단은 영상에 집중해서 최대한 허준의 말을 잘 기억했다.
그렇게 얼마 후 영상이 끝났다.
-허류 탕약술(A)을 배웠습니다!
“됐다.”
에단은 곧바로 펼쳐 둔 약초들을 적절하게 모았다.
‘절반은 경단으로 만들어서 먹고. 나머지는 탕약으로 만들어 먹는다.’
아무리 침술이 뛰어나다고 한들 썩어 버리는 마나까지 전부 다 없애 주진 않았다.
‘이걸 먹으면 지금 쌓여 있는 썩은 마나들을 없애 버릴 수 있어.’
그렇게 되면 기침 한 번으로는 죽지 않을 것이다. 병 자체를 낫게 하진 못해도, 어느 정도 증상을 완화시킬 순 있을 테니.
에단은 적당한 크기의 냄비를 꺼내 거기에 약초 덩어리들을 붓고 불을 켰다.
화르륵-.
얼마 지나지 않아 탕약이 끓어오르기 시작했다.
“끊임없이 젓는다. 멈추지 말고.”
탕약을 만드는 일 자체는 쉬웠다. 스킬을 시전하면서 그대로 저으면 됐다.
‘불 조절. 그리고 멈추지 않고 휘젓는 것!’
재료가 넉넉한 것이 아니기에 허투루 낭비해서는 안 되었다.
그래서 에단은 탕약을 만드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초보의 탕약을 만들었습니다!
-등급 판정 중……
-초보의 탕약 [D등급]
“흠.”
만들어진 탕약은 D등급이었다. 처음 만든 것 치곤 나쁘지 않은 등급이었다.
‘약 냄새가 진동을 하는군.’
좋은 약일수록 냄새는 고약하다. 에단은 망설이지 않고 약초 경단과 함께 탕약을 복용했다.
꿀꺽 꿀꺽.
에단은 망설이지 않고 들이켰다.
“오.”
먹자마자 몸에서 신호가 왔다. 뜨거운 기운이 아랫배에 자리 잡더니 그대로 손끝으로 맹렬하게 움직였다.
똑. 똑.
순식간에 손끝까지 도달한 기운이 에단의 손끝으로부터 새카만 뭔가를 흘려보냈다.
“미쳤군.”
에단은 허준의 탕약술에 감탄했다.
이렇게까지 극적인 효과는 기대하지 않았다.
본래 자신의 실력으로 포션을 만들어 봤자, 어느 정도 차도가 있을 뿐.
‘A급 연금술사 정도는 돼야 이런 즉각적인 효과를 가진 포션을 만들 수 있다고.’
놀람도 잠시 에단의 눈에 뭔가가 보이기 시작했다.
-도전과제를 달성하셨습니다!
-업적 달성! 달성한 도전 과제의 난이도에 따라 좋아요를 얻었습니다!
-좋아요를 ‘1’ 만큼 얻었습니다!
“어?”
에단은 받은 알림 메시지를 보며 당황했다.
설마하니 도전과제가 있을지 몰랐다. 이것도 본래 메판에 있던 요소였지만 이곳은 아예 게임과 똑같지 않았으니 말이다.
게다가 놀라운 건 좋아요를 얻었다는 것이었다.
“좋아요를 얻는다고?”
에단의 눈이 크게 떠졌다.
도전과제를 달성했더니 좋아요가 올랐다.
“그럼 도전 과제 클리어 같은 업적을 달성할 때마다 좋아요를 얻을 수 있는 건가?”
에단이 자신도 모르게 미소 지었다.
‘이런 식이였구만?’
그렇다면 상황이 달라진다.
현재 에단의 머릿속에는 수많은 달성 과제 요소들이 있었다.
이 달성 과제 시스템은 업적이라고도 불리는 것으로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여러 콘텐츠를 만끽하게 만들며 한층 더 게임에 몰입하게 만들어 주는 요소였다.
그래서 모든 업적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유저들도 적잖았고, 에단 또한 업적 올 클리어를 한 적이 있었다.
“업적창.”
인벤토리가 없던 그 시점에 다른 창들은 불러 볼 생각을 하지 않았다. 지금 당장 필요 없는 것들이었으니.
-달성! 도전 과제!-
현재 달성한 과제 : 1 / 999
“뭔가 좀 다르군.”
과제창을 살펴본 에단은 턱을 매만졌다.
자신이 아는 것과 개수가 달랐기 때문.
‘분명히 382개였는데.’
999개로 늘어나 있는 업적.
게다가 이런 숫자의 특성상 더 늘어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또한, 자신의 알고 있는 382개의 업적 중에 방금 한 것은 없었다.
업적 올 클리어 유저로서 이건 확신할 수 있었다.
‘기본적으로 과제는 기초적인 거랑 던전에 관련된 것 그리고 메인 시나리오에 관련된 게 많았지.’
여러 가지로 재밌었던 달성 과제도 많았었다. 장소에 따른 과제, 얻은 직업에 따른 과제 그리고 완전히 달성하기가 어려운 과제까지.
‘대마법사나 소드마스터로 위명을 떨쳐야만 달성할 수 있는 과제도 있었지.’
아마 난이도에 따라 좋아요를 획득할 수 있는 숫자가 다른 듯했다.
“그렇다면.”
지금 당장 달성할 수 있는 업적부터 달성하면 좋아요의 숫자를 늘릴 수 있다.
‘[신세계]를 더 잘 이용할 수 있게 될 거야.’
* * *
“흡. 흡.”
백작가에 있는 수련실.
본래 이 수련실은 몸이 건강했을 때 에단이 쓰던 곳이었다.
에단이 이렇게 병약해지고 난 이후엔 그 누구도 쓰지 않았으므로 백작가의 시종들이 잘 다니지 않는 곳이 되었다.
‘기초 체력 단련만으로도 이렇게 힘들다니.’
그냥 평범한 방법으로는 제대로 단련할 수가 없다. 기초 체력이 없으니 적어도 두 달, 아니 세 달 정도는 기초 체력을 다져야 뭔가 할 수 있을 정도였다.
“후욱. 후욱.”
에단은 일주일 동안 기초 체력 단련에 몰두했다. 분명 업적 중에 기초 체력을 올리는 걸로 달성할 수 있는 업적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업적을 달성하셨습니다!
-[체력은 국력. 신생아 수준을 벗어났다!] 업적 달성으로 좋아요를 획득했습니다.
-좋아요를 ‘1’ 만큼 얻었습니다!
이걸로 총 좋아요 개수가 둘로 늘어났다.
“좋아!”
‘확실하진 않지만, 다 바뀐 건 아닌 것 같네. 내가 알고 있던 정보들에 새로운 것들이 추가됐을 가능성이 높아.’
아직 하나뿐이지만 기존 업적이 그대로 있다는 게 증명되었으니, 이제 하나하나 증명해 보면 될 뿐.
“쉬운 것부터 차례대로 클리어해 보자고.”
* * *
-업적을 달성하셨습니다!
-업적을 달성하셨습니다!
에단은 계속해서 기초 업적들을 달성했다.
본래 이 업적 달성은 게임 초반 레벨을 올리거나 아이템을 얻기 위해 만들어진 일종의 퀘스트였다.
때문에 난이도가 낮은 것들이 여러 개 있었고 쉽게 달성할 수 있는 게 많았다.
“이걸로 초반에 달성할 수 있는 건 다 달성했다.”
기초 체력 훈련과 허류 침술을 계속해서 반복하며 업적 달성에 몰두하다 보니 좋아요는 총 다섯 개가 생겼고 몸은 꽤 상태가 좋아져 있었다.
“아직 부족해…….”
워낙 상태가 좋지 않아서 아직 제대로 휘커스 검술의 힘을 발휘할 수 있을 정도는 아니었다.
그래서 에단은 지금까지 모은 좋아요로 새로운 신을 구독하기로 결정했다.
허준의 영상을 더 보는 것보다 다른 도움이 필요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살펴볼까.’
이미 한 번 생존에 도움을 받았다. 그렇다면 분명 기초 체력을 단련시켜 줄 수 있는 적절한 신이 분명 있을 것이다.
그 신을 구독한다면 분명 기초 체력 또한 빠른 시간 내로 올릴 수 있는 방법이 있을 터.
에단은 다시금 신들을 구독할 수 있는 플랫폼, [신세계]를 열었다.
-현재 구독하고 있는 신 : 1
-당신의 현재 상황을 확인합니다. 당신에게 어울리는 신들을 알고리즘화 중……
-현재 구독하고 있는 신은 허준 1명입니다. 허준을 중심으로 당신의 관심사를 확인 중…….
“역시 신들이 직접 만들어서 그런가. 알고리즘까지 확실히 되어 있다니.”
챠라라락-.
신들의 목록이 재정비되더니 맨 위. 아무리 봐도 대충 만들어진 사자 가죽이 썸네일로 되어 있는 영상 하나가 떴다.
영상을 올린 이는 그리스 신화의 영웅신.
-헤라클레스의 기초체력 강의 [난이도 : 중]
“바로 구독해야겠어.”
헤라클레스라면 육체미로도 유명한 강력한 신이었다. 그의 영상 강의라면 분명 효율적으로 기초 체력을 쌓을 수 있을 터.
“잠깐만. 이게 뭐지?”
곧바로 구독을 누르려던 에단은 무언가 새로운 것을 발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