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bscriber of the Gods RAW novel - Chapter (300)
신들의 구독자 300화
300화. 오즈 레이저스
실전학개론.
그 이름처럼 실전의 모든 것을 총망라하여 가르치는 수업이었다.
‘150명의 압박이 대단하긴 하네.’
보통 학생 150명이 아니다. 이베카 아카데미 내에서 쟁쟁한 실력을 자랑하는 150명이다. 특히 이들은 그 수강 신청 전쟁에서 승리한 이들이니 실력만큼이나 경쟁력과 향상심 또한 확실했다.
그런 이들을 만족시키는 것이 이 수업의 목표였다.
-업적을 달성하셨습니다!
-[대강사] 업적 달성에 따라 좋아요를 획득하셨습니다!
-좋아요를 ‘10’만큼 얻었습니다!
달성한 업적은 대강사.
‘150명을 대상으로 정식 수업을 진행하게 됐으니까.’
본래 에단은 직전 수업의 정원 75명에서 오히려 수를 줄이려고 했었다.
하지만.
‘도전하길 잘한 것 같군.’
에단은 알게 되었다. 인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인맥이 중요하다는 건 이미 알고 있었지만. 막상 직접 겪어 보니 다르더라고.’
때문에 효율적으로 인맥을 더 늘릴 생각이었다. 마침 에단에게는 적합한 방법도 있었다.
‘르기아가 황궁 내에서 아무도 터치할 수 없는 인물이 된 이유.’
그가 대단한 인물의 스승이기 때문이었다.
‘내가 대단한 사람이 되는 것도 좋지만.’
대단한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맺는 것도 중요했다.
‘내겐 대단한 사람과 깊은 관계를 맺기 쉬운 방법이 있지.’
스승과 제자의 관계. 사제 관계만큼 깊은 게 또 있겠는가.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 다음으로 깊지. 연인 관계만큼이나 깊은 게 사제 관계니까.’
에단은 이 150명을 통해 거대하고 확고한 인맥을 구축할 생각이었다. 제대로 구축된다면 사실상 신성 제국 내에서 에단을 건드릴 수 있는 이는 없게 될 것이다.
뒷공작이라면 몰라도 적어도 정면으로 덤벼 올 사람은 없다.
‘확신할 수 있어.’
“그래, 질문을 들어 보지. 학생, 이름은?”
“오즈.”
그가 짧게 대답했다. 상당히 건방진 말투에 다른 학생들의 표정이 매섭게 변했다.
특히 메이슨은 당장이라도 자리에서 일어서려 했다.
이 자리에서 오즈를 모르는 이는 거의 없었으니, 신입생들을 제외하고는 저 오즈 레이저스가 어떤 학생인지 아주 잘 알았다.
한편 맥스 주로드는 상당히 긴장하고 있었다.
문제아라는 낙인이 찍혀 있지만 오즈의 재능은 진짜였다. 현재 3학년 수석은 맥스지만 그건 오즈가 없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오즈가 휴학을 하기 전까지 맥스는 단 한 번도 학년 수석을 차지해 본 적이 없었다.
오즈는 입학한 첫 해부터 휴학하기 전까지 단 한 번도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교사들을 괴롭히던 게 교장까지 나설 정도의 문제가 되었기에 그 자리를 빼앗긴 것뿐이지, 수석 자리는 줄곧 오즈의 것이었다.
오즈의 휴학 후 수석 자리를 차지한 맥스도 그걸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수석임을 그다지 자랑하지 않았다.
실력으로 빼앗은 게 아니다. 그저 오즈가 없는 사이에 맡아 두고 있던 것뿐이다.
실로 압도적인 재능. 그에 반하는 압도적인 문제아. 그게 오즈 레이저스였다.
그런 오즈가 손을 드니 학생들 모두 올 게 왔구나 하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에단은 능력을 사용한 채 오즈 레이저스를 응시했다.
호루스의 눈과 와룡시로 본 오즈는 놀라웠다.
‘잠재력이 메이슨보다 더 뛰어나군. 말로만 들었었는데.’
오즈는 죽는다.
본래라면 이베카가 몰락하게 되는 큰 사건에 휘말려 사망해 버리는 것이다.
‘달의 추종자 쪽 플레이를 할 때 들었던 거야. 학생 한 명 때문에 일이 실패할 뻔했다고 했지.’
에단은 그때 처음으로 오즈의 이름을 들었다. 하지만 단순히 이름만 알고 있었을 뿐이지, 어떤 학생인지까지는 잘 몰랐다.
‘메이슨보다 더한 재능에 더한 문제아라. 재밌는 상황이야.’
“실전학개론이란 게 뭡니까?”
“실전에 필요한 요소들을 가르치는 수업이지.”
“실전에 도움이 되는 걸 배우는 겁니까?”
“그렇다.”
“어떤 게 실전에 도움이 됩니까? 실전이라는 건 뭡니까? 실전에 맞춰 대련을 하는 겁니까?”
오즈가 질문을 쏟아 내기 시작했다.
그러나 궁금해서 묻는 질문으로는 보이지 않았다.
‘처절한 눈이군.’
대개 질문을 하는 학생들은 초롱초롱한 눈빛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그 눈빛의 끝에는 호기심이 있다.
하지만 오즈는 달랐다.
철저하게 에단의 빈틈을 파고들려는 눈빛이었다.
그리고 동시에 처절했다.
삶에 큰 미련이 없어 보이나 실상은 그 누구보다도 살고자 하는 갈망이 짙은 눈이었다.
‘모난 돌이군.’
이베카 아카데미의 모난 돌.
모난 돌은 언제고 뽑히기 마련이다.
‘그래선 안 되지.’
모난 돌은 뽑아 버리는 것으로 해결하는 게 아니다.
‘맞는 땅을 찾아 주는 거야. 그걸 위해서는.’
“앞으로 나와 보도록, 오즈 레이저스 군. 자네의 질문에 간단하게 대답해 주지.”
제대로 된 교육을 할 필요가 있었다.
* * *
에단이 앞으로 나오라고 하자 오즈는 기다렸다는 듯이 씩 웃었다.
늘 똑같은 패턴이었다.
교사의 성질을 긁고 어떻게 대응하는지, 어떤 수업을 보여 줄지 지켜본다.
그 이후엔 쉬웠다. 그걸 그대로 교사보다 더 뛰어나게 시연해 보이면 끝이다.
아무리 뛰어난 교사라고 한들 오즈의 재능을 뛰어넘는 교사는 없었다.
딱 한 명, 클라우디 하이드를 제외하면 말이다.
클라우디 하이드는 애초부터 오즈를 수업에 들이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오즈는 자신의 재능이 클라우디의 재능을 뛰어넘는지 확인할 수가 없었다.
직접 보지 못한 클라우디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교사들이 오즈의 재능에 당했고 그중 절반이 넘는 교사가 그만뒀다.
교사들이 평생에 걸쳐 쌓아 온 것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그대로 재현해 냈으니. 그들은 그간 노력한 시간들이 무의미하다며 좌절한 것이다.
“자, 다들 보도록. 여기에 서 준 오즈 레이저스 군이 대표가 돼서 이번 실전학개론이 어떻게 진행될지 보여 줄 것이다.”
오즈를 아는 학생들은 상당히 불안해했다.
에단이 뛰어난 교사인 건 알고 있다.
“메이슨, 너라도 나서서 말려야 하는 거 아니냐? 혹시라도 안 좋은 일이 벌어질 수도 있어.”
오즈에 대해 뼈저리게 알고 있는 맥스가 메이슨에게 말했다.
메이슨은 그런 맥스를 의아하게 쳐다보았다.
“왜?”
“왜라니? 말려야지! 오즈, 저놈이 작정하고 에단 선생님께 덤벼들면…….”
“저놈이 건방진 거야 수업이 끝나고 혼내 주면 되는 일이지.”
“방금 전까진 당장이라도 잡아서 패려고 하지 않았어?”
유나가 어이없다는 듯이 메이슨에게 말했다.
“너희들, 에단 선생님의 제자면서 이 상황이 불안하지도 않은 거냐? 오즈 레이저스가 어떤 놈인지 알고 있잖아.”
“잘 알지. 화려한 전적도 알고.”
“그런데 왜?”
“맥스.”
유나가 쯧, 하고 혀를 차며 말했다.
“수업에 집중 안 할 거면 뭐 하러 신청했어?”
“난 어떻게 되도 모른다…….”
맥스는 다시 자리에 앉았다.
그와 동시에 에단의 입이 열렸다.
“여러분이 배우는 모든 것들은 실제로 사용해 보기 전까진 죽은 지식이다. 특히 대련 같은 것들은 너무나도 유하지. 서로 목숨을 노리는 싸움이 아니니 말이다.”
에단이 말했다.
“아카데미 내에선 괜찮다. 하지만 바깥에 나가는 순간 모든 게 달라지지.”
에단이 마법과 학생들을 보며 말했다.
“우선 마법을 예로 들자면.”
그 모습을 본 오즈가 속으로 감탄했다.
검술과 교사라고 들었는데, 에단은 마법진을 아주 능숙하게 그리고 있었다.
“전력을 다해 덤벼 오도록. 나는 너에게 파이어 애로우를 날리겠다.”
에단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오즈가 발을 박찼다.
그리고 동시에 비릿하게 웃었다. 검사와 마법사의 싸움은 말 그대로 거리 싸움이었다.
저렇게 먼저 첫 수를 말해 주고 대련을 한다면 검사가 압도적으로 유리할 수밖에 없다.
아무리 뛰어난 마법사라도 마법을 시전하는 순간엔 틈이 생길 수밖에 없으니까.
오즈가 순식간에 에단에게 파고들어 허리춤의 검을 뽑아 휘둘렀다.
날이 완전히 무뎌져 목검이나 다름없긴 하지만 틀림없는 진검이었다.
상처를 입히기엔 충분했다.
쐐애애액-!
하지만 검이 채 닿기도 전에 강력한 힘이 오즈를 크게 뒤로 물러나게 만들었다.
“……?”
오즈 본인은 물론이거니와 보고 있던 학생들도 놀란 표정을 지었다.
오즈는 슬쩍 손을 들어 어깨를 매만져 보았다. 어깨 쪽이 살짝 타 있었다.
그제야 알아챘다.
파이어 애로우가 정확히 어깨에 직격했다는 것을.
“마법과 학생들, 그리고 기사학부 학생들도 알아 두도록. 기본적으로 마법사가 기사를 상대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최소한의 거리는 7미터다. 이 7미터를 기점으로 거리가 멀면 기사는 불리해지고 마법사는 유리해지지. 이러한 사실들은 모두가 알고 있다. 당장 오즈 레이저스 군도 알고 있었기에 순간적으로 거리를 좁혔지.”
에단이 말하는 기사와 마법사의 대전에 있어 기초적인 지식들은 이 수업을 듣는 모두가 숙지하고 있었다.
애초에 주입식으로 가르치는 내용이다.
마법사는 거리를 벌리고, 기사는 거리를 좁히고.
“그러나 이 기초적인 정보는 실전에 있어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모두가 알고 있기 때문이다. 방금도 오즈 레이저스 군은 거리를 좁혔으나 결국 거리가 벌어졌지. 내 파이어 애로우에 맞아서.”
에단이 은은하게 미소 지었다.
“어떻게 된 건지 아나, 오즈 레이저스 군?”
“……한 번만 더 보여 주시겠습니까?”
오즈가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보여 주지.”
에단이 다시금 파이어 애로우를 생성해서 그대로 오즈에게 날렸다.
쐐액-!
“부족한가?”
에단이 다시 한번 더 파이어 애로우를 날렸다. 위력이 크진 않아 다치진 않았으나 몸이 뒤로 밀려나는 것까진 막을 수 없었다.
분명 별다를 것 없는 파이어 애로우다.
그런데 그 파이어 애로우에 오즈가 멍하니 당하고만 있으니, 그 모습을 보며 학생들이 수군거렸다.
“저 오즈 레이저스가 그냥 당하고 있네?”
“한 번 보면 다 읽고 그냥 피해 버리거나 똑같이 갚아 줬을 텐데.”
“뭐지?”
검술과 학생들은 의아해했으나 마법과 학생들은 오즈가 왜 대응을 못하는지 곧바로 알아챘다.
“다 같은 파이어 애로우가 아냐. 마법 술식 구성이 달랐어. 완전히.”
“저 술식으로 파이어 애로우가 만들어지는 거야? 저런 위력으로?”
세 번의 파이어 애로우가 전부 다 다른 술식으로 펼쳐진 것이다.
오즈의 재능은 한 번 본 것을 완벽히 따라 하는 것. 본래라면 에단의 파이어 애로우를 한 번 보고 그대로 파악해서 에단을 압박해야 했다.
하지만 에단은 세 번의 파이어 애로우를 전부 다 각기 다른 술식으로 펼쳐 냈다.
‘……말도 안 돼.’
오즈는 속으로 경악하며 욕을 내뱉었다.
같은 자세, 같은 호흡으로 같은 마법을 전부 다 다른 술식으로 펼쳐 냈다.
저건 동일하면서도 동일한 마법이 아니었다.
심지어 아카데미 내에서는 마나 또한 제약되기에 분명 한계가 존재한다.
오즈도 이를 알고 그 점까지 이용해 가며 교사들을 농락해 왔기에 더 잘 알았다.
쾅-!
그때 에단이 발을 굴렀다.
“집중. 수업에 집중하도록.”
그렇게 말하곤 다시 한번 오즈에게 기회를 주었다.
“순간적으로 거리를 좁혔음에도 내 파이어 애로우에 맞은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오즈가 잠시 생각하더니 이내 혀를 찼다.
“기사는 거리를 좁혀야 하고 마법사는 거리를 벌려야 한다. 그 고정 관념 때문입니다.”
그 대답에 에단이 씨익 미소 지었다.
“정답이다. 네 머릿속에는 지식이 있었지. 내가 마법을 쓴다고 했으니 당연히 거리를 좁혀야 한다고 생각했던 거다. 그래서 내 앞으로 돌진했다. 아주 당연하게. 난 말 한마디로 네 움직임을 컨트롤했지. 상대가 어디로 올지 알고 있다면 마법사가 불리할 이유는 없게 된다. 너희들이 가지고 있던 지식과는 달리 말이야.”
에단이 고개를 돌려 학생들 쪽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게 실전이다. 이것이 내가 실전학개론에서 가르치려는 것이다.”
그 넓은 강의실이 순간 고요해졌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