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bscriber of the Gods RAW novel - Chapter (310)
신들의 구독자 310화
310화. 마법 요새 설치
세 교사에게는 각자 일정이 있고 학생들도 들어야 하는 수업이 있기에, 합동 훈련은 방과 후에 이루어졌다.
“하루에 한 명. 돌아가며 일주일에 사흘씩 교육을 할 거다. 남은 시간 동안 여러분은 복습을 하면 돼.”
“그럼 훈련은 어떤 식으로 진행이 됩니까?”
맥스가 손을 들며 묻자, 에단이 대답했다.
“여기엔 작년 아카데미 교류제에 나갔던 학생들이 꽤 많지? 그럼 교류제가 어떤 식으로 진행될지 잘 알 거야. 교류제에 대비한 훈련을 한다.”
아카데미 교류제는 기본적으로 축제의 일종이라, 개중에서 성적을 반영하는 과목은 총 다섯 가지였다.
“다섯 가지 과목의 종합해서 성적을 매겨 우승 아카데미를 가린다. 하지만 그런 건 크게 신경 쓰지 않을 거야.”
에단이 말했다.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는 말에 학생들이 모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분명 우승을 하겠다고 선언하지 않았던가.
“다섯 가지 과목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할 거니까. 몇 과목에서 몇 점을 얻었느니 뭐니 하는 것들은 하등 중요하지 않아.”
모든 과목에서 1위를 하여 최종 우승을 한다.
이번 아카데미 교류제는 이베카의 명예를 되찾아 오는 자리였다.
“사실상 이베카는 프레이야에 밀려 명문의 자리를 잃었다고 봐도 무방해. 여러분들도 성적이 됐으면 이베카가 아니라 프레이야에 갔을 테니까.”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아슬아슬한 승리 같은 건 의미가 없어. 남들이 보고 운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테니까.”
물론 운으로 우승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지금의 이베카에는 확실한 임팩트가 필요했다.
지금까지의 이베카를 전부 잊을 정도로.
“이베카가 다시금 이전의 명문으로 부활했다는 것을 확실히 어필할 수 있어야 한다.”
꿀꺽.
누군가 마른침을 삼켰다.
직전엔 프레이야 아카데미에 거의 압살당했었다. 클라우디가 있었지만 그만으론 부족했다.
맥스는 그때의 굴욕감을 떠올렸다.
오즈가 휴학에 들어가고 수석이 된 맥스는 이베카의 얼굴마담이자 대표가 되었다.
작년 아카데미 교류제는 이베카의 수석이 되어 참여했던 것이다.
“나는 올해에 들어왔으니 작년에 어땠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분위기가 안 좋았다는 건 확실히 알 수 있을 것 같군. 이제 곧 마스터가 될 가능성이 높은 클라우디 선생님. 그러나 그 선생님의 교육에 따라가지 못하는 학생들. 내 예상으로는 대략 이런 평가가 나왔을 것 같은데.”
말 그대로였다.
이베카의 수석인 맥스는 제대로 기를 펴지 못하고 프레이야의 황금 세대에게 완패했다.
그가 그 정도였으니, 이베카의 그 어떤 학생도 기를 펴지 못한 채 프레이야에 우승을 내주고 말았다.
압도적인 패배.
맥스는 클라우디에게 고개를 들지 못했다. 이런 성적으로 어딜 가서 클라우디의 제자라고 할 수 있을까.
당시 교류제에 참여했던 모두가 그 굴욕적인 기억에 이를 갈았다.
“이번엔 다를 거다. 너흰 같은 사람이지만 전혀 다른 상태로 아카데미 교류제에 가게 될 거야. 기대하도록.”
설명이 끝난 후.
다들 부푼 마음을 가지고 각자 수업에 들어갔다.
* * *
돌아가는 길에 클라우디가 에단에게 다가와 물었다.
“오즈는 설득했나, 에단 선생?”
“먼저 찾아오더군요. 첫 수업을 꽤 인상적으로 들은 모양입니다.”
“오호, 그 문제아가 곱게 받아들이던가?”
“원하는 게 명확하더군요. 명석한 학생이라 자기 상태를 확실하게 파악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확실하게 파악하는 것과 행하는 건 다른 일이라 모순적으로 행동하고 있었지만 말입니다.”
“메이슨보다는 더 똑똑하다고 볼 수 있겠지.”
클라우디가 슬며시 미소 지었다.
“오늘 소개할 수도 있었을 텐데. 소개하지 않은 이유가 있나?”
“합동 훈련에 참석시키지 않을 생각입니다.”
“……참석시키지 않는다?”
클라우디는 에단이 오즈를 비밀 병기로 사용할 셈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렇다면 당연히 오즈를 합동 훈련에 참여시켜야 했다.
오즈는 가진 재능이 충만하지만 공백기가 너무 길었다. 한창 성장할 때에 생긴 공백기는 감을 잃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순식간에 강해질 수 있는 시기였지만 역으로 순식간에 약해질 수도 있는 시기였다.
물론 오즈가 합류하는 과정엔 반발이 많을 것이다. 합동 훈련에 참여하는 학생들 대다수가 오즈에게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으니까.
몇몇 학생은 오즈 때문에 수업 방해까지 받아 심기가 상당히 나쁠 것이다.
그걸 설득하는 것이 에단의 몫이었다.
그런데 에단은 그런 오즈를 합동 훈련에 참여시키지 않겠다고 이야기하고 있었다.
“이번 아카데미 교류제를 앞두고 저희 이베카가 칼을 갈고 있다는 건 다른 아카데미들도 다 알 겁니다. 프레이야는 물론이고 보그 아카데미 쪽에서도 이쪽을 주시하고 있겠죠. 어쩌면 프레이야보다 보그 쪽이 훨씬 더 큰 관심을 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시선이 쏠리고 있다.
“학과 교류제에 있었던 일. 본래도 주목받는 클라우디 선생님과 저, 맥스와 메이슨도 그렇고 유나에 론까지 전부 다 노출된 상태입니다.”
“노출이 안 된 건 로안나뿐이겠군.”
“네, 물론 이번 합동 훈련을 통해 모든 학생의 수준이 변할 테지만, 그래도 비밀 병기는 하나 만들어 두고 싶습니다.”
“그게 오즈 레이저스라는 거군. 하지만 완전히 숨길 수는 없어, 에단 선생. 오즈가 이베카의 전체 석차 1위를 여러 번 했다는 건 이미 사방에 퍼져 있는 정보니까.
“딱 그 정도면 됩니다. 문제아 오즈가 마음을 다잡았다. 뭔가가 일어날 것 같다. 딱 그 정도면 되는 겁니다.”
그 말에 클라우디는 곧바로 에단의 말을 이해했다.
“칼은 칼집에 들어 있을 때 가장 무서운 법이라는 건가?”
“바로 그겁니다.”
에단이 웃자 클라우디 또한 아주 희미하게 미소 지었다.
“썩 좋은 기분은 아니군. 하지만.”
그러고는 에단의 어깨를 툭 쳤다.
“좋은 생각이야, 에단 선생.”
“칭찬해 주신 겁니까?”
에단의 말에 클라우디는 대답 없이 쌩 돌아 사라졌다.
* * *
첫날 수업을 맡은 건 검술과 교사인 클라우디 하이드였다.
“여기엔 내 수업을 들은 적 없는 학생이 몇 있군. 그러니 미리 말해 주마. 내 수업은 본래 많은 학생을 받지 않는 수업이다. 내게는 에단 선생 같은 재주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 교육 방식은 에단 선생이 아닌 다른 사람은 흉내조차 내기 어려운 것이니, 너무 당연하게 생각한다면 앞으로 힘들어질 것이다.”
이 시점에서 가장 심장이 두근거리는 건 메이슨이었다.
클라우디의 애제자가 될 가능성이 높았던 메이슨이다. 자신이 그 기회를 뻥 차 버렸지만 돌고 돌아 그의 수업을 듣게 됐으니 은근히 기대하고 있었다.
게다가 이미 에단과 특수 골렘을 상대로 한껏 몸을 끌어 올린 상황이다.
“기대되는데.”
메이슨뿐만 아니라 모든 학생들이 눈을 초롱하게 빛내고 있었다.
하지만 정작 맥스를 위시로 한 클라우디 선생의 애제자들은 빠르게 심호흡을 하고 있었다.
“우선 체력 단련이다.”
클라우디의 수업은 대체적으로 무척이나 하드했다.
그가 가장 신경 쓰는 건 기본기로, 일단 가볍게 검을 천 번 휘두르는 것이 수업의 시작이었다.
“첫 수업이니 가볍게 한다. 교류제까지 길지도 짧지도 않은 시간이고, 그 시간에 맞춰 몸 상태를 끌어올리는 게 가장 베스트니 말이다. 그럼 시작해라. 검 천 번. 바로 휘두르도록. 마법과 학생들은 스태프를 휘둘러도 좋다. 뭐든 좋으니 몸을 풀 수 있으면 된다.”
가볍게 몸풀기로 천 번.
“내가 가장 중요시 여기는 건 기억이다.”
클라우디의 말에 메이슨이 눈을 빛냈다.
“너희들은 모든 판단을 이성적으로 내린다고 생각하겠지만 그건 틀린 생각이다. 싸움은 언제나 급작스럽게 찾아오는 법. 급작스러운 상황에서 판단을 내릴 수 있는 건 이성이 아닌 본능이다. 본능은 개개마다 다르다. 어떤 이는 다급한 상황에도 올바른 본능으로 판단을 내리겠지만 어떤 이는 정작 중요한 상황에 대처하지 못하기도 하겠지.”
이는 정론이었다.
때문에 이 본능적인 무언가가 그 사람이 지니고 있는 재능이라고 보는 사람도 많았다.
“나는 이 본능을 훈련을 통해 다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 본능이란 결국 기억에 의거한 것이니까.”
“잘 이해가 안 갑니다, 선생님.”
“예를 들어 주마.”
클라우디가 검을 집어 들었다.
본래도 날카로운 클라우디였으나 검을 들자 그 기세가 상상도 못할 정도로 예리해졌다.
분명 사람인데 사람의 형태를 한 검처럼 보일 정도였다.
클라우디가 마음껏 기세를 뿜어내자 마법과의 학생들은 본능적으로 뒤로 물러났다.
그중 몇몇 마법사들은 자기도 모르게 마법진을 만들어 내려다 멈칫했다.
“봤나, 마법과 학생들. 그리고 검술과 학생들.”
마법과 학생들처럼 검술과의 학생들도 비슷한 반응을 보인 상태였다.
몇몇은 주춤거리고 또 몇몇은 아무것도 없는 허리춤에 손을 가져다 댔다.
“본능은 육체의 기억을 따른다. 이 본능을 다루는 게 바로 본능 훈련이다. 이성에 따른 판단은 느리다. 하지만 본능은 빠르지. 그걸 이용한다. 내 수업은 육체에 기억을 깃들게 하는 수업이다. 육체는 한 번 기억한 걸 잘 잊지 않거든. 너희들이 쌓아 온 것들은 머리가 잊을지언정 육체는 잊지 않는다. 기억해 두었다가 너희들이 다시금 단련을 시작하면 순식간에 떠올려 그때를 그대로 재현하지.”
클라우디가 말했다.
“하지만 육체는 쉽게 기억하는 편이 아니야. 육체란 아주 까다롭거든. 이 기억이 본능의 영역까지 도달하려면 많이 반복해야 한다. 숨 쉬는 것보다도 더 익숙하게. 자, 그럼 계속한다.”
* * *
“으으으…… 우리는 이런 수업 적응이 안 된다고.”
“육체파인 검술과는 괜찮겠지만…….”
“그래도 너희들은 덜 움직이잖냐. 너희들이 기억할 건 검을 휘두르는 게 아니라 지팡이를 휘두르고 마법진을 그리는 거니까.”
“마법진 그리는 건 쉬운 줄 알아?”
“하지만 대단했어. 클라우디 선생님 수업이 인기 많은 이유를 이제야 알겠어.”
학생들은 합동 훈련의 첫 번째 수업인 클라우디의 수업에 상당히 만족한 상태였다.
“듀티 선생님도 기대되는데. 마법과의 수업 방식은 또 어떨까?”
하지만 이들이 가장 기대하는 건 따로 있었다.
그 장본인인 에단은 현재 휘커스 영지에 가 있었다.
“풍운.”
체른카스텔 가문에서 얻어 온 마법인 마법 요새를 설치하기 위함이었다.
“다들 이미 도착하신 것 같구만. 많이들 궁금했을 테니까.”
체른카스텔의 마법사들은 이미 휘커스 영지에 도착해 있었다.
명목은 마법 요새 설치를 돕는다는 것이었지만 실상은 에단이 정말 마법 요새를 완벽하게 이해했는지, 홀로 마법 요새를 설치할 수 있는지 두 눈으로 직접 보기 위함이었다.
“내기를 하는 게 좋겠어.”
그들이 휘커스 영지에 온 이상 그냥 돌려보낼 수는 없었다.
“밥값은 내야지.”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