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bscriber of the Gods RAW novel - Chapter (316)
신들의 구독자 316화
316화. 해 보겠습니다
실전학개론 수업과 대강당 합동 훈련에 이어 에단은 자신의 애제자들을 따로 불러 훈련을 하나 더 진행했다.
제자들의 특성에 맞춰 조금 더 하드하게 진행하는 개인 맞춤 훈련이었다.
“특수 골렘과의 훈련은 어땠나? 굳이 말하지 않아도 너희 상태를 보니 열심히 했다는 건 알 것 같구나. 메이슨과 론은 꽤 늘었군. 가장 열심히 한 건 유나인 거 같은데?”
그 말에 유나가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역시 알아 주시네요, 선생님! 이 손 좀 보세요. 마법진 그리느라 다 상해 버린 이 손을요. 얘들은 마법진을 만들고 마법을 사용할 때 마나가 나가는 거 말고 몸 다칠 일이 뭐가 있냐고 막 우겨 댔거든요. 자기들은 손바닥 살갗이 막 찢어졌다고, 이게 수련의 증거라면서요.”
유나가 두 사람을 보며 웃자 두 사람이 화들짝 놀라며 반발했다.
“예!?”
“마, 말도 안 됩니다.”
메이슨와 론이 다급하게 외쳤다. 특히 론은 말까지 더듬고 있었다.
“유나는 학업 말고도 본업이 있음에도 이 정도라는 건…….”
“저도 정말 열심히 했습니다. 여기 보시면…….”
“저도 저녁을 한 끼 굶는 날이 있을 정도로 열심히 했습니다.”
“너희들이 열심히 안 했다는 게 아니야.”
에단이 그 둘을 보며 슬쩍 웃었다.
“유나가 아주 열심히 했을 뿐.”
그때 이번에 새롭게 합류한 로안나가 번쩍 손을 들었다.
“저는 안 했습니다!”
“그래, 로안나에게는 필요 없는 일이었으니까.”
로안나에게 특수 골렘은 필요 없는 훈련이었다.
“로안나의 재능이 대단하다는 건 알겠습니다만, 로안나에겐 실전 경험이 필요 없는 겁니까?”
메이슨의 물음에 에단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로안나는 타고났다. 실전에 대해선 여기서 배울 필요가 없어. 로안나는 본능적으로 깨닫고 있는 것들이니까.”
참으로 불합리한 말이지만 어쩔 수 없다.
재능이란 그런 것이니까.
한없이 불합리하고 불공평한 것.
각자 타고난 것이 다르니 노력으로 도달할 수 없는 차이를 만들어 내는 것이 재능이다.
“물론 너희들에겐 로안나에게 없는 너희만의 재능이 있다. 로안나가 가진 재능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너희들의 재능을 키우면 된다.”
각자 다른 재능을 가지고 있기에 비교할 필요가 없었다.
자신이 가진 재능은 상대에게 없고, 상대가 가진 재능은 자신에게 없으니.
“나는 너희들이 가진 재능을 끌어올려 줄 거야. 로안나 수준으로.”
에단은 이번에 이들의 실력을 최대한 끌어 올려 줄 생각이었다.
‘마스터에 오른 다음 올해를 마지막으로 아카데미를 그만둬야 할 것 같으니까.’
제자로 삼았으니 끝까지 책임져 주는 게 예의였다.
“그리고.”
에단이 박수를 치자 문을 열고 한 명이 들어왔다.
“대강당 합동 훈련엔 참여하지 않지만 개인 맞춤 훈련엔 참여한다.”
오즈 레이저스가 들어와 인사했다.
“그간 있었던 일들에 대해 유하게 넘어가 달라고 이야기하진 않겠어.”
오즈가 말했다. 순간 메이슨과 오즈의 눈이 마주쳤다.
“피해는 끼치지 않겠다. 만약 내가 너희들에게 조금이라도 피해를 끼친다는 생각이 들면 나는 따로 훈련을 할 테니 말해다오.”
목소리도 눈빛도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다. 셋은 그런 오즈를 보다가 곧장 에단에게 시선을 옮겼다.
도대체 무슨 짓을 했길래 그 오즈가 이 단기간에 변한 것인가?
마침 그 일을 벌인 당사자가 앞에 있으니, 셋은 의문 어린 눈빛으로 에단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에단 또한 그 눈빛을 금세 읽었다.
“이야기가 잘 통했다.”
그래서 피식 웃으며 짧게 설명해 주었다.
이게 단순히 이야기가 잘 통하는 정도로 해결될 수준인지 의아했지만, 오즈에게서 전과 다르게 살고 싶다는 의지가 강력하게 느껴졌으므로 셋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고맙다.”
유나의 눈동자가 한 번 더 흔들렸다.
저 오즈에게 감사 인사를 듣게 되다니.
“적응이 안 되네요.”
“금방 적응될 거다. 당장 1학기 때 메이슨을 떠올려 보도록.”
1학기 때 그 건방진 모습의 메이슨이 떠올랐다.
유나가 금세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일단 세 명, 방학 동안 얼마나 했는지 직접 보여 줘야겠지? 가장 기본적인 걸로 가자. 대련이다. 셋 다 동시에 덤비도록.”
“!”
에단의 말에 가장 눈을 빛낸 건 메이슨과 론이었다.
방학 동안 정말 열심히 훈련했다. 그 높은 강도의 훈련을 하고도 유나에게 밀렸으니. 둘은 이번 대련으로 실력이 올랐음을 에단에게 확실히 어필하고 싶었다.
“오즈, 그리고 로안나는 지켜보고 있도록. 다음은 너희들이니까.”
“……예.”
“네!”
에단이 목검을 들었다.
반면에 메이슨은 진검을, 유나는 곧바로 마법진을 그렸다.
“잘 어울리는구나, 론.”
론의 손에는 너클이 들려 있었다.
흑색의 너클이었는데 척 보기에도 꽤나 고급품이었다.
“고향의 어른들께서 지원을 해 주셨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증명할 필요가 있었다.
“지원받은 값어치를 해야겠구나.”
“예.”
에단이 발을 구르는 것을 신호로 셋이 동시에 움직였다.
특수 골렘과의 훈련은 이들에게 상당한 도움이 되었다.
멈춰 있는 적.
다가오는 적.
갑자기 모습을 감추는 적.
특수 골렘은 수많은 전술을 보여 주었고, 이들은 그 움직임을 통해 각종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를 배웠다.
에단이 발을 굴렀다는 건 그 자리에 가만히 있겠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가만히 있는 적을 상대로 최대한 피해를 주고 나아가 순식간에 무력화시킬 수 있는 움직임을 취하면 된다.
셋 다 이미 특수 골렘을 통해 지겹도록 연습했기에, 서로 눈을 마주치는 것만으로 각자 잡아야 할 포지션을 빠르게 파악했다.
우선 시작은 유나의 마법이었다.
에단을 속박하는 건 의미가 없다는 걸 이미 잘 알고 있다.
그랬기에 다른 방향으로 틀었다.
론과 메이슨이 파괴력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서포트 하는 방향으로.
번쩍!
유나의 마법진에서 엄청난 빛이 뿜어져 나왔다.
임팩트 라이트. 한순간 눈이 멀 정도로 강렬한 빛을 내뿜는 마법이었다.
미리 시선 교환을 통해 유나의 의도를 파악한 론과 메이슨은 눈을 감고 있었다.
“하나 간과한 게 있구나. 훌륭한 마법사들은 마법진이 전부 완성되지 않아도 상대의 마법을 예측할 수 있다.”
눈을 감은 건 론과 메이슨뿐만이 아니었다.
에단 또한 타이밍에 맞춰 눈을 감았고, 유나의 임팩트 라이트는 수포로 돌아가고 말았다.
“하지만 시도는 좋았다.”
작전은 수포로 돌아갔지만 유나의 마법진 완성 속도는 꽤나 빨랐다.
같은 학생이라면 절대 들키지 않을 만큼 변칙적으로 마법진을 그렸기에, 완성되는 그 순간까지도 마법을 확신하기는 어려울 터였다.
그저 상대가 에단이었기에 실패했을 뿐.
이윽고 에단은 목검을 들어 달려드는 메이슨과 론의 무기를 쳐 떨어뜨렸다. 둘은 자세가 흐트러짐과 동시에 뒤로 크게 나뒹굴었다.
바닥을 나뒹군 론과 메이슨이 바로 자세를 잡았다.
플랜 A가 무너졌다고 해서 포기할 순 없었다.
애초에 이번 대련의 목표는 딱 한 대라도 유효타를 먹이는 것이었다.
“기세 좋고, 의지 좋고. 그리고.”
에단이 빠르게 자세를 추스르고 달려드는 둘을 보았다.
한 대 맞는 그 순간부터 아드레날린이 분비된다. 특히 두 사람은 쉽게 흥분하는 성격이었다.
“그래, 잘 배웠구나.”
하지만 지금 둘은 한없이 냉정했다.
연습을 통해 만든 의도적인 냉정함이었다. 에단은 둘의 성장이 꽤나 만족스러웠다.
그 보답으로 씩 웃는 얼굴로 자세를 잡고 두 사람의 얼굴에 주먹을 꽂아 넣었다.
“컥…….”
“헉……!”
둘은 그대로 기절해 쓰러져 버리고 말았다.
에단은 앞으로 쓰러지는 두 사람을 어깨로 받았다.
그러다 자신의 어깨를 쥐고 있는 메이슨을 확인했다.
끝에 끝까지 이르러서도 에단에게 한 방 먹이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만족스럽군. 상당히.”
대련 종료.
에단을 처음 그 자리에서 단 한 발자국도 움직이게 않았다.
유나는 후, 하고 호흡을 내뱉으며 실망감을 드러냈지만, 에단은 셋의 발전 속도가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오…….”
“음.”
로안나 또한 론과 유나의 실력이 상당히 늘었다는 걸 확인했다.
메이슨은 처음 봤지만 메이슨의 몸놀림도 범상치 않았다.
“로안나는 딱히 대련은 필요 없고. 이걸 주마.”
실전 경험이 필요 없다 했지만 로안나에게도 여러 경험이 필요했다.
“이름은 ns-2다. 다수의 적을 상대로 한 상황 훈련용 특수 골렘이지.”
안전 기능을 완전히 꺼 놓은 특수 골렘으로, 마법사가 겪을 수 있는 다양한 상황이 들어가 있는 골렘이었다.
로안나에게 지금 필요한 건 다양한 상황 속에서 능수능란하게 대처하는 경험이었다.
실전 경험보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능력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어떻게 응용해야 하는지를 배워야 했다.
이 골렘은 그걸 가르치기에 최적화되어 있었다.
“로안나, 네 개인 수업은 이 골렘으로 이루어질 테니 방과 후에도 골렘을 통해 연습하도록.”
“네! 알겠습니다, 선생님!”
로안나는 의욕이 넘쳤다.
똑같은 특수 골렘을 받으니 에단의 제자가 됐다는 걸 정식으로 인정받은 기분이었다.
“그리고 유나와 함께 따로 마법 수업을 진행한다.”
“준비됐어요.”
유나가 마른침을 삼켰다. 로안나와 함께 수업을 받는다는 건 그녀의 재능을 코앞에서 목도한다는 뜻이다.
너무나 큰 재능의 차이는 사람의 마음을 꺾기 마련이다.
아마 그것까지 생각해서 계획을 짜신 것일 테지.
유나는 의지가 가득한 눈빛으로 에단을 쳐다보았다.
“그리고 오즈, 확실히 봤겠지?”
“예.”
오즈는 방금 세 사람의 합을 보았다.
만약 다른 사람이라면 부지불식간에 끝난 탓에 그 진가를 제대로 보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오즈는 똑똑히 볼 수 있었다.
그들의 수준이 얼마 높아졌는지.
아직 전부 다 다듬어지진 않았지만 저건 확실히 에단의 가르침 덕분이었다.
“노력하겠습니다.”
이젠 더 이상 에단을 믿지 못하겠다는 말을 할 수 없다.
교육이 잘못되었다고 탓하는 것도 불가하다.
이제 남은 건 스스로의 의지뿐이다.
“해 보겠습니다.”
오즈의 눈빛이 활활 불타올랐다.
유나는 오즈의 눈빛을 보고 예전 메이슨이 보였던 그 부담스런 눈빛을 떠올렸다.
그리고 문득 한숨을 내쉬었다.
아마 자신도 저 눈빛과 똑같을 것이다.
“유나, 로안나. 메이슨과 론을 깨워라.”
“네.”
유나가 거침없이 메이슨의 뺨을 후려갈겼다. 로안나도 유나의 움직임을 자세히 관찰한 후 똑같이 론의 뺨을 후려갈겼다.
짝-!
“헉!”
론이 놀라 일어나선 자신의 뺨을 매만졌다.
그 모습에 유나가 놀란 눈으로 로안나를 쳐다보았다.
자신은 그냥 때린 것이다. 그런데 로안나는 마법까지 가미해서 때렸다. 그러니 저 덩치의 론이 놀라서 깰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선배님, 많이 배우겠습니다.”
로안나가 생글생글 웃으며 유나에게 고개를 꾸벅 숙였다.
“일어났으면 본격적인 훈련을 시작하겠다. 지금부터 나는 특수 골렘이 된다. 그대로 움직일 테니 움직임을 막아 보도록.”
에단은 힘을 담아 말했다.
“부족한 부분은 내가 교정해 주마.”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