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bscriber of the Gods RAW novel - Chapter (319)
신들의 구독자 319화
319화. 영지 강화 (1)
“일부러 이러는 것인가?”
신세계.
오랫동안 고착화되었던 신세계의 판도가 최근 들어 계속해서 출렁이고 있었다.
“재미있구나. 참으로 재미있어. 이렇게 되면 정말 4신이 깔아 둔 거대한 벽을 부술 수 있을지도 모르겠는데.”
하지만 이상한 점이 꽤 있었다.
“단계별로 밟아 오는 듯하지만 조금 다른 점이 있군.”
이 정도로 유명세를 탄 이상 [제대로 된 신만 구독함] 구독자는 같은 구독자가 아닌 신들의 파트너가 될 수 있을 정도였다.
혜택을 줄 수 있는 수많은 신들과 좋아요를 쌓아 둔 수많은 신들이 저 구독자에게 접근을 했을 것이고 다양한 말들로 그를 유혹했을 터.
“효율적으로 따지자면 그들을 잡는 게 맞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고 있어. 유혹을 다 뿌리친 거지.”
이번에 위로 올라온 구미호는 최상위 신이 아니었다.
오히려 하위권에 묻혀 있던 신 중 하나로, 현재 [제대로 된 신만 구독함] 구독자의 스텝에 있어서는 하등 도움이 될 만한 신이 아니었다.
“척준경까지는 차근차근 스텝을 밟고 있는 거라 생각했거늘. 아예 다른 무언가를 기준으로 삼고 있구나. 하하하하, 신세계의 승리를 이끌고 킹메이커가 되는 게 목적이 아니렷다.”
척준경은 [제대로 된 신만 구독함] 구독자와의 콜라보를 통해 순위를 한 단계 위로 끌어올렸다.
그 여파는 상당히 컸다.
꿈쩍도 하지 않고 있던 최상위권은 물론이거니와 승리에 가장 가까운 4신 중 하나가 움직였기 때문이었다.
“오딘까지 움직였다고.”
최고 신 오딘.
제우스와 함께 신 중의 신이라 평가받는 오딘이 최근 새로운 영상 몇 개를 업로드했다.
게다가 영상엔 [제대로 된 신만 구독함]을 인식하고 있다는 듯이 척준경이 내세우고 있는 능력을 고스란히 담고 있어, 그 내용이 게시판에서 굉장한 논란이 되고 있었다.
-역시 최상위 4신은 다르네요.
-오딘 님이 다재다능한 건 알고 있었지만…… 이러면 척준경 님의 능력과 겹치니 사실상 더 많은 능력을 얻으려면 오딘 님을 구독하는 게 훨씬 이득이에요.
-훨씬까지는 아니죠. 같은 능력처럼 보이지만 디테일 면에서 다른데요.
-거기다 구독에 드는 좋아요 개수도 많이 차이 나지 않나요?
최상위 4신이 각광을 받으며 구독과 좋아요를 쓸어 가는 이유는 이 다재다능함에 있었다.
신세계의 신들은 강력한 권능을 바탕으로 영상을 만든다.
하지만 신세계에 워낙 많은 신들이 있다 보니 능력이 겹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았다.
사실상 신세계 내에서 유일무이한 능력을 가진 신은 그렇게 많지 않은 것이다.
대개 유능한 신들은 다양한 능력을 가지고 있고 전반적으로 발을 걸치는 경우가 많다.
한 번의 구독으로 여러 가지 능력을 한꺼번에 얻는 걸 가성비라 치면 최상위 4신만큼 가성비가 뛰어난 신은 없다.
거기에 메이저한 신이라 접근하기도 쉬웠고.
수많은 구독자와 좋아요로 이미 검증까지 되어 있으니 구독자들의 선택을 받는 건 무척이나 당연한 일이었다.
기본적으로 구독 후기가 10개 있는 것과 1,000개 있는 것이 있으면 대다수의 구독자들은 1,000개가 있는 쪽을 고르기 마련이다.
그 때문에 최상위 4신은 마음만 먹으면 그 어떤 신이 덤벼 오든 압도할 수 있었다.
-척준경 님도 작정하고 준비한 거 같은데.
-설마 오딘 님이 굿즈까지 준비했을 줄이야.
-궁니르를 주시던데요? 물론 레플리카지만, 진품의 효과도 어느 정도 가지고 있으니까요.
-황금 팔찌도 굿즈로 주시던데. 물론 이것도 레플리카라서 효과가 떨어지긴 하지만, 설마 이것까지 굿즈로 주실 줄은 몰랐습니다.
척준경은 굿즈가 거의 없었지만 오딘이 가진 굿즈는 차고 넘쳤다.
때문에 한 단계 더 위로 올라가려던 척준경의 기세가 꺾이고 말았다.
-지금까지 가만히 있던 최상위 4신 중 하나가 갑자기 움직인 이유가 뭘까요?
-당연히 [제대로 된 신만 구독함] 구독자 때문이 아니겠어요? 보아하니 아예 최상위 4신은 구독 자체를 안 한 거 같아요.
-와, 저 4신 구독은 사실 기본적인 거 아닌가요? 저도 처음 신세계를 시작할 때는 메이저한 저 4신부터 구독하고 시작했는데요.
다들 [제대로 된 신만 구독함] 구독자가 최상위 4신을 구독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상당히 놀라고 있었다.
게시판에서는 그의 행보를 분석하고 발자취를 뒤돌아보는 구독자들도 꽤 나온 상태였다.
-[제대로 된 신만 구독함] 구독자는 어떻게 유명해졌는가.
-[제대로 된 신만 구독함] 구독자가 구독하고 있는 신에 대한 의미.
…….
그중에서 가장 조회수가 높은 분석 글이 있었다.
-제대로 된 신만 구독함 구독자가 걸어온 행보. 그리고 앞으로 그가 하려는 일을 조심스레 예측해 봅니다.
과감한 제목.
내용은 더욱더 과감했다.
-안녕하세요. 저는 올림피아의 신이자 예언과 궁술의 신이신 아폴론 님을 구독하고 있고요. 미래에 대해 예측하고 분석하는 걸 좋아해서 그 분야와 관련된 노스트라다무스 님이나 카산드라 님 등 여러 신들을 구독하고 있는 구독자 [전지적 구독자 시점]이라고 합니다.
작성자는 자신이 예언과 관련된 신들을 주로 구독하는 구독자라 밝히고, 예언의 내용을 토대로 분석을 했다는 내용을 적어 두었다.
-와, 이분 재밌는 분이시네?
-예언 관련 신들이 현세에 많은 영향을 끼치지 못하게 막겠다고 능력을 엄청나게 축소화시켰던데. 그래도 구독을 하신 건가?
-가성비가 안 나와서 저는 구독 많이 안 했었습니다.
-전 아폴론 님을 구독하긴 했지만 신탁을 내려 주신다는 영상은 패스했었는데. 이분 특이하시네요.
구독자들은 실시간으로 댓글을 달며 [전지적 구독자 시점] 구독자가 쓴 글을 정독했다.
-아폴론 님의 신탁을 받아 보니까 말입니다. 그분께는 거창한 목표가 없다고 하십니다! 그저 가진 바 재능을 뽐내시는 것뿐인데, 그 과정에서 이런 일들이 벌어졌다고 하십니다. 물론 아예 목표가 없으신 건 아니지만, 신세계의 승리자를 자신의 손으로 만들겠다는 의지 자체는 크게 없으신 것 같다고 하십니다!
-진짠가?
-유명해지기 위해 한 게 아니라 했는데 유명해진 거라고?
-흐으으으음…….
다들 긴가민가하는 가운데 마지막 문장 또한 흥미로웠다.
-신탁의 마지막에 따르면 [제대로 된 신만 구독함] 구독자가 또 한 번 놀랄 만한 일을 벌일 거라고 합니다. 그 일로 신세계는 지금껏 유례가 없는 수준으로 터져 나갈 거라면서 말입니다.
예언, 예지 종류의 신탁은 적중률이 많이 낮다.
하지만 어째선지 신세계 구독자들은 저 말이 그대로 이루어질 것만 같은 느낌을 받았다.
-중요한 건 어떤 방식으로 그게 이루어지냐는 건데.
-이 정도면 최상위 4신들도 긴장하겠는데요?
-근데 다들 아시는 분 있을까요? 신세계가 굉장히 오래 지속됐다고 하는데. 이 신세계의 승리자는 언제 나오는 건지?
-설마, 이번에 나오는 건 아니겠죠?
-그렇게 되면 신세계는 어떻게 되나요?
[제대로 된 신만 구독함] 구독자를 시작으로 신세계의 미래까지. 댓글들이 폭발하며 여러 이야기가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우선 제가 사용할 수 있는 모든 걸 바쳐서 마지막 신탁을 봤습니다만 제일 중요한 부분에서 막히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그걸 막은 건 오딘 님의 권능이었으니, 아마도 곧 본격적인 싸움이 시작될 겁니다.
* * *
“요새와 요새를 연결하고 싶습니다. 물론 무리는 있겠습니다만, 그렇게 요새와 요새를 연결해서 안정성을 더 늘릴 생각입니다.”
휘커스 백작령에 파견을 나온 체른카스텔 가문의 마법사들은 영지를 위해 밤낮 없이 일하고 있었다.
이 짧은 기간 동안 얼마나 일을 많이 했는지 하나같이 얼굴이 많이 상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들 표정이 상당히 좋은 것이, 휘커스 백작령이 마법사들에게 굉장히 친화적인 곳이기 때문이었다.
특히 공방에서 만난 마탑 출신 마법사들로부터 상당한 에너지를 받았다.
마법사들에게 친화적인 영지의 분위기에 젊은 마법사들과의 교류로 얻은 영감까지. 체른카스텔의 마법사들은 힘든 내색 없이 밝게 웃을 수 있었다.
“흠, 이건 꽤 어려울 것 같습니다만.”
“이론상으로는 가능한데, 영지와 영지를 연결하기엔 거리가 너무나도 멀어서 제대로 요새가 엮일지 모르겠습니다.”
“저희도 생각하고 있던 겁니다만 아직까지 이 이론을 현실화시킨 적은 없습니다.”
“벌써 여기까지 생각하시다니, 대단하십니다.”
요새와 요새를 연결하는 건 체른카스텔 내부에서도 계속 나오던 이야기였다.
그런데 그걸 마법 요새를 설치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서 떠올리고 추진하려고 하다니.
체른카스텔의 마법사들이 눈을 빛내며 에단을 보았다.
“불가능합니까?”
에단은 빙빙 말을 돌리지 않았다.
“가능합니다.”
체른카스텔 마법사들의 수장, 마르테리스가 말했다.
“일단 저희의 이론과 에단 백작님의 이론을 합쳐 봐야 할 듯합니다. 백작님께서는 어떤 방식으로 마법 요새를 엮으시려고 하셨습니까?”
에단에겐 그 나름의 방식이 있었다.
그가 가진 여러 마법들 중엔 일종의 영역을 만들어 내는 마법이 있었다.
“마나 영역이라 불리는 공간을 통해서 요새와 요새를 연결하고 그 사이의 취약한 부분을 보완할 생각이었습니다.”
체른카스텔의 마법사들이 놀란 표정을 짓더니 곧장 양피지를 가져와 뭔가를 적어 가기 시작했다.
“이거, 그럼 이런 식으로 마나 영역을 늘리면.”
“그렇게 되면 해결 가능해. 본래라면 아티팩트나 다른 마법을 여러 개 섞어야 했던 거야.”
“불안정성이 크게 보완되겠는데.”
“그럼.”
마르테리스와 체른카스텔의 마법사들이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이거…… 정말 될 것 같군요!”
모두 다 흥분한 표정들이었다.
“이론은 훌륭합니다만 저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물론 혼자 하는 것도 가능했지만 그러기엔 꽤나 많은 시간이 걸린다.
그렇기에 이 실력 좋은 마법사들의 힘이 필요했다.
“지금까진 가능성을 확신할 수 없는 이론이었습니다. 하지만 가능성을 걸 확인했으니, 저희가 무조건적으로 도와야지요.”
“바로 시작하시지요, 에단 백작님!”
* * *
체른카스텔의 마법사들에게 마법 요새의 확장과 연결 건에 대하여 맡겨 둔 후.
에단은 제롤트와 함께 시장 한쪽에 자리 잡은 꽤 큰 건물 앞에 섰다.
“여길 쓰시면 됩니다, 제롤트.”
“이렇게 큰 건물을 저 혼자 써도 되는 겁니까?”
“우리 휘커스를 대표하는 대장장이신데, 이 정도 건물은 쓰셔야죠.”
“저를 이렇게 믿어 주시다니.”
제롤트가 감동적인 표정으로 에단을 보았다.
제롤트의 실력이 상당히 좋아졌다고 한들 아직까진 무명의 대장장이라 봐야 했다.
그런 자신을 십이성 가문의 전문 대장장이로 임명해 주다니.
굉장히 무거운 책임감이었으나 도리어 제롤트는 자신을 향한 에단의 큰 신뢰를 느꼈다.
예전에는 누군가가 자신을 믿어 주면 책임감을 느껴 상당히 부담스러웠지만 이제는 아니었다.
그 신뢰는 그에게 강력한 동기를 부여해 주었다.
“저희 휘커스의 기사단을 위해 장비를 만들어 주십시오. 원하시는 재료는 저희 쪽에 있는 가넷 상단을 통해 구해 달라 요청하시면 됩니다! 원하시는 재료가 뭐든 다 구해다 드릴 수 있습니다.”
“!”
가넷 상단이라면 대륙에서 손꼽히는 대상단 중 하나. 에단의 말대로 못 구하는 것 빼곤 다 구할 수 있는 곳이었다.
그런 가넷 상단에서 재료를 공수할 수 있다니.
“휘커스 기사단과 면담 자리를 만들겠습니다. 그들과 이야기하여 그들에게 걸맞은 장비를 만들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에단 선생님. 아니, 이제는 백작님이라고 부르는 게 편할 듯합니다. 백작님, 편하게 말씀해 주십시오. 저는 이제 휘커스 가문에 속한 대장장이니까요.”
“그게 더 편하다면야. 알겠소, 제롤트. 잘 부탁하오.”
“예, 백작님!”
제롤트가 합류했으니 휘커스를 지키는 기사단의 장비가 한층 더 업그레이드될 것이다.
‘이걸로 스텝 하나는 밟았다.
마법 요새로 영지와 영지를 엮어 휘커스 영지의 전반적인 방어력을 강화하고 제롤트를 통해 영지의 기사단의 전력도 한층 더 끌어올릴 수 있다.
하지만 이제부터가 진짜였다.
“일찍들 오셨군요.”
에단이 한 곳에 모여 있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인사했다.
“저희 영지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검성이 이끄는 램스데일 가문의 문양이 새겨진 갑옷을 입은 무리.
펠릭스 공작가의 기사들과 마법사들. 그와 더불어 공작가에서 일하는 귀족들.
그리고 프로체슈트의 마법사들까지.
에단의 앞에는 두 십이성 가문과 고위 귀족 가문인 프로체슈트 가문의 일원들이 서 있었다.
‘이들이 우리 영지의 방패가 된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