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bscriber of the Gods RAW novel - Chapter (322)
신들의 구독자 322화
322화. 세 번째 수업 (2)
“응? 나디아 선생님, 왜 이렇게 표정이 좋아?”
이리스 파케타는 이전과 확연히 달라진 나디아의 표정을 보고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
새 학기가 시작될 때만 해도 정말 어두웠던 나디아의 표정이었다.
무슨 일이 생긴 게 분명한데 차마 물어보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그런데 근래 들어선 표정이 상당히 좋았다.
“아, 고민하고 있던 일이 아주 잘 풀렸거든요.”
“다 죽어 가던 표정이었는데. 그 일 때문에 그랬던 거였어?”
“네, 다행히도 도움을 받아서.”
그렇게 말한 나디아가 부끄럽다는 듯 뺨을 붉혔다.
“흐으으으음? 이거이거, 도와준 사람을 떠올렸나 본데? 근데 왜 볼이 빨개져? 이거 사랑인 거 같은데, 선생님?”
이리스가 은근하게 미소 지으며 나디아를 찔렀다.
“아, 아니에요. 아니에요, 정말. 도와주신 게 에단 선생님이신걸요?”
“응? 에단 선생님?”
이리스가 놀란 표정으로 되물었다.
“에단 선생님이 그 일을 도와주신 거야?”
“네.”
은근하게 웃던 이리스가 노골적으로 짙은 미소를 지었다.
“이거 사랑이네, 사랑이야.”
“아, 아니에요! 무슨 말씀을!”
당황하는 나디아의 반응에 이리스가 재밌다는 듯이 깔깔 웃었다.
* * *
“오늘 수업은 반으로 나눠서 진행한다. 활을 쓰는 학생들은 다 같이 진행을 하기가 까다로우니, 우선 활을 쓸 학생들부터 앞으로 나오도록.”
활을 주 무기로 사용하려는 학생들은 총 열다섯 명이었다.
에단은 단상이 있던 자리에 특수 골렘 하나를 세웠다.
“여기에 명중시키면 된다. 다들 각자 수련한 루틴을 이용해서 평정심을 유지하고 쏘도록. 나는 너희들의 평정심을 무너뜨릴 테니까.”
에단이 신호를 주자 곧장 학생들이 활을 꺼내 들었다.
“흡.”
“흐으으읍!”
에단은 자신만의 루틴을 만들라 이야기했지만 그렇다고 굳이 자신이 시범을 보인 방법인 심호흡을 따라 하지 말라고는 하지 않았다.
심호흡은 가장 기본적인 루틴이다.
규칙적으로 호흡하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평정심을 되찾을 수 있으니까.
“호흡, 눈 깜빡이기. 훌륭하게 루틴들을 만들었구나.”
에단이 씩 웃었다.
활시위를 당긴 학생들 앞으로 에단이 순식간에 이동했다. 그대로 공중에 뜬 에단이 공기의 흐름을 변화시켰다.
“너무나도 깨트리기 쉽게 말이다.”
파앙-!
파열음과 함께 에단을 중심으로 미약한 마나가 퍼져 나갔다.
에단을 중심으로 학생들이 딱 걸칠 만큼 퍼져 나간 마나는 그대로 그들의 숨을 조였다.
그러자 그들의 루틴이 그대로 깨졌다.
다이브는커녕 당황하여 활을 제대로 쏘지도 못하게 된 것이다.
“내가 특별히 뭔가를 한 게 아니다. 한없이 마나가 제약된 상황이란 걸 너희들도 잘 알 테니까. 아주 기초적인 방법을 사용했을 뿐이다. 마나를 이용해서 압박하는 것. 호흡이 아주 조금만 흐트러져도 그 루틴은 깨진다. 가장 쉬운 루틴이지만 가장 파훼당하기 쉬운 루틴이기도 하다.”
에단은 그렇게 말하며 앞으로 나온 열다섯 명의 자세를 하나하나 교정했다.
‘주몽과 로빈 후드에게 배운 활 솜씨라고.’
거기에 더해 에단에게는 무예의 달인 특성이 있었다.
“그리고 너무 느리다. 마나도 제대로 담지 못하고 있어. 거기 두 명, 페드리와 가비. 둘은 가문의 비전 궁술이 있으니 이 열다섯 중에선 제일 뛰어나다. 그렇기에 너희 둘은 더 고민을 해야 한다.”
에단이 활을 들기 무섭게 쏘아져 나간 화살 세 발이 정확하게 특수 골렘에 꽂혔다.
“하, 한 번 쐈는데…….”
“왜 세 발이…….”
에단은 가볍게 그 원리를 알려 주고 어떤 식으로 활을 운용해야 하는지를 설명했다.
“루틴을 지켜 가면서 다시 해 보도록. 다른 학생들도 봤으니 알겠지? 마나의 압박이 들어오면 다이브는 순식간에 깨져 버린다. 그렇게 되면 루틴을 위해 루틴을 반복하는 악순환에 들어서게 될 테고 말이야. 다시 활을 들어라.”
에단의 말에 열다섯 명의 학생들이 다시 활을 쥐었다.
“빠르고 정확하게, 그리고 활시위에 집중해라. 쏴!”
쐐애액-!
화살을 쏨과 동시에 에단의 목검이 그들의 자세를 교정했다.
열다섯 명이 동시에 에단의 목검에 의해 자세가 틀어졌다.
“다시. 걸고, 쏴.”
쐐애애애액-!
이번엔 더 빨리 화살을 쏠 수 있었다.
빠악-! 빠악-!
에단이 이번엔 일곱 명의 어깨를 치고 나머지는 허리와 허벅지를 쳤다.
“다시. 한 번 더 걸고. 이번엔 두 발이다.”
쐐애애애애애애액-!
분명 두 발을 쐈음에도 한 발을 쏜 것처럼 속도가 빨랐다.
“어……?”
“뭐지, 이게……?”
자신들이 쐈음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은 어리벙벙한 표정을 지었다.
에단이 이야기한 비전 궁술을 가진 학생들만 지금 자신들이 어떤 걸 했는지 알고선 경악했다.
“서, 선생님…….”
“내가 교정해 준 자세, 그리고 루틴을 활용해서 다음 주 수업까지 익혀 오도록.”
에단은 열다섯의 학생들을 들여보내고 나머지를 전부 앞으로 불렀다.
“오늘 수업은 방금과 같이 한다.”
루틴에 더해 각자 주력으로 삼고 있는 기술을 펼쳐 낸다.
“루틴은 다이브를 위한 것. 다이브는 너희들이 가지고 있는 기술을 어떤 상황이든 완벽하게 펼치기 위한 것. 루틴, 다이브, 기술. 이 세 가지가 하나라고 생각해야 한다.”
앞으로 나온 학생들이 에단의 말을 이해하고 자세를 잡았다.
“각자 1식을 펼치도록. 마법사들은 곧장 마법진을 완성해도 좋다.”
에단의 말에 학생들은 일주일간 만들었던 루틴을 사용했다. 깊게 집중하여 다이브.
쿵-!
그러나 쉽게 다이브할 수가 없었다. 에단이 작정하고 그 다이브를 깨 버리려고 했기 때문이다.
‘억지로 상황을 만드는 건 쉽지. 그러니까 실전에서 벌어질 만한 상황을 전부 다 사용한다.’
에단은 경험이 많다. 강한 적일수록 상대방의 평정심을 깨는 걸 일순위로 삼는다.
때문에 에단에겐 다이브를 방해받은 다양한 경험이 있었다.
지금에야 아주 자연스럽게 다이브를 사용할 수 있지만 지금에 이르기까지 방해를 받고 다이브에 실패한 게 한두 번이 아니었다.
‘이건 그만큼 고급 기술이지.’
사실 에단도 이 다이브를 반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완벽하게 전수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적어도 다이브라는 것이 있고 이 다이브를 사용하면 어떤 상황에서든 집중할 수 있다는 걸 알려 주고 싶었다.
‘습득하든 습득하지 못하든 간에, 아는 것과 모르는 건 정말 천지 차이니까.’
“!”
“젠장.”
“망할.”
에단의 방해 공작에 학생들은 제대로 다이브를 시도할 수 없었다.
오히려 루틴이 깨지고 정신 집중마저 깨져 시도조차 안 하는 게 더 나을 정도인 학생들이 여럿이었다.
에단은 한차례 쓱 살핀 후 맞춤 교정에 들어갔다.
“가장 중요한 건 평정심이다. 방금 루틴을 이행하겠다는 생각에 빠져 루틴을 위한 루틴을 했지?”
전체를 대상으로 교정하는 게 아닌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한 교정이다.
“방금 루틴 자체는 좋았다. 다이브도 반쯤은 됐어. 거기서 한 발만 더 나아가면 된다.”
“예, 선생님!”
“알든, 다이브를 해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혔다. 그냥 자연스럽게 흘러가게 하도록.”
“예!”
“루테인, 너도 마찬가지다. 물 흐르듯이. 루틴은 그저 평정심을 유지하기 위한 거라는 걸 명심해라.”
“……예!”
검은 검대로, 창은 창대로. 각자 가지고 있는 무기에 따라 에단의 교정이 달라졌다.
특히 마법과의 학생들은 아주 세세한 교정을 받았다.
마법은 방대한 학문이었기에 마법진을 만들고 펼치는 방법이 엄청 다양하고 개성적이게 마련이다.
정석에 개성을 더하여 마법이 시전되는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에단은 개인의 개성까지 전부 다 맞춰 교정해 주었다.
‘메판을 수십 번 클리어했던 경험이 여기서 발휘되는 거지.’
모든 학생들의 눈이 반짝였다. 다들 에단의 수업에 기대하고 있던 것이 있었다.
그리고 바로 오늘, 이 세 번째 수업에서 이들의 기대감이 완벽히 충족되었다.
무기를 가리지 않고.
가진 바 특성을 제대로 봐 주면서 학생에 걸맞은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것.
다른 교사들은 절대 흉내 낼 수 없는 것이기에 에단이 자신감을 보인 것이다.
알아도 따라 할 수 없기에.
“여유롭게 해도 좋다고 이야기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는 긴장감이 있어야겠지? 이미 루틴을 완성한 학생이 여럿 있다.”
에단의 말에 학생들이 주변을 두리번거리기 시작했다.
“딱 열 명이다.”
백오십 명 중에 열 명.
“아직 더 갈고 닦아야겠지만, 내가 가르치는 다이브를 확실하게 사용할 수 있는 학생들은 앞으로.”
그 말에 열 명이 앞으로 나섰다.
에단이 굳이 이름을 말하지 않아도 스스로가 이미 알고 있었기에 자신감이 넘쳐 보였다.
에단이 신호를 주자 열 명의 학생이 동시에 루틴을 사용하며 다이브에 들었다.
짝-!
그중 가장 선명하게 다이브한 학생이 있었다.
오즈 레이저스.
돌아온 탕아의 집중력은 상당히 매서웠다. 박수를 한 차례 치더니 아주 자연스럽게 검을 뽑아 들었다.
박수와 함께 이미 다이브가 된 상태.
완전 집중 상태로 들어간 오즈의 검술이 펼쳐졌다.
폭발적인 속도와 파괴력.
가장 특징적인 건 순간 길어지는 검이었다.
레이저스 가문이 자랑하는 구름 검술이었다. 한때 마도 제국에서 전성기를 누렸던 레이저스 가문은 이 구름 검술로 일가를 이루었다.
샤아아악-.
다이브에 의해 펼쳐지는 오즈의 구름 검술은 멍하니 바라보게 하는 마력이 있었다.
오즈의 손에 의해 구름 검술이 1식부터 5식까지 유려하게 펼쳐졌다.
5식까지 마친 오즈가 천천히 호흡을 골랐다. 어느새 다이브는 풀린 상태였다.
“잘했다, 오즈.”
에단의 목소리가 오즈를 관통했다.
“잘…… 했습니까, 저?”
“그래, 훌륭한 다이브였다.”
오즈에게 필요한 건 다른 게 아니었다.
칭찬.
잘한 걸 잘했다고 해 주는 격려의 말.
오즈에겐 그런 게 필요했다.
오즈는 멍하니 자신의 검을 쳐다보았다.
그런 오즈를 바라보며 학생들이 긴장했다.
1년을 버렸던 오즈다. 그런 오즈가 돌아와 저 정도 모습을 보여 주고 있었으니 마냥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오즈가 확실한 기폭제가 됐군.’
“자, 다시 한번 간다.”
에단은 충혈된 눈을 한 번 감았다 떴다.
150명을 상대로 한 교육은 너무나도 대가가 컸다.
빨갛게 충혈된 눈을 회복하느라 곧장 눈을 감아야 했고, 온몸에 들어간 힘이 빠지면 정신을 잃을 정도로 피곤해졌다.
‘하지만 이걸로 각자 한 사람 몫은 할 수 있게 되겠지.’
머지않아 3사도가 아카데미로 올 것이다.
당연히 엄청난 혼란과 피해가 발생할 터.
하지만 에단이라고 해서 모두를 지킬 수는 없다.
그렇다면 자신이 해야 하는 것은 이들을 최대한 가르치고 실력을 끌어 올리는 것.
‘내가 가르친 이들이 한 명도 죽지 않도록.’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