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bscriber of the Gods RAW novel - Chapter (336)
신들의 구독자 336화
336화. 이제 숨길 필요가 없다.
진사도의 몸이 떨렸다.
그럴 리가 없다. 그럴 리가 없을 텐데…….
그는 짧은 기간이나마 3사도 밑에서 일하며 그녀가 얼마나 강한지 눈으로 보고 몸으로 이해했다.
천외천.
사도 후보가 된 진사도는 스스로의 실력에 큰 자부심이 있었다.
문 마더께 선택을 받았으니 그 능력을 이어받아 사도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었다.
선택받은 자신이 사도가 된다면 금세 위로 올라갈 수 있을 거라고도 생각했다.
하지만 직접 3사도를 본 이후로 그 모든 생각이 깨졌다.
사도는 하늘이었다.
아니, 최상위 3사도는 하늘 위의 하늘이었다.
진사도는 3사도를 보고 하늘 위에 하늘이 있다고 생각했다.
사도라 불러 준다고 해서 같은 사도가 아니라는 것도 깨달았다.
하지만 그는 거기서 체념하거나 좌절하지 않았다.
오히려 목표가 생겼다.
언젠가 저 최상위 사도처럼 되는 것.
문 마더께 선택받아 저 자리에 오르는 상상을 매일 같이 했다.
그랬기에 3사도 밑에서 더더욱 열심히 일했다.
3사도는 알면 알수록 무서운 사람이었다.
회에 필요한 여러 가지 일들을 자기 손으로 직접 하니, 3사도가 직접 손을 댄 일은 단 한 번도 실패하지 않았다.
이른바 무결점의 사도가 바로 3사도였다.
당연했다.
강함은 곧 정의였으니, 정의를 앞세운 3사도보다 더 정의로운 이는 없었으니까.
진사도는 마치 그게 자신의 강함처럼 느껴졌었다.
그랬기에 3사도가 졌다는 말이 너무나도 큰 충격으로 들이닥쳤다.
“말도 안 되는 일이다…… 고작 네놈에게, 네놈에게 지실 분이 아니시다!”
그러나 진사도는 더 거칠게 부정할 수가 없었다.
속으로는 결과를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신호를 보냈음에도 3사도가 보이지 않았고, 그 대신 에단 휘커스가 나타났다.
그렇다면 상황은 너무나도 뻔한 것 아니겠는가.
3사도가 진 것이다. 저 에단 휘커스에게.
“너희들은 너무나도 잘못된 선택을 했다. 너희들이 원하는 게 나라면 나만 노렸어야지. 감히 어린 학생들을 노리다니.”
에단의 말에 교사들과 론드 후작가의 기사들이 크게 분노했다.
에단 때문에 습격당했다는 진사도의 말은 이미 머릿속에서 지워진 상태였다.
“네 말대로 3사도가 내게 질 사람이 아니면 내가 어떻게 여기에 있을까?”
에단이 비웃자 진사도가 크게 몸을 떨었다.
“말도 안 돼! 그럴 리가 없다! 네가 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사도님은…… 3사도님은……!”
이 자리에 있는 그 누구보다도 3사도의 강함을 잘 아는 진사도였다.
다른 이들은 크게 놀라지 않았지만 달의 추종자들은 이 일이 얼마나 현실감 없는 일인지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그랬기에 절망이 깃들었다.
하지만 에단의 저 말이 거짓말일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자신들 또한 유령검을 전장에서 배제하기 위해 안개 변형의 진을 펼쳐 뒀으니까.
3사도가 어딘가에 묶여 있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에단이 천천히 검을 꺼내 진사도를 겨누었다.
그 모습에 진사도는 엄청난 공포를 느꼈다.
상대는 결코 녹록하지 않다.
론드 후작가의 기사들 중에도 강한 이가 많았고 이베카의 교사들 중에도 제법 강한 자들이 많았다. 특히 클라우디 하이드를 포함한 몇몇은 진사도가 쉽사리 볼 수 없을 정도로 강했다.
물론 유령검은 말할 필요조차 없었다.
그런데 에단은 또 달랐다. 그에게서 느껴지는 건 차원이 다른 강함이었다.
“아, 아아아…….”
깨닫고 말았다.
이곳에서 가장 위험한 건 유령검이 아니었다.
바로 저 에단 휘커스였다.
덜덜덜-.
진사도의 몸이 떨리고 동공이 흔들렸다.
3사도를 쓰러트렸다는 에단의 말이 거짓이 아니라는 걸 본능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지, 진사도님……?”
“끄, 끝났다. 모든 게 다…… 모든 게 다 끝났다……!”
진사도는 절망했다.
진사도가 절망하자 그를 따르는 달의 추종자들 역시 사기가 완전히 꺾이고 말았다.
“그렇게 낙원이 좋다면 내 직접 낙원으로 보내 주마.”
에단과 유령검이 눈을 마주쳤고, 유령검이 검을 높게 들었다.
“섬멸하라!”
그 말에 기사들과 교사들이 동시에 움직였다.
* * *
-퀘스트를 클리어하셨습니다!
-시나리오가 변경되었습니다.
-퀘스트의 난이도가 대폭 상향되었습니다.
-난이도가 재조정된 [이베카 아카데미의 재해] 퀘스트를 완벽하게 클리어하셨습니다!
-명성이 큰 폭으로 오릅니다!
-보상을 받았습니다!
유령검과 학부장들의 참전으로 사기가 크게 오른 이베카 측과 3사도의 죽음으로 사기가 완전히 떨어진 달의 추종자들.
상황은 사실 끝난 것이나 다름없었다.
“허억…… 허억…… 우리가 이겼습니다.”
“우리가 이겼다!”
모든 달의 추종자들이 쓰러지고 난 후, 에단의 앞에 수많은 알림창이 떴다.
3사도를 처리했을 때와 마찬가지였다.
‘해냈다.’
에단은 이번 싸움엔 참전하지 않았다. 이미 몸이 한계에 달했기 때문이었다.
모든 상황이 끝난 걸 확인한 에단은 우선 탕약을 하나 꺼내 마셨다.
‘전부 다 원래대로 되돌아왔어.’
꽤 많이 떨어졌던 생존 확률도 다시금 한계치까지 상승했다.
무엇보다 이번 일로 엄청난 명성을 얻게 되었다.
-당신의 말 한마디가 신성 제국에 큰 영향력을 끼칩니다.
-당신의 명성은 하늘을 뒤덮고 땅을 뒤흔들 정도가 되었습니다. 신성 제국의 모두가 당신의 말에 귀를 기울입니다.
‘그만한 일을 하긴 했지.’
에단은 여러 보상을 뒤로하고 상황부터 빠르게 정리했다.
‘생각대로는 안 됐지만.’
그래도 확실하게 3사도를 잡아 냈다.
거기다 본래 일어났어야 했을 이베카 아카데미의 몰락을 완전히 피해 냈다.
‘이제 이베카는 안전하다.’
이제 남은 건 정리뿐이었다.
“다친 이들은 이리로 오라!”
유령검이 이리저리 움직이며 상황을 정리하고 있었다.
에단은 그 모습을 보며 인상을 썼다.
‘천만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죽은 사람은 없다. 하지만 상태가 좋지 않은 사람이 너무 많아.’
특히 학생들이 대피한 건물을 지키던 교사들이 큰 상처를 입은 상태였다.
“하.”
“다시는 한쪽 팔을 못 쓰게 될지도 모르겠어요…….”
“목숨만 겨우 건진 상태입니다. 추후 다시 살펴봐야 합니다.”
“제가 좀 봐도 되겠습니까?”
“에단 선생님!”
에단은 상처가 깊은 이들을 위주로 빠르게 치료를 진행했다.
푹-. 푹-. 푹-.
-허임어의침술의 숙련도가 오릅니다!
-허임어의침술의 숙련도가 오릅니다!
에단이 침을 찌르자 팔 한쪽을 크게 다친 교사가 두 눈을 껌뻑거렸다.
“어?”
움찔움찔.
움직이지 않던 팔이 움직이고 이내 손가락들도 하나하나 감각이 돌아왔다.
“우,움직인다. 움직인다고!”
“로얄 그윈에서 인정을 받으셨다고 하시더니…….”
“이러면 후유증도 없겠는데요?”
“다행이다. 정말 다행이야.”
허임어의침술을 배우고 죽음의 문턱에 선 오즈를 치료하면서 에단의 의술은 한층 더 발전한 상태였다.
‘내 절멸증도 이제야 더욱 그 정체가 이해돼.’
절멸증은 병이 아니다.
일반적인 저주도 아니다.
‘그러니 어떤 치료술을 배워도 치료할 수가 없었던 거지.’
접근 방법 자체를 달리 해야 했던 셈이다.
‘이 허임어의침술과 진 허류 침술을 섞어 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어. 어렵겠지만.’
어려운 건 즐거운 일 아니겠는가.
오랜만에 그 특유의 성취감을 느껴서 그런지 에단의 생각도 조금은 예전처럼 변해 있었다.
“이걸로 다 됐습니다.”
“에단 선생님, 으흑, 감사합니다!”
치료를 마친 에단의 앞으로 모든 교사들이 모여 있었다.
에단은 그들을 돌아보았다.
하나 같이 멀쩡한 교사가 없었다. 모두들 굉장히 지쳐 보였고 힘들어 보였다.
하지만 그 표정엔 자부심이 있었다.
“선생님들.”
에단이 그들을 보았다. 그리고 그들이 지켰던 건물에서 내려오는 학생들을 보았다.
“선생님-!”
“괜찮으세요!?”
“다들 괜찮으신 거예요!?”
걱정스런 목소리로 달려오는 학생들.
교사들은 그들을 보며 굉장히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선생님들이 기적을 일으키신 겁니다. 그냥 도망치셨어도 아무도 뭐라 탓하지 않았을 겁니다. 목숨이 달린 일이었으니까요.”
에단의 말에 교사들이 머쓱한 표정을 지었다.
“그냥…… 그렇게 되더군요. 가장 먼저 든 생각은 학생들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저도 좀 놀랐습니다.”
이번 일은 교사들에게 있어서도 상당히 놀라운 일이었다.
대단한 교사들을 보고, 그 이야기를 들어도 자신은 그렇게 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아니었다.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도망쳐야겠다는 생각이 아닌 지켜야겠다는 생각이었다.
“선생님들이 해내신 겁니다. 여기에 있는 학생들 모두 선생님들이 구하신 겁니다.”
에단이 그렇게 말하며 고개를 숙였다
“저 때문에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아, 아닙니다! 잘못한 건 달의 추종자 놈들 아닙니까!”
“에단 선생님께서는 잘못하신 게 하나도 없습니다!”
“오히려 에단 선생님께서 사도를 처리해 주셔서 저희 모두가 살아남은 겁니다!”
“감사드립니다, 에단 선생님!”
오히려 교사들이 에단에게 고개를 숙였다.
그와 동시에 건물 밖으로 나온 학생들이 교사들에게 뛰어왔다.
“선생님!”
“괜찮으십니까!”
“에단 선생님!”
“저도 싸울 수 있었어요. 싸울 수 있었는데…….”
유나를 시작으로 메이슨과 론, 그리고 로안나가 다가왔다.
“다들 다친 덴 없나?”
“네, 다친 데는 없는데…….”
“오즈가 보이지 않습니다. 그놈…… 어떻게 된 건가요, 선생님?”
다들 꽤나 걱정스런 표정들이었다.
에단이 뒤쪽을 가리켰다.
“너희들은 이제 큰일이 났다. 오즈는 이번에 죽다 살아났거든.”
에단이 가리킨 그곳엔 낯선 얼굴로 다른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오즈가 있었다.
메이슨은 그 모습을 보며 묘한 표정을 지었다.
“굴러들어 온 돌에게 자리를 내줄 생각은 없습니다!”
“그래, 그렇게 나와야지.”
에단은 학생들과 짤막하게 이야기를 나눈 후 곧장 교장에게 갔다.
“에단 선생, 이번 일은 자네가 아니었다면 다 죽었을지도 모를 일이었어. 정말 고맙네.”
교장까지 고개를 숙여 고마움을 표했다.
-보상을 선택하실 수 있습니다.
“자네가 원하는 게 있다면 내 무엇이든 들어주겠네. 수업을 10개 맡고 싶다고 한다면 그것도 들어주겠네! 아니면 자네 이름을 딴 건물 몇 채 정도를 만들 생각도 하고 있네.”
‘이게 보상이군.’
에단은 이번 3사도의 습격을 막고 상당히 많은 좋아요를 얻었다. 사실 그것만으로도 충분했지만 추가 보상이란 게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것 아니겠는가.
에단은 이번 일로 깨달았다.
‘조금 더 과감해야 할 필요가 있어.’
앞으로 상대해야 할 적들은 3사도급이거나 3사도보다 훨씬 더 강한 이들이다.
그런 이들을 상대할 때 안전제일주의는 절대 답이 될 수 없었다.
‘감각에 몸을 맡기기 위해서는 더욱더 날카로운 힘이 필요해.’
에단이 가지고 있는 힘의 원천이 무엇인가.
바로 검술이다.
당장 가지고 있는 에단 검술은 현재 에단의 직업 덕분에 완성할 수 있었다.
“교장 선생님.”
그러니 그 직업을 강화한다.
‘조금 멈춰 두긴 했었는데, 이제부턴 더 박차를 가해야겠지.’
“바라는 게 하나 있긴 합니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