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bscriber of the Gods RAW novel - Chapter (349)
신들의 구독자 349화
349화. 사막왕의 무덤
“드디어.”
꽤 시간이 걸렸지만 사막왕의 무덤 내부로 들어올 수 있었다.
‘사막왕의 보물이라고는 하지만 지금 내게 필요한 건 많이 없을 거야. 가장 중요한 정화의 방패부터 찾고. 나머지는 보고 나서 판단하자고.’
하지만 기쁨도 잠시.
에단의 앞에 새카만 화염이 쏟아졌다.
에단은 서리검을 들어 화염을 없애 버리려 했으나 옆에서 움직임이 느껴져 검을 뽑는 걸 멈췄다.
샤아아아악-!
“괜찮은가?”
샤인 원이 거대한 방패로 화염을 막아 주었다. 그러나 계속해서 화염이 뿜어져 나왔기 때문에 방패를 내릴 수가 없었다.
“괜찮습니다. 그런데 이 화염은 뭡니까? 분명 이 무덤 안에는 사막왕께서 남기신 유산들이 있을 텐데요. 혹시 이 화염도 유산 중 하나입니까?”
“아닐세, 아니야. 뭔가 이상하네! 자네가 말한 것처럼 이곳은 폐하께서 최후의 보루라 여겨 유산을 남겨 놓으신 곳이야. 유산을 가지러 온 이를 이렇게 태워 버릴 리가 없단 말일세. 설마, 봉인에서 풀려난 악신 놈이 안에 있는 건가!”
그때 안쪽에서 그르릉 울리는 소리가 들렸다.
샤인 원이 거대한 방패를 강하게 휘둘렀다. 새카만 화염이 방패에 밀려 나더니 이내 사라졌다.
이윽고 샤인 원이 거대한 방패를 치우자 불꽃에 가려졌던 안쪽이 보이기 시작했다.
수많은 야광석.
그리고 중앙에서 타오르는 불 덕분에 사막왕의 무덤은 훤히 잘 보였다.
말 그대로 보물이 가득한 곳이었다.
훗날 봉인에서 풀려날 악신에 대비해 사막왕이 준비해 둔 각종 장비들과 보물들. 그뿐만이 아니었다. 한쪽에는 각종 마법서와 기술서 등이 비치된 책장까지 있었다.
“이게 무슨…… 왜 이 안에 사람이 있는 거지?”
하지만 그 보물들 한가운데에 누군가가 앉아 있었다. 샤인 원은 상당히 당황했다.
“언제 들어오나 했어. 내가 알기로 이곳은 너희들이 우리의 신을 막기 위해 수많은 준비를 해 둔 곳이라고 들었거든. 그래서 우리의 신께서 풀려나시면 가장 먼저 이곳을 찾을 거라 생각했지.”
등까지 기른 새카만 머리칼. 게다가 그만큼이나 기다란 수염을 지닌 사내였다.
날카로운 눈, 그리고 튀어나온 송곳니. 인간으로 보긴 어려운 외모였다.
쿠웅-!
순간 뒤에서 큰 소리가 났다.
에단과 샤인 원이 밀고 들어 온 입구가 닫히고 있었다.
쿠구구구국-!
순식간에 두 사람이 들어왔던 입구가 닫혔다.
완전한 밀실이 된 셈이었다.
“네놈은 누구냐! 누구길래 이 안에 있는 것이냐!”
샤인 원이 경계하며 외쳤지만 사내는 그 말을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 듯 자기가 할 말을 이어 갔다.
“기다리고 있었다. 가장 먼저 들어오는 놈이 우리의 신을 방해하는 가장 큰 걸림돌이 될 테니까.”
사내가 웃었다.
“영영 저 밖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막으려고 말이지. 여기서 무력하게 앉아 있으라고! 내가 누군지, 어떻게 이 안에 들어왔는지 실컷 고민해 보면서 말이야!”
작게 웃던 사내가 미친 듯이 어깨를 들썩이며 웃기 시작했다.
샤인 원이 다급하게 뒤로 돌아 문 앞으로 다가갔다. 하지만 검을 휘두르고 방패로 찍어도 닫힌 문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당연했다. 이곳은 아주 단단하게 지은 곳이다. 외부인의 출입을 막는 것은 물론이고 절대 훼손되지 않게끔 설계된 곳이다.
쾅-! 쾅-!
제아무리 강하게 쳐 봐야 효과가 있을 리가 없었다.
샤인 원 역시 그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공격을 멈출 수가 없었다.
“함정에…… 함정에 빠질 줄이야! 젠장.”
샤인 원이 혀를 찼다. 설마하니 이런 함정이 도사리고 있을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미안하네. 정말 미안하네.”
그는 자책감에 몸을 떨었다.
하지만 한 차례 심호흡과 함께 금세 평정심을 되찾았다.
사태는 이미 벌어졌다. 그렇다면 이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해 움직여야 한다.
샤인 원은 불평불만을 그 다음으로 미뤘다.
“누구지? 네놈은 어떻게 이 안에 들어온 거지?”
무덤은 확실하게 지키고 있었다. 그 누구도 무덤 안으로 들여보내지 않았다. 그건 확실했다.
“바보 같긴. 정면만 막고 있으면 쓰나. 세상에는 다양한 방법이 있어. 정공법이 통하지 않으면 다른 방향으로 우회하면 그만이거든.”
샤아악-.
그에게서 새카만 오라가 뿜어져 나왔다.
“어차피 이걸로 끝이 났다. 설마하니 파수꾼도 함께 들어올 줄은 몰랐는데. 아주 대어가 낚였어. 이걸로 됐다.”
그가 피식 웃었다.
“생각이 바뀌었다. 전부 다 말해 주지. 이제부턴 지루한 시간이 될 테니까 말이야.”
그러고는 자리에서 일어서 마치 연극 배우처럼 과장된 동작으로 손을 펼쳤다.
어차피 자신도 저들도 밖으로 나가지 못할 거라 확신하는 듯 자신만만한 행동이었다.
“나는 어두운 밤의 신을 모시는 자. 밤의 신의 힘을 받은 대리인이다.”
어두운 밤의 신.
그건 악신을 의미했다.
“악신 따위에게 대리인이 있다고?”
도발적인 말에도 그는 걸려들지 않았다.
“그딴 말로 도발해 봤자 걸려들지 않아. 난 지금 기분이 몹시 좋거든.”
그러고는 허리춤에 있던 망치를 꺼내 들어 샤인 원에게 겨누었다.
콱-!
이윽고 악신의 대리인이 강하게 땅을 밟더니 화살처럼 쏘아져 나가 샤인 원을 후려치려 들었다.
새카만 오라가 깃든 망치는 그대로 방패를 부숴 버릴 것만 같았다.
까앙-!
하지만 샤인 원이 방패로 놈의 공격을 막아 냈다.
“에단 휘커스 군! 이곳에 모아 둔 건 악신에게 효과적인 장비들일세! 마음대로 써도 좋네! 그걸 이용해서 함께 탈출하면 돼! 걱정할 것 없어! 그리고 폐하께선 이러한 상황 역시 대비해 두셨네!”
샤인 원이 그렇게 외치며 손을 뻗어 중앙을 가리켰다.
그곳엔 자그마한 둔덕이 있었는데 거기엔 검 한 자루가 꽂혀 있었다.
그 모습이 마치 신화 속 무기처럼 보이는 게 일단 뽑으면 모든 게 해결될 것처럼 보였다.
그것을 확인한 에단이 움직이려 하자 악신의 대리인이 크게 웃기 시작했다.
“하하하하하핫-! 내가 너희들을 얌전히 가둬 두기만 할 거라고 생각했나?”
악신의 대리인이 망치를 거두며 외치는 그 순간, 샤인 원은 근처에 있던 단검 하나를 주웠다.
“윽!?”
그리고 동시에 고통스런 신음을 내뱉었다. 무언가 이상했다. 바닥의 무기 하나를 쥐었을 뿐인데 엄청난 고통이 느껴졌다.
이곳에 있는 무기들은 사막왕이 악신에 대비해 모은 것들이다.
자신 또한 힘을 보태서 잘 알고 있었다.
이곳에 저주받은 무기 같은 걸 넣은 기억은 없었다.
“저주……? 어째서, 어째서 저주가.”
당황스러웠다. 샤인 원이 황급히 다른 무기를 주워 들었다.
이번엔 창이었다. 창 역시 잡자마자 신호가 왔다.
“끄으으윽!”
이번엔 더욱더 강력한 통증이 느껴졌다.
아주 잠깐 들고 있었을 뿐인데 손이 타오르듯이 뜨거웠다. 그뿐만이 아니라 그 열기가 손을 타고 목까지 올라오려고 하고 있었다.
“젠장!”
원인은 알 수 없었지만 상당히 위험했다.
샤인원이 자신의 검을 들어 팔을 그대로 잘라 냈다.
그러고는 갑옷 부분을 부숴 상태를 확인했다.
새카맣게 타오르는 붉은 오라가 창을 쥐었던 손을 타고 위로 올라오고 있었다. 마치 화상처럼 보이기도 했고 문신처럼 보이기도 했다.
만약 잘라 내지 않았다면 저 오라가 머리까지 침투했을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죽진 않을 테지만 한동안은 정신을 가누지 못했을 터.
“저주라고 생각하겠지만 정확히 표현하자면 저주가 아니야.”
악신의 대리인이 정말 재밌다는 듯이 웃었다.
마지막 희망까지 꺾어 버렸다는 생각에 강한 희열을 느낀 것이다.
“자, 이제 어떻게 할 거지? 어차피 너흰 여기서 나가지 못해. 여기 있는 사막왕의 보물들도 쓰지 못하지. 공교롭게도 나 역시 우리의 신께서 여길 다시 열어 주실 때까지 무료하거든. 살려는 주마. 그러니 무료하지 않게, 재밌게 해 달라고.”
악신의 대리인은 망치를 쥔 손에 힘을 주었다.
저 파수꾼은 이미 힘을 잃었다. 더 갖고 논다고 해도 재미는 없을 것이다.
이젠 파수꾼이 데리고 온 인간 쪽이 더 재밌을 것 같았다.
“너에겐…… 특별한 힘이 느껴지는구나. 아주 악독하고 더러운 힘 말이야.”
심지어 느껴져선 안 될 힘까지 느껴졌다.
“우리의 신께서 말씀하시길 다 없앴다고 하셨는데. 인간은 참 나약해서 말이야. 그 나약함을 항상 감추려고 하거든. 그래서 그 부분을 긁고 정확하게 원하는 걸 얻으셨지. 인간을 지키고 있는 문포스를! 인간이 그 손으로 버리고 탄압까지 할 줄이야.”
멍청하도다! 멍청하도다!
악신의 대리인이 비릿 웃으며 에단에게 망치를 겨누었다. 그리고 한순간 쇄도했다.
“그럼에도 이렇게 아득바득 살아남아 있는 걸 보면 문포스도 강하긴 강해. 하지만 이걸로 끝이다. 아, 그렇다고 죽어서 편해지려는 생각은 마라. 모든 게 다 끝날 때까진 죽이지 않을 거니까.”
까앙-!
악신의 대리인이 엄청난 속도로 망치를 휘둘렀다.
“……오호.”
그러나 망치는 에단에게 닿지 못했다.
에단이 어느새 뽑아 든 서리검에 막혀 버렸기 때문이었다.
샤아아아악-.
단순하게 막는 걸 넘어 서리검에서 흘러나온 냉기가 그대로 망치를 얼렸다. 망치를 쥔 악신의 대리인까지 순식간에 얼려 버릴 기세였다.
악신의 대리인은 그대로 회전하며 뒤로 크게 물러났다.
한쪽 팔이 시큰거렸지만 이내 웃으며 털어 냈다.
“좋아. 재밌구나, 재밌어. 이 정도면 지루할 틈이 없겠어!”
“……조금만 버텨다오!”
샤인 원이 소리쳤다. 팔은 금방 붙는다. 팔만 붙으면 둘이서 상대할 수 있다. 그렇다면 상당히 해볼 만한 상황이었다.
곤혹스러운 상황이었지만 일단 적을 쓰러뜨리는 게 최우선이었다.
사막왕의 보물들이 저주에 걸린 건 상당히 유감이었지만 어쩔 수 없다.
저자를 쓰러뜨리고 바깥으로 나가 악신을 막아야 한다.
샤인 원의 머릿속이 상당히 복잡해졌다.
그는 계속해서 이곳을 어떻게 빠져나가야 할지 생각했다.
반면에 에단은 이 상황을 달리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샤인 원 님, 아까 저 검을 잡으라고 하셨죠? 저게 이 상황을 해결할 열쇠입니까?”
“폐하가 사용하시던 검이다! 숨겨진 기능이 있다! 하지만…… 저주를 받아 버린 이상 쓸 수 없다. 그러니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
샤인 원이 다급하게 말했다.
“사막왕이 꽤나 꼼꼼했나 보군. 그런 방법도 만들어 놨을 줄이야. 하지만 그걸 이렇게 한 자리에 모아 뒀으면 안 됐지. 보라고. 이렇게 한꺼번에 무용지물이 되잖나.”
도끼를 빙글빙글 돌리던 악신의 대리인이 도끼를 부웅 휘둘렀다.
까앙-!
에단은 도끼를 쳐 낸 뒤 악신의 대리인 쪽으로 속도를 높였다.
“거리를 좁혀 보겠다는 거…….”
순간 자신에게 달려드는 거라 판단한 악신의 대리인이 도끼를 강하게 휘둘렀다.
부웅-!
하지만 그의 도끼는 허공을 갈랐다. 에단은 악신의 대리인이 아니라 저 뒤에 가 있었다.
“에단 휘커스 군! 이건 강력한 저주다! 절대로 건드려서는 안…….”
샤인 원이 한쪽 팔을 부여잡으며 소리쳤다.
하지만 에단은 망설임 없이 검에 손을 가져다 댔다.
그리고.
-무예의 달인 효과가 발동됩니다!
쑤욱-!
뽑았다.
“……뭐야?”
악신의 대리인이 어처구니없어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게 왜 뽑혀?”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