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bscriber of the Gods RAW novel - Chapter (360)
신들의 구독자 360화
360화. 오의
늘어난 5만의 신도.
뤼빈 전체가 다시금 문포스의 신도가 되어 그만큼 문포스의 영향력이 커졌다.
‘신전을 활성화시켜서 직업을 성장시킬 생각이었는데.’
상황이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잘 풀렸다.
“확인해 봐야겠지.”
한계를 돌파한 생존 확률.
그리고 한껏 성장한 직업.
“이렇게까지 직업을 성장시켜 본 적이 없어서 말이야.”
에단은 서리검을 뽑았다.
그가 있는 곳은 이제 막 사막의 모래가 걷힌 허허벌판이었다.
“음.”
사막의 모래들은 사라졌지만 모래가 켜켜이 쌓여 만들어진 거대한 언덕들은 꽤 많이 있었다.
“사막이 사라지고 쫓겨난 몬스터들이 저기 모여 있는 것 같은데.”
꽤나 거리가 멀었음에도 에단은 그 모든 광경이 선명하게 보였다.
에단은 손에 힘을 주었다.
“본래라면 닿지 않을 거리야.”
꽤 거리가 멀기도 하고 본래 에단은 이 정도 거리에서 공격을 하지 않는다.
“시험해 보기 딱 좋다는 거지.”
지금의 에단은 이전과는 확연히 다르다.
“후우우우.”
에단이 새하얀 숨을 내뿜었다.
그러고는 서리검을 휘둘렀다.
에단 검술 제1식
서리천뢰
쐐애애애애애애애액-!
굉음과 함께 에단의 검에서 충격파가 엄청난 속도로 쏘아져 나갔다.
그 속도가 무척이나 빨라 마치 고무처럼 쭉 늘어나는 것처럼 보였다.
콰가강-!
“닿았다.”
거대한 모래 언덕은 물론이고 그 너머의 산까지 일격에 갈라졌다.
에단은 씩 미소 지으며 검을 빙글 돌려 검집으로 집어넣었다.
“이전과 감각이 완전히 달라졌어.”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릴 정도로 몸 전체의 힘이 달라진 상태였다.
“이런데도 아직 성장이 끝난 게 아니라는 거지?”
성장형 직업이 이래서 무서운 것이다.
‘이 정도면 3사도도 무리 없이 이길 수 있을 정도야.’
물론 1, 2사도는 싸워 봐야 안다. 하지만 적어도 질 것 같은 기분은 들지 않았다.
‘마도 제국에서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겠어.’
그만큼 에단의 몸 상태는 상당했다. 절멸증을 안고도 이런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는 것부터 사실상 말 다 한 셈이었다.
“그럼.”
에단은 그 자리에서 기도를 했다.
“오의란 게 뭡니까, 문포스 님?”
악신이 말하는 걸 보아하니 문포스의 후예라면 그 끝에 이르러서 오의를 배우는 듯했다.
문포스와 여러 번 싸워 왔던 악신이기에 잘 알고 있는 듯 보였다.
‘그리고 그 오의에 당해 봉인을 당했을 거고.’
에단의 기도에 금세 문포스가 답했다.
띠링-!
-여신 문포스가 당신에게 퀘스트를 내립니다.
-퀘스트를 받았습니다.
* [[진정한 후계자>> 등급 [SSS] [달의 여신 문포스는 당신의 역량에 크게 감탄했습니다. 당신은 문포스 교단의 새로운 교주가 되었고 진정한 후예가 될 준비가 되었습니다.] [보상 : 문포스 오의]
“신들의 도시가 있는 곳?”
에단은 그 단어에 정확하게 떠오르는 곳이 있었다.
“천공 도시. 거기에 아마 그런 전설 같은 게 있었던 거 같은데.”
하지만 천공 도시는 지금 당장 갈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천공 도시가 있는 곳은 마도 제국이었다.
“지금 당장 진행할 수는 없겠군. 하지만 급한 건 아니니까.”
당장 신도를 늘리고 직업이 크게 성장한 덕분에 3사도와의 싸움으로 불안해졌던 상황에서 벗어난 상태였다.
거기다 에단의 계획은 이제 첫 걸음을 걸었을 뿐이다. 아직 신성 제국 쪽에 남아 있는 잊혀진 문포스의 신전이 몇 곳 더 있다.
“그것까지 다 해결하고.”
신성 제국에서의 일을 해결하고 그 뒤에 마도 제국으로 넘어가면 될 듯했다.
‘오의라.’
에단은 이 오의라는 게 상당히 궁금했다. 지금의 폭발적인 공격력과 방어력을 뽐내는 에단 검술의 근본이 문포스의 힘이었다.
그런 문포스의 오의라고 한다면 상당히 대단한 힘일 터.
“그 오의를 배우면 에단 검술을 완성할 수도 있겠지.”
퀘스트를 수락한 에단은 일단 잊혀진 문포스의 신전 쪽으로 향했다.
이제는 정식으로 문포스의 신전으로 명명된 이곳은 이미 전사들이 파견되어 있었다.
“아! 에단 백작님!”
“사막왕께서 내리신 명령에 따라 이 주변을 정리 중입니다!”
“하나 부탁을 드릴 게 있습니다.”
“아! 얼마든지 말씀해 주십시오!”
“문포스 님을 모시는 곳은 1층으로 부탁드립니다. 가장 높은 곳이 아닌 가장 낮은 곳에서 여러분들을 지켜보고 싶다고 하십니다.”
“……예!”
“예, 알겠습니다!”
사막 전사들. 아니, 이제는 정식으로 뤼빈 소속이 된 전사들이 눈을 초롱초롱하게 빛냈다.
신전 안쪽.
숨겨진 문포스의 신전 앞으로 간 에단은 자신이 막아 두었던 곳을 가볍게 부쉈다.
“사도님, 지금까지 고생 많으셨습니다.”
에단은 여러 정보를 전해 준 레사르를 정중하게 모셨다.
* * *
사막왕이 깨어남과 동시에 정식으로 왕위 계승식이 진행되었다.
“우리는 우리를 지켜 주시던 신을 잊고 살았습니다. 하지만 이젠 다를 겁니다. 우리를 항상 지켜 주셨던 신께서 우리를 한 번 더 지켜 주셨으니, 이제 우리의 차례입니다.”
“와아아아아-!”
“문포스 님 만세!”
“로지르 폐하 만세!”
“에단 백작님께 축복을!”
새로운 사막왕이 된 로지르는 여러 공약을 내세웠다.
“뤼빈이 잃었던 전통을 다시금 되찾을 생각입니다. 이제 가이스터는 더 이상 사막이 아닙니다. 우리 뤼빈 또한 사막 도시가 아니게 되었으니, 그에 걸맞게끔 새롭게 발전해 나갈 겁니다.”
로지르가 힘주어 말했다.
“가장 먼저 할 건 에단 휘커스 백작님의 동상을 세우는 일입니다!”
‘……이거 참.’
에단은 쑥스러웠지만 굳이 거절하진 않았다.
왕위 계승식 전.
에단은 로지르와 뤼빈의 이후에 대해서 심도 깊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번 일에 관하여 제가 제의를 드릴 건 총 세 가지입니다. 하나는 뤼빈에 거대한 신전을 세우는 일입니다. 문포스 님을 다시 믿게 된 신도들도 많으니 기도할 곳이 필요하겠지요.”
그리고 그 다음은 잊혀진 신전까지의 길을 개척하는 일이었다.
“사막은 대부분 사라졌지만 저 위쪽에 아주 살짝 남은 사막이 있습니다. 아마 몬스터들은 그쪽으로 몰려갔을 겁니다. 잊혀진 신전까지 가는 길이 이제는 안전해졌다는 이야기지요.”
“그 길을 갈고 닦아 연결한 후 새롭게 그곳을 발전시키면 딱이겠군요. 확실히 지금 뤼빈은 규모가 작으니까요.”
잊혀진 신전, 아니, 이제는 누구나 알게 된 문포스의 신전을 중심으로 개발이 진행된다면 뤼빈은 지금보다 훨씬 더 큰 규모의 대도시가될 것이다.
에단의 말에 로지르는 눈을 반짝였다.
에단을 보는 로지르의 눈빛이 심상치 않았다.
‘그럴 수밖에 없지.’
로지르가 가지고 있던 모든 고민을 한 번에 다 해결해 주었다.
잊혀진 신전에 갔다가 큰 상처를 입고 칩거하게 된 아버지의 목숨을 구해 주었다. 왕가를 무시하던 뤼빈의 족장들을 단숨에 사로잡을 수 있게 해 주었고 모든 문제의 시발점인 악신까지 없애 주었다.
로지르에게 있어서 에단은 구원자 그 자체였다.
“거기에 하나 더. 이번에 에단 님의 동상을 세울 생각이에요. 문포스 님의 동상도 물론 함께 만들 거고요! 이번 왕위 계승식 때 이야기할 생각입니다. 새롭게 사막왕에 즉위한 제가 가장 첫 번째로 할 일이지요.”
로지르는 에단의 반응을 기다렸다.
“괜찮은 생각이군요.”
지금 당장은 문포스보다 에단에 대한 숭배가 더 크다. 에단을 숭배하든 문포스를 숭배하든 결국 에단이 강해지는 건 매한가지다.
물론 문포스가 조금 서운해할 수도 있긴 하다.
‘서운하다 해도 어쩔 수 없지. 이젠 내가 교주인데.’
거기다 여러모로 고생을 했으니 문포스도 이해할 것이다.
“그래도 문포스 님의 동상보다는 작게 세워 주십시오.”
“아…… 알겠습니다.”
어째선지 로지르가 상당히 아쉬워했다.
하지만 에단이 허락해 줬다는 것에 기분이 좋아 보였다.
“그리고 마지막 건은…….”
에단은 문포스 교단의 교주로 새로운 권한을 가지게 되었다.
바로 사도를 정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내가 계속해서 강해지기 위해서는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야. 누구를 사도로 정하느냐에 따라 모이는 신도의 숫자가 크게 달라질 테니까.’
당장 에단의 머릿속에 쓸 만한 이들이 몇몇 떠올랐다.
‘기준으로 봐야 할 건 말솜씨야.’
마나가 많다거나 검술이 훌륭하다거나 이런 것들은 다음 순위다.
‘음, 마법은 조금 중요하겠어.’
말솜씨와 더불어 마법 실력이 훌륭한 이를 사도로 삼으면 신도를 모으는 데 아주 큰 도움이 된다.
‘다섯 명은 바로 떠오르는군.’
물론 그 다섯 명을 포섭하는 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뭐 설득이야.’
에단이 허리춤의 서리검을 매만졌다.
‘하려면 쉽지.’
그 다섯 명을 제외하고 에단은 가장 먼저 로지르를 사도로 삼을 생각이었다.
에단은 로지르의 여러 모습을 알고 있었다.
‘사막여제였을 때의 모습도 알고 있고.’
사막여제라 불리던 당시의 모습은 꽤나 인상적이었다. 신성 제국의 황제만큼은 아니어도 이 거대한 사막을 다스리는 왕으로는 충분한 리더십이 있었다.
‘그때보다 어리긴 한데, 능력이 어디 다른 곳에 간 게 아니야.’
에단은 그녀에게 사막왕의 보물 하나를 내주었다. 뤼빈을 하나로 뭉치게 하기 위해서였는데, 제아무리 사막왕의 보물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족장들을 하나로 응집시키는 건 그리 쉬운 게 아니었다.
하지만 로지르는 바로 해냈다. 순식간에 젊은 족장들을 휘어잡은 걸 보면 말솜씨 하나는 충분한 듯했다.
“문포스 교단엔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저 말고는 문포스 님의 뜻을 퍼뜨릴 사람이 없죠.”
에단의 말에 로지르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 일로 인해 신도는 많이 늘었지만 그 신도들을 이끌 사람이 없어 보이긴 했다.
“그래서 로지르 님께 저희 문포스 교의 사도 자리를 제안하려 합니다.”
“사도 자리라고 하시면…….”
“책임도, 할 일도 많은 자리입니다. 그에 반해 얻어 가는 건 별로 없죠.”
에단의 솔직한 말에 로지르가 오히려 미소 지었다.
“그렇게 말씀하시면 제가 거절할 수도 있는데요.”
“하지만 거절 안 하실 거 아닙니까?”
“저를 믿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한 번 최선을 다해 보도록 할게요. 저는 빚을 지고만 사는 성격이 아닙니다.”
에단이 손을 내밀었다.
“잘 부탁드립니다, 사도님.”
“네, 교주님!”
-문포스의 첫 번째 사도를 발탁했습니다!
* * *
가이스터 오아시스에서 기다리고 있던 한터 용병단장은 준비를 하고 있었다.
“빨리 오셔야 할 텐데.”
여기서 더 지체할 시간이 없었다. 동료의 상태는 시시각각 악화되어 가고 있을 것이다.
“그 흑마법사한테 맡겨 둔 상태니까…… 불안하기도 하고.”
“곧 오실 겁니다.”
“안 오면 직접 찾아가는 수밖에.”
“그럴 필요 없어, 용병단장.”
“앗, 백작님! 아, 아닙니다. 그냥 농담 삼아 한 이야깁니다. 기다리라고 하셨으니 기다렸지요.”
에단이 나타나자 용병단원들이 척, 하고 자세를 잡고 허리를 숙였다. 그 일사불란한 모습에 용병단장은 순간 씁쓸함을 느꼈다.
“이 새끼들, 나한테도 그렇게 정중하게 군 적이 없었으면서.”
“백작님하고 단장님하고 같습니까?”
“……그건 아니지만.”
용병단장이 곧바로 떠날 채비를 했다.
“가자고. 더 늦기 전에.”
“아, 예! 알겠습니다!”
‘흑마법사 엔트로사.’
에단은 그를 사도로 영입할 생각이었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