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bscriber of the Gods RAW novel - Chapter (364)
신들의 구독자 364화
364화. 절벽의 신전
에단 휘커스 쪽이 훨씬 더 중하다는 말에 2사도는 고개를 저었다.
“3사도가 죽은 건 판단 미스였습니다. 하지만 성녀와 저울질했을 때 3사도의 실패를 커버하기 위해 저나 1사도가 신성 제국으로 넘어가는 건 아주 큰 실책이라고 생각합니다.”
2사도는 여전히 마도 제국에 있는 성녀부터 처리하는 게 최우선이라 판단하고 있었다.
“신성 제국 쪽은 손댄다고 해서 달라질 게 없습니다. 하지만 성녀 쪽은 다르지요. 성녀를 확실하게 처분한다면 오히려 상황을 역전시킬 수 있습니다. 문 마더께서 오시는 날이 더 빨라질 겁니다.”
“…….”
“에단 휘커스는 그때 처리해도 늦지 않습니다. 애초에 그자는 우리의 계획을 모릅니다.”
타당한 말이었다. 성녀 건을 처리하는 것이 회의 최우선 과제다. 이 일만 확실하게 처리된다면 문 마더의 부활을 앞당길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에단 휘커스가 뭘 하든 간에 의미가 없어지는 것이다.
“2사도, 그대의 의견엔 나 또한 동의하는 바다. 그러나 느낌이 좋지 않아. 에단 휘커스라는 자의 계획도, 어떤 생각으로 움직이는지도 모르고 있으니까.”
계획의 첫걸음은 상대를 먼저 파악하는 데 있었다.
하지만 지금 새벽회는 에단 휘커스의 계획도, 동기도 알지 못했다.
그가 어떤 생각으로 움직이는지 모르는 상황이기에 에단 휘커스 문제를 중하게 여길 수밖에 없었다.
“걱정 마십시오, 1사도. 마황이 성녀를 잡기 위해 움직이고 있으니까요. 이번 일, 길어지지 않을 겁니다.”
마도 제국의 황제이자 대륙 3강 중 하나인 마황.
그가 지금 성녀를 잡기 위해 직접 움직이고 있다.
“그 사이에서 이득을 보려면 나 혼자서는 부족합니다.”
“합류하지.”
결국 1사도는 2사도의 의견에 따르기로 했다.
하지만 여전히 찝찝한 마음을 버릴 수가 없었다.
* * *
-뭐지, 이건?
-신을 죽이는 방법? 여긴 신세계인데?
영상 하나가 인기 급상승 동영상으로 올라왔다.
영상의 제목이 상당히 파격적이었다.
-[신을 죽이는 방법] 인기 급상승 동영상 #22
인기 급상승 동영상, 일명 인급동이라 불리는 순위표에서 무려 22위를 달성한 상태였다.
재밌는 건 이 영상이 쇼츠라는 점이었다.
본 영상도 순위가 낮지만 마찬가지로 인급동에 올라간 상태였다.
-뭐지? 펜리르?
-아! 그 펜리르!
펜리르 또한 이름값은 있는 신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펜리르를 알아보는 구독자들이 꽤 있었다.
-어!?
-이거 익숙한데?
신세계의 구독자들은 펜리르의 쇼츠 영상에서 아는 맛을 발견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영상의 끝에 그 아는 맛의 정체가 나왔다.
-와, 펜리르 님은 구독자가 거의 없는 수준인데.
-[제대로 된 신만 구독함] 구독자가 구독했네?
-이게 어떻게 된 거야?
에단이 펜리르를 구독했다는 이야기로 커뮤니티가 끓어오르기 시작했다.
소문이 퍼지자 인기 급상승 동영상을 안 보는 이들도 펜리르의 채널에 들어가기 시작했고, 채널의 구독자 수는 빠른 속도로 올라갔다.
펜리르가 줄 수 있는 능력은 딱 하나였다.
신을 죽이는 법.
조금 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신을 상대로 우위를 점하는 방법이었다.
갑자기 늘어나는 구독자 수에 채널을 지켜보고 있던 펜리르는 송곳니를 드러내며 그르릉, 하고 웃었다.
“그 구독자가 확실히 이름값이 대단해. 인기 급상승 동영상은 뭐고 엄청나게 늘어나는 구독자 수는 또 뭐람. 그릉.”
그렇게 말하면서도 펜리르는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이 정도면 만족이다. 아주 만족스러워.”
이걸로 목표를 이뤘다.
“신들이 모여 있는 신세계인데 말이야.”
펜리르는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그럼 영상을 하나 더 만들어 볼까? 재미난 게 아직 더 있으니까. 굿즈도 하나 더 만들면 괜찮겠군. 이 정도 구독자 수면 절반 정도는 내 영상을 더 보고 굿즈를 사겠지.”
하지만 그건 펜리르의 오산이었다.
“음?”
구독 후기가 하나 올라오더니 그 뒤를 따라 펜리르의 신 잡아먹기에 대한 구독 후기가 우후죽순으로 올라왔다.
-이거 생각보다 유용합니다.
-바로 구독하고 영상 봤습니다. 기대 중입니다.
-실사용 후기입니다. 진짜 장난 아닙니다. 이름값 제대로 합니다! 신 잡아먹기라고 하더니, 신을 상대로 승리했습니다.
-저희 세계의 신한테도 효과가 엄청납니다!
-구독 후기 보고 바로 구독 박았습니다.
-전 쇼츠 영상 보고 바로 구독했습니다. [제대로 된 신만 구독함] 구독자님이 아무 신한테나 쇼츠를 만들어 주지 않을 테니.
-사실상 검증 마크나 다름없죠.
수많은 구독 후기들.
그리고 미친 듯이 올라가는 구독자 수와 좋아요 수.
물론 쇼츠 영상의 순위 또한 함께 올라갔다.
“어?”
펜리르가 모르는 게 하나 있었다.
이곳의 구독자들은 수많은 세계에 퍼져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그 세계에도 신이 있다.
선한 신과 악한 신이 있다.
그 누구의 편도 들지 않는 신이 있는가 하면 그리스, 로마의 신처럼 제멋대로 구는 신들도 많다.
대개 신이라 불리는 이들에겐 신격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신격을 가진 이들을 상대로 우위에 서기 위해선 그 신격에 대항할 수 있는 힘이 필요했는데 얻기가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었다.
그런데 펜리르의 능력이 너무도 쉽게 그 힘을 제공해 준 것이다.
저마다 다른 환경에서 살아가는 구독자들에게 신을 상대할 수 있는 방법이 생긴 것이나 다름없었다.
구독 후기가 연이어 올라오자 구독자 수가 한계를 모르고 더 빠르게 상승하기 시작했다.
“크릉!”
누워 있던 펜리르가 급하게 몸을 일으켰다.
자신이 보고 있는 게 현실인가 싶어 몸을 한껏 털었다. 얼마나 이 상황이 어이가 없었는지 털이 삐쭉삐쭉 서고 꼬리가 세차게 움직일 지경이었다.
“이게 다 무슨 일이란 말이냐. 지금 구독자 숫자가…… 어? 어어?”
구독자 수가 워낙 적어 한 손으로도 셀 정도였건만.
구독 후기와 구독자 수가 쌓이자 더불어 좋아요 수도 급증하기 시작했다.
-구독자 수 달성에 따라 신세계에서 혜택을 드립니다!
-좋아요 수 달성을 하신 신께 신세계에서 메시지가 왔습니다!
[실버 신세계 버튼 달성!]순간 펜리르는 [제대로 된 신만 구독함] 구독자가 했던 말을 떠올렸다.
적당한 구독자 수만 모이면 된다는 펜리르의 말에 그는 웃으며 말했었다.
자신의 기준에서 적당한 건 꽤 많은데 괜찮겠냐고.
펜리르는 그 말을 우스갯소리로 넘겼었다.
“대체 그대에게 적당한 건 어느 정도인 거지?”
* * *
쐐애애애애액-!
에단은 절벽 아래로 떨어지는 와중에 서리검을 이용해서 속도를 컨트롤하고 있었다.
그리고 동시에 호루스의 눈으로 절벽의 모든 부분을 살펴보고 있었고 조금이라도 틈이 생기면 그쪽으로 도약하여 바위를 베어 냈다.
서-걱!
“여기도 아니고.”
콰가가가가각-!
거침없이 뛰어내린 이후로 한참이 지났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바닥에 도착할 기미가 없었다.
“얼마나 깊은 거야?”
끼에에에엑-!
그때 굉음이 들렸다.
“설마.”
소리가 난 곳을 보자 그곳에 꽤나 큰 괴조가 있었다.
‘와이번은 아니고.’
와이번은 이렇게 낮은 곳을 찾아다니지 않는다.
씨익-.
“덕분에 좀 편하게 움직일 수 있겠는데.”
에단은 그대로 몸을 틀어 순식간에 괴조를 향해 도약했다.
에단을 보고 맛있는 먹이가 찾아왔다고 생각한 괴조는 순간 에단이 엄청난 속도로 달려들자 깜짝 놀라 도망치려 들었다.
“늦었어.”
-마수 테이밍을 사용합니다!
에단은 어느새 손에 들린 채찍을 휘둘러 괴조를 때렸다.
“드래곤도 테이밍해 봤는데 괴조 정도야.”
에단은 가볍게 괴조를 테이밍하고는 그 등에 올라탔다.
끼에에엑-.
괴조가 작게 울더니 에단이 이끄는 대로 날기 시작했다.
“이쪽으로.”
에단은 괴조를 타고 절벽 아래 곳곳을 살폈다.
그러던 도중 꽤나 크게 금이 간 부분을 발견했다.
호루스의 눈으로 자세히 살피자 그 금이 간 부분에서 오라가 흘러나오는 걸 볼 수 있었다.
에단은 괴조를 그쪽으로 몰았다.
샤아아악-.
검을 뽑아 든 에단이 멀리서부터 검을 휘둘렀다.
빠각-!
“이런 맛에 교주를 하는 건가?”
힘이 강해진 덕분에 검을 더욱더 자유자재로 쓸 수 있었다.
“활로 해도 되는 건데 말이지.”
원거리 공격에 있어서 검은 다른 무기들과 다른 매력이 있었다.
“쏘거나 던지는 게 아니라 충격파로 원거리 공격을 할 때 느껴지는 특유의 맛이 있으니까.”
에단은 검을 집어넣고 괴조를 옆으로 틀었다. 그러고는 앞으로 점프해 그대로 부서진 벽 안으로 들어섰다.
쑤욱-!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에단의 눈에 보인 건 묶여 있는 사람이었다.
‘아니, 사람이 아닌데?’
새카만 피부에 뾰족한 귀. 아름다운 용모를 가진 종족.
“다크엘프?”
묶여 있는 다크엘프 옆에는 수많은 다크엘프들이 있었다. 전부 다 완전 무장을 한 상태로, 손에는 중간 크기의 검을 들고 있었다.
하나같이 중후한 오라를 뿜어내는 걸 보아하니 그 수준을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런 다크엘프들이 수십 명이었다.
‘감옥.’
이곳은 감옥이었다.
에단은 난데없이 그 감옥의 벽을 뚫고 들어온 것이다.
“뭐야?”
“뭐, 뭐냐, 이놈은!?”
“어디서 온 놈이냐!”
다크엘프들이 벽을 뚫고 들어온 에단을 향해 검을 겨누었다. 뒤쪽의 다크엘프 마법사들은 이미 주문을 외우고 마법진을 활성화시키기 직전이었다.
‘저 묶여 있는 다크엘프를 심문하고 있었나 본데.’
에단은 묶여 있는 다크엘프를 자세히 살폈다.
꽤나 고급스러운 복장이었다.
‘근데 왜 여기에 다크엘프가 있지? 하필이면 이 절벽 중간에.’
“아.”
잊혀진 신전과 초인력에 눈이 팔려 이 근방에 다크엘프들의 소도시가 있다는 걸 잊고 있었다.
‘그쪽 도시의 지하가 여기로 연결되어 있는 건가? 아니면 중간에 마법이 사용됐을 수도 있고.’
에단이 살짝 인상을 썼다. 분명 문포스의 오라가 느껴졌건만.
“잊혀진 신전을 찾으러 왔는데.”
-문포스의 신전을 발견했습니다!
‘신전이 맞나 본데?’
“잊혀진 신전도 맞고, 거기다 퀘스트까지 굴러들어 온 건가?”
이러면 오히려 좋다. 신전을 찾았으니 이 근처에 분명 문포스의 옛 신도들이 있을 터.
만약 없다고 한다면 이곳에 동상과 제단을 다시 세워 활성화시키면 된다.
‘초인력을 찾는 게 성가셨는데. 이러면 찾는 게 더 쉬워질 거야.’
“대답하지 않아도 상관없다.”
“인질을 돌려받으러 왔나?”
“하지만 어쩌나? 이미 모든 게 늦었다. 설마하니 이 어린 아이를 엘프 군주로 선정할 줄이야!”
“우리가 처분하겠다! 이젠 우리 미고스족이 새롭게 군주를 선정해 아스테리안을 운영해 나갈 것이다.”
“너희들의 멍청한 치세는 끝이다, 유고스!”
‘엘프 군주라고?’
에단은 묶인 채 바닥에 쓰러져 있는 다크엘프를 보았다.
‘어린 티가 나긴 하지만. 머리에 티아라가 있어.’
샤아아아악-.
그리고 에단은 깨달았다.
‘아주 미약하지만.’
문포스의 오라는 이곳에서 나온 게 아니었다.
어린 엘프 군주에게서 문포스의 오라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게 왜 거기서 나와?”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