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bscriber of the Gods RAW novel - Chapter (382)
신들의 구독자 382화
382화. 교류제 (1)
중간 평가 이후.
에단의 실전학개론에 대한 소문이 모두 다 사실이었다는 게 알려졌다.
“진짜 전투 기계를 만드셨다는데?”
“걔들 진짜 장난 아니야. 어떻게 된 게 신입생들이 더하다니까?”
“나도 그 수업을 들었어야 했는데!”
“진짜 교류제가 다가오는구나. 벌써 세 번째인데. 앞선 교류제는 진짜 뭔가 불안한 느낌이 많았는데, 이번엔 뭔가 엄청 기대되고 안심이 돼.”
앞선 교류제는 이베카의 학생들에게 그리 좋은 경험이 아니었다.
하지만 올해 있을 교류제는 모든 학생들이 기대하고 있었다.
에단 휘커스를 위시한 실력 있는 신입 교사들.
기존의 클라우디와 듀티도 건재했고 그 교사들의 가르침을 받은 학생들이 있었다.
“저번엔 꽤나 조롱을 많이 당했었는데. 이베카 출신이라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그랬었잖아.”
“올해는 다르다고! 올해는!”
고학년 학생들은 씩 미소 지었다. 이전 교류제 때 받았던 수모를 드디어 갚아 줄 날이 왔다.
* * *
“이번 아카데미 교류제에 앞서 우리 이베카의 대표 학생들과 대표 교사를 호명하겠다.”
대강당.
모든 학생들이 모인 가운데 본격적인 교류제 직전 행사들이 펼쳐졌다.
이미 모두가 알고 있긴 했다.
대표 학생과 대표 교사가 누가 될지.
그럼에도 모든 학생들이 상당히 흥분한 상태였다.
이 교류제는 이베카 아카데미가 하나 되어 다른 아카데미와 경쟁하는 것이니, 이베카라는 틀 안에 모두가 묶여 있는 셈이나 다름없다.
요컨대 이입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표하는 학생들이 강하면 강할수록, 교사들의 명성이 크면 클수록 이베카 학생들에겐 크나큰 자부심이 된다.
그만큼 소속감을 느끼니 말이다.
“클라우디 선생님이 그래도 가장 경력이 기니까 대표 교사로 선정되실 것 같은데.”
“듀티 선생님도 경력으로 따지면 뒤처지진 않지.”
“난 에단 선생님에 한 표. 신입이시긴 하지만…… 사실 우리 아카데미의 대표시잖아.”
“그래도 아직은 클라우디 선생님이지!”
아카데미 교류제의 대표는 한 명이다. 학생들이야 여러 명을 대표로 선정할 수 있었지만 교사는 딱 한 명으로 정해졌다.
“근데 원래 학과 교류전에서 이긴 선생님이 대표가 되는 걸로 아는데. 그래서 작년엔 클라우디 선생님이 대표가 되셨잖아.”
“근데 에단 선생님은 신입 선생님이라 모르겠네.”
“지금까진 신입 선생님이 우승한 적이 없었다나 봐.”
신입 교사가 학과 대표가 되는 경우도, 학과 교류전에서 이겨 아카데미 대표가 되는 경우도 없었다.
전무후무한 일이었기 때문에 다들 누가 될지 상당히 궁금해했다.
“우선 이번 아카데미 교류제에서 우리 이베카의 대표를 맡을 학생들을 호명하겠다.”
유령검이 가장 먼저 오즈 레이저스의 이름을 불렀다.
“오즈 레이저스, 메이슨 옐로우드, 유나 가넷, 론 베어즈, 맥스 주로드…… 로안나 프로체슈트.”
대표 학생 자리는 본래 총 열 자리였지만 꽉 채우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말 그대로 대표의 이름을 가지고 있기에 의도적으로 각 아카데미에서 적게 뽑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번은 상당히 이례적이었다.
열 명을 꽉꽉 채운 것이다.
에단의 애제자 다섯 명이 다 들어갔고 클라우디의 애제자인 맥스와 듀티의 제자들이 들어갔다.
또한 다른 선생님들이 추천한 학생들까지 하여 총 열 명이 이번 아카데미 교류제의 대표 학생으로 발탁되었다.
“이상 열 명의 학생이 우리 이베카를 대표하는 대표 학생으로 선정되었다. 그리고 이와 관련된 재밌는 사실이 하나 있지. 아카데미 교류제가 처음 시작된 그날부터 우리 이베카는 단 한 번도 대표 학생의 정원인 열 명을 채워 본 적이 없다.”
유령검이 씩 웃었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없던 일이었다.
그만큼 현재 이베카 아카데미에 상당히 좋은 학생들이 많다는 소리였다.
전성기.
심지어 특정 학년에 인재들이 몰려 있는 것도 아니다. 1학년 신입생부터 4학년까지 모든 학생들이 골고루 재능이 충만한 상태였으니, 지금의 이베카는 전성기가 찾아왔다고 봐도 무방했다.
“이번이 처음이다. 단 한 번도 10명을 전부 선정했던 적이 없는데 말이다.”
그렇게 말하는 유령검의 목소리는 상당히 고양되어 있었다. 특히 얼마 전 실전학개론 수업의 중간 평가를 봤기에 이번 아카데미 교류제가 상당히 기대가 됐다.
교류제에는 다른 아카데미의 교장들이 온다.
교류제에는 다른 아카데미의 교장들과 교사들이 전부 다 참석한다.
각 아카데미가 가진 장점을 교류하고 단점을 상쇄하기 위하여 협력하는 축제니까.
이베카를 버리고 간 교사들.
그리고 예전보다 그 위세가 줄어든 이베카를 깔보던 교장들.
유령검은 유치하게 복수하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그저 보여 줄 뿐.
그런 상상을 하니 감정을 숨길 수가 없었다.
교장인 유령검부터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었으니, 그 마음이 그대로 학생들에게 전달되었다.
신입생부터 고학년까지.
완전히 새로워진 이베카를 보여 주리라.
유령검이 이어 가장 중요한 발표를 준비했다.
학생들 또한 이 발표에 상당히 주목하고 있었다.
“그럼 이번 아카데미 교류제를 대표할 교사를 호명하겠다.”
물론 명목상 대표 교사였지만 그 상징성은 확실했다.
말 그대로 이베카를 대표하는 자리니, 대표 교사가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에 따라 학교의 위상이 크게 달라지는 것이다.
클라우디, 듀티, 에단.
누가 되어도 불평이 없을 만한 교사들이었다.
조용해진 가운데 학생들은 저마다 누가 대표 교사가 될지 예측하고 있었다.
대체적으로 학생들은 클라우디가 될 거라고 생각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에단이 신입 교사였으니까.
하지만 에단이 될 거라 예측하는 이들은 신입 교사라는 게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을 거라고 봤다.
이베카 아카데미에 들어오고 나서 에단은 단 한 번도 신입 교사다운 모습을 보인 적이 없다.
거기다 대우 또한 신입 교사 대우가 아니었다.
그러니 이번 대표도 마찬가지였다. 오로지 실력 하나로 뽑힐 수 있다.
다들 긴장하는 가운데 잠시 뜸을 들인 유령검이 이내 입을 열었다.
“에단 휘커스 선생.”
유령검이 큰 소리로 호명했다.
“와아아아아아아-!”
“에단 선생님!”
“선생님이 대표가 되실 줄 알았습니다!”
“충성!”
“충성!”
순간 학생 몇몇이 마치 기사단처럼 경례를 했다.
대강당이 떠나가라 소리를 지르는 학생들의 모습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자리에서 일어나 경례한 학생들은 모두 다 에단의 실전학개론을 듣는 학생들이었다.
세 달간의 수업 동안 에단은 교관 그 자체였고 이들은 견습 기사처럼 수업을 들었었다.
자신도 모르게 일어나 충성을 외치던 맥스가 머쓱한지 금방 원래 표정으로 돌아왔다. 누가 대표 교사가 되든 좋은 일이었지만 그는 엄연히 클라우디의 애제자였으니 말이다.
다행히도 클라우디와 눈을 마주치진 않았지만 그래도 머쓱한 건 머쓱한 것이었다.
유령검의 발표를 통해 에단이 정식으로 이번 아카데미 교류제 이베카 아카데미의 대표 교사가 되었다.
“이번에도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본래 대표 교사가 될 거라고 예상되던 건 역시 클라우디였다.
신입 교사에게 밀려 자리를 빼앗겼으니 기분이 나쁠 법도 했지만 클라우디는 평소와 다를 게 없었다.
아니, 오히려 기분이 좋아 보였다.
‘아닌 척했지만 지금까지 부담이 심했겠지.’
이베카 아카데미는 사실상 그 홀로 이끌어 가던 아카데미다.
과거의 영광을 되찾아 와야 한다느니 최연소 마스터라느니.
그런 과한 부담감을 안고서 나간 작년 교류제에선 프레이야 아카데미에 밀려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안 좋은 이야기들이 꽤 나왔을 것이다.
물론 클라우디가 그런 것에 흔들리는 이는 아니었지만, 이베카가 흔들리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이곳에 다니는 건 미숙한 학생들이다.
때문에 바깥의 이야기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클라우디가 대단하다고 하면 대단하다고 믿고 폼이 떨어졌다고 하면 폼이 떨어졌다 믿는다.
그랬기에 클라우디는 오히려 지금이 더 마음이 편할 것이다.
모든 부담은 에단이 가져갈 테니까.
그리고 에단의 부담을 클라우디 자신이 옆에서 보조할 테니까 말이다.
‘그리고 알겠지.’
아마 이베카의 모두가 다 알고 있을 것이다.
“우선 대표 교사로 뽑아 주신 교장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하지만 이건 모든 선생님께서 제게 권한을 위임해 주신 거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모든 교사들이 대표가 될 수 있습니다. 그저 올해는 제가 조금 의욕이 과다하여.”
에단이 그렇게 말하며 웃었다. 웃을 때 이가 드러났는데 마치 그 모습이 야수와 같은 모습이었다.
병약한 인상의 에단이었지만 이제는 다르다.
‘아마 다들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겠지.’
이례적으로 열 명이나 뽑힌 학생 대표들.
그리고 대표 교사가 된 신입 교사.
“저는 여러분들의 의지를 그대로 이을 생각입니다.”
에단이 말했다.
“올해는 다를 겁니다.”
이베카 아카데미는 한껏 더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 * *
아카데미 교류제까지 앞으로 이틀.
이틀간의 휴식 이후엔 아카데미 교류제를 위해서 중립 지역으로 가야 했다.
에단은 그 시간을 활용해 휘커스 영지로 돌아왔다.
-신도가 늘었습니다!
영지로 돌아온 이유가 바로 이것이었다. 세 달간 에단이 뿌려 놓은 씨앗들이 자라나기 시작한 것이다. 신도가 급속도로 늘기 시작했고 이곳저곳에서 착공에 들어간 신전들이 하나둘 완성되었다.
그중 가장 먼저 완성된 건 휘커스 영지의 신전이었다.
“흠!”
휘커스 영지의 신전은 굉장히 컸다.
얼마 전 교황의 허락에 따라 휘커스 영지에도 거대한 홀리라이트 교단의 지부가 만들어졌는데, 그 지부보다도 훨씬 더 컸다.
“영주성보다는 작게, 하지만 다른 건물보다는 크게.”
사실상 이곳이 문포스 교단의 본청이라고 볼 수 있었다. 이곳이 문포스 교단의 중심이고 다른 곳의 신전은 문포스 교단의 지부들이라고 볼 수 있었다.
“이곳이 문포스 교단, 휘커스 본청이다.”
“설마하니 이렇게 크게 지으실 줄은 몰랐습니다만. 막상 이렇게 큰 신전을 보니 의욕이 샘솟는군요.”
문포스 교단의 사도이자 에단 공방의 골렘을 전담하는 엔트로사가 눈에 힘을 주었다.
엔트로사는 영입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골렘들을 만들어 내기 시작했다.
그중에는 에단도 예상하지 못한 골렘들이 많았다.
“우선은 골렘 생태계에 집중해도 돼. 이 건물은 그저 상징적인 거니까. 누군가 관리할 필요가 없어. 아무나 와서 기도할 수 있는 그런 휴식처가 될 거거든.”
에단의 말에 엔트로사가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중요한 건 골렘 생태계였다.
엔트로사는 골렘을 모든 영역에 사용할 수 있도록 그 힘을 쏟아 넣고 있었다.
“삶에 스며드는 골렘 생활. 이제 곧 시작될 겁니다. 에단 공방의 마크가 찍힌 골렘들이 이곳저곳에 자연스럽게 보이게 될 겁니다. 사업이 지금보다 배는 커지겠죠.”
인간 형태의 골렘에서 벗어나 골렘이라는 브랜드로 나아가는 것이다.
‘사무실에서 쓰던 냉장고가 여기저기로 퍼져 나가는 셈이야.’
엔트로사는 우선 거기에 집중해야 했다.
어차피 신도는 다른 곳에서 계속 늘려 주고 있다.
‘이거,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어.’
에단이 예상하던 자동 사냥이 아주 활발하게 잘 돌아가고 있었다.
모인 신도만 해도 벌써 10만 명을 훌쩍 넘겼다.
특히 다크엘프들의 군주인 아레안 윈드레이커가 가장 활발했다.
‘혼자서 벌써 2만 명을 전도했어.’
예상하기로는 아스테리안에 있는 세계수 때문 덕분이겠지. 아마 그 소식을 들은 각지의 엘프들이 모이기 시작한 것이리라.
‘그 엘프들이 전부 다 신도가 된 거지.’
에단은 흐뭇하게 웃었다.
‘아마 새벽회의 사도들도 이런 느낌으로 강해졌을 텐데.’
이 좋은 걸 자기들만 하고 있었으니, 사도들이 강한 게 당연할 수밖에 없다.
“자동 사냥의 결과를 확인하러 가 봐야겠군.”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