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bscriber of the Gods RAW novel - Chapter (396)
신들의 구독자 396화
396화. 교류제 이틀 차
이틀 차.
첫날과 달리 분위기가 무시무시했다.
마치 첫날의 이베카처럼, 다들 밤새 이를 갈며 마음가짐을 달리한 듯 보였다.
당연한 일이었다. 첫날처럼 무력하게 이베카에게 밀릴 수는 없었으니 말이다.
넓은 메인 광장에 프레이야의 다섯 별이 나타났다.
나단 휘커스를 중심으로 한 네 별이 자리를 잡고 섰다. 앞으로 10분 뒤면 이틀 차 첫 교류가 시작된다.
그때 메이슨 옐로우드와 오즈 레이저스가 나타났다. 그리고 그 뒤로 로안나와 론, 유나가 걸어왔다.
첫날 저 다섯 명이 얼마나 활약했는지 이 자리에 있는 모든 학생들이 보았다.
이베카의 학생들 모두가 상당한 실력이었으나 그중에도 저 다섯 명은 독보적이었다.
특히 오즈 레이저스와 메이슨은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정도였다. 저 둘이 검술과 교류를 다 제패했고 로안나는 홀로 마법과 교류를 싹 다 우승했다.
“오늘 교류는 두 명이 팀을 이루어 하는 교류와 다섯 명이 단체로 진행하는 교류가 있습니다.”
진행 요원이 오늘 있을 교류에 대해서 설명했다.
“오늘의 첫 교류는 던전 공략입니다.”
인공 던전 공략. 그게 둘째 날의 첫 번째 교류였다.
이미 일정표를 봐서 알고 있었기 때문에, 다들 그에 대한 전략을 세운 상태였다.
이베카 아카데미의 저 다섯 명은 개개인이 상당히 강하다.
하지만 다섯 명이 전부 모이면 어떨까.
손발이 맞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개개인의 무력이 강하니 그 무력 때문에 오히려 분열이 생길 가능성이 높았다.
이것이 다른 아카데미 학생들의 판단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모르고 있었다.
에단의 애제자인 이 다섯 명이 2학기 동안 한 주도 빼먹지 않고 서로 호흡을 맞춰 훈련을 해 왔다는 것을.
다른 아카데미 학생들은 오히려 이걸 기회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나단 휘커스는 달랐다.
“형의 애제자들이야. 잘 봐 둬. 우리가 이겨야 할 건 저놈들이야.”
나단의 말에 네 별이 고개를 끄덕였다.
에단의 애제자들도 나단과 네 별을 보았다.
“에단 선생님의 친동생이라고 했지?”
“나도 이름은 알고 있었다. 선생님의 동생인지는 몰랐지, 나단이라는 이름만 알았으니까. 프레이야에 독보적인 마법사가 있다고 들었거든.”
“마법사?”
로안나가 눈을 빛냈다. 에단 휘커스의 친동생에 마법사라면 분명 실력이 굉장할 터.
“어제 교류를 몇 가지 봤는데, 지금 프레이야 내에서 가장 많은 점수를 확보한 게 저 나단 휘커스야. 나머지 네 별도 점수를 확보했지만 다 합쳐도 나단보다 아래고.”
“첫날엔 점수를 한 점도 내주지 않을 생각이었는데.”
오즈가 나단을 보았다.
아마 나단 휘커스는 사태가 이리 되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대비를 했겠지. 선생님 동생이니까 다 알았을 거야.”
“그랬겠지. 이것 참, 선생님께 불평을 해야 하나?”
유나가 웃으며 말했다.
“그러자고. 선생님께 불평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으니 오히려 더 좋아.”
이베카 아카데미의 학생들 중에 나단에게 패배한 학생이 여럿 있었다.
에단의 동생답게 출중한 실력이었으니.
아마도 이번 던전 공략 교류에선 좋은 라이벌이 될 것이다.
“너무 쉬우면 재미없지. 열심히 한 보람이 있어야 하지 않겠어요?”
유나의 말에 오즈와 메이슨이 고개를 끄덕였다.
유나와 론은 검술과였지만 기존의 무기였던 일반적인 검을 벗어나 자신들에게 딱 맞는 무기로 바꾼 상태였다.
론은 묵직한 대검으로 바꾸었고, 유나는 이전에 사용하던 연검에 마법을 각인시켜 더욱 가볍게 하고 원하는 때에 묵직함을 줄 수 있도록 만들었다.
“로안나, 넌 어떻게 할래?”
유나의 물음에 로안나가 웃었다.
“제대로 해 보려고요. 선생님이 허락하셨어요.”
“에단 선생님이? 그러면 뭐, 우린 놀겠네.”
“아쉬운데.”
론이 후, 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여기서 내가 제일 성적이 안 좋으니까. 덩칫값 못한다는 소리를 들었거든.”
팡-!
유나가 의기소침해진 론의 등을 강하게 쳤다.
“잘하네, 뭐. 각자의 역할이 있는 거지!”
“……거친 응원 고맙다, 가넷.”
진행 요원의 설명이 간략하게 진행되고, 학생들이 대거 이동하기 시작했다.
“바로 가는 건가?”
“아니, 진행표 안 봤어? 오늘 교류는 선생님들이 먼저야.”
둘째 날 교류는 학생들이 아닌 교사들의 교류가 먼저였다.
* * *
“보그 아카데미의 베테랑 교사시라는데?”
“위겐? 처음 들어 보는 이름이야.”
“대표 교사로 나오셨으니 실력은 확실할 텐데.”
“강해. 첫날 교류 때 봤는데, 보그 아카데미에서 유일하게 우승을 차지한 선생님이야.”
“그치만 어제 에단 휘커스 선생님이나 클라우디 하이드 선생님하고는 안 겹쳤던 걸로 아는데.”
“오늘 교류는……?”
“겹쳐. 에단 휘커스 선생님이랑. 검술 던전 공략 교류에 나가시는 것 같아. 그리고 이후에 검로 교류도 있는데?”
“드락슬러 선생님도 못 이긴 상대인데. 그래도 혹시 모르지. 위겐 선생님이 이길지도”
교사 던전 공략 교류가 진행되는 무대의 관중석.
구드, 코빙턴, 새턴의 학생들이 각자 모여서 이번 던전 공략 교류에 참여하는 교사들에 대해서 떠들고 있었다.
어제는 이베카의 독주였고 프레이야와 보그 아카데미는 망신을 당했다.
물론 구드, 코빙턴, 새턴도 점수를 기록하지 못했지만 그런 자조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보다는 다른 아카데미 이야기가 훨씬 더 흥미로웠다.
“어떻게 되려나? 어제처럼 대련 형식의 교류가 아니니까 오늘은 결과가 다를 거 같은데.”
“오늘 우리 아카데미도 점수를 딸 수 있을 거야! 던전 교류? 우리 아카데미엔 스플 선생님이 계시잖아! 던전 전문가시라고!”
코빙턴에도 그렇고 구드에도 던전에 빠삭한 교사들이 꽤 있었다.
둘째 날은 첫날처럼 잘 싸우는 것만으로는 높은 성적을 받을 수가 없다.
특히 던전 공략 교류는 인간이 아닌 몬스터들과 싸워야 하는 데다가 순간 대처 능력이 특히 중요한 교류였다.
“분명 선생님이 점수를 가지고 오실 거야.”
학생의 던전 공략 교류에 앞서 펼쳐지는 교사 던전 공략 교류는 상당히 난이도가 높았다.
던전 공략이 너무 쉬우면 학생들이 배울 수 있는 게 없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난이도를 높게 설정한 것이다.
물론 그 과정에서 교사가 다칠 수도 있겠지만 그것 또한 학생들에게 있어 교육이니, 어느 정도의 위험은 감수해야 했다.
이 교류의 목적은 대처 능력의 향상이니, 교사들 전원이 위험성을 감수하고 교류에 임하고 있었다.
단순히 던전을 공략하는 것보다는 여러 상황에 어떤 방식으로 대처해야 하는지를 보여 주는 것에 의의가 있었다.
열 번 설명하는 것보다 한 번 보는 게 더 이해가 빠르다.
그때 이베카 아카데미의 학생들과 프레이야의 학생들, 그리고 보그 아카데미의 학생들이 들어왔다.
에단의 애제자 다섯과 프레이야의 다섯 별이었다.
먼저 와 있던 구드와 코빙턴, 새턴 아카데미의 학생들이 그들을 보며 웅성거렸다.
“어제 싹 쓸어간 게 저 다섯이지?”
“프레이야의 다섯 별도 장난 아니었어. 저기 덩치 큰 애 있지? 론이라던가? 론을 저 다섯 별 중 하나가 제지했었다고.”
“독주를 막을 건 프레이야밖에 없나?”
“첫째 날이야 그렇게 끝났지만 둘째 날은 다르지. 싸우는 것만이 교류는 아니니까.”
다른 아카데미의 학생들도 이베카의 독주를 막을 수 있는 건 프레이야 아카데미밖에 없다고 인정하고 있었다.
그런 분위기에 보그 아카데미 학생들이 한껏 인상을 쓰고 있었다.
“두고 보라지. 오늘 우리 위겐 선생님께서 에단 선생님을 꺾고 기세를 올리실 테니까.”
“남은 기간 동안 우승은 싹 다 우리 보그가 가져간다.”
이 던전 공략 교류는 교사들이 모범이 되는 교류로, 교사들의 던전 공략 과정을 학생들이 모두 볼 수 있도록 계획되어 있었다.
요컨대 교사들이 던전 공략 하는 걸 보고 그대로 다음 교류 때 써먹으라는 의미였다.
본보기가 되어 주는 만큼 이번 던전 공략 교류에 참여하는 교사들은 전원이 각 아카데미의 대표 교사들이었다.
이베카의 대표 교사인 에단 휘커스를 필두로 프레이야, 보그, 코빙턴, 새턴, 구드까지 모두 다 대표 교사가 참가했다.
이어 이베카의 교사인 클라우디와 다른 아카데미의 베테랑 교사들이 관중석에 들어왔다.
“클라우디 선생님, 참여하시지 않으셨네요?”
안면이 있는 구드의 교사가 묻자 클라우디가 간단하게 대답했다.
“컨디션 관리가 필요합니다.”
심플하게 대답한 클라우디가 자리에 앉아 팔짱을 꼈다.
그 모습이 다른 아카데미 교사들과 학생들에겐 상당히 여유로워 보였다.
자신이 참여하지 않더라도 에단 휘커스 선생이 1등을 할 테니 괜찮다는 뜻으로 보였기 때문이었다.
무대 아래.
모인 교사들이 준비를 하고 있었다.
각 아카데미의 대표 교사가 한 자리에 모인 건 이번이 처음이었기에, 참여한 다른 교사들도 그들의 눈치를 보았다.
“압도적으로 1등이더군요, 에단 선생님.”
그래도 한번 싸워 봤다고, 드락슬러가 먼저 에단에게 아는 체를 했다.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조금 많이 실망을 했습니다. 저 자신한테 말이죠. 사실 질 거란 생각을 못했거든요.”
드락슬러는 웃었다. 하지만 눈은 전혀 웃고 있지 않았다.
“제 패배가 우리 프레이야 학생들한테 많은 영향을 끼쳤습니다. 반대로 이베카의 학생들은 더욱 더 기세를 탔죠.”
드락슬러는 이번 던전 공략 교류에서 반드시 우승할 생각이었다.
“우승은 제가 합니다.”
에단이 말했다. 그 자신감에 모든 교사들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이건 대련이 아니다. 그럼에도 저만한 자신감이라니.
드락슬러 또한 살짝 인상을 썼다.
에단이 아프다는 건 이미 알고 있었다.
특히 어린 시절엔 병 때문에 많은 것들을 경험해 보지 못했다고 들었다.
그런 에단이 던전에 대해서 잘 알고 있을 리가 없다.
물론 대처 능력은 좋겠지만, 이번 교류는 대처 능력 하나만을 보는 교류가 아니었다.
대처 능력을 바탕으로 던전과 몬스터들의 특성에 대해서 잘 알고 있어야 했다.
“그 다음 순위는 알아서 나누시면 됩니다, 드락슬러 선생님.”
“…….”
에단의 말에 드락슬러는 진심으로 웃고 말았다.
에단에게선 한 치의 의심도 보이지 않았다.
“해 봅시다.”
드락슬러가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인정했다. 대련에서는 졌다. 아마 다시 한다고 해도 이기긴 어려울 것이다.
에단은 자신이 생각한 것보다 너무나도 강했으니까. 개인의 무력을 따지자면 아득히 자신의 윗줄에 있다.
하지만 이건 대련이 아니다.
그렇기에 승산이 있었다.
“다들 준비는 되셨습니까?”
진행 요원의 말에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