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bscriber of the Gods RAW novel - Chapter (408)
신들의 구독자 408화
408화. 폐막식 (2)
메이슨과 론, 유나는 폐막식 행사에 참여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남았다.
“민폐를 끼치지 않았으면 했어요. 저는 좀 늦게 들어왔으니까요. 저도 선생님의 자랑스러운 제자가 되었나요?”
로안나의 물음은 오즈의 물음과도 닮아 있었다.
“아무렴. 특히 로안나.”
에단이 로안나를 보았다.
“자유로워졌더구나.”
로안나의 고민은 프로체슈트 가문 그 자체였다.
그녀의 재능이 폭발한 건 프로체슈트의 영지 문제가 해결된 이후였다. 고민이 없으니 마법에 한층 집중할 수 있다.
또한 에단은 그녀가 가진 재능을 다른 방식으로 풀어 주었다.
‘로안나가 마법의 술식에만 매달렸던 건 영지 때문이었던 거야.’
지금의 로안나는 마법 그 자체에 흥미를 느끼는 마법사가 되었다.
‘로안나는 예리카를 소개시켜 주면 더 발전할 거야. 무서울 정도로.’
물론 예리카도 좋은 영향을 받을 것이다.
“잡생각이 사라졌어요. 다 에단 선생님 덕분이에요.”
“고생한 만큼 오늘 폐막식은 즐겨야겠지? 다들 마음 놓고 놀도록. 길게 달려온 레이스다. 우리는 우승했고, 놀 자격이 있다. 너희 둘도 재밌게 즐기도록. 우승자들은 가서 어떻게 우승했는지, 어떻게 훈련했는지 말해 줄 의무가 있다.”
“……네!”
로안나도 떠나고, 이젠 오즈만이 남았다.
“오즈, 너도. 이젠 목표가 정해졌지?”
“……예.”
“그래, 달리든 걷든 너의 속도로 가면 된다.
자신만의 속도로.
오즈는 에단의 그 말을 곱씹으며 웃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선생님.”
* * *
학생들이 흩어지자 이번엔 교사들이 에단을 찾아왔다.
“에단 선생님께서 참여하신 모든 교류를 봤습니다. 정말 대단하시더군요. 아, 그리고 마스터 칭호 받으신 것!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너무 멋있었어요! 오늘부로 에단 선생님은 제 목표가 되셨어요!”
“곤충학에 대해서 더 깊게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훗날 꼭 찾아가겠습니다.”
“약초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정말 축하드립니다, 선생님.”
“축하드려요!”
수많은 축하가 이어졌다. 에단은 웃으며 그들에게 인사했다. 이제 에단이 가만히 있어도 이들이 알아서 그의 명성을 올려 줄 것이다.
에단의 실력을 직접 봤으니, 1년 만에 마스터 교사가 된 에단이 얼마나 대단한지 증명해 줄 사람이기도 했다.
‘굳이 차갑게 대할 필요가 없어.’
또한 에단은 상당히 기분이 업된 상태였다.
‘즐겨야지, 이런 건.’
학생들에게도 말했듯이 자신도 이 순간은 조금 즐겨 볼 요량이었다. 이 교류제를 위해서 꽤나 길게 달려왔으니 말이다.
각 아카데미의 교사들이 떠나고 난 이후, 이번엔 다른 대표 교사들이 에단을 찾아왔다.
“나중에 더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으면 합니다. 이제 같은 마스터 교사인 데다가 스승도 같으니까요.”
드락슬러의 말에 에단이 고개를 끄덕였다.
“나단이 폐를 끼치고 있지요? 정말 감사드립니다.”
“나단 군이 아니었으면 보그 아카데미에 밀렸을 겁니다. 그만큼 대단한 교류제였습니다. 작년에 우승했다고 상당히 여유롭게 지냈는데, 그 대가를 단단히 치렀습니다. 내년에는 이렇지 않을 겁니다.”
드락슬러가 웃으며 말하곤 떠났다.
이어 찾아온 건 위겐이었다.
“전에 보였던 무례한 행동을 용서하십시오.”
위겐은 던전 공략 교류에서 보였던 무례를 사과하고는 또 만날 수 있었으면 한다며 돌아갔다.
그렇게 여러 교사들과 친목을 도모하고 나니 드디어 홀로 쉴 수 있는 시간이 생겼다.
“후우.”
“에단 휘커스 군.”
하지만 그것도 잠시.
조용한 곳에서 음료를 마시던 에단에게 누군가가 다가왔다.
“검성님을 뵙습니다.”
“나를 검성이라고 불러 주다니. 제드 램스데일과 내가 같이 있어도 날 검성이라 불러 줄 수 있나?”
프레이야 아카데미의 교장, 광검이 에단에게 웃으며 인사했다.
“물론이지요. 먼저 찾아가 인사드리지 못한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아무렴, 그것 때문에 찾아온 게 아닐세. 그게 말이야.”
광검이 이리저리 살피더니 유령검이 없다는 걸 확인하고 씩 웃었다.
“내 취미가 말이야. 강한 놈하고 싸우는 거거든. 다들 우스갯소리로 말하지만 내가 프레이야 아카데미를 맡은 것도 그 이유야.”
광검이 본색을 드러냈다. 정말 기대가 많이 되는지 얼굴에 화색이 돌고 있었다.
“자네를 쭉 지켜봤네. 아주 굉장했어. 한번 대련해 줄 수 있겠나?”
그 제안에 에단은 잠시 침묵하다가 말했다.
“요즘 들어 힘 조절이 어렵습니다, 검성님.”
순간 광검은 환상을 보았다. 자신의 눈앞에 에단이 아닌 거대한 산이 보였다.
벨 수 있을까?
그 생각이 들자마자 환상은 사라졌다.
“광검! 이 친구, 내가 그렇게 경고했는데! 우리 에단 선생 괴롭히지 말라고 했지 않나! 다친단 말일세!”
타이밍 좋게 찾아온 유령검이 에단과 광검 사이에 섰다.
“미안하군, 에단 선생. 마무리를 즐기고 싶었을 텐데.”
“아닙니다, 교장 선생님.”
에단이 웃으며 말했다.
“광검은 내가 데려가겠네. 아, 그리고 정말 축하하네. 설마하니 에반젤린 황녀께서 직접 이 자리에서 마스터 칭호를 내려 주실 줄이야!”
유령검은 상당히 싱글벙글하고 있었다. 이베카 아카데미에서 정식으로 마스터 교사가 탄생한 것이다.
심지어 그 마스터 교사가 되기까지 걸린 시간은 1년이 채 안 됐으니.
그보다 더 짧은 시간 만에 마스터 교사가 된 것이다.
내년 이베카엔 신입생이 엄청나게 몰릴 것이다.
이어 대륙의 수많은 인재들이 교사가 되기 위해 모일 터.
이베카는 이제 대륙의 최고 아카데미 자리를 되찾게 된 거나 다름없었다.
사실상 이번 교류제를 통해 이베카 아카데미는 얻은 것이 너무나도 많았다.
그 모든 걸 이룩한 에단을 유령검이 확실하게 케어했다.
“쉬게나!”
유령검이 다급하게 광검을 다른 곳으로 끌고 갔다.
“그렇게 얘기했건만. 아주 타이밍도 기가 막히는군. 내가 화장실을 간 틈을 타 우리 에단 선생에게 접근해?”
“……유령검, 혹시 다친다는 게?”
광검이 조용히 묻자 유령검이 한숨을 내쉬었다.
“내가 첫날부터 말했지? 다치는 건 광검, 자네야.”
“…….”
버럭 화를 낼 줄 알았건만, 광검은 어째선지 조용했다.
“……그럴지도 모르겠군.”
* * *
-신도가 늘었습니다.
-신도가 늘었습니다.
-새로운 기도 장소가 생겼습니다!
“잘들 해 주고 있어.”
숨을 쉴 때마다 신도가 늘어났고, 늘어난 신도의 수만큼 에단의 힘이 강해져 갔다.
성장형 직업이란 이토록 무서운 것인가.
‘광검과 한번 싸우고 싶었긴 했는데. 거절한 게 다행이야.’
말마따나 숨을 쉴 때마다 힘이 늘어나니, 정말 광검이 크게 다치거나 죽었을 수도 있었다.
에단은 떠나려고 하는 에반젤린 황녀를 찾았다.
“무슨 일이신가요, 에단 백작님?”
“잠시 이야기를 드릴 게 있습니다. 긴밀한 이야기라.”
에단이 그렇게 말하자 황녀가 호위대는 물론이고 암검까지 물렸다.
에단은 믿을 수 있는 사람. 암검 또한 에단에게 목례를 하고는 모습을 감췄다.
“긴밀히 하실 이야기라는 건?”
“황녀님께서는 혹시 홀리라이트 교단의 신자십니까?”
에단의 물음에 황녀가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홀리라이트 교단은 우리 신성 제국의 국교예요. 폐하께서도 제국을 이끄시는 몸이시지만 동시에 교단의 신자시기도 하답니다. 때문에 교황 성하와 격식 없이 이야기를 나누실 때도 있지요.”
그렇기에 황녀 또한 어린 시절부터 홀리라이트 교단을 믿어 왔다.
“황제 폐하께서는 스스로 선택하셨습니다. 하지만 황녀님은 아니지 않습니까?”
“…….”
에단의 말에 황녀가 잠깐 생각에 잠겼다.
사실 깊이 생각해 본 적은 없었다.
태어나서 줄곧 홀리라이트 교단과 홀리라이트 여신을 믿어 왔다.
홀리라이트 교단은 국교로 선정될 만큼 상당히 좋은 종교였다.
“……확실히 제가 선택한 적은 없네요. 하지만 전 홀리라이트 교단을 상당히 좋아하고 있어요.”
“그러십니까? 그럼 그대로도 좋습니다. 저도 홀리라이트 교단을 좋아합니다.”
에단이 그렇게 말하며 에반젤린 황녀에게 손을 내밀었다.
“홀리라이트 교단를 저버리라 말씀드리는 게 아닙니다.”
홀리라이트 여신은 관대하다.
문포스와 비슷한 면이 있다. 또한 이미 교황이 문포스 교단을 허락한 상황이었으니.
“저는 에반젤린 황녀께서 문포스 교단의 사도가 되어 주시기를 부탁하려고 왔습니다.”
신도를 늘려야 생존 확률이 올라간다.
현재 에단이 선정한 사도들은 상당히 일을 잘 하고 있었고 그 결과가 고스란히 에단의 생존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사도 자리는 아직 많이 남아 있다.
에단의 근처에 가장 그 자리에 적합한 사람이 있다면 바로 에반젤린 황녀였다.
건강을 되찾자마자 순식간에 후계자 자리를 확고히 한 그녀라면 문포스 교단의 사도가 되어 신도를 미친 듯이 끌어올 수 있을 터.
‘에반젤린 황녀는 곧 신성 제국에서 가장 높은 사람이 될 테니까.’
고성능 신도 파밍기가 되어 줄 게 틀림없었다.
에단의 갑작스런 권유에 에반젤린 황녀가 고개를 갸웃 거렸다.
“갑자기 왜 제게 그런 중한 자리를 맡기시려고 하시나요?”
“이건 사실 명예직 같은 겁니다.”
에단이 말했다.
“황녀님께서 이제 곧 황위에 등극해서 권유를 드리는 건 아닙니다. 그저 황녀님과 더 깊게 교류하고 싶은 마음일 뿐입니다.”
에단이 그렇게 말하곤 싱긋 미소 지었다.
순간 에반젤린 황녀의 표정이 싹 굳었다.
‘될지 말지 고민했는데, 이건 안 되겠는데.’
에반젤린 황녀는 확실히 자신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게 연애 감정인지는 알 수가 없었다.
‘에반젤린 황녀를 사도로 선정하기 위해선 이것밖에 없어.’
다른 어떤 이유를 들어 보려 해도 죄다 부자연스러웠다.
가장 자연스러운 게 바로 이것이었다.
‘……매력 발산으로 권유하기.’
살짝 머쓱한 방법이었고, 사실 확실치 않은 방법이었다.
그럼에도 했다.
‘안 되면 어쩔 수 없지.’
그녀의 표정을 보니 틀린 듯했다.
하지만 이내 에단은 속으로 미소 지었다.
황녀의 얼굴을 보니 알 수 있었다.
홍조.
볼이 살짝 붉어져 있던 것이다.
순간 에단이 내민 손을 에반젤린 황녀가 매섭게 잡아챘다.
“좋아요, 명예직이라면야. 그, 그리고 깊게 교류하고 싶으시다면야!”
그러면서 황녀가 미소 지었다.
-문포스의 네 번째 사도를 발탁하셨습니다!
‘이게 되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