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bscriber of the Gods RAW novel - Chapter (409)
신들의 구독자 409화
409화. 어디까지 할 수 있는가
중립 지역 카바크에서 시작된 이번 교류제는 수많은 화제를 퍼트렸다.
그중 가장 큰 화제는 당연히 에단에 대한 이야기였다.
에단이 최단기간 마스터 교사가 됐다는 이야기가 대륙 전체로 퍼져 나가기 시작했고, 모든 사람들이 에단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자네도 들었나? 그 에단 휘커스 백작님 있지 않나? 이베카 아카데미의 선생이시고, 지방의 휘커스 가문을 홀로 십이성까지 올리신 분!”
“모르는 사람도 있나? 그분이 왜?”
“이번 대륙 아카데미 교류제에서 황녀님께 마스터 칭호를 받았다고 하는군!”
“뭐? 무슨 헛소리를 하나! 마스터 교사라니? 내가 알기로 에단 휘커스 백작께서는 이제 막 1년 차인 신입 교사가 아니신가! 내가 아무리 일만 하고 살고 산다지만 마스터 교사가 뭔지는 아네!”
신입 교사인 에단이 마스터 칭호를 받았다는 것에 사람들은 적잖이 놀랐다.
“이래도 되는 건가……?”
“마스터 칭호는 굉장히 권위 있는 칭호라고 들었는데, 황실에서 직접 내리는 거 아닌가!”
“신입 교사가 그런 엄청난 칭호를 받았다니……?”
카바크 근방으로 소문이 알음알음 퍼질 땐 다들 반신반의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어느 시점을 기점으로 에단에 대한 소문이 대륙 전역으로 확 퍼지기 시작했다.
아카데미 교류제에 참여했던 교사들을 통해 신입 교사인 에단이 어떻게 마스터 칭호를 받게 됐는지 알려졌기 때문이다.
-받을 만했다.
-대련 교류에서 기존 마스터 교사인 드락슬러를 상대로 압도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번 교류제에 처음 참가한 아카데미의 마스터급 교사를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
에단을 둘러싼 말도 안 되는 소문이 전부 다 사실이라는 게 확인이 되면서, 에단의 마스터 칭호는 실로 합당하다는 평가가 내려졌다.
에단에 대한 이야기로 대륙이 들썩이는 가운데.
교류제 종료와 함께 아카데미들도 겨울 방학에 들어갔다.
참여한 학생들에게 있어 교류제는 큰 화두가 되어 주었다.
자신들에게 어떤 장점이 있는지, 무엇이 부족한지.
다른 아카데미의 학생들을 상대로, 자신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도 확실히 파악할 수 있었다.
이베카 내부에선 그리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던 학생도 다른 아카데미를 기준으로는 수준이 꽤나 높았으니. 도리어 이를 계기로 자신감을 되찾는 상황이 생긴 것이다.
그리고 지금껏 신경 쓰지 않던 새로운 분야에 흥미를 보이기도 했다.
이것이 바로 교류제의 긍정적인 선순환이었다.
지금껏 모르고 있던 분야를 알게 되고, 직접 경험하면서 자신을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것 말이다.
이베카 아카데미.
교류제가 끝난 이후로 줄곧 싱글벙글한 유령검이 이리저리 작업자들을 끌어모으고 있었다.
“예산은 얼마나 됩니까?”
“이 정도인데, 괜찮나?”
“차고 넘칩니다. 음, 그러면 조금 더 실력이 뛰어난 조각가를 데리고 오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만.”
“그래? 그럼 예산에 따라 초빙해 주게! 준비가 끝나면 바로 공사를 시작할 수 있도록 말이야.”
르기아 말체르가 최초의 마스터 교사 칭호를 받고 난 이후로 여러 마스터 교사들이 탄생했다. 그중엔 이베카 아카데미 출신도 몇몇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이베카 아카데미에 있을 때 마스터 교사가 된 게 아니었다.
때문에 에단이야말로 이베카 아카데미에서 배출해 낸 첫 마스터 교사라 할 수 있었다.
“동상을 세워야지! 에단 선생의 동상을 만들어 그걸 아카데미 입구에 세운다!”
이걸로 이베카 아카데미는 마스터 교사를 확실하게 배출한 아카데미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건 교장인 유령검의 업적 중 하나가 될 터.
“내가 에단 선생을 마스터 교사로 만든 건 아니지만, 내가 이베카를 맡고 있을 때 마스터 교사가 된 거니까. 운도 어떻게 보면 업적이 될 수도 있지.”
어차피 외부 사람들은 내부의 사정을 모르기 마련이다.
유령검은 에단이 말 그대로 자기 힘만으로 마스터 교사에 오른 거라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에단은 이 일에 교장이 상당한 지분을 갖고 있다고 생각했다.
‘업적이라고 할 만하지. 신입 교사한테 여러 수업을 맡기고 개인 사무실까지 내주는 건 쉽사리 내릴 수 있는 결정이 아니야.’
누가 알았을까. 에단이 1년 만에 마스터 교사가 되리라고. 에단 본인만 확신을 가지고 있던 일이었다.
그걸 교장이 믿고 도와줬으니 충분히 교장의 업적이라 할 수 있었다.
그래서 동상을 세우겠다는 교장의 말에 동의한 것이다.
“교장 선생님이 절 알아봐 주신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겁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에단 선생…….”
에단의 말에 교장이 감동스런 표정을 지었다.
“겨울 방학 동안 병의 치료에 전념할 예정입니다.”
“아! 필요한 게 있다면 언제든 이야기하게. 내가 해 줄 수 있는 거라면 무엇이든 해 주겠네!”
“감사드립니다.”
이제 아카데미에서 할 일은 끝났다.
* * *
휘커스 영지.
영지로 돌아오자마자 에단은 성대한 환영을 받았다.
“축하한다, 내 아들!”
휘커스 백작이 웃으며 두 팔을 벌렸다. 그 옆에선 총관이 주르륵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설마하니 1년 만에 마스터 칭호를 받으시다니…… 우리 휘커스 영지의 천 년 역사에 기록될 위대한 업적입니다!”
“천 년이 뭐야, 만 년은 되겠지. 축하한다, 에단!”
“축하드립니다, 도련님.”
“축하드립니다!”
에단을 축하하는 행렬이 끝없이 펼쳐져 있었다.
그들이 큰 소리로 외치자 주변에 엄청난 진동이 일었다.
에단은 그들을 보며 환하게 웃었다.
‘기분이 상당히 좋군.’
이리 되리라 어느 정도 예상하긴 했지만 기분이 좋은 건 매한가지였다.
열렬한 환영을 받으며 이동하던 에단은 저 끝에서 동생인 나단을 발견했다.
나단은 방학이 되자마자 곧장 영지로 돌아온 상태였다.
“형.”
“표정이 안 좋아 보이네?
에단의 말에 나단이 후, 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축하해, 형. 아니, 도대체 학생들을 어떻게 가르친 거야? 진짜 죽는 줄 알았다고. 그 특히 로안나 프로체슈트, 걔는 뭐야? 걔 때문에 준우승을 몇 번 한 건지 모르겠어. 휴, 마지막 기회도 뺏겨 버리고. 그래도 아무튼 형, 정말 축하해.”
푸념이 절반이었으나 나단도 결국 환하게 웃고 말았다.
“축하드립니다. 에단 님!”
단순히 가족들만 에단을 환영한 게 아니었다. 휘커스 백작은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이미 아카데미에서도 성대한 축하 파티를 했을 터.
그렇다면 집에서는 더더욱 크게 축하를 해 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영지 사람들을 전부 다 끌고 오신 것 같은데요?”
“당연하지. 우리 휘커스 영지에 있는 사람이라면 모두 너를 축하해야지. 이 모든 걸 네가 이룩했는데 말이다.”
“모두 다 같이 한 일이죠. 특히 아버지의 공이 크셨습니다.”
에단은 그 자리에서 아버지에게 허리를 깊게 숙여 인사했다.
‘휘커스 백작이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이야.’
아버지인 휘커스 백작이 모든 걸 다 던져 가며 에단을 살리겠다고 노력한 덕분이다.
“덕분에 제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에단의 말에 울컥했는지, 휘커스 백작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휘커스 백작은 충분히 그럴 자격이 있었다.
“정말 잘 자라 주셨습니다. 잘 살아 주셨습니다.”
총관이 촉촉한 눈동자로 말했다.
“역시…….”
“에단 백작님은 정말 마음이 바르신 분이야.”
기사들도 벅차오르는 표정으로 에단을 보았다.
저런 분을 모시고 있으니, 앞으로도 온 힘을 다해 모셔야겠다고 생각하는 표정들이었다.
그 사이에서 슈들렌 마르크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저 사람이 바로 내가 모시는 공자님이다. 그리 자랑하는 표정이었다.
예리카는 현재 이곳에 없었기에 이 축하 파티에는 참석하지 못했다.
에단이 복귀한 이 날은 휘커스 영지 전체가 들썩였다.
* * *
영지로 돌아온 에단은 우선 정보부터 수집했다.
“흠.”
자신이 아는 새벽회의 본거지는 아주 평범한 곳이었다.
평범한 나무꾼이나 약초꾼 혹은 사냥꾼들만 주로 다니는 곳인데, 이렇다 할 특징이 없이 근방과 비슷한 지형이라 생업을 목적으로 하는 이들이 종종 찾는 장소였다.
‘확실해, 여기가 맞아.’
아주 은밀한 마법이 펼쳐져 있다. 그러니 다른 이들이 에단이 아는 그 장소를 정확히 특정하지 못한 것이다.
‘3사도가 죽을 때 진사도와 일반 신도들도 전부 다 죽었으니까. 뭔가 빠른 대처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말이야.’
새벽회주와 다른 사도들이 달리 대처를 하지 않았을까 걱정했는데, 아직까진 잠잠한 모양이었다.
‘아마도 때를 기다리면서 웅크리고 있는 거겠지.’
분명 계속해서 에단을 주시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먼저 움직이기엔 에단의 주변에 머무는 시선이 너무나도 많았다.
게다가 에단이 3사도를 직접 죽일 만큼 실력자니, 새벽회주라고 한들 쉽사리 움직일 수 없을 터.
‘그렇다고 마냥 때를 기다릴 수는 없지.’
똑똑-.
그때 누군가가 에단의 집무실 문을 두드렸다.
“예리카예요.”
다른 임무를 위해 나가 있던 예리카였다.
“들어와, 예리카.”
집무실에 들어온 예리카는 두 손에 무언가를 들고 있었다.
“좋아하시는 티 하우스에서 사 온 건데요. 마침 괜찮은 특수 골렘이 나왔더라고요. 이 미니 냉각 골렘 덕분에 엄청 시원해요.”
예리카가 상당히 밝은 얼굴로 에단에게 인사했다.
“축하 선물은 제 복수인데, 어떠신가요?”
“끝난 거야?”
“네, 끝났어요. 죽일 놈은 죽이고 살릴 놈은 살렸죠. 피를 적게 묻히면 묻힐수록 좋다는 걸 이제야 알았거든요.”
에단이 교류제에서 활약하는 동안 그녀 또한 할아버지의 복수를 완벽하게 해내고 있었다.
꽤나 지친 얼굴이었으나 에단을 보고선 환하게 미소 짓는 게, 지금까지의 피로가 말끔히 씻겨 나가는 듯한 모양이었다.
“이건 그 과정에서 얻은 것들인데요. 그 두 가문이 가지고 있던 수많은 이권들이에요. 아주 깔끔하고 합법적으로 가져왔답니다.”
예리카가 선택한 복수는 피로 물든 복수가 아니었다.
차라리 피로 물든 복수가 나을 정도로, 그야말로 상대의 고혈을 쥐어짜는 복수였다.
물론 그렇다고 모든 이들을 용서한 건 또 아니었다.
도저히 두고 볼 수 없는 악질들은 깔끔하게 처단했다.
“강해지니까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더라고요. 그게 이렇게 좋을 줄 몰랐어요.”
힘만으로는 의미가 없다. 예리카의 복수는 전적으로 에단이라는 강대한 배경을 통해 이루어졌다.
에단이 든든하게 뒤를 받쳐 주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들이었다.
“에단 님은 이미 알고 계셨던 것 같아요.”
“알고 있었지.”
에단은 예리카의 할아버지처럼 1인 군단 같은 방식으로도 플레이를 했었다.
1인 군단은 즐겁다. 하지만 그 끝은 항상 빠른 죽음이었다.
때문에 일찌감치 알고 있었다.
최대한 자신의 무기를 드러내지 않고 적대하는 이들을 줄여 나가야 한다는 것을.
‘칼은 칼집에 있을 때 가장 위력적인 법이거든.’
“에단 님 덕분에 모두 이룰 수 있었어요.”
“난 그냥 떠밀어 줬을 뿐이야.”
에단이 웃으며 말했다.
“그리고 네가 내 목숨을 구해 줬으니까. 그 정도는 해야 맞지. 귀한 목숨을 구한 거야, 예리카.”
“……아무렴요.”
예리카가 씩 웃으며 에단의 웃음에 화답했다.
“슈들렌도 불러서 술 한잔하자고. 축하를 위해, 그리고 네 완성된 복수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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