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bscriber of the Gods RAW novel - Chapter (415)
신들의 구독자 415화
415화. 프로메테우스
프로메테우스는 태고의 불꽃이라는 키워드에 가장 잘 어울리는 신이었다.
‘분명 불꽃에 관련된 능력이 있을 거야.’
그거라면 지저의 어둠을 충분히 지워 낼 수 있을 터.
‘지상처럼 환하게 밝힐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어둠에 삼켜지는 일은 없겠지.’
에단은 망설임 없이 프로메테우스를 구독했다.
-[프로메테우스]를 구독하시겠습니까?
-구독에 필요한 좋아요 개수는 ‘35개’입니다.
필요한 좋아요 개수는 35개.
이미 에단은 구독한 신들이 굉장히 많았기에, 이젠 구독에 드는 좋아요 개수도 상당히 늘어난 상태였다.
-프로메테우스를 구독했습니다!
프로메테우스는 유명세에 비해 구독자 수가 낮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아요 수는 상당히 높았다.
“그래서 영상이 많을 줄 알았는데.”
좋아요 수에 비해서 영상도 그리 많지 않았다.
“오호라, 굿즈 상점을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군?”
낮은 구독자 수에 비해 좋아요 수가 높은 이유가 바로 이것이었다.
특출난 굿즈 상점의 활용.
프로메테우스의 굿즈 상점에는 정말 다양한 굿즈들이 있었다.
-꺼지지 않는 선지자의 불꽃 [레플리카].
“흐으으음, 레플리카라…… 원본이 아니라고 해도 효과는 좋긴 할 텐데.”
에단이 잘 써먹고 있는 호루스의 눈도 진품은 아니었다.
레플리카, 즉 가품이어도 사용자가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위력이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어?”
고민하며 다른 굿즈나 없나 살펴보던 중, 에단은 프로메테우스의 굿즈 상점에서 다른 것을 발견했다.
-꺼지지 않는 선지자의 불꽃 [진품]
“진품이 있잖아?”
선지자의 불꽃. 그 진품을 굿즈 상점에서 팔고 있었다.
“진품을 어떻게 팔 수 있는 거지?”
의문을 가지고 자세히 살펴보니, 선지자의 불꽃 [진품]에는 설명이 덧붙여 있었다.
-프로테메우스가 가지고 온 불꽃은 꺼지지 않고 영원히 타오른다. 비록 그 불꽃이 작아져도 시간이 지나면 본래의 불길을 되찾으니, 얼마든지 원본을 판매할 수 있다.
“불의 특성을 이용하는 거군.”
다른 굿즈의 진품은 딱 하나밖에 없어 팔기가 어렵겠지만 이 꺼지지 않는 불꽃은 달랐다.
진짜 불꽃이 꺼지지 않고 본연의 형태로 돌아오니, 그 불꽃의 일부를 팔 수 있는 것이다.
‘진품의 일부니까. 시간이 지나면 가품도 진품만큼 커지는 거고.’
요컨대 꺼지지 않는 불꽃이 무한히 증식하는 것과 다름없었다.
“이래서 굿즈 상점에 집중한 건가?”
이를 봐선 프로메테우스는 신세계를 아주 잘 이해하고 있는 똑똑한 신이라고 볼 수 있었다.
‘마케팅이 조금 아쉽지만.’
이 불꽃을 어떻게 써먹을 수 있는지 잘 어필한다면 구독자의 수가 상당히 늘어날 것이다.
‘그리고 원본을 살 수 있는 거니까.’
다른 신들이 파는 굿즈들은 대개 가품이지만 프로테메우스의 불꽃은 진품이었다.
진품을 소유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비싼 좋아요를 쓴 보람을 느낄 수 있다.
“가격이 너무 비싸긴 한데.”
선지자의 불꽃 진품의 가격은 무려 좋아요 40개였다.
물론 에단은 좋아요의 수가 부족하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내키는 대로 쓸 만큼 많은 것도 아니었다.
‘이미 구독에 좋아요를 35개를 썼으니까 말이야. 이럴 땐 협상이지.’
프로테메우스는 딱 에단이 손을 대기 좋은 신이었다.
‘어떻게 마케팅을 해야 할지 잘 보이거든.’
진품 굿즈를 판다는 것, 그리고 그 굿즈를 다양한 상황에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은 강력한 어필 요소였다.
“굿즈 구매 후기를 볼까?”
40개의 어마어마한 좋아요 개수에도 불구하고 구매한 사람이 꽤 있었다.
에단은 선지자의 불꽃 [진품]의 구매 후기들을 확인했다.
-너무 비싸서 살까 말까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다른 굿즈는 가품이지만 이건 진품이라, 긴 고민 끝에 구매했습니다. 유령들이 계속 모이는 곳에 둘 생각이었거든요. 구매해서 바로 그곳에 뒀는데, 아주 효과가 좋았습니다. 비싼 값을 확실히 하는 물건입니다!
-비싸지만 구매했습니다. 진품 굿즈라서 결국엔 구매하게 되더군요. 역시 진품이라 그런지, 사용할 때마다 위력이 장난 아닙니다. 역시 레플리카보다는 진품입니다!
다들 높은 좋아요 개수에 망설이다가 결국 구매를 선택하게 되는데,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진품이라는 점이었다.
가품이 아무리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한들 가격이 비싸면 부담이 돼서 구매를 꺼리기 마련이다.
‘진품이기 때문에 비싼 가격에도 구매한 거야. 역시 이 부분이 제일 중요해.’
그런데 프로메테우스는 그걸 어필하고 있지 않았다.
‘그 점을 확실하게 어필하면 구독자 수도, 좋아요 수도 지금보다 더 늘릴 수 있다.’
에단은 프로메테우스에게 댓글을 남겨 두었다.
이젠 댓글을 길게 쓸 이유가 없었다.
‘내 이름이 나를 증명할 수 있는 확실한 수단이 됐으니까.’
* * *
“흐으으음.”
프로메테우스는 팔짱을 낀 채 굿즈 상점을 보고 있었다.
“너무 비싼가? 산 사람은 확실하게 만족하는 것 같은데 말이야. 내가 가지고 온 이 불꽃은 다양한 곳에 쓸 수 있고, 무엇보다 진품이니까 이 정도 가격은 당연한 것 같은데.”
프로메테우스는 채널의 방향성을 굿즈 상점으로 확실하게 틀어 채널을 운영하고 있었다.
사실 그는 다른 특출난 능력이 없었다.
그는 무엇을 만들든 뛰어난 완성도로 만드는 손재주와 미래를 꿰뚫어 보는 예지 능력을 지니고 있었다. 하지만 이 두 가지 능력은 신세계에서는 큰 효력이 없는 능력이었다.
예지 능력은 그 효과가 반감되어 제대로 된 능력을 전수할 수 없었다. 손재주 능력도 다른 신들이 훨씬 더 유명했다.
물론 명색이 신인 만큼 짜낸다면 여러 능력을 전달해 줄 수 있을 테지만, 비슷한 능력을 가진 다른 신들을 제치고 자신을 구독할 만큼의 메리트가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그랬기에 처음부터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를 어필했다.
바로 불꽃이었다.
신세계에는 굿즈를 판매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어서, 영상뿐만 아니라 굿즈 상점을 통해서도 좋아요와 구독을 이끌어 낼 수 있었다.
다른 신들도 굿즈를 팔고 있지만 그들이 판매하는 굿즈들은 대체적으로 가품이라, 진품이 가진 능력의 절반도 내지 못하는 기념품이나 다름없는 것들이었다.
하지만 프로메테우스의 불꽃은 진품과 가품을 가르는 데 큰 의미가 없었다.
선지자의 불꽃은 분리하면 분리하는 대로 나뉘기 때문에 진품을 끝없이 양산해 낼 수 있었다.
“가품을 아예 없애는 게 좋겠어. 이것도 사실 진품이잖아. 능력을 조금 내린 가품일 뿐이지.”
프로메테우스는 최근 신세계의 동향을 민감하게 살피고 있었다.
“나처럼 그다지 특출나지 않았던 신들이야. 심지어 나보다 유명세가 낮은 신들도 많아. 그런 신들이 전부 다 위로 올라왔어.”
순위의 지표라고 할 수 있는 인기 급상승 동영상에 한 번도 본 적 없는 신들의 동영상이 올라왔다.
“그리고 이건 뭐야? 펜리르? 신들이 모인 신세계에 신을 죽이는 방법을 담은 동영상이 순위에 올라오다니, 말이 안 되잖아.”
불가능한 일을 가능케 한 구독자가 이 중심에 있었다.
프로메테우스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메일이라도 보내 볼까?”
그때.
띠링-!
댓글이 달렸다는 알림이 프로메테우스의 귀를 때렸다.
“굿즈가 팔렸나?”
즐거운 마음으로 댓글을 확인한 프로메테우스의 몸이 순간 굳었다.
“어, 어어? 어어어어?”
댓글이 달려 있었다.
“[제대로 된 신만 구독함]. 내가 읽은 게 맞지? 지금 내 눈이 잘못된 건 아니겠지?”
순간 당황한 프로메테우스가 선지자의 불꽃을 꺼내 앞을 밝혀 보았다.
“잘 보여, 엄청! 그럼 맞잖아!”
진짜 프로메테우스가 다급하게 [제대로 된 신만 구독함] 구독자의 댓글에 답을 달았다.
마치 불을 전해 준 프로메테우스를 우러러 보는 인간처럼.
“불꽃이 내려왔어.”
* * *
에단은 유성이 쏟아지는 밤하늘이 보이는 곳에 와 있었다.
이곳이 프로메테우스의 합방 장소였다.
“[제대로 된 신만 구독함] 구독자님이시군요. 반갑습니다, 프로메테우스입니다.”
화르륵-.
그의 손에 불꽃이 타오르고 있었다.
일반적인 불꽃과는 달랐다.
새빨갛게 타오르고 있었지만 이건 뭔가를 태우는 불꽃이 아니었다.
“그 유명한 구독자님께서 저를 만나고 싶다 하셔서 정말 놀랐습니다.”
“안녕하십니까, 프로메테우스 님.”
에단이 정중하게 인사했다.
“필요한 능력을 찾던 도중 프로메테우스 님의 채널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불이 필요했거든요.”
“그렇다면 잘 찾아오셨군요. 제가 다른 능력은 다른 신들과 비교했을 때 비슷하다고 볼 수 있겠지만 이 불 하나 만큼은 누구와도 다르니까요.”
화르르르르륵-.
주변으로 선지자의 불꽃이 넘실거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사방에 불꽃이 타오르는데도 불구하고 조금도 뜨겁지 않았다.
“이 불은 다양한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중 가장 뛰어난 능력은 어둠을 몰아내고 진실을 밝히는 힘이지요.”
에단이 감탄하자 프로메테우스가 씩 웃었다.
“환상 마법과 변신 마법, 정체를 감추는 그 어떤 능력이라도 이 불꽃 앞에선 무력합니다. 모두가 이 불꽃 앞에선 진짜 모습을 드러낼 수밖에 없지요.”
“제가 딱 찾던 능력입니다, 프로메테우스님.”
“정말이십니까!”
“이런 대단한 능력을 가지고 계심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모르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더군요. 그래서 댓글을 달았습니다.”
꿀꺽-.
프로메테우스가 침을 삼켰다.
“제가 도움을 좀 드리고 싶습니다. 물론 무료는 아닙니다만.”
“함께하겠습니다. 꼭 좀 도와주십시오!”
에단이 말하기가 무섭게 프로메테우스가 손을 내밀었다.
프로메테우스는 거인족이라 상당히 크기가 컸는데, 상당히 허리를 굽히고 있는 터라 에단과 손을 맞잡을 수가 있었다.
‘유명세가 좋긴 좋군. 신이 허리를 굽히다니, 물론 거인인 것도 한몫하지만.’
하지만 이해할 수 있었다.
‘밥 한 끼 못 먹고 굶는 마당에 갑자기 황금을 한 아름 가져다주면 나라도 허리를 숙일 테니까.’
“잘 부탁드립니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