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bscriber of the Gods RAW novel - Chapter (431)
신들의 구독자 431화
431화. 천공 도시 스카이피아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요……?”
조인족 전사들은 계속해서 디트리니르를 살폈다.
디트리니르는 근엄한 표정으로 조인족 전사를 내려다볼 뿐이었다.
“제게 병이 있습니다. 그 병을 치료하실 수 있는 분이 이 천공 도시에 계시다고 들었습니다.”
“저희 스카이피아에 말입니까?”
“으으음.”
병이 있다는 말에 조인족 전사들이 에단을 보았다.
다부진 모습 뒤에 병약함이 엿보였다. 하지만 함부로 문을 열어 줄 수는 없었다.
“그게 사실은…….”
화르륵-.
그때 디트리니르가 콧김을 내뿜었다.
새카만 화염이 정확히 그들의 머리 위에 넘실거렸다.
“힉!”
놀란 조인족 전사가 다급하게 머리를 털었다. 하지만 디트리니르의 컨트롤은 완벽했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두려운 행동이었기에, 조인족 전사들은 에단을 그대로 안으로 들여보내려고 했다.
“죄송한 말씀이지만 지금 천공 도시 내에 심각한 사태가 발생하여 외부인을 받아들일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그때 안에서 누군가가 큰 소리로 외쳤다.
겁을 먹은 조인족 전사들 사이로 화려한 투구를 쓰고 긴 창을 든 조인족 전사 하나가 나와서 에단을 막았다.
“저는 이곳의 경비를 맡고 있는 경비대장입니다. 방금 말씀드린 것처럼 지금 스카이피아 내에 불경한 일이 벌어져 외부인의 출입을 막아 두고 있는 상황입니다. 먼 길 오시느라 고생하신 것은 알겠습니다만, 죄송합니다. 전하의 명입니다.”
‘안에 무슨 일이 생겼나 보군. 그래, 1, 2사도에 성녀까지 안에 있는데 들키지 않는 게 더 이상하지.’
에단은 이야기가 길어질 것 같단 생각에 우선 디트리니르의 등에서 내렸다.
사뿐하게 구름 위로 내려오자 곧바로 알림창이 떴다.
-천공 도시 스카이피아에 도착하셨습니다!
-업적을 달성했습니다!
-[날개가 없어도] 업적 달성에 따라 좋아요를 획득했습니다!
-좋아요를 ‘5’만큼 획득했습니다!
‘오기 힘든 만큼 업적도 바로 달성했군.’
구름 위로 사뿐히 내려온 에단의 모습을 보고 조인족 경비대장이 눈썹을 꿈틀거렸다.
“이미 와 보신 적 있으신 분이시군요.”
스카이피아의 바닥은 구름이다.
스카이피아에 온 다른 종족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게 바로 이 구름 바닥이었다.
조인족들에게 구름은 단단하면서 동시에 부드러운 느낌이다. 반면에 다른 종족들에게 있어 구름은 그저 구름일 뿐이다.
쑥 누르면 발이 푹 들어가 빠질 것만 같은.
그렇기 때문에 다른 종족들은 섣불리 스카이피아의 바닥에 발을 내딛지를 못한다.
하지만 에단은 아주 가볍게 구름 바닥을 밟았다. 요컨대 처음 스카이피아를 방문한 게 아니라는 뜻이었다.
“처음은 아닙니다.”
물론 에단 휘커스로서는 처음이었다.
“안에 무슨 일이 생겼기에 폐쇄가 된 겁니까?”
에단의 물음에 경비대장이 잠시 망설이더니 입을 열었다.
“스카이피아에 와 보신 적이 있으신 분이니, 저희 스카이피아의 역사를 아실 거라 생각합니다.”
“네, 알고 있습니다.”
“저희가 신성히 여기고 있는 신들의 땅이 지금 외부인에 의해 침범당한 상태입니다. 그 때문에 분노하신 전하께서 모든 외부인들의 출입을 금하셨습니다.”
조인족 사이에서 내려오는 전설이 있다.
하늘섬에 사는 평범한 인간이었던 조인족들에게 신들이 내려와 날개를 선사하고 이 하늘의 땅을 주었노라고.
그 신들이 내려온 곳을 신들의 도시라 명명하고, 그 신들의 도시를 중심으로 형성된 거대한 도시가 바로 천공 도시 스카이피아였다.
“하지만 거기에 진짜 신들의 도시가 있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전통 때문에 빈 땅을 폐쇄해 두었다고 알고 있습니다.”
“예, 그곳은 확실히 빈 땅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외부인이 함부로 들어갈 수 있는 곳은 아닙니다. 그 안에 무엇이 있든 저희는 신들의 도시라 부르며 신성히 여기고 있으니까요.”
신들의 도시는 스카이피아에 전해지는 전설 같은 것이었기에 실체는 없다.
‘분명 거기에 있지만 눈으론 볼 수 없다고 하더라고.’
메판에서 스카이피아에 방문했을 때 들었던 이야기였다. 에단 또한 직접 들어가 확인해 봤지만 그곳엔 아무것도 없었다.
‘거기다 그 신들의 도시 자체가 워낙 커서.’
그냥 빈 땅으로 두기 아까울 정도로 컸지만 천공 도시의 일에 굳이 관여할 이유가 없어 그냥 떠났었다.
“그 땅에 침입자가 들어온 거군요.”
신성히 여기는 그 땅에 외부인이 침입했다.
“예, 그 때문에 스카이피아가 어수선한 상태입니다. 기존에 있던 외부인들도 현재 움직임이 제한되어 밖으로 나가지 못하십니다.”
지상에서는 볼 수 없는 천공 도시만의 자연 광경, 이곳에서만 자라나는 약초들과 하늘광맥 같은 것들을 즐길 수 없는 상태라는 뜻이었다.
‘들어가지도 나오지도 못하는 상황인가.’
디트리니르가 에단을 보았다. 여차하면 힘으로 밀고 들어가는 게 어떠냐 제안하는 듯한 표정이었다.
‘그건 악수지.’
지금 중요한 건 힘이 아니다.
‘명성으로 간다.’
“경비대장님, 저는 에단 휘커스라는 사람입니다.”
“……예?”
에단의 자기소개에 경비대장이 두 눈을 껌뻑였다.
그러더니 눈이 찢어져라 크게 뜨며 입을 벌렸다.
“어, 어! 정말 그 에단 휘커스 님이십니까?”
“예, 이베카 아카데미의 교사인 에단 휘커스라고 합니다.”
에단의 명성은 천공 도시까지도 퍼져 있었다.
‘이름 정도만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반응을 보니 내가 누군지 확실히 알고 있는 것 같은데?’
“제 동생이 아카데미를 다닙니다! 이번 교류제도 참여했었습니다. 제 동생 이름이 에이치피고, 보그 아카데미 출신인데…….”
‘오호라.’
명성과 더불어 한 가지 힘을 더 쓸 수 있게 되었다.
‘인맥.’
에단은 교류제 당시의 기억을 떠올렸다.
‘알고 있긴 해. 정확한 정보는 몰라도 말이야.’
기억하기로는 특이하게 생겼었는데. 그 특이한 외견은 아마 조인족이기 때문인 듯했다.
‘독기가 상당했었어.’
“아! 에이치피 학생의 가족분이셨군요. 반갑습니다. 보그 아카데미의 학생들은 교류제 때 처음 보았는데, 모두 다 수준이 다 우수하더군요. 확실히 입학 때부터 어려운 시험을 보고 입학하는 보그 아카데미다웠습니다.”
에단의 칭찬에 경비대장이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보그 아카데미는 첫 교류제 참석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우수한 성적을 냈습니다. 에이치피 학생의 활약이 없었다면 그런 성적을 내기 힘들었을 겁니다. 대표 학생들과 더불어 아주 훌륭한 모습이었습니다. 형님분의 응원이 있었기에 더 힘을 냈을 겁니다.”
에단의 말에 경비대장이 눈물을 글썽였다.
“저희 형제는 조인족 혼혈인데, 저와 달리 동생은 날개가 없어 여기서 꽤 많이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래서 보그 아카데미로 보냈던 건데…… 흑, 힘든 티를 많이 내서 적응을 못하고 있는 줄로만 알았는데, 잘하고 있었군요.”
에단이 잠시 침묵하자 경비대장이 문을 열었다.
“제 재량으로 열 수 있습니다. 나중에 좀 깨지면 됩니다.”
그 모습을 본 디트리니르가 꼬리를 슬쩍 흔들었다. 에단의 수완에 감탄한 모습이었다.
“아닙니다, 그러실 필요 없습니다. 혹시 말을 좀 전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
에단은 단순히 문을 열고 들어가는 게 목적이 아니었다.
“어떤 분에게 말을 전하면 되겠습니까?”
“전하께 전해 주십시오.”
스카이피아를 다스리고 있는 조인족들의 왕 타이칸.
“이번 일, 제가 도울 수 있을 것 같다고 말입니다.”
* * *
“또 불러다오.”
디트리니르를 보낸 후, 에단은 조인족들의 왕인 타이칸의 초대를 받아 정식으로 스카이피아에 들어가게 되었다.
스카이피아는 보면 볼수록 아름다운 도시였다.
하늘과 가장 가까운 곳.
아니, 하늘 그 자체인 곳이었다.
주변에 떠다니는 새하얀 구름 사이로 보이는 조인족 특유 양식의 건물은 상당히 아름다웠다.
‘뾰족뾰족한 지붕이 돋보인단 말이야. 거기다 건물 중간중간에 구름이 껴 있어.’
마치 구름 사이에 건물을 지은 것 같은 모양새였다.
그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건 역시나 왕이 살고 있는 왕궁이었다.
석양빛으로 물들어 있는 거대한 구름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이리 오시면 됩니다.”
에단은 경비대장의 안내에 따라 궁전 안으로 들어갔다.
내부를 거쳐 응접실에 도착한 에단에게 여러 조인족 전사들이 시선을 보냈다.
가뜩이나 외부인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상황인데, 또 다른 외부인이 보이니 시선이 안 좋을 수밖에 없었다.
“전하께서 기다리십니다.”
거대한 문이 열리자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왔다.
안에선 여러 조인족들이 논쟁을 벌이고 있었다.
“지금 당장 군대를 투입해서 그자들을 잡아 죽여야 합니다!”
“신성한 땅에 무기를 든 자를 들여보내는 게 말이 됩니까? 최소한의 인원으로 찾는 게 우선입니다!”
“지금은 상황이 다르오! 신성한 땅을 더럽히는 놈들을 찾는 일이 얼마나 중한 일인데!”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같은 부류가 될 순 없지 않습니까!”
“그럼 최소한의 인원만 보내서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 놈들을 찾자, 이 말입니까?”
“그렇소.”
“그럼 놈들이 우리의 땅을 다 더럽힌 다음에 찾아오게 되겠지!”
“다들 닥치시오!”
논쟁을 벌이는 신하들 사이에서 조인족들의 왕 타이칸이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 있었다.
그러다 타이칸이 에단을 보았다.
“지상의 귀족께서 오셨군. 에단 휘커스 경! 잘 오셨소!”
타이칸이 한 줄기 희망을 보듯 에단을 보았다.
“스카이피아에 온 걸 환영하오!”
에단이 꾸벅 인사했다.
“안녕하십니까.”
상당히 어수선한 분위기였지만 외부인인 에단이 들어오자 분열되어 싸우고 있던 조인족들이 일제히 에단을 째려보았다.
정말 다양한 외견의 조인족들이었다.
인간과 똑같은 외견에 날개만 달린 조인족부터 부엉이처럼 생긴 조인족, 참새처럼 생긴 아주 작은 조인족, 그리고 거대한 조인족까지.
조인족들의 왕인 타이칸은 그중에서도 가장 커 보였다.
‘펠리칸 같은 새일 거야, 아마.’
“어수선한 상황에 제 방문이 탐탁지 않으실 텐데. 전 스카이피아를 도우러 왔습니다. 표정들 푸시지요.”
그리 말한 에단이 조인족들을 가로질러 타이칸에게 향했다.
“환영에 감사드립니다, 전하.”
“에단 휘커스 경, 이야기를 듣자 하니 찾는 사람이 있다고 하던데. 게다가 우리의 신성한 땅에 침입한 인간들을 잡는데 큰 도움을 줄 수 있다고도 했다지?”
타이칸이 흥미롭다는 듯이 에단을 보았다.
에단에게 적대감을 보이던 조인족 신하들이 에단의 말 한마디에 꾹 입을 다물고 있었다.
에단에게서 피어오르는 오라 때문이었다.
이 오라는 정확하게 신하들에게만 향해 있어서 왕인 타이칸은 전혀 느끼지 못했다.
요컨대 예의와 무례의 균형을 정확하게 맞췄다는 소리였다.
“예, 제가 도움을 드릴 수 있을 듯합니다. 하지만 아직 자세한 이야기를 듣지 못했습니다. 그에 대해 이야기해 주시면 더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을 듯합니다.”
“그럼 처음부터 이야기해 주도록 하겠네. 시간을 꽤 되감아야 하네.”
타이칸이 설명을 시작했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