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bscriber of the Gods RAW novel - Chapter (439)
신들의 구독자 439화
439화. 때로는
아레스는 이 상황에 상당히 감격하고 있었다.
눈앞에 [제대로 된 신만 구독함] 구독자가 있고 그가 선택한 자신이 있다.
“음, 음음.”
[제대로 된 신만 구독함] 구독자의 구독으로 지금까지의 노력을 모두 인정받는 듯했다.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계속 웃음이 나와, 아레스는 간신히 웃음을 참아야 했다.
“우선 합방 요청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레스 님.”
“별말씀을!”
“그럼 혹시 아레스 님, 아레스 님의 능력에 대해서 물어보기 전에 다른 질문을 하나 해도 되겠습니까?”
“무엇이든 물어보게나! 내가 답해 줄 수 있는 거라면 성심성의껏 대답해 주겠네.”
에단이 아레스를 보았다.
“신세계에서 승리하기 위한 조건을 아십니까?”
아레스는 신세계 내에서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신이었다.
그리고 최상위 4신인 제우스와 아주 연관이 깊은 신이기도 했다.
“승리 조건? 신세계의 승리 조건을 묻는 건가?”
아레스가 의아한 듯 되물었다.
“신세계 최상위 4신께서 최근 영상을 꽤 올리고 계시더군요.”
에단이 현 상황에 대해서 설명했다.
짤막하게 설명했는데도 아레스는 금방 에단의 말을 이해하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활동 시기가 묘하게 겹치는 게, 혹시나 제가 예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으으음, 그럴 수 있겠어. 확실히 네 분이 갑작스레 움직이시긴 했지. 근데 그건 [제대로 된 신만 구독함] 구독자 그대에게 자극을 받아서일 텐데? 척준경, 그분을 위로 끌어올렸잖나! 그대가 위기감을 준 거야!”
신세계의 수많은 구독자들과 신들에게 물어도 같은 말을 할 것이다.
고착화되어 있던 신세계에 자극을 던진 것이 바로 [제대로 된 신만 구독함] 구독자다.
처음엔 하위권의 신들을 조금 위로 끌어올려 수많은 구독자들에게 노출시키는 정도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상위 신들에게 영향을 줬고, 척준경이 최상위 신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도운 게 바로 에단이었으니.
최상위 4신이 동시에 움직인 건 오로지 에단의 영향이라는 뜻이었다.
“타이밍이 잘 맞았다고 생각합니다. 본래 그분들께서 준비하던 게 제가 한 일들과 맞물렸을 뿐이지요.”
“역시.”
아레스가 씩 웃었다. 자신이 상상한 대로 이 구독자는 상당히 겸손했다. 그 겸손의 끝에서 나오는 자신감이기에 수많은 신들이 그를 믿고 일을 맡기게 된 것이다.
“음…… 그러면 일단 [제대로 된 신만 구독함] 구독자께서는 이 신세계가 끝을 바라보는 것 같다는 거군? 최상위 4신들은 신세계의 끝이 다가오니 더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거고 말이야.”
“예, 만약 끝이 다가오는 거라면, 그 승리 조건이 궁금해져서 말입니다.”
“으으음…… 나도 많이 들은 건 없다만. 가끔씩 제우스 님을 뵈러 가곤 하거든.”
최상위 4신 중 하나.
번개의 주신 제우스.
‘아레스는 제우스의 자식이니까.’
최상위 신들만 알고 있는 것들을 건너 들어 알고 있을 가능성이 높았다.
“단순히 순위만으로 신세계의 우승자가 될 수 있는 건 아니라고 하시더군. 순위도 중요하지만 모든 것들이 종합적으로 책정되어 점수에 들어간다고 들었어. 수많은 구독자들이 각각의 선택을 하는 만큼, 구독자의 중요도가 상당히 높다고 하셨지.”
‘역시 그렇지. 순위만으로 우승자가 결정된다면 다른 신들이 신세계에 그리 힘을 들일 필요가 없을 테지.’
이미 승부가 났으니까.
하지만 신세계의 우승자는 단순히 구독자 수와 좋아요 수로만 정해지는 게 아니다.
‘신세계는 기본적으로 신들이 선택을 받는 메커니즘이니까.’
우승자가 정해지는 데 구독자의 선택이 상당히 중요한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었다.
‘그러니 더 열심히 하는 거지. 임팩트를 주기 위해.’
오랜 기간 순위표의 상위권에 머물면 그만큼 임팩트가 떨어진다.
오히려 임팩트가 있는 건 낮은 순위부터 천천히 높은 순위까지 올라가는 것이다.
‘결국 관심을 끄는 건 서사거든. 이야기가 중요한 거야.’
구독자들은 신처럼 완벽하지 않다.
물론 신들도 완벽하지 않지만 구독자들은 훨씬 더 불완전하다.
그렇기에 신들에겐 구독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이 있어야 했다. 그게 서사든 압도적인 능력이든.
무엇이든 좋다.
‘흐으으으음, 그렇다면 더욱 더 내가 부각될 수밖에 없겠는데.’
에단은 서사를 부여하는 데 탁월한 구독자였다.
구독 후기, 쇼츠 영상 등, 에단이 신세계에서 지금까지지 해 왔던 것이 바로 이 서사 부여였으니까.
‘허준이 그 서사의 시작이었지.’
그 허준은 지금도 신세계에서 핫한 신 중 하나였다.
지금도 쭉 순위가 상승하고 있는 게, 밑바닥에서 시작해 위로 올라온 동양의 만물 의사라는 서사 덕분이었다.
허준은 에단이 발견하기 전까지 신세계의 밑바닥에서 자리를 잡고 있었다.
그랬던 허준의 순위가 계속해서 올라가고 있다. 그런데 허준 자체는 달라진 게 없다.
그저 구독자들이 허준을 알게 된 것뿐.
‘많이 올라왔다 하지만 50위 안에도 들지 못해. 50위가 뭐야, 100위 안에도 도달하지 못했어. 그런데도 허준을 모르는 신세계 구독자는 거의 없지.’
이게 바로 이야기의 힘인 것이다.
“답변 감사합니다, 아레스 님.”
“도움이 되었나? 그렇다면 본격적으로 특훈에 들어가자고.”
신세계의 상황에 대해서 들은 후, 에단은 본래 아레스로부터 배우려고 했던 전장을 읽는 힘에 대해서 배웠다.
“이 전장을 읽는 힘은 본능이 상당히 중요하거든. 전장은 살아 있는 생명체와 같아서, 계속해서 그 형태가 변하지. 분명 방금 전까지 네모난 모습이었던 전장이 어느새 세모가 되고, 어느새 또 마름모꼴이 되기도 하지. 그렇기에 본능적으로 이해해야 하고, 읽었다면 곧바로 행동해야 해.”
멈춰 서는 순간 흐름은 또다시 바뀌어 버린다. 그러니 가만히 있으면 흐름을 거스를 수도, 뒤바꿀 수도 없다.
“그 변화엔 일종의 패턴이 있다네. 그 패턴을 읽어야 해. 하지만 이건 말로 설명할 수가 없다네. 알다시피 나는 본능적인 편이거든. 그래서 내 능력에 그 본능까지 다 담았다네. 내 능력을 배운 이들은 내가 보는 전장을 그대로 볼 수 있다는 뜻이야.”
아레스가 가장 신경 쓴 부분이었다.
본능적으로 능력을 사용해 탁월한 효과를 내는 대부분의 신들에게 부족한 게 바로 이 말주변이었다.
제아무리 대단한 능력이 있다고 한들 배우는 이에게 이해시키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
아레스는 말주변을 늘리는 대신 자신의 본능을 능력에 포함시켜, 배우는 이가 훨씬 더 편하게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오.’
에단은 아레스의 아이디어에 감탄했다.
“만약 제가 참여하려는 전장이 나무 인형들로만 이루어진 전장이라면, 이 흐름이라는 것이 변할까요?”
에단의 질문에 아레스가 음, 하고 콧김을 내뿜었다.
“명령만으로 움직이는 변수 없는 전장인 게군? 그럼 오히려 읽기 쉽지! 흐름 자체가 일관될 테고, 잠시 머뭇거린다 해도 그 흐름이 세차게 바뀌진 않을 테니까 말이야. 그 전장은 사실상 한 명의 뜻으로 이루어진 전장이니!”
‘말 그대로야. 역시 아레스를 고르길 잘 했군.’
아레스가 웃으며 말했다. 완전히 물 만난 물고기였다.
“그 전장을 통솔하는 딱 한 명만 꿰뚫어 보면 되는 거니까. 난이도로 치자면 1단계라고. 그 정도 난이도라면 내 능력을 처음 사용하는 거라 해도 무조건 꿰뚫을 수 있지.”
에단은 아레스로부터 전장의 상황을 읽을 수 있는 힘을 배우게 되었다.
-군신의 투구를 배웠습니다!
-스킬 추가 : 군신의 투구 (S)
에단이 스킬을 사용하자 머리에 투명한 투구가 씌워졌다.
“그 투구를 쓰고 있는 동안 자네도 전쟁의 신이라고 볼 수 있는 걸세. 당당하게 말해도 좋네. 전쟁의 신 아레스에게 배웠노라고.”
군신의 투구를 쓴 에단이 몹시 보기 좋았는지, 아레스가 경쾌하게 웃었다.
“이것도 가져가게나. 그 투구에 꽂을 수 있는 깃털인데, 이 깃털이 있으면 전장의 상황을 더욱 더 생생하게 볼 수 있지. 내 굿즈라네.”
아레스는 에단에게 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내주었다.
‘전쟁의 신이라서 굉장히 사나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푸근한 신이었다.
“감사합니다, 아레스 님. 약속한 것들은 제가 확실히 하겠습니다.”
“기대하겠네!”
구독 후기와 쇼츠 영상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아레스는 [제대로 된 신만 구독함] 구독자에게 구독을 받았다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기뻤다.
아테나도 아니다.
다른 전쟁의 신들도 아니다.
그 수많은 신들을 건너 결국 자신에게 도달한 것이다.
“다시 한번, 나를 선택해 줘서 고맙네.”
* * *
아레스의 힘을 얻은 에단이 눈을 떴다.
그 짧은 시간 동안 쇼프로브 하이어는 150명의 병력을 준비해 둔 상태였다.
병사들의 색은 옅은 푸른색이었다.
“정말 가능한지 모르겠소. 솔직히 말하자면 신인 나도 저 전장엔 함부로 참여할 수가 없소. 물론 내가 약한 신인 것도 있지만…… 지금 저곳은 이미 흐름이 만들어진 상태요.”
까앙-! 까앙-!
밀리고 다시 밀쳐 내고.
쇼프로브 하이어가 말한 대로 지금 저 전장은 살아 있는 생명체처럼 움직이고 있었다.
소용돌이 같은 흐름이 있어, 그 흐름을 거스르려면 강력한 힘이 있어야 했다.
150명? 턱도 없이 부족한 숫자였다. 흐름을 거스르기는커녕 흐름에 휘말려 죽기 딱 좋았다.
“나야 괜찮은데.”
이곳은 신들의 유희 장소라, 불사의 존재인 신들은 죽지 않는다. 에단이 가진 신격을 없애는 힘 같은 게 아니라면 절대 죽지 않는다.
그러나 에단은 다르다. 에단은 어디까지나 인간이다. 이곳이 특별하게 만들어진 마법적인 공간이라고 한들 죽지 않는 건 아니었다.
“그대는 실패하면 죽소. 이건 아무리 봐도 무모한 일이요. 지금까지 그 몸으로 발버둥 쳐 온 건 죽지 않기 위해서였던 것 아니오?”
쇼프로브 하이어가 이번엔 로디튼을 보았다.
“함께 간다고 했는데. 너도 죽는다, 인간 모험가.”
“운명에 대항하는 길은 항상 험난하지. 난 그저 뒤를 따를 뿐.”
“파트너가 뜻을 정했는데, 난 그걸 방해할 정도로 눈치 없는 검이 아냐.”
로디튼과 메리가 차례로 대답했다.
“하…….”
쇼프로브 하이어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쇼프로브 하이어, 가자.”
“어……? 나도 가는 건가?”
“그럼 지켜만 보고 있게?”
“…….”
“그리고 말이야. 신들은 죽음에 대해서 모르는 게 있다.”
에단이 말했다.
“인간은 말이지. 때로는 살기 위해서 죽음을 향해 걸어가야 할 때가 있거든.”
그 말에 쇼프로브 하이어가 침묵했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