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bscriber of the Gods RAW novel - Chapter (449)
신들의 구독자 449화
449화. 에단 휘커스로 살아남다
마중적토 인중여포.
말 중에선 적토마가 제일이요, 인간 중에선 여포가 제일이로다.
-무신극검을 시전합니다!
무신 여포의 능력은 심플했다.
항우가 산을 뽑을 듯한 거력을 선사해 준다면 무신 여포는 무에 관련된 모든 기술을 업그레이드해 주었다.
요컨대 에단 검술을 펼칠 때 무신극검의 힘이 작용하여 그 위력이 크게 올라가는 것이다.
그런데 그 수준이 상당했다.
까앙-!
마황은 정면 대결에서는 승산이 없다는 걸 아주 잘 알았다.
그렇기에 대검에 마나를 두르고는 거리를 벌려 충격파를 날렸다.
에단이 충격파를 처리하는 틈을 타 안으로 파고들 생각이었다.
에단에게 상당한 파괴력이 있다는 걸 알고 있으니 속도로 공략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마황은 모르고 있었다.
방금 전에 싸웠을 때 에단이 쓸 수 있었던 게 오로지 힘뿐이었다는 것을.
에단의 장점은 압도적인 힘이 아니었다.
속도.
“!”
분명 충격파를 처리해야 할 상황이건만. 에단은 이미 충격파를 부수고 마황의 정면에 바짝 다가와 있었다.
이렇게 되면 마황이 할 수 있는 건 하나뿐이었다.
“젠장!”
정면 대결.
에단의 검을 막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선택지를 강요하는 에단의 움직임에 마황은 욕지거리와 함께 검을 날렸다.
까앙-!
충돌과 동시에 마황의 대검이 그대로 박살이 났다.
까가가각-!
“…….”
마황이 부러진 대검을 멍하니 보았다.
검이 부러져?
생각해 본 적조차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그게 끝이 아니었다.
서-걱!
에단은 대검을 박살 냄과 동시에 한 번 더 빙글 돌아 마황의 가슴팍을 베었다.
순간 당황한 마황이 뒤로 크게 물러났지만 이미 늦었다.
그의 가슴팍이 일자로 베였다.
입고 있던 갑옷이 조각조각 박살 남과 동시에 일자로 깊은 상처가 났다.
“젠장!”
마황은 자신의 가슴팍을 매만졌다.
피가 배어 나오고 있었다.
그가 입고 있는 건 단순한 갑옷이 아니었다.
과거 전설의 마법사와 전설의 대장장이가 힘을 합쳐 만든 희대의 아티팩트였다.
그런 아티팩트를 단칼에 베어 버린 것이다.
검과 갑옷.
그리고.
“웨에에엑.”
이윽고 찾아온 큰 고통.
딱 한 번의 충돌로 마황은 심각한 상처를 입고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족쇄를 단 나를 상대해 놓고 그게 진짜 나라고 생각했던 건가?”
에단이 정말 웃기다는 듯이 웃었다.
“웃기는군.”
“그걸 어떻게……!”
“정황이 너무 딱 보여서. 사실 진짜인지 아닌지 몰랐는데. 그 반응을 보니 알겠어.”
에단이 씩 웃었다.
“그렇다고 새벽회와 손을 잡다니. 이 얼마나 멍청한 짓인가. 마황, 차라리 날 찾아오지 그랬나?”
“……뭐?”
“내가 특훈을 시켜 줬을 텐데 말이야. 신성 제국의 황제인 성황을 상대로 이길 수 있는 필승법…… 같은 걸 말이다.”
이죽거리는 에단을 보며 마황이 순간 크게 울컥했다.
그는 검이 부러진 것도 잊은 채로 앞으로 곧장 돌진했다.
“네게 있어선 패배가 아주 큰 굴욕인가 본데. 학생들 중에도 그런 학생들이 꽤 있다. 그런 학생들은 지면 당신과 똑같은 반응을 보여. 그런 학생들에겐 어떤 걸 가르쳐 주는 줄 아나?”
에단이 말했다.
“패배. 계속 승리만 하다 보면 나중에 무조건 찾아올 패배에 큰 상처를 입거든. 쓰러지면 다시 일어나지 못해.”
“빌어먹을.”
“지금 당신에게 딱 어울려. 성황에게 패배해서 어쩔 줄 모르는 꼴 말이야.”
에단이 동강 난 대검을 휘두르는 마황의 공격을 여유롭게 피해 냈다. 그러고는 서리검의 손잡이 부분으로 마황이 든 검의 손잡이 부분을 정확하게 때려 올렸다.
콰각-!
마황의 들고 있던 검이 공중에 떴다.
“가장 기본적인 것도 못하는군. 검사가 검을 놓쳐서야 쓰나.”
에단이 그대로 마황의 복부를 후려쳤다.
“좋은 선생 밑엔 좋은 학생이 나오는 법.”
“빌어먹을. 빌어먹을-!”
에단이 검에 힘을 주었다.
‘마황에게는 이게 어울린다.’
에단 검술 제4식
신뢰만년서리
부러진 검으로 에단의 검을 막을 수 있을 리가 없다.
마황의 몸이 사선으로 갈라졌다.
“하.”
마황의 동공이 흔들렸다.
“잘못된 길로 와 버렸나.”
쓰러진 마황을 뒤로하고 에단이 뒤를 돌았다.
본래라면 마황이 공격을 당하는 틈을 타 1, 2사도가 움직여야 했다. 하지만 1, 2사도는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이 두 사도는 이미 한 번 에단에게 죽었다.
죽은 이후 문 마더의 힘으로 되살아났지만 살아난 건 말 그대로 육체뿐이다.
정신은 이미 에단에게 패배한 그 상태 그대로였다.
때문에 검을 든 에단을 보자마자 자연스레 죽기 직전의 기억을 떠올렸다.
절멸증에 의해 큰 내상을 입었던 에단에게도 승리하지 못했거늘.
절멸증이 다 나은 에단을 어떻게 이길 수 있을까.
냉정한 상황 판단과 공포가 그들을 움직이지 못하게 만들었다.
으득-!
2사도의 입에서 피가 배어 나왔다. 입술을 깨물어 버린 것이다.
이대로 가만히 공포에 젖어 있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지금 할 수 있는 건 딱 하나뿐이다.
2사도가 모든 힘을 두 손에 모아 최대 위력의 파동포를 준비했다.
“운명의 주사위.”
거기에 더해 다시 한번 주사위를 굴려 수치 6을 뽑아냈다.
“내 공격이 반드시 적중한다.”
대상은 2사도 자신.
수치 6의 보정을 받는 건 이 파동포 공격이었다.
“애초에 도망친다는 건 선택지에 없나 본데.”
에단은 오히려 그런 부분을 높게 샀다.
“문 마더께 부끄러운 모습을 보일 순 없다-!”
2사도의 쇄도에 1사도가 두 손을 합장했다.
이미 검술로는 상대가 안 된다는 걸 확인했다.
그렇다면 다른 능력을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이미 한 번 살려 주신 몸.”
더 이상 문 마더에게 의지할 수 없는지, 둘은 최후의 최후에 이르러 더 이상 문 마더를 부르짖지 않았다.
“그래, 그랬었지. 너희들은 한 번도 추한 모습을 보인 적은 없었지.”
마황에게는 일부러 4식을 사용했다.
그건 아껴 둔 것이었다.
“오의.”
문 마더의 사도들에겐 문포스의 오의로.
“문샤인.”
모든 걸 끝내리라.
* * *
툭-. 투둑-.
마황이 쓰러진 곳. 그 멀지 않은 곳에 두 사도가 쓰러졌다.
“이젠 문 마더도 더 이상 살리지 못하겠지.”
에단이 깊게 심호흡을 했다.
“숨 쉬다가 기침이 나와 죽을 뻔한 적도 있었어.”
그러나 이젠 다 과거의 일이 되었다.
에단은 살아남았다.
에단 휘커스로 살아남았다.
“보고 계십니까?”
에단이 위를 보며 말했다.
문 마더의 사도들을 문포스의 오의로 쓰러트렸다.
이제 이 세상에 더 이상 문 마더를 믿는 이들은 없다.
과거 문 마더가 문포스에게 했던 일을 그대로 갚아 준 셈이었다.
-여신 문포스가 당신에게 감사를 표합니다.
문포스가 에단에게 감사를 표했다.
그리고 동시에 무수한 알림이 뜨기 시작했다.
-퀘스트를 클리어하셨습니다!
-잔당 처리 퀘스트를 클리어하셨습니다!
-메인 시나리오를 정복하셨습니다.
-대륙의 영웅이 되었습니다!
-칭호를 얻었습니다! 당신은 대륙 멸망의 위협으로부터 대륙을 지킨 수호자입니다.
-업적을 달성하셨습니다!
-업적을 달성하셨습니다!
-업적을 달성하셨습니다!
대륙을 위협하는 새벽회를 완전히 제거하게 되었다.
메인 퀘스트 완료. 그 덕분에 칭호와 수많은 업적을 달성하게 되었다.
‘메인 퀘스트는 이걸로 끝이야.’
이제 더 이상 대륙에 위협은 존재하지 않는다.
시나리오의 끝이라고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가장 마지막.
에단이 그토록 바라던 알림이 떴다.
-에단 휘커스로 살아남기. 모든 퀘스트를 완료하셨습니다!
-믿을 수 없는 결과입니다. 당신은 살아남았습니다!
-축하합니다, 에단 휘커스.
에단 휘커스로 살아남기.
퀘스트의 난이도는 헬. 대륙에서 제일 병약한 에단 휘커스로 살아남는 것.
-현재 생존 확률 99.9퍼센트
에단이 천천히 고개를 들고는 숨을 내뱉었다.
웃음이 멈추질 않았다.
“살았다.”
* * *
“가만히 계세요. 지금 살아 계시는 게 기적일 정도예요.”
“메, 메리는…… 메리는 어떻게 됐습니까, 성녀님?”
성녀도 몸이 성치 않았지만, 로디튼보다는 사정이 나았기에 전력을 다해 로디튼을 치료하고 있었다.
“이렇게 되셨는데도 에고 소드부터 찾으시는군요. 걱정 마세요. 로디튼 님의 에고 소드는 로디튼 님보다 훨씬 상태가 나으니까요.”
성녀가 그렇게 말하곤 뒤쪽을 가리켰다. 거기엔 에단이 메리를 돌보고 있었다.
“에, 에단 선생…….”
“로, 로디튼! 로디튼, 안 돼!”
에단의 손에 있던 메리가 갑자기 소리를 빽 질렀다.
안타깝게도 에고 소드한테는 침이 통하지 않기에 탕약과 뤼카를 이용했다.
뤼카는 에고 소드인 메리에게 효과적인 순수한 마나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덕분에 메리는 로디튼보다 훨씬 빨리 멀쩡해질 수 있었다.
“에, 에단 선생! 로디튼은?”
“이거 정말, 서로가 서로만 생각하는군요.”
“나 여기 있다, 메리.”
“로디튼, 이 멍청한! 내가 도망치라고 했잖아!”
“언제 그랬어? 맞서 싸우자고 했지. 죽어도 같이 죽어 준다며. 그래 놓고선 혼자 시간을 벌어 보려고 하던데.”
로디튼이 웃으며 말했다.
“어디서 혼자 멋있는 장면을 다 가져가려고? 낭만은 내 몫이잖아.”
“웃으시면 상처 더 벌어져요.”
“미안합니다.”
“…….”
메리는 에고 소드라 표정을 알 수 없었지만 어째선지 에단의 눈에는 표정이 보이는 듯했다.
“로디튼 님, 감사드립니다.”
에단과 성녀가 다시금 로디튼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로디튼이 아니었으면 정말 모든 게 망가졌을 것이다.
“……내가 일을 망칠 뻔했으니, 적어도 내가 수습해야 한다고 생각했소.”
로디튼이 한숨을 내쉬며 다시 누웠다.
“그래도 다 잘 풀렸으니!”
그러고는 걱정 없다는 듯이 다시 눈을 감았다.
“잘된 일 아니겠습니까.”
다른 게 낭만이 아니었다.
“축하드리오, 에단 선생. 얼마나 지긋지긋했을지 감히 판단할 순 없겠지만, 그 불치병인 절멸증을 치료하고 원하는 바를 이루었으니 이젠 꽃길만 걸으면 되겠군!”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