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bscriber of the Gods RAW novel - Chapter (450)
신들의 구독자 450화
450화. 삶은 이어진다
휘커스 영지는 발전에 발전을 거듭했다.
마도 제국에서 돌아온 에단이 본격적으로 영지에 힘을 쓰면서 추진 속도가 한층 더 빨라졌고, 수많은 이들이 휘커스 영지에 터를 잡으면서 비로소 완벽히 자리를 잡게 됐다.
“대륙의 유명한 사람들은 다 휘커스에 모이니.”
“여긴 복잡해도 올 수밖에 없다니까?”
“없는 것 빼고 다 있잖아.”
“그리고 무엇보다 안전하니까.”
“여기서 누가 사기 칠 수 있겠어? 황녀님도 여기 자주 오신다는데.”
“십이성의 후계자들도 자주 보이더라고.”
모든 길은 휘커스로 통한다.
그런 말이 돌기 시작하면서 유명인들이 모이고, 그 유명인들을 따라 사람들이 모인다.
긍정의 선순환이 일어나자 에단은 치안에 한껏 힘을 썼다.
보물에는 언제나 날파리들이 꼬인다.
그 사실을 아주 잘 아는 에단이기에 치안에 가장 크게 신경을 썼고, 그 결과 유동 인구가 한 번 더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휘하 영지로 들어가게 되면 저희도 현재 휘커스 영지가 누리고 있는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겁니까?”
“그렇소.”
“하하하- 정말 감사드립니다. 정말 영광입니다!”
인구가 늘어나면 그에 따라 땅을 넓힌다.
에단은 자신의 명성과 유명세를 확실하게 이용해 영지를 확장하고 통합하는 과정을 계속했다.
하지만 자신이 세운 기준을 넘어선 후로는 영지를 더 확장할 생각을 접었다.
‘딱 여기까지.’
여기서 더 늘리면 어떤 식으로든 나쁜 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
제국에 대한 도전.
‘난 그렇게까지 야망이 없다고.’
에단은 이미 목표를 이뤘다.
얼마나 쉼 없이 달려온 나날이었던가.
‘즐길 시간도 없는데.’
목숨 걱정 없이 편히 살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중요한 건지 확실히 느끼고 있었다.
“축하합니다!”
“축하한다, 내 아들!”
“축하드려요, 에단 님. 드디어, 드디어 이루셨군요!”
마스터 축하 파티를 했던 게 엊그제이건만.
업무를 마치고 돌아온 에단을 영지 입구에 모인 수많은 인파가 반겼다.
모두가 잔뜩 상기된 얼굴로 에단을 기다리고 있었다.
“절멸증 치료를 축하합니다! 에단 휘커스 님!”
“축하드립니다!”
이전에는 마스터 칭호를 얻게 된 것에 대한 성대한 축하였다면 이번엔 절멸증 치료를 축하하는 축제였다.
이전보다 훨씬 더 많은 인원이 모여 있었는데, 그 짧은 사이에 휘커스 영지의 규모가 커지고 인구가 더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거, 데자뷔인가?’
마스터 칭호 축하 파티와 비슷한 느낌이 들었지만, 항상 그렇듯 축하받는 건 기분 좋은 일이었다.
아니 오히려 그때보다도 더 기뻤다.
에단은 웃음을 참지 못했다.
“하하하하-.”
마스터를 달성한 거야 어디까지나 마도 제국으로 넘어가기 위한 수단이었지만 절멸증의 치료는 에단의 오랜 숙원이었기 때문이다.
절멸증 때문에 얼마나 많은 일이 있었던가.
에단이 메판 전성기 시절보다 훨씬 더 강해질 수 있었던 건 뒤에서 절멸증이 계속 쫓아왔기 때문이었다.
안정되려고 하면 쫓아와 생존 확률을 낮추고, 생존 확률을 올렸더니 한계가 있다면서 막고.
‘달리 보자면 절멸증이 채찍질을 해 준 거지.’
어느 정도 강해졌으면 멈추기 마련인데, 안주하고 멈추면 목숨이 달아나니까 말이다.
‘나한텐 절멸증이 선생이었던 거지, 뭐.’
에단이 환하게 웃자 다들 더욱더 크게 박수를 쳤다.
하지만 에단은 금세 표정을 굳혔다.
“이렇게 하시면 어떻게 합니까.”
에단이 심각한 표정으로 휘커스 백작에게 다가갔다.
분명 웃던 에단이 갑자기 표정을 굳히고 다가오자 휘커스 백작이 곤란스런 표정을 지었다.
“에단, 혹시 내가 실수한 거냐?”
“예, 큰 실수를 하셨습니다.”
갑자기 싸해진 분위기에 휘커스 백작이 헛기침을 했다.
에단이 축제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 듯 보였다.
백작은 옆에 있던 총관에게 빠르게 눈치를 준 후 모인 인원을 그대로 해산시키려 들었다.
하지만 에단의 말이 먼저 나왔다.
“제 절멸증이 치료됐는데 이 정도 규모는 너무 작습니다, 아버지. 더 크게 하시죠. 제 지인들을 싹 다 불러야겠습니다.”
대륙 각 지역을 돌아다니며 얻은 인연들과 십이성 가문.
그들에게 확실하게 어필하는 게 좋을 듯했다.
‘기왕 하는 축제, 성대하게 하는 것도 좋지만 알리는 게 제일이거든.’
에단 휘커스에게 더 이상 병은 없다.
그 사실을 알리는 것만으로도 여러 가지 억제력이 생기는 것이다.
에단이 황녀의 비호를 받게 된 것과 비슷한 원리였다.
‘이유야 붙이기 마련이지. 사실 기왕 하는 축제를 크게 하고 싶은 마음이 제일 커.’
다른 이유는 적당히 붙인 것뿐이고, 사실은 이 절멸증을 치료했다는 것이 상당히 의미 있는 일이었기에 모두에게 알리고 싶었다.
“제 치료에 도움을 준 모든 이들에게 편지를 보내겠습니다. 편지를 보내고 그분들이 오게 되면 본격적으로 축제를 시작하시죠!”
한 달.
아주 넉넉한 축제 기간이었다.
그 말을 듣고서야 휘커스 백작을 포함한 모든 이들의 표정이 풀렸다.
에단은 그렇게 말하곤 휘커스 백작에게 고개를 숙였다.
“그 중앙엔 아버지가 자리하시면 됩니다. 덕분에 제가 여기 살아 있는 거니까요.”
휘커스 백작이 모든 걸 내던져 에단을 치료하지 않았으면 애초에 시작하지도 못했을 일이다.
얼마 버티지 못하고 금방 죽었을 테니까.
에단의 육체가 하늘의 선택을 받았다고는 한들 그 자그마한 육체로 절멸증을 버티는 게 가능했을 리가 없다.
“그래, 성대하게 열자꾸나.”
더 이상 울 필요는 없었다.
이젠 웃는 날만 남았으니까.
* * *
에단은 에단 휘커스로 살아남는 데 성공했다.
새벽회의 잔당을 처리하며 메인 시나리오를 전부 다 클리어 했으니, 사실상 메판의 엔딩에 도달했다고 볼 수 있었다.
“삶은 이어진다.”
그리고 깨달았다. 이건 게임이지만 게임이 아니다.
퀘스트를 클리어하고 대륙의 위협을 모두 막아 냈다고 해서 모든 게 끝나는 것이 아니었다.
“이렇게 될 거라고는 생각 못 했어.”
메인 퀘스트를 클리어하면 본래 살던 곳으로 되돌아간다?
사실 그건 에단이 원하는 바가 아니었다.
“이제야 살아남았다고.”
에단이 바란 건 메인 시나리오를 클리어해 살아남고 원래 세계로 돌아가는 게 아니었다.
“죽음의 위기 없이 건강하게 사는 걸 바라 왔었지.”
에단은 죽지 않기 위해 수많은 것들을 쌓아 왔다.
강함, 인맥, 영지.
적은 없앴고 아군은 늘려 왔다.
이제 에단에게 남은 건 건강한 몸과 대륙 십이성이 된 가문, 그리고 대영지였다.
“오히려 좋은가.”
이젠 즐길 일만 남은 셈이다.
그때 에단에게 알림이 울렸다.
-신세계 시스템이 당신을 호출합니다.
* * *
신세계.
신세계를 이용하는 수많은 신들과 구독자들은 갑작스런 알림에 당황했다.
-신세계의 경쟁이 마무리됩니다!
-신세계의 경쟁이 마무리됩니다!
“신세계의 경쟁이 마무리된다고?”
“그럼 끝나는 건가?”
신세계는 일종의 대회였다.
신들 중 가장 많은 구독과 좋아요를 확보한 신을 뽑는 것.
신들의 신을 뽑는 게 이 신세계의 목적이었다.
물론 이건 구독자들과 신들이 예상하고 있는 사실일 뿐. 이 신세계에 대해서 정확히 아는 이는 그 누구도 없었다.
“순위는 다 정해져 있는데.”
“그러면 제우스 님이 우승이네. 제우스 님이 제일 좋아요와 구독자 수가 많으니까.”
번개의 주신 제우스.
현재 신세계에서 가장 많은 좋아요와 구독자 수를 보유한 신이었다.
근래에 올린 영상은 구독자들에게 상당한 호평을 받고 있었고, 굿즈 역시 구독한 모든 이들이 살 만큼 퀄리티가 훌륭했다.
아마도 쌓은 좋아요 수가 상당할 터.
-신세계 투표를 진행합니다!
그러나 우승자를 뽑는 방식은 구독자들이 예상했던 방식과는 달랐다.
신세계의 우승자를 뽑는 방식은 투표였다.
“그럼 이 순위는?”
-투표 번호는 현재 신세계의 순위대로입니다.
높은 순위를 기록한 신들은 우선적으로 좋은 번호를 받아간다.
순위에 따라 가장 노출이 잘 되는 번호를 받아 갈 수 있으니, 마지막 투표에 큰 도움이 되는 혜택이라고 볼 수 있었다.
“오, 이러면 재밌어지겠는데?”
“혜택이 좋긴 좋은데, 이러면 지금껏 열심히 해 온 신들은 맥이 빠질 수도 있겠어.”
순위만을 바라보고 열심히 해 온 신들이라면 조금 신경이 쓰이겠지만, 그들도 마냥 싫어하지는 않을 만한 방식이기도 했다.
무엇보다 그들은 신이니까. 순위로 굳어진 결과보다 오히려 투표를 더 좋아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최상위 4신들은 그런 건 신경 안 쓸 것 같네. 아니, 오히려 투표를 더 좋아할지도?”
지금까지의 노고를 생각하면 혜택이 상당히 적다 볼 수도 있겠으나, 대다수의 신들은 투표 방식에 상당한 자신감을 보였다.
하위권의 신들도 나름대로 반전을 기대할 수 있는 좋은 방식이었다.
-지금부터 투표를 시작합니다.
-여러분은 총 10표의 투표권을 가질 수 있습니다. 한 신에게 모두 투표를 할 수도 있고 한 표씩 각기 다른 신에게 투표할 수도 있습니다.
-투표의 결과로 우승자가 결정됩니다!
-투표권은 이양이 가능합니다.
꽤나 특이한 투표였다.
“투표권이 이양 가능하다고?”
“이게 무슨 말이지? 투표권을 다른 구독자한테 줄 수 있다는 거야?”
신세계의 구독자들은 서로 커뮤니티를 통해 소통할 수 있었다.
때문에 신세계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친해진 구독자들도 있었다.
또한 커뮤니티에는 신들을 추천하고 능력을 분석하는 글 올리거나 구독자나 특이한 행보를 보여 유명해진, 소위 네임드라 불리는 구독자들도 여럿 있었다.
때문에 투표권을 이양할 수 있다는 건 상당한 이슈가 되었다.
“솔직히 누굴 투표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최상위 신들에게 투표하고 싶긴 한데, 기왕 투표하는 거라면 내가 투표한 신이 우승했으면 좋겠거든요.”
“내 손으로 우승자를 뽑으면 그것만큼 기분 좋은 게 없죠.”
“누굴 뽑으실 건가요?”
커뮤니티에선 누굴 뽑아야 하는지, 누가 우승할 것 같은지 여부를 두고 갑론을박이 시작되었다.
“당연히 제우스 님이지! 지금까지 줄곧 1위 자리를 수성하셨고, 능력도 엄청나시잖아! 일단 구독하면 좋아요 손해는 절대 안 봤으니까!”
“석가모니 님 아닐까? 그분 덕에 살아 있는 사람이 굉장히 많을 텐데.”
“당연히 오딘 님이시죠. 오딘 님은 제우스 님보다 훨씬 더 다양한 능력을 주셨는데.”
많은 이들의 예상과 달리 우승자를 선정하는 방식이 투표로 결정되었지만 최상위 4신은 여전히 우승에 가까웠다.
그들에게 도움을 받은 구독자들도 굉장히 많았고, 최상위권에 오래 머물러 있었던 만큼 상당히 많은 이들에게 노출되었기 때문이다.
최상위권에서 오래 노출이 됐다는 건 그만큼 친숙하다는 뜻이기도 하니, 그들의 우승에 거부감을 보이는 구독자는 얼마 없었다.
그렇게 갑론을박이 벌어지는 가운데 본격적인 투표가 시작되었다.
-투표하였습니다!
-투표하였습니다!
수많은 구독자들은 최상위 4신에 10개의 투표권을 모두 다 투표했다.
커뮤니티엔 우승자를 점치는 글들이 여럿 올라왔다.
-누가 우승할 것 같습니까?
-제 생각엔.
-저는 그렇게 생각 안 합니다!
-무조건 제우스 님이죠!
-전 역배를 노리렵니다. 척준경 님이 될지도요.
-저는 보는 눈이 없어서, 다른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하네요.
투표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와중에, 커뮤니티에 보는 눈이 상당히 좋은 네임드 구독자 하나가 언급되었다.
지금껏 수많은 신들을 상위권으로 올린 경력이 있는 구독자였다.
“혹시 [제대로 된 신만 구독함] 구독자님은 누구에게 투표할까요?”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