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bscriber of the Gods RAW novel - Chapter (5)
신들의 구독자 5화
5화. 계획을 세웠다
영주성의 시종이 되기 위해선 기본적으로 어느 정도 실력이 있어야 했다.
그래야 여러 상황에 대처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리만은 여러 가지 잡일을 처리하고 영주성 내에서 힘이 필요한 여러 일들을 처리해야 했기에 어느 정도 무력을 갖추고 있었다.
까앙-!
그래서 그는 어렵지 않게 두 손을 교차하며 에단의 목검을 막아 냈다.
하지만 순간 몸 전체가 떨릴 정도로 팔이 아려왔다.
저도 모르게 신음을 내뱉을 수밖에 없었다.
“컥.”
그는 속으로 외칠 수밖에 없었다.
분명 죽어 가고 있을 텐데, 어디서 이런 힘이 나온단 말인가.
힘은 그렇게 강하지 않았다. 그저 정확한 곳에 공격이 들어왔을 뿐.
‘뼈가 부러진 것 같은데.’
근데 그 정확한 공격으로 뼈에 타격이 갔다.
분명 수련에 들어간 지 겨우 보름 밖에 지나지 않았다. 본래 실력이 우수한 사람이라고는 들었지만 몸이 아픈 이후로 근육이 다 빠졌을 텐데.
‘뭐가 어떻게 된 거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에단 공자는 걷는 것조차 어려워하던 사람이었다.
그런데 어찌 저리 목검을 정확하게 휘두를 수 있단 말인가!
심지어 분명 있을 리가 없는 팔 근육이 보이는 것만 같았다.
“후우. 후우.”
하지만 에단은 굉장히 지친 상태였다.
“고, 공자님! 공자님! 제 말을 들어 주십시오!”
“들어 주마. 계속 말해라.”
그렇게 말하며 에단은 계속해서 목검을 휘둘렀다.
팍-! 팍-!
정확하게 뼈 부분만을 노려 공격해 오는 에단에게 리만은 제대로 반격조차 하지 못했다.
영웅의 호흡은 확실히 몸의 모든 세포를 일깨워 주는 기술이었다.
그 병약했던 에단의 몸도 이 호흡으로 수련을 하며 조금이지만 근육이 붙은 상태였다. 그러한 상태에서 목검을 휘두르고 있으니 부족한 힘이더라도 위력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계속 공격을 가하자, 결국 리만은 제대로 된 일격을 허용하고 말았다. 본래라면 조금 더 침착하게 물러났을 텐데 생각보다 고통이 더 커 급하게 물러나고 말았다.
‘틈!’
에단은 그 빈틈을 놓치지 않았다.
빠각-!
경쾌한 소리와 함께 그의 머리에 목검이 적중했다.
“끄아악! 저, 정말 아닙니다!”
눈물이 날 정도의 고통이었다. 마음 같아선 반격을 하고 싶었으나 생각보다 에단의 움직임이 너무나도 빨랐다.
분명 제대로 목검조차 휘두를 수 없는 상태일 텐데. 어째서 이렇게 속도가 빠르고 위력이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러니 지금 리만이 할 수 있는 거라곤 아니라 변명하며 도망치는 것뿐이었다.
에단은 코웃음을 칠 뿐,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너 같은 놈들을 많이 상대해 봤지. 간절히 바라는 게 있는 사람한테 가서 그걸 줄 수 있을 듯 유혹하고는 그대로 뒤통수를 때리는 놈들 말이야.”
메판의 난이도가 극도로 올라가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러한 뒤통수를 끊임없이 치는 인물들이 많기 때문이었다.
이들은 끊임없이 플레이어들을 나락으로 보내려고 한다.
에단은 정말로 많이 이런 일을 겪어 보았다. 당하기도 많이 당했고 처리하기도 많이 처리했다.
그 과정에서 하나 얻은 교훈이 있다.
‘대충 하면 다시 기어오른다.’
은혜는 빨리 잊고 원수는 오래도록 기억한다.
자비를 베풀어 살려 주었던 놈이 언젠가 튀어나와 자신의 앞길을 막았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렇기 때문에 에단은 어중간하게 처리할 생각이 없었다.
‘처리할 거면 확실하게 해야지, 은혜를 베풀 거라면 성대하게 하고.’
어중간하게 하면 결과 또한 애매하게 나올 뿐이니.
“끅!”
에단이 그대로 한 번 더 리만의 머리를 후려쳤다. 제대로 맞은 리만이 쓰러졌지만 에단은 멈추지 않았다.
-영웅의 호흡을 시전합니다.
-몸에 활력이 깃듭니다!
“살아 있는 샌드백으로 써 주마.”
에단이 웃으며 미친 듯 목검을 내리쳤다.
* * *
“으윽.”
“일어났나?”
에단의 방.
리만은 눈을 뜸과 동시에 그대로 몸을 일으키려 들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이미 그의 사지는 단단히 결박된 상태였다.
“도, 도련님! 제가 다 잘못했습니다. 제가 잘못된 생각을 했습니다. 제발, 제발 용서해 주십시오.”
리만은 빠르게 상황을 판단했다. 그러곤 눈물을 터뜨렸다.
“제게 아픈 어머니가 계십니다. 어머니의 치료비를 벌어 보고자 제가 잠시 미쳤었나 봅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눈물은 물론 콧물까지 흘려 가며 우는 그의 모습엔 진정성이 있었다.
만약 이게 연기라면 당장 그를 배우로 극단에서 채용해 가야 할 정도로.
그러나 에단의 시선은 차가웠다.
“리만.”
“예. 도련님. 정말 죄송합니다. 한 번만 용서해 주십시오.”
“걱정할 것 없다. 아픈 어머니가 계시다고? 그건 또 참을 수 없지. 나도 몸이 아파서 안다. 아픈 건 서러운 일이야. 내가 책임지고 네 어머니를 돌봐드리라고 총관께 말씀드리마.”
“흐으윽.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정말. 용서해 주셔서.”
“용서? 무슨 개소리야?”
에단이 씩 웃었다. 그러곤 가볍게 손을 튕겼다.
손에서 기다란 장침이 소환됐다. 마나로 만들어진 장침이었다.
“아픈 어머니가 있다며. 찾아서 수습해 주마. 대신 넌 여기서 대가를 치러야지. 네가 건드린 게 누구인지 똑똑히 알아야 할 것 아니냐.”
그러곤 어깨 부분에 장침을 그대로 쑥, 쑤셔 넣었다.
에단에게 하도 많이 맞아서 그의 몸은 이미 엉망이었다.
‘허류 침술을 수련할 아주 좋은 기회지.’
“끄아아아악-!”
그가 거친 비명을 내질렀다.
“사, 살려…… 살려 줘! 누가 제발!”
“소란스러워졌으니 누군가 오겠군. 하지만 걱정 말도록.”
에단이 그에게 다가가 귓속말을 했다.
“그 전에 끝난다.”
* * *
백작가의 총관, 미렐리는 눈앞에 있는 도련님의 상태에 놀랐다.
그리고 그 옆에 있는 시종, 리만의 상태에 더욱 더 놀랐다.
“총관님.”
“이, 이게 어찌 된 일입니까? 도련님? 비명 소리가 났다고 들었습니다! 몸은 괜찮으십니까! 죄송합니다. 제가 신경 써야 했는데…….”
“일이 좀 있었습니다.”
에단은 짤막하게 총관에게 상황을 설명했다. 설명이 끝나자 총관의 눈이 부릅떠졌다.
“확실히 처리해 주십시오.”
에단의 눈 밑에 다크서클이 내려와 있었다. 기본적으로 에단은 꽤 잘생긴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
특히 저 병약한 눈빛.
무언가 지켜 주고 싶다는 마음이 드는 그 눈빛으로 말을 하자 총관이 분개했다.
병약하디 병약한 도련님을 습격하다니. 그것도 사기를 치려고!
“이, 이 쓰레기 같은 놈이. 이 대 휘커스 백작가에서 이따위 쓰레기 짓을! 죄송합니다. 도련님. 제가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탓입니다. 이 쓰레기 같은 놈은 제가 책임지고 확실히 처리하겠습니다!”
총관의 무시무시한 눈빛이 리만에게 꽂혔다.
하지만 리만의 눈동자는 이미 공허하기 짝이 없었다.
마치 죽어 버린 사람처럼.
“잘 좀 부탁드립니다.”
‘이 정도면 됐다.’
에단은 속으로 조용히 웃었다.
아마 총관이 알아서 잘 처리할 것이다.
감히 백작가의 장남을 습격했으니 살려 두진 않겠지.
에단은 총관에게 리만을 맡기고 곧장 다시금 수련장으로 향했다.
‘확실히 대단한 스킬이야.’
헤라클레스는 확실히 영웅신이긴 영웅신이었다.
배운 대로 그대로 행했더니 빠르게 몸 상태가 나아지고 있었다.
‘그리고 허류 침술. 확실히 거침없이 수련하니까 숙련도도 빠르게 오르는구만?’
여러모로 허류 침술은 거칠고 확실하게 수련해야 할 듯했다. 자신에게도 사용해야 했지만 사용할 대상이 있으면 더 좋다.
* * *
에단은 리만을 처리하고 다시금 수련에 열중했다.
영웅의 호흡 덕분에 뼈밖에 없던 몸에 조금씩 근육이 생기기 시작했고, 열 번도 휘두르지 못했던 상태에서 이젠 오십 번 정도는 더 휘두를 수 있게 되었다.
-영웅의 호흡의 숙련도가 0.3퍼센트만큼 올랐습니다!
“이렇게 열심히 하는데도. 뭔가 숙련도가 잘 오르는 것 같진 않군.”
몸 상태는 좋아지고 있었지만 스킬 자체의 숙련도가 오르는 속도는 더뎌지고 있었다.
‘스킬의 숙련도는 생각보다 더 중요해.’
아무리 등급이 높은 스킬이라도 스킬의 숙련도가 낮다면, 낮은 등급이면서 숙련도가 높은 스킬에 밀릴 정도였다.
때문에 숙련도 작업은 꾸준하게 해 두어야 했다.
‘배우는 게 다가 아니야. 내 걸로 만들어야 돼.’
“다음은 침술.”
영웅의 호흡을 이용한 훈련이 끝나면 바로 허류 침술에 대한 수련을 했다.
침술은 현재 에단의 병을 약간이나마 호전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도였다.
‘허류 침술의 숙련도를 올리게 되면 생존 가능성은 계속 올라가는 거거든.’
에단은 곧바로 영상을 틀었다. 영상 속의 허준이 어떤 식으로 침을 놓고 어떤 혈을 중심으로 치료를 해 나가는지를 유심히 살폈다.
그러고는 자신의 몸을 이용해서 시험했다.
“실패하지 않으면 돼.”
숨을 참고 한 치의 미동도 없이 그대로 꽂는다.
푹-!
다행히 제대로 된 듯했다.
“마나 로드가 조금은 넓어진 것 같은데.”
‘좋아. 조금 더 건강해졌다.’
조금 더 시간을 벌었고 기초 체력도 만들어 두었다. 그렇다면 다음 준비를 해야 했다.
‘믿을 만한 부하를 구하고, 성녀를 만나야 해.’
자신의 이 병을 치료하기 위해선 기적을 행할 수 있는 성녀를 만나야 했다. 그 성녀를 만난다면 확실하게 치료할 수 있다.
‘제일 빠르게 성녀를 만나는 방법은 이미 머릿속에 있어.’
성녀는 쉽게 만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 성녀쯤 되면 우연한 방법으로 만나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
‘우연을 가장해서 만날 수 있는 인물들 중에 성녀는 없어.’
성녀를 만나기 위해선 몇 가지 조건이 필요했다. 그중 하나가 명성이었다.
‘메판에서는 명성 수치가 꽤 중요하게 작용했으니까. 명성이 높으면 높을수록 성녀를 만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져.’
우선은 이 명성을 쌓아야 했다.
‘명성을 쌓으려면 제대로 된 조각들을 모아야겠지.’
메판에는 강해질 수 있는 요소들이 다양했다. 개중 제일 쉽고 빠른 것이 초인력이라 불리는 힘을 얻는 것이었다.
이 초인력은 일종의 히든피스였다.
이러한 초인력들은 얻기만 한다면 소유자에게 강력한 힘을 가져다주었고, 그 종류가 굉장히 다양했다.
공격 기술부터 방어 기술, 회피 기술 등등.
얻기만 하면 제일 쉽고 빠르게 강해질 수 있었지만 얻는 것 자체가 상당히 까다로웠다.
‘일단 얻기만 하면 강해질 수 있지만 얻는 과정이 굉장히 어려우니까. 아무리 성능이 좋은 초인력이라도 얻기 어려우면 포기하는 경우가 많지.’
좋은 초인력일수록 그걸 얻을 수 있는 장소에는 파수꾼들이 즐비했고, 거기서 그걸 얻는 것도 힘들었다.
‘하지만 방도가 없는 건 아니야. 굳이 초인력을 전부 다 모을 필요는 없으니까. 지금 필요한 초인력만 얻으면 돼.’
현재 에단에게 가장 필요한 초인력은 이 나약한 몸을 커버할 수 있는 초인력이었다.
침술로는 병약함을 보완하고 있지만 완전하다고는 느끼지 못하는 상황.
그러니 가장 필요한 초인력을 얻어야 했다.
‘그거다.’
현재 상황에서 가장 필요한 초인력이 떠올랐다.
“그렇다면 계획을 좀 세워야겠어.”
움직이기 위해선 준비물이 필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