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bscriber of the Gods RAW novel - Chapter (81)
신들의 구독자 81화
81화. 만인지적
-[전쟁 중독자] : 항우님 구독하고 나서 인생이 바뀌었습니다.
-[너희들은 하지 마라] : 공격은 최선의 방어라는 말만 믿고 구독했습니다. 의무방어전이 의무공격전이 될 거라 생각했는데 아니었습니다.
-[체력이 국력] : 헤라클레스님과 고민하다가 항우님을 선택했습니다. 순간적으로 뿜어내는 힘으로 뭐든지 박살을 낼 수 있었습니다. 추천합니다.
역시나 구독 후기 중에 확 끌리는 건 없었다.
-공격 기술만 있을 줄 알았는데, 방어 기술이 있어서 놀랬습니다. 물론 그 영상은 보지 않았습니다.
“방어 기술이 있다고?”
-[항우]를 구독하시겠습니까?
-구독에 필요한 좋아요 개수는 ‘15개’ 입니다.
호루스를 구독할 때 들었던 좋아요는 6개였었다.
무려 2.5배나 높은 요구치.
‘꽤 큰데.’
생각보다 더 큰 단위였다.
지금 가지고 있는 좋아요를 거의 다 써야 항우를 구독할 수 있었다.
‘좋아요를 아낄 필요는 없어. 앞으로도 얻을 수 있는 방법은 있으니까.’
그 수가 무한하지 않기에 신중하게 선택하는 게 필요할 뿐.
이내 에단은 마음을 정했다.
‘나는 알고리즘의 선택을 믿는다.’
[방어]를 키워드로 검색하고 나온 신이다. 그렇다는 건 분명 현재 에단이 필요한 기술을 항우가 가지고 있다는 것이 틀림없었다.“만약 없다고 해도 상관없어.”
에단은 방금 구독자 커뮤니티를 탐방하면서 자신이 유명세를 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자신의 구독 후기로 수많은 구독자들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을 정도로.
‘내가 구독한 신을 따라서 구독하는 이들이 많아. 그걸 협상의 무기로 삼을 수 있지.’
항우에게 자신만을 위한 영상을 만들어 달라고 할 수도 있는 것이다.
“가 보자고.”
에단은 곧바로 항우를 구독했다.
-항우를 구독하셨습니다!
-좋아요를 사용하셨습니다.
이내 항우의 영상들이 하나둘 개방되었다.
영상의 수는 총 여섯 개.
역시 이름난 신은 달랐다.
각각 영상들은 항우 하면 떠오르는 강력한 힘을 전수해 주는 영상들로 좋아요와 조회수가 높았다.
‘항우를 구독할 땐 그 거력이 필요해서 구독하는 이가 많을 테니까.’
그를 대표하는 단어는 역발산기개세였다.
산을 뽑고 세상을 뒤덮을 만큼 엄청난 힘.
대부분이 그 힘을 얻기 위해 구독을 하는 듯 보였다.
‘헤라클레스와 비교하다가 구독하는 사람들이 많으니까.’
에단은 항우의 영상을 살피던 도중 유독 조회수가 적고, 좋아요도 적은 영상을 발견했다.
“만인지적.”
만인지적, 홀로 만 명을 상대하며 죽지 않는 방법.
그게 제목이었다.
“이거구만.”
에단은 씩 웃었다.
어째서 알고리즘이 자신에게 항우를 추천해 줬는지 알 것 같은 내용의 제목이었다.
항우는 만 명을 상대할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힘을 가진 신이었다.
그 말을 역으로 생각하자면 만 명과 싸우면서도 죽지 않을 정도로 뛰어난 방어 실력을 가졌다는 것이다.
‘그냥 몸으로 때울 리가 없지.’
이 항우가 제공하는 여섯 개의 영상에서 첫 영상은 무료로 볼 수 있었다.
아마도 다들 저 역발산기개세라고 쓰여 있는 영상을 봤을 테지만 에단은 이 만인지적부터 볼 생각이었다.
‘어차피 저 역발산기개세를 보고 능력을 얻어도 숙련도를 올리지 않으면 항우처럼 산을 뽑는 건 불가능해.’
그리고 그 숙련도를 올리는 조건도 꽤 까다로울 터.
그렇다면 지금 당장 에단에게는 우선순위가 아니었다.
‘방어 능력부터 확실하게.’
에단은 곧장 만인지적의 영상을 눌렀다.
-나를 구독해 줘서 고맙군. 구독자여. 이 만인지적의 영상은 그 이름처럼 만 명과 싸우면서도 다치지 않았던 노하우를 알려 주는 영상이다.
붉은 머리칼.
새카만 눈동자와 우락부락한 근육.
헤라클레스와 비슷한 결의 신이었지만 확실히 느낌이 달랐다.
진중한 오라가 느껴지는 신으로 질끈 묶은 머리칼에서 그의 성격이 보였다.
-공격은 최선의 방어다. 하지만 그건 반대로 말하자면 방어가 최선의 공격이 될 수 있다는 소리지. 이 만인지적은 그러한 논리에 입각하여 내가 만든 최강의 기술이다.
항우의 옆에 수십 마리의 뿔 달린 소들이 나타났다. 근육이 바깥으로 보일 만큼 강력해 보이는 소들이 콧김을 내뿜으며 항우에게 달려들었다.
쿠르릉-! 쿠르릉-!
얼마나 각력이 대단한지 달릴 때마다 번개 치는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항우는 그런 소들을 지켜보았다.
-만인지적.
그러곤 소들의 돌격에 그대로 맞부딪혔다.
“오.”
분명 소들에 의해 큰 충격을 받았어야 했지만 항우는 그 자리에서 멀쩡했다.
-만인지적으로 힘을 흡수한다. 그리고 그대로 내뱉는다.
항우의 손에 에너지가 모여 있었다. 방금 저 뿔소 수십 마리가 돌진하며 항우에게 줬던 대미지였다.
그 대미지를 그대로 흡수하여 항우가 주먹을 뻗었다.
콰앙-!
굉음과 함께 뿔소들이 그대로 날아갔다.
-숙련도가 높아질수록 맞는 공격을 그대로 담아 낼 수 있다! 상대의 힘을 이용해서 상대를 이기는 거지. 그야말로 상대가 강하면 강할수록 의미가 있는 힘이다.
“숙련도에 따라서 상대방의 공격을 그대로 흡수해서 내뿜을 수 있다는 거군.”
곧바로 이해할 수 있었다.
‘그냥 방어만 하는 게 아니라 방어와 동시에 공격을 할 수 있어.’
항우가 내걸어 놓은 캐치프레이즈와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기술이었다.
“잘 선택했어.”
에단이 씩 웃었다. 역시 알고리즘을 믿길 잘했다.
-그러나 너무 강한 힘은 흡수할 수 없다. 흡수를 하더라도 일부 정도겠지.
“그래도 방어는 된다는 거네. 어찌 됐던 간에.”
그게 중요했다. 달빛 방어로 한 번 막고 시들지 않는 체력으로 회복을 한다면 세 번째 방법으로 이 만인지적을 사용하면 됐다.
‘게다가 일대 다수의 싸움에서도 의미가 있고.’
충분히 다방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유용한 기술이었다.
-만인지적을 배웠습니다!
-스킬 추가 : 만인지적(S)
에단은 곧장 신세계를 종료했다.
그러곤 다시 그랜드혼의 깊숙한 곳으로 이동했다.
크르릉-.
어느 순간, 주변에서 늑대 소리가 들려왔다.
아까 상대했던 푸른 늑대들이었다.
하지만 하나 다른 점이 있었다.
“크르르르륵-!”
이 푸른 늑대들의 가장 앞에 늑대인간이 있었다.
“네가 이 푸른 늑대들을 이끄는 수장이구나.”
거의 3미터 정도 되어 보이는 늑대인간이었다.
늑대인간이 에단을 보더니 포효했다. 그러자 푸른 늑대들이 동시에 달려들었다.
호루스의 눈이 늑대들의 모든 움직임을 포착했다. 통증이 느껴짐과 동시에 에단은 살짝 눈을 감았다.
그리고 다시 뜨니 늑대들이 코앞이었다.
피하기엔 이미 늦었다.
물론 에단은 피할 생각이 없었다.
“크르르릉!”
늑대 한 마리가 에단을 그대로 물었다.
“만인지적.”
본래라면 그대로 들어와야 할 대미지가 들어오지 않았다.
-피해를 흡수합니다!
-피해가 쌓였습니다 [7%]
‘이런 식인가? 확실히 어렵군. 맞아야 할 부위가 정해져 있는 것 같아.’
확실히 극상의 난이도라 그런지 쉽지가 않았다.
콰드득-! 콰득-!
늑대들이 연이어 에단을 공격했다.
어느새 순식간에 에단은 모든 부위를 늑대들에게 물리게 되었다.
늑대들이 완전하게 에단을 무력화시키자 늑대인간이 한 번 더 하늘을 향해 포효했다.
“크르르릉!”
손쉽게 사냥했다는 생각에 늑대인간이 천천히 사냥감을 향해 다가갔다.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늑대들이 온 힘을 다해 물어뜯고 있는데 사냥감의 모습이 너무 멀쩡해 보였다.
-피해가 쌓였습니다 [88%]
-피해가 쌓였습니다 [96%]
-쌓인 피해가 한계치에 이르렀습니다!
늑대인간의 등에 순간 소름이 돋았다.
흉포한 오라였다.
언젠가 한 번 느껴 본 적 있었던 그런 불길한 기운.
콰아앙-!
굉음과 함께 에단을 덮쳤던 모든 늑대들이 일시에 터지듯 뒤로 날아갔다.
그리고 그곳에 검을 든 에단이 서 있었다.
“크르륵.”
늑대인간은 이 기운의 정체를 깨달았다. 언젠가 거대한 황금색 늑대에게서 느꼈었던 그 기운이었다.
죽음.
에단의 검이 굳어 버린 늑대인간의 목을 베었다.
* * *
“최선의 방어는 공격이라는 게 너무 이해가 잘 되는군.”
항우가 추구하는 건 공방일체의 힘이었다.
만인지적은 그 공방일체에 딱 맞는 기술이었다.
물론 극상의 난이도에 걸맞게 사용할 때 신경 써야 할 게 너무 많았다.
‘조금이라도 집중이 흐트러져서 잘못 맞으면 만인지적이 아니라 한 마리한테도 큰 피해를 입을 수가 있어.’
하지만 확실히 이건 방어였다.
에단이 원하는 수준.
“역시 알고리즘이야.”
좋아요를 무려 15개를 사용했지만 후회는 없었다.
원하는 걸 얻은 에단은 곧바로 아카데미로 돌아갈 준비를 했다.
“그 전에.”
에단은 호루스의 눈으로 주변을 살폈다.
깊숙하게 들어왔으니 사람의 흔적이 없을 터.
“가져갈 건 알뜰하게 가져가야지.”
에단이 나무 밑을 확인하고는 빠르게 움직여 허리룰 숙였다. 그곳엔 질 좋은 약초들이 즐비했다.
“탕약 재료는 항상 쟁여놔도 모자람이 없거든.”
역시 그랜드혼이었다.
질 좋은 약초들이 여기저기에 많았다.
특히 허브 종류가 많았는데 싹 다 1년 이상 잘 자란 것들이었다. 소위 말하는 좋은 땅에서 햇빛을 받아가며 자라난 고품질의 약초였다.
에단은 조심스럽게 약초들을 뽑았다.
약초를 뽑을 때 중요한 게 하나 있다면 바로 뽑는 방법이었다.
뜯는 게 다 거기서 거기가 아닌가 생각들을 하지만 어떻게 뽑느냐에 따라 약초의 상태가 달라졌다.
‘대충 막 뜯으면 A등급을 받을 약초도 B등급이 돼.’
그 효능이 낮아지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뽑아야 했다.
‘머리 위를 잡고. 천천히.’
에단은 그렇게 조심스럽게 약초들을 뽑아 아공간 주머니에 차곡차곡 담았다.
허리 한번 펴지 않고 호루스의 눈에 걸리는 약초를 족족 뽑다 보니 어느새 꽤나 많이 흘렀다.
“어차피 돌아가는 길은 풍운으로 바로 가면 되니까.”
이래서 이동기술을 얻어 놓은 것이다.
“응?”
풍운을 사용하여 곧바로 돌아갈 준비를 하려던 에단의 눈에 뭔가가 보였다.
호루스의 눈이 아니었다면 그냥 넘어갔을 흔적.
가까이 다가가 보니 아주 익숙한 흔적이 거기에 있었다.
χ.
등을 지고 있는 두 개의 초승달.
달의 추종자의 표식이 그곳에 있었다. 아주 은밀하게 숨겨져 있어 웬만한 방법으로는 절대 찾지 못했을 터.
“달의 추종자의 표식이 여기 왜 있지?”
이 정도로 숨겨 놓은 거라면 분명 중요한 정보가 숨겨져 있을 게 분명했다.
에단은 곧바로 표식을 확인했다.
‘여기서 접선하는 거군. 지금으로부터 사흘 뒤.’
[겨울잠에서 깨어난][어미 곰 사냥][식단 공유]“어미 곰 사냥이라. 식단 공유는 아마 계획표겠고.”
겨울잠에서 깼다는 건 아마도 학부모 참관 수업을 뜻하는 것일 테고 학교의 학생은 아기곰이요, 학부모는 어미 곰일 터.
“이런 곳에서 접선을 하니 슈들렌이 찾을 수가 없는 거였군.”
에단은 그대로 아무 일 없다는 듯이 표식을 다시 그 자리에 설치해 두었다.
“일단 내려간다.”
접선은 사흘 뒤라고 쓰여 있었다. 에단은 우선 풍운을 사용하여 집으로 돌아왔다.
아직까진 놈들이 정확히 무슨 짓을 하려는지는 모른다.
“무슨 짓을 하려는지는 몰라도.”
에단이 씩 웃었다.
“그건 나한테 좋은 일이 될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