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bscriber of the Gods RAW novel - Chapter (93)
신들의 구독자 93화
93화. 최대한 이득을 보는 방법
에단의 참관 수업은 끝났지만 아직 다른 교사들의 참관 수업이 이어지고 있었다.
시간대가 애매해서 조금 휴식한 뒤에 참관 수업을 들어야 하는 귀족들은 학부모 휴식을 위해 마련된 제2광장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아름다운 정원처럼 꾸며진 제2광장의 중앙엔 큰 연못이 있었다. 그 연못을 중심으로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졌다.
몇몇 학부모는 이곳에서 자식들과 함께 식사를 하고 있었다.
이 제2광장은 동쪽 대문이랑 가까웠는데, 이 동쪽 대문이 바로 그랜드혼과 연결된 곳이었다.
굳건히 잠겨 있는 동쪽 대문.
그랜드혼과 연결되어 있는 탓에, 사실상 이 동쪽 대문은 닫혀 있다고 봐도 무방했다.
그 동쪽 대문에 얼굴을 가린 사람이 어슬렁대고 있었다.
“…….”
그는 대문에 설치된 아티팩트에 새카만 무언가를 가져다 댔다. 그러자 아티팩트에 금이 쫙 가기 시작했다.
동시에 단검을 던져 대문을 고정하는 장치를 박살 냈다.
“이걸로 준비는 끝이다.”
그는 명령을 받은 대로 동쪽 대문을 열 준비를 했다.
앞으로 정확히 10분 뒤, 문은 완전히 열리게 될 것이고 열린 문으로 새벽회의 작업이 시작될 것이다.
마르틴스 라네는 전체적인 새벽회의 그림을 알지 못했다.
하지만 사도가 참여하는 이번 일의 가장 핵심적인 역할이라 할 수 있는 문을 여는 역할을 맡게 되어서 영광이라고 생각했다.
“적어도 사도께서 내가 누구인지 알고 계시는 거니까!”
첫 만남은 최악이었지만 그래도 확실하게 기회를 부여받았다.
이 기회를 제대로 살리면 된다.
“확실하게 살려야겠어.”
이 자리에 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일이 있었던가. 아카데미에 잠입하기 위해 꽤 많은 노력을 했다.
‘회의 신뢰와 대계를 위해서 백이 넘는 사람을 죽였다.’
오늘이야말로 그 모든 고생의 보상을 받을 시간이었다. 세컨드 오더의 자리를 넘어 이 아카데미의 퍼스트 오더가 될 수도 있는 법!
“후우우욱.”
마르틴스는 곧바로 계획이 펼쳐질 제2광장으로 뛰었다. 그곳에서 마르틴스는 영웅이 될 것이다.
‘계획은 확실하게 전해 들었다. 사도님의 계획에 따라 움직이면 돼!’
쿠르르릉-!
2광장으로 뛰는 도중에 굉음이 들렸다. 동쪽 대문이 열리는 소리였다.
쾅-! 쾅-!
여기에서도 소리가 들릴 정도로 강렬한 발소리였다.
“크으, 엄청난 놈이 왔구나!”
역시 새벽회의 힘은 강대하다. 저런 몬스터를 길들일 수 있는 고위 신자가 있을 줄이야.
‘내가 저 몬스터를 처리하면 되는 건가! 크으으으, 저 몬스터를 처리하고 새벽회에서 중요한 위치로 발돋움하리라!’
“크르르르르르르릉!”
천지를 가르는 듯한 울음소리였다.
제2광장에 있던 귀족들이 순간 당혹감과 두려움에 물든 눈빛을 보였다. 본능적으로 저마다 무기를 꺼내 들었지만 동시에 깨달았다.
제약된 마나.
가진 힘을 제대로 발휘할 수가 없다.
저 거대한 백호가 내뿜는 피어에 몸이 굳었다. 백호의 눈이 그 자리에 있던 귀족들에게 향했다.
이윽고 백호의 눈이 한 귀족에게서 멈추었다.
콱-!
백호가 강하게 땅을 밟고 허공을 가르며 쇄도했다.
거대한 앞발이 대상으로 삼은 귀족을 그대로 짓뭉개려 들었다.
“젠장.”
귀족, 뢴트겐 후작이 욕지거리를 내뱉으며 검을 휘둘렀다.
안 될 걸 알면서도 휘둘렀다. 그의 뒤에는 딸이 있었으니까. 자신이 피하면 딸이 저 앞발에 그대로 찢겨 나간다.
그 무시무시한 앞발이 뢴트겐 후작을 찢어발기려는 그 순간.
까앙-!
날카로운 백호의 발톱과 검이 맞부딪쳤다. 후작의 검이 발톱에 닿기 전에 다른 누군가가 그 사이에 끼어든 것이다.
“!”
“에, 에단 휘커스 선생!”
주변에서 에단을 알아본 귀족들이 소리쳤다.
뢴트겐 후작은 그가 누구인지 알아보진 못했으나 그 이름은 알고 있었다.
포션 제조학 수업을 듣는 자신의 딸이 엄청난 선생님의 수업을 듣게 됐다고 좋아했었으니 말이다.
“뒤로 물러나십시오!”
에단의 거친 목소리에 후작과 그의 딸이 뒤로 물러났다.
“괜찮으십니까?”
“덕분에! 정말 고맙네!”
에단은 산왕 백호와 순간적으로 눈빛을 마주쳤다.
서로 간 정확하게 맞춘 합.
이 모든 것이 연기였다.
백호는 설마하니 에단이 이 아카데미의 교사일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달의 여신님의 후예라면 이 대단한 아카데미의 교사 정도야 얼마든지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크릉-!”
그렇게 합을 맞추며 싸우던 백호가 강한 일격을 날렸다. 에단이 쭈욱 뒤로 밀려나고는 입가에서 피를 흘렸다.
물론 이 피는 입술을 깨물어 만든 것이었다.
“젠장!”
어색한 연기였지만 방금까지 땀을 한 바가지를 흘린 탓에 한층 더 병약해 보이는 에단의 모습에 모두가 다 안쓰럽다는 표정을 지었다.
누군가가 나서서 그를 도와야 했다.
하지만 마나가 제약된 상태에다 각자 자식들이 옆에 있는 바람에 섣불리 움직이는 사람이 없었다.
산왕 백호는 에단을 슬쩍 보고는 다시 시선을 돌렸다. 이제 다음 스텝이었다. 에단은 이번 습격 사건에서 중심이 될 생각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득을 얻어야 했는데, 지금 이 순간이 바로 에단이 이득을 얻는 순간이었다.
본래의 암살 대상이었던 뢴트겐 후작을 살림과 동시에 이걸 보고 있는 많은 귀족들에게 참된 선생이라는 이미지를 심어 준 것이다.
이걸로 이득은 얻었다. 다음은 이 몬스터의 습격 사건의 중심에서 멀어지는 일이었다.
“크르릉!”
백호가 엄청난 속도로 대각선으로 뛰었다. 대각선에 그 대상이 있었다. 아카데미의 교직원이자 달의 추종자의 배신자인 드리치에게 산왕의 앞발이 휘둘러졌다.
“끄으으악!”
그 일격에 드리치가 그대로 절명했다. 드리치가 끔찍하게 쓰러지자 귀족들 몇몇이 도망치기 시작했다.
이 사태를 정리할 수 있는 사람을 불러와야 했다.
“거기까지다! 이 망할 짐승 놈!”
그때 마르틴스 라네가 등장했다.
에단의 세운 계획의 마지막 등장인물이자 주인공이었다. 이번 몬스터 습격 사건의 모든 시선은 이 마르틴스 라네가 가져갈 예정이었다.
‘마르틴스 라네에게 맡겨 놓고, 나는 호루스의 눈으로 달의 추종자 놈을 찾는다.’
에단은 대도적의 극의를 사용해서 존재감을 빠르게 지운 후에 근처를 살폈다.
몬스터를 부리는 달의 추종자 놈은 에단이 죽였지만, 그놈에게 명령을 내린 달의 추종자가 아직 살아 있기 때문이었다.
분명 이 자리에 있다. 모습을 바꿨거나 혹은 감추고 있을 테지만, 상황이 계획과 다르게 흘러가고 있으니 티를 안 낼 수가 없을 터.
‘원래대로라면 아까 그 움직임에 뢴트겐 후작이 죽었어야 했다.’
하지만 그건 에단이 막았다.
그리고 산왕 백호는 갑자기 나타난 마르틴스 라네가 상대하고 있었다.
‘배신자인 드리치는 죽었지만 계획이 상당히 어그러진 상태야. 분명 산왕 백호를 컨트롤하고 있을 동료를 찾으려 들겠지.’
하지만 그 동료는 이곳에 없다. 또한 산왕 백호는 지금 조종당하는 상태가 아니었다.
‘물론 그걸 알 턱이 없겠지. 백호의 목에 그 황금색 목줄이 걸려 있으니 말이야.’
에단이 호루스의 눈을 활성화시켰다. 그사이 마르틴스 라네는 산왕 백호에게 검을 휘둘렀다.
백호는 마치 놀아 주듯 마르틴스의 검에 앞발을 내밀었다.
마르틴스 라네는 꽤 실력 있는 검사였지만 산왕 백호만큼 강하진 않았다. 하지만 백호에게 자신의 검술이 통하는 듯하자 자신감을 더 얻었다.
“흐압!”
절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듯 검을 휘두르는 마르틴스.
그리고 순간 에단의 눈에 슬며시 움직이는 누군가가 보였다.
에단에게는 익숙한 달의 추종자 쪽의 발걸음이었다.
산왕 백호를 이용하려던 계획이 틀어질 것 같자 직접 뢴트겐 후작을 암살하려는 듯한 움직임이었다.
에단은 슬며시 뢴트겐 후작 쪽으로 다가갔다.
대도적의 극의는 거리가 가까울수록 들킬 확률이 적어진다.
‘단숨에.’
뢴트겐 후작의 사각지대로 들어온 사내가 그대로 단검을 쥐고 자세를 잡았다. 이쪽도 단숨에 후작을 찌르려는 듯했다.
그가 호흡하고 발에 힘을 주는 그 타이밍에 에단 또한 사내의 사각지대로 들어와 있었다.
콱-!
발로 땅을 강하게 차는 순간 에단의 서리검이 뽑혀 나왔다.
샤아악-.
“문포스.”
에단은 현재 가진 최강의 기술인 문포스를 달의 추종자에게 시전했다.
샤아아아아악-!
순간 달의 추종자가 급하게 뒤를 돌아보았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 그는 뢴트겐 후작을 찌르는 그 자세를 바꿀 수가 없었다.
콰앙-!
그와 동시에 마르틴스 라네와 백호가 충돌하며 굉음을 냈다.
모두의 시선이 마르틴스와 백호를 향했다.
에단이 달의 추종자를 처리하는 모습을 그 누구도 보지 못했다는 소리였다.
마르틴스에게는 기다란 세 갈래의 상처가 났고, 백호 또한 크게 다친 듯 피를 흘리고 있었다.
그들에게 시선을 쏠린 사이.
에단의 검에 당한 달의 추종자가 쩌저적 얼어붙는 소리와 함께 얼어 가기 시작했다.
“너, 너…… 어, 어떻게……!”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얼굴이었다. 하지만 이해할 새도 없이 그대로 얼어붙고 말았다.
“그니까 방해하지 말았어야지. 난 살아야 한다고.”
에단이 얼어붙은 추종자에게 발길질을 했다.
쨍강-!
얼어붙은 추종자가 그대로 얼음 덩어리가 되어 산산조각이 나고, 그와 동시에 에단이 화살처럼 튀어 나가며 소리쳤다.
“이럴 수가! 마르틴스 선생님이 스스로 목숨 바쳐 몬스터를 몰아내시다니!”
에단은 죽은 마르틴스를 흔들었다. 물론 죽은 마르틴스가 일어나는 일은 없었다.
백호는 확실하게 마르틴스를 처리하고 도망치고 있었다. 마르틴스의 검에 심한 상처를 입은 것처럼 절뚝이는 것도 잊지 않았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