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oning Genius of the Necromancer School RAW novel - Chapter (1041)
네크로맨서 학교의 소환천재 1041화
고오오오오오오!
어두운 새벽 구름을 뚫고, 하늘에 보이는 시퍼런 한 쌍의 눈동자가 학생들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 거대함과 위압감에 모두가 일순 얼어붙었다.
“저거……!”
근해 섬 조사를 맡은 8조의 조원, 에이던이 손을 뻗어 위를 가리켰다.
“베, 베히모스! 맞지?”
“그럴 리가!”
같은 조원인 여학생이 반박했다.
“베히모스의 항로는 지난 수십 년간 늘 일정했어! 사흘씩이나 먼저 오는 건 이상한……!”
그 말은 채 이어지지 못했다.
하늘에 떠 있는 별처럼 빛나던 두 눈동자가, 지상으로 내려왔다.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지반이 폭발하는 소리와 함께 산더미만 한 흙더미가 솟구쳐 올랐다. 학생들이 다급히 몸을 던져 피했다.
“우와아! 와아아아악!”
“와 이씨! 뭐야? 방금 공격한 거야?”
스스스스스스-!
이번엔 저 멀리 바다 끝에서 물보라를 가르며 뭔가가 다가오고 있었다. 에이던이 목이 터져라 외쳤다.
“지느러미다! 숙여!”
대기가 갈라지는 소리와 함께, 형언할 수 없는 크기의 지느러미가 학생들의 머리 위를 스치고 지나갔다.
숲의 나무들이 몽땅 갈라진 채 떠오르는 모습이 보인다.
터엉!
이내 괴물이 뱃심으로 몸을 튕겨서 공중으로 치솟았다. 푸른 한 쌍의 눈동자가 다시금 밤하늘에 떠올랐고.
꾸우우웅!
중력에 의해 아래로 떨어지며 섬 전체를 뒤흔들었다. 지반이 갈라지고 땅이 치솟으며, 저 멀리 있던 암벽산이 무너져 내린다.
-스어어어어어어어!
베히모스의 음산한 울음소리가 주위를 가득 메웠다.
“크윽!”
바위 잔해에 파묻혀 잠깐 정신을 잃었던 에이던이 번쩍 고개를 들었다. 옆에 같은 조원인 여학생이 정신을 잃은 채 쓰러져 있었다.
에이던이 그녀의 어깨를 붙잡고 짤짤 흔들었다.
“야! 정신 차려! 이대론 다 죽……!”
쿠우우우웅!
에이던이 움찔하며 고개를 돌렸다. 베히모스의 꼬리로 추정되는 어둠에 젖은 두 갈래의 뭔가가 암벽산을 부수며 지나갔다. 베히모스가 몸부림치는 것으로 이 섬의 모든 것이 파괴되고 있었다.
초승섬이 그나마 규모가 크고 암벽 구조가 튼튼한 편이었기에 버틴 거였지, 이 작은 섬은 금방이라도 가라앉을 듯 위태로워 보였다.
-얘들아! 살아 있지?
주머니 속 통신 수정구에서 세 번째 조원의 목소리가 들렸다. 에이던이 통신 수정구를 꺼내 응답했다.
“여기는 에이던! 살아 있어! 비라도 무사해!”
-하아, 다행이야. 그런데 문제가 생겼어!
베히모스가 날뛰는 소리를 배경으로 조원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우리가 타고 온 배가 파괴됐어!
이야기를 들어보니 베히모스가 몸부림치면서 섬의 지반이 갈라졌고, 거기서 떨어져 나온 바위 잔해가 배를 박살 내버린 모양이었다.
최악의 상황.
에이던은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리다가 말했다.
“너 수상 언데드 갖고 있지?”
-흑섬거북 말하는 거야? 나 그거 제대로 통제 못 하는……!”
“일단 꺼내고 봐! 다 죽겠다고!”
-아, 알았어! 소환 마법진을 새로 깔아야 해서 시간이 걸려! 15분쯤!
“바로 시작해! 비라 데리고 그쪽으로 간다!”
타악!
통신을 종료한 에이던이 기절한 조원을 등에 업고 달리기 시작했다. 저쪽에서 지시대로 소환 마법진 작업을 시작했는지 바다 한쪽이 번쩍번쩍 칠흑으로 빛났다.
그런데.
쿠구구구!
베히모스가 지면에서 몸부림치며 소환 마법진을 준비하는 조원 쪽으로 가고 있었다.
“진짜 돌아버리겠네!”
그가 베히모스 쪽으로 달리며 이를 악물었다.
손바닥을 펼치고 빠르게 칠흑을 쥐어짜 내 마법진을 엮어냈다.
화르르르륵!
시커먼 화염구를 만들어낸 에이던이 힘껏 하늘로 던졌다. 역한 연기를 뿌리며 날아가던 화염구가 잠시 후 베히모스의 몸뚱이에 부딪혔다.
퍼어어엉!
맹렬한 폭음과 함께 불덩이가 폭발하고, 열기를 느낀 베히모스의 눈동자가 움직여 에이던을 바라보았다.
눈동자가 살짝 일그러지며 불쾌해하는 모습.
에이던은 그것을 보고 느꼈다.
‘몬스터다.’
혹자는 잘 살고 있는 베히모스들을 죽여 언데드를 만드는 행위에 거부감을 느낄지도 모른다.
하지만 확실하다.
저것은 몬스터가 맞다.
공존할 수 없는 인류의 적이다.
쿠구구구구구구구!
베히모스가 흉악하기 그지없는 거대한 입을 쩍 벌린 채, 그대로 에이던이 있는 쪽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그것이 지나는 것만으로 섬 전체가 비명을 질러댄다. 사방에서 마찰음과 붕괴음이 터져 나온다.
“화이트!”
에이던이 베히모스를 유인하며 통신 수정구를 붙잡고 외쳤다.
“언제까지 새만 보고 있을 거냐! 도와줘!”
그렇게 외치는 사이, 베히모스가 뱃심으로 몸을 튕겨서 공중으로 떠올랐다. 에이던이 울먹이며 소리쳤다.
“저건 새가 아니라 고래라고!”
베히모스가 공중에서 떨어지는 모습을 보며 에이던이 절규하는 그때.
꽈드드드드드득!
새하얀 구체가 날아와 베히모스의 몸에 부딪혔다. 살짝 방향이 틀어진 베히모스가 텅 빈 지면에 낙하했다. 에이던이 고개를 돌리니 드높은 나무 위에 떡 하니 올라가 있는 화이트가 보인다.
이내 통신 수정구에서 특유의 힘 빠진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고래는…… 관심 없어.
‘저 바보가!’
에이던이 픽 웃으며 다시 달렸다.
베히모스는 방향을 돌려 화이트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콰작!
콰작 콰작!
거대한 입을 벌린 채 다가와 미친 듯이 입을 열고 닫기를 반복하며 화이트를 집어삼키려 했다. 화이트는 이능을 응용하는 건지 자신의 몸을 빠르게 뒤로 튕겨내며 거리를 벌리고 있었다.
“가라!”
화이트가 시선을 끌어주는 사이, 소환 마법진 준비를 마친 에이던이 자신이 자랑하는 화력형 키메라들을 아공간에서 꺼내 일렬로 촤르르륵 세팅했다.
야수형, 인간형, 조류형 등 각기 다른 형체의 키메라들이 입을 쫙 벌리더니 그 안에서 칠흑 광선을 쏟아냈다.
그리고 그 화력이 날아가는 쪽은 베히모스가 아니었다.
“선물이야! 화이트!”
화이트는 통신을 듣고 몸을 날리면서, 한 손을 펼쳐 하얀 막을 만들어냈다. 이내 그 화력들이 모조리 화이트의 손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불끈!
화이트가 이내 반대쪽 손을 주먹 쥐고는 펼쳐서 베히모스를 겨누자 방금 받아낸 힘들이 더 강한 출력으로 발사되었다.
콰르르르릉!
쏴아아아아아아아!
화력 폭격에 연달아 맞은 베히모스가 울음소리를 내뱉으며 인상을 찌푸렸다.
“나이스!”
에이던이 환호했다.
“시몬 폴렌티아나 헥토르 무어는 없어도 우리 조에는 화이트가 있다 이거지!”
터엉!
그러자 베히모스가 지반에서 몸을 튕겨 높은 고공으로 치솟았다. 베히모스는 화이트를 보고 있지 않았다.
화력이 날아온 방향. 에이던을 향해 내려오고 있었다.
‘저거 나랑 원수졌나?’
베히모스가 에이던의 근처에 떨어지며 다시 한번 섬이 크게 뒤흔들렸다. 에이던이 흙먼지를 뒤집어쓴 채 정신없이 바닥을 굴러다녔다.
“쓰읍! 크으윽!”
팔다리가 온통 다 까지고 키젠 교복의 배리어는 진작에 바닥났다. 안에 입은 교복이 없었다면 파편에 전부 얻어맞아 몸이 다진 고깃덩이가 됐을 것이다.
그가 다시 기절한 조원을 업어 들고 몸을 일으켰으나.
쩌어억!
흙먼지 속에서 베히모스가 흉악한 입을 벌리며 에이던에게 다가왔다. 접근하는 속도가 너무 빨랐다.
“큭!”
절망적인 상황. 그나마 화이트가 베히모스의 머리 위에서 내려오는 모습이 보였지만.
‘타이밍이 늦어!’
화이트의 공격이 닿기 전에 베히모스에게 먼저 삼켜지는 게 빠를 것 같았다.
그런데.
우웅! 웅!
에이던의 눈에는 선명히 보였다. 화이트가 주먹 쥔 손에 마력이 감싸지며, 이상한 굴절 현상처럼 떨리는 모습을.
훅!
이내 통신 수정구에서 들리는 화이트의 숨을 내뱉는 소리와 함께, 화이트가 주먹을 내질렀고.
쿠와아아아아아악!
그가 주먹을 내지른 방향으로 타원이 펼쳐지고, 거대한 충격파가 쏘아져 나가 베히모스의 머리 정중앙을 찍어 눌렀다.
-?!
입을 벌리고 다가오던 베히모스의 머리가 일순 지면에 찍혀 눌리며 가속이 늦어졌다.
“뭐, 뭔진 모르겠지만 나이스!”
베히모스가 멈췄다. 그사이 다리에 감각을 강제로 활성화시키는 저주를 건 에이던이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타악.
화이트도 그 옆으로 훌쩍 뛰어와 에이던 옆에서 달렸다. 에이던이 눈을 빛내며 그를 보았다.
“화이트! 방금 그 펀치 뭐냐? 언제 새로운 마투를 익혔어? 어?”
화이트가 제 손을 들여다보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나도 몰라. 어쩌다 보니 됐어.”
“쓰읍, 재수 없긴! 이 자식도 은근히 천재과라니까!”
콰콰콰콰콰콰콰!
베히모스가 다시 입을 벌리고 다가오기 시작했다. 에이던과 화이트는 더더욱 속도를 높여 정신없이 달렸다. 어느새 저 앞에 절벽이 보이고, 그 앞은 바다였다.
“얘들아! 여기야!”
소환에 성공한 듯했다. 한 학생이 거북이 모양의 언데드 위에서 손을 흔들고 있었다.
섬이 부서지면서 암벽이 내려오니 멀찍이 바다 쪽으로 떨어져 있는 모습. 판단은 좋았지만 지금 에이던이나 화이트의 남은 힘으로는 저렇게 멀리까지 갈 여력이 없었다.
부스럭.
그때 등 뒤로 인기척이 들렸다. 업혀 있던 여학생이 부스스 눈을 떴다.
“……미안, 잠깐 기절했어.”
“비라!”
“내가 어떻게든 할게.”
정신을 차린 그녀가 아공간을 열었다.
그 안에서 날개 달린 생선 같은 소환수가 떼로 튀어나와 치덕치덕 에이던과 화이트의 몸에 들러붙었다. 그녀가 두 손을 모았다.
쏴아아아아아아아!
소환수들의 날개가 펼쳐지고 그들의 몸이 노란색으로 물들며 고속비행했다. 간발의 차이로 뒤에서 다가오던 베히모스의 입이 콰득! 하고 닫히며 빈 허공을 물어뜯었다.
그들의 몸이 한참을 날아가 바다에서 기다리던 조원의 거북이 소환수 위로 무사히 떨어졌다.
“허어억!”
“사, 살았다.”
다들 그 위에서 퍼질러 누워 숨을 몰아쉬었다. 베히모스는 아직 지상에 적이 남아 있다고 판단한 듯 계속 주변을 깨물며 돌아다니고 있었다. 섬 전체가 와르르! 무너지며 온통 흙먼지로 가득 차올랐다.
세 학생은 넋을 놓고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처음으로 입을 연 건 에이던이었다.
“……초승섬 본부랑 연결된 수정구 갖고 있는 사람.”
“니가 조장이잖아.”
“아, 그렇지.”
에이던이 주머니를 뒤지다가 새로운 통신 수정구를 꺼내 입을 열었다.
“……여기는 8조. 아무나 응답해.”
치직!
잠시 후, 수정구에서 낭랑한 여학생 목소리가 들렸다.
[여기는 초승섬 본부 에슈 아르젤! 8조는 근해 섬 조사하러 갔지? 무슨 일 있었어?]“사랑하는 내 동기들아.”
에이던이 너덜너덜한 목소리로 말했다.
“진짜 많은 일이 있었어. 우리 죽을 뻔했다. 끄흑!”
-?
갑자기 또르륵 눈물을 흘리며 감정이 북받친 에이던 대신 수정구를 확 뺏어 든 다른 조원이 말했다.
“미안, 다시 보고할게. 심상찮은 일이 벌어지고 있어. 너희 초승섬 쪽도 위험해.”
* * *
에이던의 8조가 공격당하기 두 시간 전.
시몬이 초승섬의 원주민들과 접촉하는 동안, 다른 곳을 조사하러 떠난 학생들도 자신의 임무를 착실하게 수행하고 있었다.
“중립지대 도시에 온 5조 상황 보고할게. 암시장 종사자였던 제보자를 찾아서 이야기를 듣고 있는 중이야. 제보 듣고 다시 말해줄게.”
한 학생이 통신 수정구를 들고 보고를 마쳤다.
그의 뒤로는 의자에 앉아 있는 노인이 ‘엇흠!’ 하고 거드름을 피우고 있었다.
“오른쪽, 그래. 조금 더 오른쪽! 거기! 아주 좋아!”
“그만 뜸 들이시고 빨리 말해주세요~ 오라버니!”
한 남학생이 노인의 어깨를 주물러 주며 애교 섞인 말을 내뱉고 있었다.
노인이 껄껄 웃어댔다.
“말해 드려야지! 해드려야지! 거 오래 살다 보니 키젠에 다니는 아가씨 보살핌도 받아보고. 허허허!”
통신 수정구를 든 학생이 질색하는 표정으로 이게 뭐냐는 듯 앞을 가리켰고, 옆에 쪼그려 앉은 다른 조원이 ‘착시의 저주를 걸어놨어’ 하고 조용히 답했다. 5조는 전원이 남성 멤버라 어쩔 수 없었다.
“전부 거짓말이요!”
노인의 말에 모두가 움찔하며 그를 돌아보았다.
“초승섬에 가는 배편이 없다는 이야기 말이오! 베히모스가 와서 위험하니 못 데려다준다는 말도 거짓이지! 1년에 한 달 정도만 피해 있다가 가면 그만이지 1년 내내 초승섬에 못 들어갈 이유가 뭐가 있겠소?”
“그럼 상인분들은 왜 그런 거짓말을 하는 걸까요? 오호호!”
남학생이 필사의 연기를 했고, 노인은 큿흠 하고 헛기침을 하며 말했다.
“그 섬에는 진짜배기 ‘괴물’이 살아.”
“?”
“자칭 족장이라는 남자였지. 비르돈? 비르온? 뭐 그런 이름이었던 것 같은데. 그 괴물이 초승섬의 보물을 지키고 있다고. 이 도시의 경비병 전체가 덤벼들어도 그 남자를 못 당해낼 거여. 아무리 보물이 탐나도 그를 어쩔 수 없지! 도시까지 따라와서 보복하기도 한다니께!”
어깨를 주물주물 하던 남학생이 슬쩍 고개를 낮췄다.
“그 족장이란 분에 대해서 자세히 말해줄 수 있을까요? 그리고 그 보물이라는 것도!”
* * *
“여기는 피츠제럴드.”
피츠제럴드도 통신수정구를 들고 본부인 초승섬에 보고하는 중이었다.
“우리는 조금 멀리까지 왔다. 지금 와 있는 곳은 중립지대에서 가장 큰 고서관이다. 한때 초승섬 원주민이었다는 생존자를 찾아냈고, 그의 제보를 받아 초승섬의 비밀을 밝히려 하고 있다.”
곳곳에서 학생들이 테이블에 앉아 책을 뒤적거리며 머리를 싸매고 있었다.
세르네만이 자리에 앉아 숱한 중립지대 남자들의 서비스를 받으며 오호호 팔자 좋게 음료를 들이켜고 있었다.
피츠제럴드는 혀를 한번 차고는 다시 보고했다.
“초승섬의 생존자가 이 고서관에 와보라고 하더군. 여기서 얻어낸 정보에 따르면, 먼 과거에 베히모스들은 알을 낳으러 초승섬에 간 게 아니라 다른 장소에 갔었다고 한다. 하니, 정확히 말하자면.”
그가 이마를 문질렀다.
“알을 낳으러 간다는 것부터가 잘못된 정보였다. 모든 게 일그러져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