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oning Genius of the Necromancer School RAW novel - Chapter (1059)
네크로맨서 학교의 소환천재 1059화
초승섬에서의 남은 일과도 끝나가고 있었다.
딕과 상인들은 만족스럽게 비공정을 타고 돌아갔고, 이제 손질 작업도 마지막 한 과정만을 남겨두었다.
학생들은 언데드 육체 구축을 마친 뒤, 지금까지 손대지 않고 있던 가장 큰 주머니를 건드려야 했다.
육체 깊은 곳에 숨겨져 있는 묵직하고 축 늘어진 장기 주머니, 이 안에 베히모스가 부리는 소형 개체들이 있다.
드디어 군집체의 핵심까지 온 것이다.
“베히모스와 소형 개체들의 연관 관계는 확실히 알려져 있지 않다.”
중요한 작업을 앞두고 아론이 학생들의 앞에서 강의하고 있었다.
“혹자는 단순히 부모와 새끼의 관계라고 하지만, 베히모스와 내부의 소형 개체는 생물학적으로 엄연히 다르다. 베히모스의 몸에서 태어나도 ‘모성애’ 등의 감정도 전무하다고 하더군. 베히모스에게 기생하는 제3의 개체라고 봐도 무방하다.”
한 학생이 손을 번쩍 들었다.
“에슈 아르젤입니다! 베히모스가 싸울 때 그 소형 개체를 쓰지는 않던데요?”
“이용법이 다르다.”
아론이 분필을 빙빙 돌리며 말을 이었다.
“베히모스는 해양 위의 하늘을 떠돌아다니지만, 배가 고파지면 바다로 들어간다. 입을 벌리고 소형 개체를 뿌려서 물고기를 잡아먹게 하고 다시 입안으로 빨아들이지. 이때 소형 개체의 일부는 직접 베히모스의 식도로 들어가 단백질을 보충한다.”
으엑.
에슈가 질색하는 표정을 지었다.
“또 다른 개체들은 식도로 빨려 들어가지 않고, 그 끝에 있는 주머니로 무사히 복귀한다. 이때 소형 개체들은 잡아먹은 물고기를 완전히 소화시키지 못하고 내부에 배설하는데, 이것도 베히모스의 양분이 된다.”
으윽.
몇 명 학생들의 또다시 거북한 표정을 지었다. ‘뭐 저런 생물이 다 있어’ 하는 표정이었다.
“사실 우리 네크로맨서들에겐 생물의 생리 따윈 큰 문제가 아니다. 이것을 활용하여 언데드를 완성할 뿐이지. 문제는.”
아론이 분필 끝으로 베히모스의 개체 주머니를 가리켰다.
“저것들이 극도로 굶주린 채, 지금도 살아서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
학생들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졌다.
“4개월은 양분 없이 버틴다고 하더군. 우리는 이를 기다려 줄 시간이 없다. 주머니를 여는 순간, 소형 개체들은 사냥의 시간이 다가왔다고 생각하고 덤벼들겠지. 바다뿐만 아니라 하늘도 날 수 있으니 주의하도록.”
시작됐구나.
학생들이 체념한 표정으로 하나둘 일어나서 찌뿌둥한 몸을 풀고 있는 가운데, 아론이 미소 지었다.
“물론 이번에는 그레리온 교수님도 안 계시고, 너희들의 편의를 최대한 봐주기로 했다.”
딱.
아론이 손가락을 튕기자 미리 설치된 결계 장비가 작동했다. 베히모스 사체에서 장기 주머니를 넉넉하게 덮는 정육면체의 결계가 펼쳐졌다.
조교들이 직접 그 앞으로 다가가 칠흑맹독계 중에서도 가스 계열의 흑마법을 사용했다. 마취 가스의 효과가 있는 것 같은데, 그리 결계가 넓지 않아서 순식간에 결계 내부로 가스가 차올랐다.
“너희들이 할 일은 하나.”
아론이 팔짱을 끼며 말했다.
“저 안에 들어가서 주머니를 칼로 가르고 나오는 것뿐이다.”
오오!
비로소 학생들의 얼굴이 펴졌다.
“저 정도쯤이야!”
“일일이 상대하는 것보단 훨씬 낫지!”
긴장이 풀린 학생들이 웃고 떠드는 가운데, 시몬의 옆에 서 있던 토토는 달달 떨며 엄지를 입에 넣은 채 잘근잘근 씹고 있었다.
“빨리 빠져나오지 못하면 죽을지도 몰라! 온몸이 괴물들에게 뒤덮여서 잘근잘근 씹힐 거야!”
“흐흠.”
에슈가 장난스럽게 눈썹을 위아래로 움직였다.
“겁먹은 거야? 데스나이트 소년. 진짜 베히모스 상대로도 용감히 싸웠으면서.”
“아, 아니! 막 겁먹었다는 건 아니고…….”
지켜보던 시몬과 로레인이 웃음을 터뜨렸다.
어쨌거나 바로 실전, 이것만 성공하면 베히모스의 손질을 비롯한 공통 과정은 완전히 끝난다. 남은 건 소환 마법진 제작과 컨셉에 맞는 개조뿐.
학생들이 자신의 베히모스 앞으로 돌아갔고, 첫 차례에 선정된 시몬은 결계 앞으로 다가왔다.
“화이팅이에요, 회장님! 제가 모실 수 있어서 영광입니다!”
조교 한 명이 열심히 하겠다는 듯 두 주먹을 꼭 쥐었다. 시몬도 웃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잘 부탁드립니다. 조교 선생님.”
“조장!”
에슈가 마스크를 꺼내 흔들었다.
“가스 안에 들어가야 하는데 이거 필요해?”
다른 학생들은 모두 마스크를 끼거나, 얼굴에 결계를 펼치거나, 독에 저항할 수 있는 해독제를 제작해 삼키는 중이었다.
시몬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 난 괜찮아. 장비 없이 들어가도 돼.”
아까 가스의 성분을 확인했는데 시몬은 이미 내성이 있는 성분이었다. 그 이야기를 들은 에슈가 오호! 하고 감탄했다.
“대단해! 어쩜 그렇게 대부분의 독에 저항력을 갖춘 거야?”
“별야 교수님 덕분이지 뭐.”
시몬이 무안한 웃음을 지으며 그렇게만 답했다. 대부분 토하고 쓰러지는 진저리 쳐지는 기억들뿐이라, 별로 떠올리고 싶지는 않았다.
“첫 차례의 학생들은 모두 준비해라. 결계가 열리는 순간 진입해서 주머니를 칼로 가르고 돌아오도록.”
아론의 지시에 따라 모두가 손에 단검을 들고 결계 안으로 들어갈 준비를 마쳤다. 한 번에 10명씩 4차례 실시한다.
시몬도 자세를 낮추고 대기했다.
삐이이익!
아론의 호루라기 소리와 함께, 결계가 살짝 벌어졌다. 시몬을 비롯한 열 명의 학생들이 일제히 그 안으로 들어갔다.
‘윽, 아무것도 안 보여.’
결계 너머에서 보던 것보다 훨씬 연기가 자욱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시몬은 팔을 뻗으며 앞으로 걸어갔고.
이내 손끝에 물컹한 감각을 느꼈다.
‘찾았다.’
눈앞에 주머니가 있다.
시몬은 단검을 역수로 고쳐 쥐고는 주머니에 조심스럽게 찔러 넣었다. 생각보다 살갗이 두껍고 깊었다. 실수할까 봐 손바닥에 땀이 고였지만, 이럴 때일수록 침착해야 한다.
칼날에 칠흑을 흘려 넣어 절삭력을 높이고, 천천히 단검의 칼날을 깊숙하게 넣는다.
토옥.
칼끝이 가죽을 삐져나오는 게 느껴진다. 그런데 그 즉시 칼끝이 또다른 뭔가에 닿는다.
베히모스의 소형 개체들.
살짝 겉을 찌른 모양인지 칼끝에서 진동이 온다.
‘절대 벨 수 없어.’
하나하나가 소중한 재료다.
저들이 베히모스 전함이 움직일 수 있는 개체수의 최대치나 다름없다. 시몬은 살짝 단검을 빼내어 거리를 다시 조절한 뒤, 소형 개체들이 베이지 않도록 다시 단검을 찔러 넣었다.
그리고 단면을 그리듯, 케이크를 자르듯, 빠르고 신중하게 주우욱 일자로 긋는다.
소형 개체들이 공간이 열리는 걸 인지한 걸까, 혹은 외부의 공기가 안으로 들어오는 걸 감지한 걸까, 벌써 주머니 안에서 날뛰기 시작한다.
‘지금이다!’
시몬이 단검을 내려놓고 주머니를 벌린 뒤 뛰쳐나갔다. 그 즉시 웨에에엥! 하는 벌 떼가 울려 퍼지는 소리와 함께 베히모스의 소형 개체들이 쏟아진다.
‘저쪽!’
혹여나 출구를 못 찾으면 여기 갇히게 된다. 하지만 시몬은 감각적으로 몸을 던져 결계 밖으로 뛰쳐나오며 외쳤다.
“나왔어요! 닫아주세요!”
조교가 즉시 결계를 닫으며, 결계 내부에 온통 소형 개체들이 가득 차올라 결계벽을 두들겼다.
투투투투투투투툭!
이들이 결계에 부딪히는 소름 끼치는 소리에 지켜보던 학생들이 몸을 파르르 떨었다.
‘전부 잡은 건 아니야!’
시몬이 고개를 번쩍 들었다. 시몬의 발보다 더 빠르게 빠져나온 소형 개체 네 마리가 하늘을 날아가고 있었다. 마치 날개 달린 빨판상어 같은 외형이다.
“수고했어요 회장님! 이 정도면 아주 성공적……!”
“잠깐 다녀올게요!”
시몬이 즉각 바닥을 딛고 날아올랐다. 미리 기다리고 있던 친위대 상태의 스컬윙이 시몬을 태웠다.
공중으로 고속 비행한 시몬이 손끝으로 클라우드를 보내 도망치는 소형 개체를 붙잡고, 뼈들을 탄환처럼 날려 보내 다른 하나의 몸에 연결한 뒤 인력으로 끌어당겼다.
남은 건 두 개체.
“오른쪽은 네가 맡아!”
-끼이이이이!
스컬윙 위에서 몸을 반쯤 일으킨 시몬이 힘차게 날아올라 도망치는 소형 개체를 붙잡아 바닥에 메다꽂았다. 스컬윙도 고속으로 비행하며 마지막 소형 개체를 낚아채 바닥에 처박았다.
단 한 마리의 손실도 없이 소형 개체 전원 확보. 지켜보던 학생들이 탄성을 터뜨렸다.
“역시 회장!”
“……진짜 쟤는 못하는 게 없냐. 이젠 놀랍지도 않다.”
시몬은 가볍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는 다른 학생들을 훑어보았다.
이 정도는 다들 쉽게 하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꺄아아아아아악!”
“허억! 허어억!”
난리도 아니었다.
출구를 못 찾고 학생이 결계에 갇히는 바람에, 결계를 해제하고 소형 개체들을 모조리 날려 버린 학생 한 명.
마찬가지로 출구를 못 찾았는데, 달려드는 소형 개체가 너무 징그러운 나머지 화염마법을 써버려서 싹 태워 버린 학생도 있었다.
이 둘은 자의든 타의든 내장형은 힘들고, 주포형이나 운송형 등으로 방향을 틀어야 할 것 같았다.
그 밖에도 너무 긴장했는지, 가죽을 제대로 못 찢고 결계 안에 계속 들어갔다 나왔다 반복하는 학생도 있었다.
마지막으로.
“…….”
결계 밖으로 나오긴 했는데 소형 개체로 뒤덮인 채 물어뜯기고 있는 토토의 모습이 보였다. 다행히 소형 개체들이 독기운으로 마비되었기에 확보할 수는 있을 것 같았다. 앞선 두 사람보다는 나았다.
“하하하! 어떻게 하루도 평탄한 날이 없냐?”
“어우, 다음은 나야. 이게 뭐라고 긴장되네.”
아론이 외쳤다.
“다음!”
다음 순서의 학생들이 몸을 풀며 앞으로 나왔다.
* * *
소형 개체 확보 작업을 끝으로 모든 공통 과정이 끝났다.
이제 학생들은 로크섬으로 돌아갈 때가 되었다. 정든 초승섬 원주민들과 마지막 작별 인사를 나누었다. 부쩍 친해진 에슈와 원주민 아이들이 부둥켜안고 펑펑 눈물을 쏟기도 했다.
-언니가 꼭 편지할게!
-에슈 언뉘이!
시몬도 알리타와 작별 인사를 나누고 마지막으로 포옹을 한 뒤 헤어졌다. 알리타도 결국 마지막엔 눈물을 찔끔 보였다.
-네가 구해준 목숨이 아깝지 않도록, 열심히 살아보려고.
-응, 늘 응원할게 알리타. 무슨 일이 있으면 연락해.
그렇게 초승섬 원주민 전원의 배웅과 함께 키젠 학생들을 태운 비공정이 출발했다.
3학년 첫 단체 임무.
아론의 말에 따르면 키젠 본부의 평가는 높았다고 한다. 결사의 계획을 조사하고 막아냈을 뿐만 아니라, 비브론이라는 중요 인물의 확보, 신성연방의 콧대를 꺾은 데다가 중요 중립지대 도시인 오르자바 내 암흑연합의 영향력을 강하게 끼쳐서 친암흑연합 도시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으니 말이다.
게다가 소환학과 학생들도 개인적으로 좋은 일이었다. 베히모스 시체를 손에 넣어, 베히모스 전함이라는 새로운 전력에 한 발 더 나아가게 되었으니까.
모두가 밝은 얼굴로 키젠에 복귀할 수 있었다.
그리고 같은 시각.
“응. 응! 알았어. 나중에 복귀하고 봐.”
차악.
통신 수정구를 내려놓은 크림색 머리카락의 여성이 빙그레 웃었다.
“표정이 밝아 보이시는군요. 아가씨.”
나이 지긋한 집사장이 공손히 물었다. 여성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제 소중한 후배의 연락이라서요.”
말끔한 정장 차림의 그녀가 자리에서 일어나 빙글 돌았다.
“모든 실력 있는 장인들을 준비시키세요. 키젠 졸업 이후 첫 일이라, 너무 기대되네요!”
“모든 장인들을 준비시키라니…… 그 후배분과 어떤 관계인지 여쭈어봐도 되겠습니까.”
그녀가 웃었다.
“세계정복 동지라고 해둘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