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oning Genius of the Necromancer School RAW novel - Chapter (1068)
네크로맨서 학교의 소환천재 1068화
피츠제럴드의 계획이 실행되었다.
언데드 퍼레이드가 정확히 30분 남은 시점. 이름 높은 네크로맨서들이 자신의 언데드를 내보내겠다고 선언한 시간이자, 퍼레이드 최고의 하이라이트 순간인 이때.
-스어어어어어어!
-우우우우우우우우우!
펜타모니엄 곳곳에 흩어진 소환학과 40명 전원이 아공간에서 베히모스 전함을 꺼내 든다.
경이로운 크기와 압도적인 외형.
다른 비행 언데드들이 하찮게 보일 정도로 거대한 괴물체가 튀어나와 모든 사람들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상공에서 쏟아지는 조명을 가리면서 주위의 모든 것을 그늘로 뒤덮은 언데드 베히모스들이 일제히 울음소리를 내뱉는다.
“미친! 저게 뭐야?”
“대단해!”
도시 전역에 동시다발적으로 출몰하는 베히모스는 가히 압도적이라는 말로도 부족하다.
사람들은 놀라움에 몸을 떨며 캐스트 완드를 들어 올렸고 40개의 모든 베히모스들이 푸른빛으로 번쩍인다.
위기감을 느낀 경쟁자 네크로맨서들이 관중들의 시선을 되돌리려 온갖 애를 썼지만, 베히모스의 아래에서 다른 비행형 언데드들은 마치 모기가 웽웽거리는 것만 같았다.
‘언데드가 가장 많이 나오는 마지막 30분 타이밍을 피하는 게 상책이라고 했었나?’
피츠제럴드가 안경을 추켜올리며 입꼬리를 올렸다.
‘맞는 말이다. 피하는 건 너희들 쪽이 되겠다만.’
그리고 그중에서도 가장 압도적.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전시회장 입구에서 등장한 에메랄드빛으로 번쩍이는 베히모스가 무수한 소형 개체를 동시다발적으로 쏘아 보낸다.
그것들이 밤하늘에 형광빛 꼬리를 남기며 주위의 모든 풍선을 한 번에 쓸어버린 뒤 전함으로 복귀하는 관중들로 하여금 가히 카타르시스가 터져 나오게끔 하는 강렬한 경험이었다.
[1위 시몬 폴렌티아 – 124개.]파밧!
팟!
유리탑 꼭대기에 달려있는 초대형 스포트라이트를 비롯하여 도시의 조명들이 시몬의 베히모스에 집중되었다.
‘아.’
그리고 밖에 나가지 못하고 있던 한 명.
병실에 갇힌 채 침대에 누워 창밖을 바라보던 사샤가 급히 몸을 일으켰다.
새하얀 스포트라이트에 집중되어 하늘을 비행하는 언데드 거체의 모습은 놀라운 것을 떠나서 황홀할 지경이었다.
-이 퍼레이드에서 가장 화려하고 멋진 언데드. 그게 내 작품이야.
“시몬 오빠!”
아직 한 번도 쓰지 않고 남겨둔 캐스트 완드.
그녀가 창문을 힘차게 열어젖히고 캐스트 완드를 하늘로 향했다. 그녀뿐만 아니라 거리와 창문 곳곳으로 사람들이 일으키는 푸른 불빛이 저 언데드에 집중되고 있었다.
“정말 고마워!”
그녀가 감격스러운 표정으로 그렇게 외쳤다.
펜타모니엄에 와서 최고의 밤이었다.
“……키젠 그놈들이!”
언데드 퍼레이드의 3대 우승 후보로 손꼽히던 불가카르가 이를 빠드득 갈며 달리고 있었다.
그의 소환수인 언데드 가루다가 하늘에서 칠흑의 구를 자유자재로 다루는 모습을 관중들에게 선보이고 있었지만.
스어어어어어어어!
저 황소와 고래를 반쯤 섞은 듯한 생명체는 그냥 존재만으로 모든 시선을 빨아들였다. 저 거대한 게 칠흑을 써서 공중에 떠 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관중들은 신비하게 느껴지는 모양이었다.
“여기 있었군요. 불가카르.”
그 옆에는 불가카르와 같은 3대 우승 후보, 목이 긴 유드레이가 달리고 있었다.
그의 언데드인 어비셜 스네이크가 구름을 일으키며 하늘을 비행하고 있었지만 관중들의 표는 주위의 베히모스에게 쏠리고 있었다.
“이렇게 당하고만 있을 건가요? 이대로라면 당신의 친우를 죽인 배신의 군단장이 이곳에서 가장 화제의 인물이 될 겁니다.”
“…….”
불가카르가 입술을 짓씹었다. 그가 결국 걸음을 멈추고 아공간을 열었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할 거다.”
터엉! 텅!
하늘로 두 개의 날개 달린 언데드가 쏘아져 나갔다.
이 비행형 언데드의 정체는 ‘변이 봄버’, 은폐 기능을 가졌으며 적중한 상대의 칠흑 흐름을 일시적으로 역류시키는 효과를 가지고 있었다.
처음에는 실력으로 경쟁하려 했지만, 이제 프라이드 따윈 아무래도 상관없다.
‘추락시켜 주마.’
베히모스 전함을 추락시켜 배신의 군단장의 명성에 구멍을 낼 것이다.
물론 저렇게 거대한 것이 추락하면 참극이 동반되겠지만, 사망자가 나오면 차라리 좋은 일이다. 암흑연합의 모든 사람들이 배신의 군단장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하늘로 날아가던 비행 언데드들이 갑자기 쏘아진 저주에 맞아 뼛조각으로 분해되어 추락했다.
“!”
“안 되지. 아니 될 일이야.”
한 노인이 흘흘거리며 손가락을 뻗고 있었다.
그는 2학년 소환학 담당교수이자, 시몬의 본 드래곤 제작에 조력한 외디프 교수였다.
그는 관광객 신분으로 이곳에 와 있었다.
“아무리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실리를 추구하는 게 네크로맨서의 미덕이고 하나, 학생들이 꽃을 피우는데 나이 먹을 대로 먹은 어른들이 수작을 부리면 쓰남.”
“빌어먹을 영감이……!”
불가카르가 격분하며 손바닥에 시커먼 전류를 일으켰다.
그러나 공격하지 못했다. 갑자기 등줄기에 오싹한 기운을 느낀 그가 주위를 둘러보았다. 아까는 없었던 시선이 느껴진다. 일반인 복장을 하고 있지만 살기 섞인 시선.
‘키젠의 하수인들!’
뒤늦게 한 가지 정보가 머릿속에 스치듯 떠오른다. 결사 사태에 대비하여 펜타모니엄에 잠복근무를 하고 있다는 중이라는 소문은 들은 적 있다. 그게 사실이었단 말인가.
“자네, 분명히 방금 학생들의 베히모스를 격추시키려 했겠지? 많은 사망자가 날 걸 알면서 말일세.”
“무, 무슨 소리냐!”
불가카르가 발뺌하자, 외디프가 손으로 떨어진 소환수를 가리켰다.
“전문가의 견해로 봤을 때 이 봄버에는 칠흑의 흐름을 엉키게 하는 기능이 들어갔군. 저게 터지면 다른 경쟁자의 소환수를 망치겠지. 지금까지 그런 식으로 경쟁자를 배제하고 퍼레이드의 고순위에 이름을 올린 모양이군. 3대 우승 후보라는 이름이 울겠으이.”
‘!’
들통났다.
발뺌하는 건 불가능하다. 이곳 펜타모니엄에서 외디프란 이름이 가지는 무게감은 컸고, 그가 심사 위원에게 이 소식을 알린다면 모든 게 끝장이다.
머릿속이 새하얗게 변했다. 지금 불가카르가 드는 생각은 단 하나.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저 영감의 입을 막아야 한다.’
불가카르가 무릎을 굽히고 외디프에게 달려드는 그 순간.
터업!
갑자기 그의 눈 앞으로 두꺼운 손바닥이 나타났다. 손바닥이 불가카르의 안면을 붙잡더니 그대로 옆으로 밀었다.
꾸드드득!
꽈드드드드드득!
손바닥에서 흘러나온 칠흑이 불가카르의 몸을 구겨 버렸다. 이내 불가카르가 한 손으로 들 수 있을 만한 크기의 큐브가 되어 바닥을 나뒹굴었다.
툭.
그것에 발을 올린 남자가 입에서 연기를 흩뿌리며 뒤를 돌아보았다. 로브로 삐져나온 까마귀 깃털이 바람에 휘날리는 모습이 보였다.
[펜타모니엄에는 내가 실격시켰다고 말하겠소.]“흘흘, 좋을 대로 하시게.”
남자는 큐브가 된 불가카르를 근처의 하수인에게 넘긴 뒤 인파 속으로 사라졌다. 그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던 외디프가 마침내 고개를 돌려 옆을 바라보았다.
“싸움이 일어나든 말든 아주 넋을 놓고 보는구만, 자네.”
“…….”
그 옆에 서 있는 건 3학년 소환학 담당교수 아론이었다.
그 또한 일반적인 관광객 차림으로 인파에 섞여 이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
와아아아아아아아!
이제 흩어져 있던 모든 베히모스가 중앙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모든 스포트라이트를 독점하는 시몬의 베히모스를 중심으로, 거대한 베히모스들이 중심가를 가로질러 행진하기 시작했다.
베히모스만의 행진.
퍼레이드 안의 또 하나의 퍼레이드였다.
“저기야! 저기!”
“빨리 와!”
이 또한 소환학과 학생들이 고민해서 만든 퍼포먼스였다. 공중에 뜬 거체들이 뭉쳐서 행진하는 모습에 펜타모니엄 전역의 관광객들이 집중되고 있었다. 각지에서 모두 베히모스의 행진을 보느라 몰려오고 있었다.
그리고 이를 지켜보는 아론 또한 잠시도 눈을 떼지 못했다.
“아론, 자네는 역시 천재일세.”
외디프가 끌끌 웃으며 옆으로 다가왔다.
“2학년 데스나이트에 이어서 3학년 초에는 40명 전원의 언데드 베히모스라니! 어떻게 이런 걸 성공시킬 생각을 했남? 키젠 329기 소환학과는 오랫동안 회자되는 기수가 되겠지.”
“…….”
“과거의 실수 하나로 영영 교수직을 그만뒀으면 어쩔 뻔했는가! 역시 네프티스 님이 사람 보는 눈은 있으이!”
“저는 크게 한 일이 없습니다.”
아론이 덤덤하게 말했다.
“그 고생을 아무 말 없이 따라와 준 아이들이 대단한 겁니다. 제가 공을 더할 이유는 없겠죠. 내가 아이들을 잘 만났을 뿐이고, 이 모든 건 오로지 저들의 저력입니다.”
허허! 외디프가 소리 내어 웃었다.
“자네는 이 늙은이를 참으로 부끄럽게 만드는구만, 그려!”
두 사람은 그렇게 한동안 가만히 베히모스들의 행진을 바라보았다.
-언데드 퍼레이드의 열기가 물씬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5분 뒤에 퍼레이드가 끝나고 마지막 차례!
행사 사회자가 팔을 힘차게 들어 올리며 말했다.
-화려한 외형과 기술도 물론 좋지만, 실질적인 성능 또한 중요하겠죠! 지금부터 결계의 한 부분을 열겠습니다!
펜타모니엄은 언데드들이 드글거리는 금단의 지역에 세워진 도시다. 결계 밖에는 여전히 무수한 언데드들이 득실거리고 있었다.
-상공의 결계만 여는 것이니 관중분들은 안심하시길 바랍니다! 신호가 떨어지면, 퍼레이드에 참가한 네크로맨서분들은 자신의 비행형 언데드로 결계 밖의 야생 언데드들을 30분 동안 자유롭게 사냥해 주시면 되겠습니다!
절컹!
하늘 한 부분의 결계가 열리기 시작한다.
그곳으로 비행 조명과 관찰형 옵저버 아티팩트가 빠르게 밖으로 빠져나와 언데드들의 모습을 비추었다.
-사냥 장면은 펜타모니엄 전역에 생중계되고, 심사 위원분들도 이 활약을 평가에 중히 참고하기로 했습니다! 내부의 안전은 키젠에서 보장하니 안심하시구요! 사냥에 참가할 네크로맨서분들은 지금 바로 언데드를 이동시켜 주시길 바랍니다!
한편 시몬은 자신의 베히모스 전함 위에 올라가 기지개를 쭉 켜고 있었다.
“피츠제럴드의 말대로네. 우리도 결계가 열리는 쪽으로 향하자.”
[시몬! 나도 싸우면 안 돼?]굳이 놀겠다며 전함 위에 같이 올라온 프린스가 뒹굴거리며 말했다. 시몬이 고개를 저었다.
“이건 전투가 아니라 경기야. 이 퍼레이드에 참가한 언데드의 힘으로만 싸워야 해.”
[우으, 아쉽다!]저기 제7군단장이 있다!
여기예요!
삼삼오오 거리로 모여든 사람들이 전함 위의 시몬을 향해 손을 흔들어주고 있었다. 시몬도 피어의 투구를 눌러쓰고는 손을 흔들어주었다.
떠들썩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참여하길 잘했네요, 군단장님.]어느새 전함 위로 올라온 에르제베트가 우훗 웃었다.
[어지간한 전공을 세우는 것보다, 여기 한번 참여하는 게 군단의 명성이 더 올라가겠사와요.]시몬도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 퍼레이드는 단순한 유희가 아니다.
군단의 힘, 군사력을 과시하는 자리다. 여기서 시몬이 최고의 자리를 거머쥔다면, 7군단의 평가는 더더욱 올라갈 것이다.
물론 앞으로의 활동에 대한 자유도 더더욱 커질 것이다.
[준비해.]시몬이 결연한 목소리로 말했다.
[7군단은 이번에도 압도적인 1위가 목표야.]네크로맨서 학교의 소환천재
일제사격 판타지 장편소설
지은이 : 일제사격
발행인 : 권태완, 우천제
전자책 발행일 : 2023-11-27
정가 : 100원
제공 : KWBOOKS
주소 : 서울시 구로구 디지털로 31길 38-9, 401호
ISBN979-11-293-6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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