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oning Genius of the Necromancer School RAW novel - Chapter (1105)
네크로맨서 학교의 소환천재 1105화
“찾았습니다! 다음 방으로 가는 오픈키가 보입니다!”
“서둘러! 최대한 빠르게 3층까지 도달해야 한다!”
유령궁의 네크로맨서들은 반으로 갈라졌다.
이 유령궁 어딘가에 있을 구원자를 찾아내 격퇴하는 게 우선이라며 무기를 들고 방을 닥치는 대로 뒤져보겠다는 무리들.
그리고 3층에 있는 테네리페의 본체를 구원자로부터 지키기 위해, 거기에 더해 털갈이를 시작하기 위해 왕녀 후보들을 데리고 부지런히 3층으로 이동하는 무리였다.
시몬과 메리다는 3층으로 향하려는 일행들 쪽에 붙어 있었다.
그런데.
“3층에 도착한 뒤로는 어떻게 할 생각이오?”
“돌아다니다 보면 마리드나 마코를 만나겠지.”
보안 문제상, 유령궁의 네크로맨서들도 본체가 있는 정확한 위치까지는 모르고 있었다. 용무가 있을 때는 3층에 가면 4군단의 에이션트 언데드들이 나타나 대신 물건이나 용무를 전달할 뿐, 실제로 방에 가본 사람은 이 중에 한 사람도 없었다.
시몬도 일단은 그들의 뒤를 따르며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이번 방은 무도회장인가? 신기하네.’
이곳 드넓은 무도회장에는 남녀의 형상체들이 서로 춤을 추고 있었다. 그냥 지나가도 형상체들은 반응하지 않았지만, 가끔 반응하려고 하면 가까이 있는 팀원들끼리 서로 붙잡고 춤을 춰 넘어갈 수 있었다.
시몬과 메리다도 어눌하게 춤을 춰서 통과했다. 사실 메리다는 졸고 있었고, 시몬이 거의 리드했지만.
팟!
그때 시몬의 상의 주머니에 있던 세르네의 깃털이 밝게 빛나기 시작했다.
시몬이 그것을 꺼내자 깃털 끝이 한쪽으로 기울어진 채 파르르 떨렸다.
마치 이리로 오라고 하는 것 같다.
“메리다! 이쪽이야!”
두 사람은 다른 일행들 몰래 움직였다. 깃털이 가리키는 방향을 따라 시끄러운 무도회장을 지나 인적이 드문 창가 쪽 복도로 들어왔다.
바로 그곳에서.
“!”
빙글빙글 춤을 추는 하늘색 머리카락의 어린 소녀 환상을 발견했다. 여기가 깃털이 가리키는 방향이었다.
-아!
환상 속 소녀가 시몬을 보고 밝게 웃었다
-세리! 기다렸어!
‘세리?’
어린 시절 메이린이 세르네를 부르던 별명이었다. 어린 소녀는 ‘이쪽이야!’ 하고 손을 흔들더니 열심히 달리기 시작했다.
시몬도 홀린 듯이 따라갔다.
“저건 누구?”
메리다가 시몬 옆에 붙으며 물었다.
“어린 메이린의 환상. 세르네가 뭔가 할 말이 있나 봐.”
그렇게 어린 메이린을 따라가다 보니, 방에 수납장이 가득한 공간이 나타났다. 그녀가 손으로 한쪽을 가리키더니 ‘바이 바이’ 하고 손을 흔들며 사라졌다.
시몬은 바로 그녀가 가리킨 수납장을 열어보았고.
“아!”
유령궁에서 사용하는 나침반 하나가 거기에 들어 있었다. 시몬이 얼른 그것을 꺼내 확인했다.
나침반은 제대로 작동하고 있었다. 어느 쪽으로 움직여도 바늘은 계속 한 방향을 가리켰다. 이내 나침반의 뒷면을 살펴본 시몬의 눈이 예리하게 빛났다.
“왜 그래?”
메리다가 고개를 갸웃했다. 시몬이 굳은 얼굴로 나침반을 그녀에게 보였다.
“……이거. 유령궁의 5층으로 가는 나침반이야.”
“5층이면 마지막 층.”
“맞아.”
시몬은 나침반을 쥐고 고민에 빠졌다.
왕녀의 몸은 3층에 있다. 그런데 왜 세르네는 5층으로 가라는 걸까.
지금까지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5층 나침반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그렇고, 세르네는 이곳 유령궁에 대해 뭔가를 알고 있는 눈치였다. 아마도 그녀에게 의뢰한 의뢰자가 유령궁의 비밀을 말해주었으리라.
‘생각해 보면, 3층에 테네리페의 본체가 있는 건 상식일 뿐. 실제로 테네리페의 본체를 본 사람은 없어.’
그렇다면.
시몬은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가 고개를 돌렸다.
“메리다.”
“응.”
시몬이 나침반을 소중히 품에 넣으며 말을 이었다.
“3층은 됐어. 우리는 바로 5층으로 올라가자.”
* * *
4층 숨겨진 서재.
그곳에서 세르네와 라우라의 전투는 계속되고 있었다.
라우라가 흉악하게 입꼬리를 올리며 팔을 뻗자, 사방에서 눈 뜨고 보기 힘든 끔찍한 형상의 병든 금붕어들이 세르네를 향해 쏟아졌다.
세르네 또한 물러서지 않았다. 자연재해를 방불케 하는 방대한 화염과 얼음을 일으켜 금붕어들을 막아내고 있었다.
“차세대 상아탑주 세르네 아인다르크.”
라우라가 감탄한 표정으로 말했다.
“소문은 과장되게 마련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이상인걸.”
세르네의 방어가 거세자 라우라는 두 손을 모으고 새로운 흑마법을 사용했다. 그녀의 발 앞에 마법진이 펼쳐지고, 두꺼비 동상 세 개가 입을 쩍 벌린 채 나타났다.
라우라가 흑마법으로 만든 저주 두루마리 세 개를 두꺼비 동상의 입에 쑤셔 넣자, 두꺼비의 몸뚱이가 두루마리를 휘감으며 두꺼운 덮개로 변했다.
“이런 종류의 기술은 어떨까.”
쐐애애애애애액!
두루마리가 그대로 발사되듯 날아가 화염의 벽을 뚫어냈다. 그것은 불에 타지도 않고 얼음에 얼지도 않았다.
이내 두루마리가 세르네의 몸에 닿으려는 그 순간.
퍼어어어어어엉!
갑자기 무언가에 부딪혀 막혔다.
마치 빵빵한 베개가 터진 것처럼, 사방에서 깃털이 흩뿌려지며 주위로 퍼져 나갔다.
두루마리에 담긴 저주의 언어가 깃털 위에 쓰여지더니, 그대로 깃털이 소멸하는 것으로 저주도 함께 소멸했다. 라우라가 감탄했다.
“상아탑답지 않게 저주 대처도 잘되어 있고, 까다로운걸.”
꽈르릉!
이번엔 세르네의 반격. 천장에서 연달아 검은 벼락이 무작위로 떨어져 내리기 시작했다. 라우라가 고개를 들고 떨어지는 벼락을 피하는 데 집중하고 있는 그때.
투욱.
라우라의 목덜미에 깃털 하나가 꽂혔다. 그녀의 동공이 흔들리며 일순 어린 시절 기억이 강제로 머릿속에서 끄집어내진다.
-꺄르르르륵!
-꺄륵!
웃음소리와 함께 유령궁 정원에서 뛰어노는 두 소녀의 모습이 보인다. 어린 시절의 라우라와 테네리페였다. 두 사람이 함께 풀밭에서 뛰어놀던 추억, 즐거움, 환희.
쏴아아아아아아.
그러다 시간이 넘어가며 비 내리는 어느 날, 그녀가 느꼈던 절망과 고통, 고독까지.
-내 궁에서 나가.
찰나에 모든 기억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다. 바로 그 순간 라우라가 정신을 차리며 제 목덜미에 꽂힌 깃털을 뽑아냈다.
그러고는 불쾌감에 깃털을 칠흑으로 불태워 버렸다.
“……전투 중에 남의 기억을 엿보다니. 악취미구나. 세르네 아인다르크.”
쿠구구구구!
라우라의 분노에 반응하듯 주위로 맹렬한 칠흑이 흘러나왔다.
“역시 그랬네요.”
눈보라처럼 내리던 깃털이 한곳에서 뭉치며, 세르네의 ‘환영’이 만들어졌다. 환영은 상앗빛 머리카락을 흔들며 입을 열었다.
“당신이 내 의뢰자였어요. 깜빡 속은걸요?”
지금으로부터 두 달 전, 상아탑에 유령제단이라는 곳에서 한 사람이 찾아왔다.
그녀의 이름은 피티아.
피티아는 자신이 유령궁에서 탈출한 생존자라고 스스로 밝히며 테네리페에 대해 세르네에게 경고했다.
테네리페는 자신의 자유를 찾기 위해, 이제 곧 세상을 배신하고 유령궁을 1군단에 넘길 것이라고.
막을 수 있는 건 암흑연합의 법률에 비교적 자유롭고, 현역 키젠 3학년의 권한을 누릴 수 있는 세르네 아인다르크뿐이라고 했다.
깃털을 사용해 기억을 읽어보니 피티아의 기억에는 이상이 없었고, 피티아는 직접 확인해 보라며 4층의 서재로 가는 나침반과, 5층으로 가는 나침반을 건넸다.
피티아는 유령궁에 있을 때 몰래 가져온 물건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제 밝혀낸 사실이지만 피티아의 정체는 라우라. 기억을 읽는 세르네를 속이기 위해 작정하고 인두겁을 뒤집어쓰고 기억을 조작했으리라.
하지만 그녀가 본모습을 드러낸 지금, 기억을 조작하는 건 불가능하다.
“내 기억을 봤다면 이제는 확실히 알 텐데.”
라우라가 차분한 음성으로 말했다.
“테네리페는 자신밖에 모르는 배신자야. 내가 아니라 그녀를 처단하러 가야 하지 않을까?”
“내 미래의 안사람이 될 남자가 말했어요.”
세르네가 제 가슴에 손을 올렸다.
“섣불리 의심하지 말고 확실한 증거가 있을 때 움직이라고. 어쩌다 보니 내가 좀 막 나가는 이미지가 됐지만, 사실 내 사람의 조언은 잘 듣는 편이거든요? 그래서 4층 서재까지 왔고, 여기서 당신을 만나게 됐네요. 역시 그 사람의 말이 옳았어요.”
콰콰콰콰콰콰!
화염과 얼음이 쏟아지는 금붕어들을 밀어내기 시작했다.
“기억을 보니 알겠더라구요. 당신이야말로 테네리페에게 억하심정을 품은 거예요.”
세르네의 머릿속에 일순 하늘색 머리카락의 동갑내기 소녀가 떠올랐다. 이 상황. 너무나 닮아 있지만, 또 어딘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자신이 여기에 온 건 운명일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을 한 세르네가 훗 하고 웃었다.
“정리해 볼까요? 당신은 나를 이용해 테네리페를 제거하도록 하고, 그게 안 되더라도 유령궁에 진입한 뒤 침입의 혐의를 모두 내게 뒤집어씌우려고 했겠죠.”
“알게 됐다면 어쩔 수 없네.”
라우라가 웃음기 싹 빠진 얼굴로 손바닥을 펼쳤다.
“여기서 죽어라.”
그녀의 흑마법이 발동하자, 허공에 먹으로 칠한 듯한 글자가 무수히 그려졌다. 그것을 신호로 주위에 금붕어들이 끊임없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퍼억!
잘난 척 이야기하던 세르네의 환영이 금붕어들에게 잡아먹혀 사라졌다. 라우라는 이제 진짜가 있는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화염과 얼음이 가득한 곳, 금붕어들이 뚫으려는 그곳에 갑자기 서서히 공간이 벌어지듯 동굴이 열리며 진짜 세르네의 모습이 나타났다.
오로라 모자를 쓴 세르네가 손끝을 세웠다.
“그럼, 끝을 내볼까요? 구원자.”
“!”
라우라의 시선이 다급히 돌아갔다. 저주를 막느라 마구 뿌려놓은 그녀의 깃털, 그것들이 어느새 공간 곳곳에 내려앉아 마나로 바뀌어 마법진을 그리고 있었다.
이 공간 전체가 마법적 효과를 가진 지형으로 바뀌었다. 라우라가 급히 금붕어를 보내 마법진을 지우려고 했으나.
쏴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세르네가 한발 더 빨랐다. 마법진이 일제히 작동하며 주위가 온통 얼음으로 뒤덮였다. 시간마저 얼어붙게 만드는 빙결계 최고의 봉인 마법.
주위가 빙하의 세상이 되며 모든 게 완전히 얼어붙었다. 라우라의 몸 또한 꽁꽁 얼어붙은 얼음 동상이 되었다.
“쉽네요.”
금붕어들도 하나둘 사라졌다.
세르네가 나긋한 걸음걸이로 걸어와 얼어붙은 구원자의 앞에 섰다.
“……!”
그때 세르네의 이마가 구겨졌다.
이 육체.
영혼이 없다.
[눈치챘어?]싸아아아아아아!
어느새 저 멀리 혼령화 상태로 이루어진 라우라가 두 팔을 벌리며 모습을 드러냈다.
[처음부터 내 영혼은 멀리 빠져나와 있었어.]혼령화 상태로 시전하는 마법. 금붕어들이 세르네의 사방으로 들이닥쳤다. 절대봉인으로 힘이 빠진 세르네는 다급히 결계를 펼쳐 금붕어들의 접근을 막아냈다.
금붕어들이 일순 혼령화 상태로 변하더니 세르네의 결계 안으로 그대로 통과해 들어갔다. 세르네의 눈이 급격히 커졌고, 라우라가 두 팔을 세웠다.
“늦었어.”
콰콰콰콰콰콰콰콰콰쾅!
금붕어들이 결계 안에서 물리화되며 일제히 폭발을 일으켰다. 그 폭발 속으로도 금붕어들이 끊임없이 들러붙으며 세르네의 형체는 보이지 않게 되었다.
스스스스-
술사가 힘이 다했는지 얼음 봉인도 녹아내리고, 라우라의 몸도 원래대로 돌아왔다. 혼령화 상태의 그녀가 제 몸으로 들어가고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가장 까다로운 적도 제거했고. 그럼, 오랜 친구를 만나러 가볼까.”
* * *
같은 시각.
시몬과 메리다는 세르네가 준 나침반을 따라 정신없이 5층으로 올라가는 중이었다. 메리다가 망령들을 향해 슬립을 걸고, 시몬도 적당히 위습으로 견제하는 중이었다.
그런데.
파삭!
시몬이 주머니에 넣어둔 세르네의 깃털이 찢어져 허공에 녹아 사라졌다. 시몬이 놀라며 걸음을 멈추었다.
“왜 그래? 시몬.”
메리다가 뒤를 돌아보았다.
시몬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걱정되긴 하지만.’
꾸욱.
시몬이 눈을 감았다가 떴다.
‘세르네가 그렇게 쉽게 당할 리는 없어. 우리에게 먼저 나침반을 건네 보낸 이유가 있을 거야.’
다른 사람이라면 우려가 심했겠지만, 다른 누구도 아닌 세르네다. 시몬이 고개를 들었다.
“조금 더 속도를 더 높이자, 메리다. 결사보다 빠르게 테네리페 님께 도달해야 해.”